[이슈&뉴스] ‘개발’vs‘보존’…케이블카 찬반 팽팽

입력 2010.11.05 (22:38) 수정 2010.11.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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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 제 뒤로 설악산 국립공원의 케이블카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최근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계획을 놓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환경 훼손이다, 오히려 환경을 보존한다 양측 입장이 팽팽한데요.



시청자 여러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먼저 반대 의견부터 들어보시죠. 안다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도심 단풍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로 분주한 북한산 국립공원.



산 정상에서 한 환경단체 회원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녹취> "국립공원 함께 지켜주세요. 서명도 부탁합니다."



벌써 215일째, 북한산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는 것을 반대하기 위해섭니다.



<인터뷰> 김병관(1인 시위자) : "(케이블카가 들어서면)더 많은 부대시설이 들어올 것이고 음식도 팔고, 술도 팔고 필연적으로 유원지로 전락하게 되는..."



이른 새벽 설악산에서는 온몸을 던지는 케이블카 반대 시위가 시작됩니다.



양다리와 팔, 턱까지 신체부위 다섯 군데를 땅에 댄다는 오체투지, 대청봉까지 8.6킬로미터 구간을 세 걸음에 한 번씩 오체투지로 오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지성희(국립공원을 지키는 모임) : "케이블카가 놓여지는 과정과 놓여진 후에 생태계 단절은 뻔하고, 경관의 문제도 매우 크기 때문에..."



지리산에서도 이번 주말부터 반대 시위가 시작됩니다.



지난 1980년 내장산 케이블카가 설치된 이후 30년 만에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곳곳에서 반대시위가 일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하지만 찬성의 목소리도 매우 높습니다. 특히 지자체는 매우 적극적인데. 왜 그럴까요?



이번엔 유동엽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설치하라, 설치하라!"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를 촉구하는 집회입니다.



경남 산청군 전체 인구의 1/3이 참여 했습니다. 그만큼 군민의 숙원사업입니다.



<인터뷰> 이재근(경남 산청군수) : "산청에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오고 우리 주민한테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오랜 염원이 있었습니다."



산청뿐만 아니라 지리산 케이블카를 유치 하기 위해 경남 함양군과 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이 집회와 서명운동에 나서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설악산에선 강원도 양양군이 오색지구에서 대청봉 턱밑까지 4.7km를 잇는 케이블카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철래(양양군청 미래전략과) : "주변에 연계 관광 상품을 테마별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품이 잘 연계가 된다면 체류형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케이블카를 추진하는 자치단체들은 모두 관광 상품 개발을 통해 지역 경제가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의 거리 제한을 2km에서 5km로 완화하는 자연공원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질문> 뉴스 홈페이지에 접수된 여러분의 의견도 찬,반 양쪽으로 갈렸습니다. 임승창 기자 나왔습니다.



임기자 먼저 몇 개 지역에서 케이블카가 추진되는지, 짚어볼까요?



<답변>



우리나라에 산과 바다를 다 합쳐서 국립공원이 모두 스무 곳이 있는데요,



앞서 본 설악산과 지리산 외에도 소백산, 한려해상과 다도해상 등 모두 8개 국립공원에서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지리산은 4개 지자체, 한려해상과 다도해상은 각각 2개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모두 합하면 13곳이나 됩니다.



설치를 할려면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 위원회 심의를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데 , 기본적으로 경제성 평가를 받아야 하고 매출액이나 수익금의 일부를 국립공원에 재투자하도록 했습니다.



이 요건을 채우는 곳 가운데 내륙과 해양 한 곳씩 두 곳에다 케이블카를 우선 설치하겠다는게 정부의 생각입니다.



자, 그럼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절경과 함께 케이블카 관광으로 유명한 중국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신비롭게 펼쳐지는 구름의 바다, 기암괴석과 소나무까지 한 데 어우러지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중국에서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명산으로 꼽히는 황산, 케이블카도 바로 이 황산의 명물입니다.



<인터뷰> 판징성(관광객) : "세계적으로 유명하죠. 이런 길은 너무 위험해서 (케이블카가 없으면) 관광객들은 물론 배낭족들도 오르기 힘듭니다."



