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한미 FTA 손익 계산서는?

입력 2010.12.06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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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난산 끝에 타결됐지만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여전히 불씨로 남아있습니다.



FTA가 발효되면 우리 경제와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오늘 이슈 앤 뉴스에서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추가 협상의 빌미가 됐던 자동차 부분에서 생겨나는 득과 실이 뭔지, 김시원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수입차들이 즐비한 서울 강남역 사거리. 하지만 미국 차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녹취> 이승준(수입차 운전자) : "미국은 CC는 커도 마력이 따라가질 못해서 FTA를 해도 안 사게 될 것 같아요."



올해 수입차 판매 증가량은 50% 정도지만 미국 차는 15%에 불과합니다.



한미 FTA로 미국 자동차 값이 7% 이상 낮아져도 영향은 미미할 거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반면 올해 40억 달러를 수출한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는 매년 천억 원 이상의 관세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허완(한국자동차공업협회 상무) : "부품이 많이 수출이 되면 현지 공장에서 만드는 완성차 공장의 경쟁력도 같이 살아납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는 관세가 4년 동안 더 유지되면서 대략 5천억 원 이상의 혜택을 포기해야 합니다.



국내 고용에도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형주(LG경제연구원 박사) : "생산라인이 미국쪽으로 이전할 동기부여가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이 돼 자동차 고용이 감소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볼 수 있죠."



미국에서 만든 일본차나 유럽차도 관세 혜택을 노리고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질문>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자동차 말고 다른 품목의 가격 변화도 궁금해지거든요. 이 기자, 우리나라는 냉동 돼지고기 수입을 많이 하는데 가격이 많이 내려가겠죠?



<답변>



맞습니다. 우리나라가 미국에서 수입하는 냉동 삼겹살 도매가격은 3810원 정도인데, 관세가 철폐되면 700원 정도가 싸집니다.



미국산 와인에 붙는 15% 관세도 사라져서 현재 7만 8천원 정도에 팔리는 이 레드 와인은 6만 6천원 선까지 내려갈 여지가 생기는 거죠.



지난 2007년 연구기관들은 한.미 FTA체결로 10년 동안 우리 GDP가 6%, 80조원 정도, 그리고 국민 1명의 실질 소득은 16만 원 정도 늘어날 거라고 예상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다 장밋빛은 아닙니다.



농업 생산이 1년에 6천700억 원 정도 줄어들 것이고, 특히 축산업의 피해규모는 매년 46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질문> 아주 민감한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다시 불거지는 조짐인데, 이소정 기자 ! 정확하게 뭐가 쟁점인지 따져볼까요?



<답변>



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쇠고기 수입은 논의된 일도, 논의할 일도 없다고 강조했지만 미국에선 오바마 대통령까지 쇠고기 재협상안을 들고 나오고 있습니다.



뭐가 문제인지, 김태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미 FTA 협상에서 쇠고기 문제는 늘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지난 2008년 촛불시위를 부른 것도 미국 쇠고기의 수입문제였습니다.



결국 협상을 다시 해 30개월 미만만 수입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도 쇠고기는 큰 관심사였지만 우리 대표단은 이 문제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종훈(본부장) : "합의문 어디에도 쇠고기는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번 협의 중에서도 논의된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미 대통령의 말은 다릅니다.



대통령이 직접 한미 FTA 협상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



<인터뷰> 오바마(미국대통령/4일 백악관) : "미국산 쇠고기가 한국시장에 완전히 들어갈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서 한국과 계속해서 협의해 나갈 것입니다."



미 상원 재무위원장인 보커스 의원도 쇠고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미 FTA에 사인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외교통상부는 현재 미국산 쇠고기와 한미 FTA는 직접 관련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내년 상반기 의회 비준과정에서 미국이 쇠고기 추가 개방 카드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



꺼진 줄 알았던 쇠고기 문제는 여전히 한미간의 뜨거운 불씨로 남아있습니다.



<질문> 미국과의 추가 협상은 우리에게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함께 남겼지 않습니까?



<답변>



네, 우선 추가 협상이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비판이 있는데요~ 후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유럽연합과 FTA는 의회 비준 절차만 남겨두고 있는데, 안 그래도 자동차 부분 합의에 불만이 적지 않은 유럽연합이 미국과의 협상에선 수정이나 첨가를 해놓고 우리는 왜 안되냐고 요구하면 할 말이 없는 겁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선 미국이라는 큰 산을 넘었으니 이제 터키와 호주, 뉴질랜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FTA가 탄력을 받을 거란 긍정적인 전망도 나옵니다.



우리나라 FTA 체결 현황, 정지주 기자가 설명드립니다.



<리포트>



우리나라 첫 FTA 상대는 칠레였습니다.



중남미 시장의 활로 개척을 기대했는데, FTA 6년! 성적은 일단 합격점입니다.



체결 전보다 교역량이 3배 늘었고, 대 칠레 수출은 22억 달러로 4배나 늘었습니다.



칠레를 시작으로 FTA 대장정에 나선 우리나라는 전 세계 45개 나라와 FTA를 맺었습니다.



EU, 아세안 그리고 미국까지 세계 주요 3대 경제국과 FTA를 체결한 유일한 나랍니다.



<인터뷰>안순권(박사/한국경제연구원) : "중국과 일본도 우리나라와의 경쟁격차 우려해서 FTA 체결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명실상부한 FTA 허브국가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는 80%, G20 국가 중 1위고, 수출 의존도는 미국의 6배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FTA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피해를 보는 산업까지 아우르는 균형있는 추진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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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한미 FTA 손익 계산서는?
    • 입력 2010-12-06 22:21:34
    뉴스 9
<앵커 멘트>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난산 끝에 타결됐지만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여전히 불씨로 남아있습니다.