황산에 있는 3개 케이블카 노선이 하루 평균 만 2천명을 실어나릅니다.



<인터뷰> 천취보(황산 운곡케이블카 사장) : "(산속의 쓰레기도 운송하고)질병같은 돌발상황이 생겼을 때 긴급구조가 가능합니다."



중국에는 국가급 풍경구, 그러니까 국립공원이 177개가 있고, 그 안에 3백여 대의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산들이 크고 험해 등산으로 오르기 힘들기 때문, 하지만 워낙 많이 만들다보니 환경파괴 논란과 함께 일부는 다시 없애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류링(대학교수) : "한꺼번에 수많은 케이블카가 건설됐고, 세계유산으로 지정되기 위해서 케이블카를 해체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케이블카를 만들 때 설문조사로 여론을 분석해 설치 여부를 최종 결정 하도록 법제화 하는 등 갈수록 규제가 까다로워지고 있습니다.



보신것처럼 중국은 규제 강화, 그리고 미국과 일본은 현재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30년 동안 국립공원이 손대기 어려운 보존의 영역이었지만, 한해 3천만 명이 국립공원을 찾으면서 공원이 훼손되고 있다는 주장도 많습니다.



이 개발과 보존, 두 가지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아니라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직접 케이블카를 설치, 운영해서 수익금을 전액 국립공원 관리에 쓰도록해야 한다는 의견도 새겨들어야 할 것입니다.



<앵커 멘트>



네, 여러분은 어느쪽의 손을 들어주셨을까요?



먼저 김세진씨. 철저한 사전조사 후에 선택적으로 설치하면 세계적 명산으로 가꿀 수 있다고 하셨구요.



임현미씨. 관리를 잘 한다면 오히려 환경을 보존할 것이다 란 의견입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죠.



김재구씨는. 국립공원만이라도 ’원형 그대로’ 유지해야 하지 않겠느냐. 케이블카가 생기면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서 등산로가 더 훼손될 거란 의견도 있었습니다.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해 보이네요.



함께 만드는 뉴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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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개발’vs‘보존’…케이블카 찬반 팽팽
    • 입력 2010-11-05 22:38:31
    • 수정2010-11-08 08: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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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 제 뒤로 설악산 국립공원의 케이블카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최근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계획을 놓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환경 훼손이다, 오히려 환경을 보존한다 양측 입장이 팽팽한데요.

시청자 여러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먼저 반대 의견부터 들어보시죠. 안다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도심 단풍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로 분주한 북한산 국립공원.

산 정상에서 한 환경단체 회원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녹취> "국립공원 함께 지켜주세요. 서명도 부탁합니다."

벌써 215일째, 북한산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는 것을 반대하기 위해섭니다.

<인터뷰> 김병관(1인 시위자) : "(케이블카가 들어서면)더 많은 부대시설이 들어올 것이고 음식도 팔고, 술도 팔고 필연적으로 유원지로 전락하게 되는..."

이른 새벽 설악산에서는 온몸을 던지는 케이블카 반대 시위가 시작됩니다.

양다리와 팔, 턱까지 신체부위 다섯 군데를 땅에 댄다는 오체투지, 대청봉까지 8.6킬로미터 구간을 세 걸음에 한 번씩 오체투지로 오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지성희(국립공원을 지키는 모임) : "케이블카가 놓여지는 과정과 놓여진 후에 생태계 단절은 뻔하고, 경관의 문제도 매우 크기 때문에..."

지리산에서도 이번 주말부터 반대 시위가 시작됩니다.

지난 1980년 내장산 케이블카가 설치된 이후 30년 만에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곳곳에서 반대시위가 일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하지만 찬성의 목소리도 매우 높습니다. 특히 지자체는 매우 적극적인데. 왜 그럴까요?

이번엔 유동엽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설치하라, 설치하라!"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를 촉구하는 집회입니다.

경남 산청군 전체 인구의 1/3이 참여 했습니다. 그만큼 군민의 숙원사업입니다.

<인터뷰> 이재근(경남 산청군수) : "산청에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오고 우리 주민한테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오랜 염원이 있었습니다."