FTA가 발효되면 우리 경제와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오늘 이슈 앤 뉴스에서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추가 협상의 빌미가 됐던 자동차 부분에서 생겨나는 득과 실이 뭔지, 김시원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수입차들이 즐비한 서울 강남역 사거리. 하지만 미국 차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녹취> 이승준(수입차 운전자) : "미국은 CC는 커도 마력이 따라가질 못해서 FTA를 해도 안 사게 될 것 같아요."

올해 수입차 판매 증가량은 50% 정도지만 미국 차는 15%에 불과합니다.

한미 FTA로 미국 자동차 값이 7% 이상 낮아져도 영향은 미미할 거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반면 올해 40억 달러를 수출한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는 매년 천억 원 이상의 관세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허완(한국자동차공업협회 상무) : "부품이 많이 수출이 되면 현지 공장에서 만드는 완성차 공장의 경쟁력도 같이 살아납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는 관세가 4년 동안 더 유지되면서 대략 5천억 원 이상의 혜택을 포기해야 합니다.

국내 고용에도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형주(LG경제연구원 박사) : "생산라인이 미국쪽으로 이전할 동기부여가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이 돼 자동차 고용이 감소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볼 수 있죠."

미국에서 만든 일본차나 유럽차도 관세 혜택을 노리고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질문>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자동차 말고 다른 품목의 가격 변화도 궁금해지거든요. 이 기자, 우리나라는 냉동 돼지고기 수입을 많이 하는데 가격이 많이 내려가겠죠?

<답변>

맞습니다. 우리나라가 미국에서 수입하는 냉동 삼겹살 도매가격은 3810원 정도인데, 관세가 철폐되면 700원 정도가 싸집니다.

미국산 와인에 붙는 15% 관세도 사라져서 현재 7만 8천원 정도에 팔리는 이 레드 와인은 6만 6천원 선까지 내려갈 여지가 생기는 거죠.

지난 2007년 연구기관들은 한.미 FTA체결로 10년 동안 우리 GDP가 6%, 80조원 정도, 그리고 국민 1명의 실질 소득은 16만 원 정도 늘어날 거라고 예상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다 장밋빛은 아닙니다.

농업 생산이 1년에 6천700억 원 정도 줄어들 것이고, 특히 축산업의 피해규모는 매년 46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질문> 아주 민감한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다시 불거지는 조짐인데, 이소정 기자 ! 정확하게 뭐가 쟁점인지 따져볼까요?

<답변>

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쇠고기 수입은 논의된 일도, 논의할 일도 없다고 강조했지만 미국에선 오바마 대통령까지 쇠고기 재협상안을 들고 나오고 있습니다.

뭐가 문제인지, 김태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미 FTA 협상에서 쇠고기 문제는 늘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지난 2008년 촛불시위를 부른 것도 미국 쇠고기의 수입문제였습니다.

결국 협상을 다시 해 30개월 미만만 수입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도 쇠고기는 큰 관심사였지만 우리 대표단은 이 문제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종훈(본부장) : "합의문 어디에도 쇠고기는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번 협의 중에서도 논의된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미 대통령의 말은 다릅니다.

대통령이 직접 한미 FTA 협상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

<인터뷰> 오바마(미국대통령/4일 백악관) : "미국산 쇠고기가 한국시장에 완전히 들어갈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서 한국과 계속해서 협의해 나갈 것입니다."

미 상원 재무위원장인 보커스 의원도 쇠고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미 FTA에 사인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외교통상부는 현재 미국산 쇠고기와 한미 FTA는 직접 관련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내년 상반기 의회 비준과정에서 미국이 쇠고기 추가 개방 카드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

꺼진 줄 알았던 쇠고기 문제는 여전히 한미간의 뜨거운 불씨로 남아있습니다.

<질문> 미국과의 추가 협상은 우리에게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함께 남겼지 않습니까?

<답변>

네, 우선 추가 협상이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비판이 있는데요~ 후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유럽연합과 FTA는 의회 비준 절차만 남겨두고 있는데, 안 그래도 자동차 부분 합의에 불만이 적지 않은 유럽연합이 미국과의 협상에선 수정이나 첨가를 해놓고 우리는 왜 안되냐고 요구하면 할 말이 없는 겁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선 미국이라는 큰 산을 넘었으니 이제 터키와 호주, 뉴질랜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FTA가 탄력을 받을 거란 긍정적인 전망도 나옵니다.

우리나라 FTA 체결 현황, 정지주 기자가 설명드립니다.

<리포트>

우리나라 첫 FTA 상대는 칠레였습니다.

중남미 시장의 활로 개척을 기대했는데, FTA 6년! 성적은 일단 합격점입니다.

체결 전보다 교역량이 3배 늘었고, 대 칠레 수출은 22억 달러로 4배나 늘었습니다.

칠레를 시작으로 FTA 대장정에 나선 우리나라는 전 세계 45개 나라와 FTA를 맺었습니다.

EU, 아세안 그리고 미국까지 세계 주요 3대 경제국과 FTA를 체결한 유일한 나랍니다.

<인터뷰>안순권(박사/한국경제연구원) : "중국과 일본도 우리나라와의 경쟁격차 우려해서 FTA 체결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명실상부한 FTA 허브국가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는 80%, G20 국가 중 1위고, 수출 의존도는 미국의 6배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FTA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피해를 보는 산업까지 아우르는 균형있는 추진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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