산청뿐만 아니라 지리산 케이블카를 유치 하기 위해 경남 함양군과 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이 집회와 서명운동에 나서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설악산에선 강원도 양양군이 오색지구에서 대청봉 턱밑까지 4.7km를 잇는 케이블카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철래(양양군청 미래전략과) : "주변에 연계 관광 상품을 테마별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품이 잘 연계가 된다면 체류형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케이블카를 추진하는 자치단체들은 모두 관광 상품 개발을 통해 지역 경제가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의 거리 제한을 2km에서 5km로 완화하는 자연공원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질문> 뉴스 홈페이지에 접수된 여러분의 의견도 찬,반 양쪽으로 갈렸습니다. 임승창 기자 나왔습니다.

임기자 먼저 몇 개 지역에서 케이블카가 추진되는지, 짚어볼까요?

<답변>

우리나라에 산과 바다를 다 합쳐서 국립공원이 모두 스무 곳이 있는데요,

앞서 본 설악산과 지리산 외에도 소백산, 한려해상과 다도해상 등 모두 8개 국립공원에서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지리산은 4개 지자체, 한려해상과 다도해상은 각각 2개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모두 합하면 13곳이나 됩니다.

설치를 할려면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 위원회 심의를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데 , 기본적으로 경제성 평가를 받아야 하고 매출액이나 수익금의 일부를 국립공원에 재투자하도록 했습니다.

이 요건을 채우는 곳 가운데 내륙과 해양 한 곳씩 두 곳에다 케이블카를 우선 설치하겠다는게 정부의 생각입니다.

자, 그럼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절경과 함께 케이블카 관광으로 유명한 중국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신비롭게 펼쳐지는 구름의 바다, 기암괴석과 소나무까지 한 데 어우러지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중국에서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명산으로 꼽히는 황산, 케이블카도 바로 이 황산의 명물입니다.

<인터뷰> 판징성(관광객) : "세계적으로 유명하죠. 이런 길은 너무 위험해서 (케이블카가 없으면) 관광객들은 물론 배낭족들도 오르기 힘듭니다."

황산에 있는 3개 케이블카 노선이 하루 평균 만 2천명을 실어나릅니다.

<인터뷰> 천취보(황산 운곡케이블카 사장) : "(산속의 쓰레기도 운송하고)질병같은 돌발상황이 생겼을 때 긴급구조가 가능합니다."

중국에는 국가급 풍경구, 그러니까 국립공원이 177개가 있고, 그 안에 3백여 대의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산들이 크고 험해 등산으로 오르기 힘들기 때문, 하지만 워낙 많이 만들다보니 환경파괴 논란과 함께 일부는 다시 없애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류링(대학교수) : "한꺼번에 수많은 케이블카가 건설됐고, 세계유산으로 지정되기 위해서 케이블카를 해체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케이블카를 만들 때 설문조사로 여론을 분석해 설치 여부를 최종 결정 하도록 법제화 하는 등 갈수록 규제가 까다로워지고 있습니다.

보신것처럼 중국은 규제 강화, 그리고 미국과 일본은 현재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30년 동안 국립공원이 손대기 어려운 보존의 영역이었지만, 한해 3천만 명이 국립공원을 찾으면서 공원이 훼손되고 있다는 주장도 많습니다.

이 개발과 보존, 두 가지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아니라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직접 케이블카를 설치, 운영해서 수익금을 전액 국립공원 관리에 쓰도록해야 한다는 의견도 새겨들어야 할 것입니다.

<앵커 멘트>

네, 여러분은 어느쪽의 손을 들어주셨을까요?

먼저 김세진씨. 철저한 사전조사 후에 선택적으로 설치하면 세계적 명산으로 가꿀 수 있다고 하셨구요.

임현미씨. 관리를 잘 한다면 오히려 환경을 보존할 것이다 란 의견입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죠.

김재구씨는. 국립공원만이라도 ’원형 그대로’ 유지해야 하지 않겠느냐. 케이블카가 생기면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서 등산로가 더 훼손될 거란 의견도 있었습니다.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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