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양주·연천도 구제역…‘망연자실’

입력 2010.12.15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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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경기도 양주, 연천까지 번졌습니다.



경기 북부는 올 초에도 구제역이 발생해 소 6천 마리가 매몰처분됐고 3백억 원의 피해를 입었던 지역인데요.



10개월 여만에 구제역 악몽이 되살아나면서 초비상이 걸렸습니다.



먼저 이승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방역 차량이 마을 곳곳을 돌며, 쉴새 없이 소독약을 뿌립니다.



차량과 사람의 이동도 엄격히 통제됩니다.



<녹취> "구제역 발생지역이라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통제 구역입니다."



오늘 오전 경기도 양주와 연천에 있는 농장 두 곳의 돼지가 구제역 확정 판정을 받았습니다.



방역당국은 이에따라, 해당 농장의 돼지 2천 7백 마리와 함께, 인근 반경 5백미터 안에 있는 소, 돼지, 염소 등 가축 만 8천 마리에 대해 매몰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또, 양주와 연천에 이런 이동통제초소 47곳을 설치하고, 발생지역 반경 10km이내 가축의 이동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천군내 다른지역에서 또 다른 의심신고가 접수되는 등 구제역 추가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정복(농림수산식품부장관) : "구제역이 종식될 때까지 축산농가와 관련 종사자들은 각종 모임이나 행사 참석을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구제역이 경기도까지 확산됨에 따라, 정부는 오늘자로 가축질병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높이고, 총력 방역 체제에 들어갔습니다.



<질문> 여기서 경제부 이병도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지금까지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과 피해, 어떻습니까?



<답변>



네,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은 일주일 만에 안동을 휩쓸었습니다.



이어 예천을 비롯한 경북 북부, 남부인 의성에까지 번지더니 급기야 오늘은 경기 북부까지 확산된 겁니다.



2개 도에 9개 시군, 39곳으로 발생지역이 늘었습니다.



매몰됐거나 예정인 소와 돼지는 17만 마리를 넘었는데요.



16만 마리가 매몰됐던 2002년을 넘어서 사상 최악의 구제역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왜 이렇게 피해가 커졌을까요?



방역 당국의 대응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늘 구제역이 확인된 경기도 양주와 연천은 안동에서 2백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입니다.



하지만 정밀 검사 결과 혈청형이 안동 구제역과 같은 O 형으로 밝혀졌습니다.



외국에서 새로 유입된 게 아니라면 방역망이 뚫렸다는 얘깁니다.



<녹취>이창범(축산정책관) : "근로자가 경북 군위에 있는 축산농장에서 근무를 하다가 12월 3일에 연천 해당 농장에 들어간 것으로 돼 있습니다."



특히 경북에서 구제역이 발생한지 보름이 지났지만 경기도에는 방역 초소도 운영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허술한 방역망은 이틀전 경북 의성에서도 확인됐습니다.



해당 농장주가 구제역 발생 농가 인근의 농기계센터를 방문했던 겁니다.



이동이 통제된 반경 3킬로미터의 위험지역은 있으나 마나였습니다.



이에 앞서 주무부처인 농식품부는 지난달 23일 최초 의심신고 사실도 뒤늦게 알았습니다.



결국 초기 대응부터 사후 조처까지, 구멍 뚫린 방역망에 구제역이 전국으로 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질문> 구제역은 치료약이 없기 때문에 현재로선 땅에 묻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하는데요. 그러다보니 농가 피해가 극심하겠네요.



<답변>



네. 안동을 비롯한 경북은 그야말로 초토화됐습니다.



축산농가는 망연자실하고 있고 국내 한우산업의 간판인 경북 한우벨트는 붕괴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김준범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하루에도 수천 마리의 소와 돼지가 매몰 처분되면서 빈 축사는 날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박병숙(안동 축산농민) : "막막하죠. 난 그것만 뜯어먹었는데. 정말 막막합니다."



고급 브랜드 한우에 특수 사료를 공급하던 사료 공장도 이미 폐쇄됐습니다.



이 때문에 브랜드 한우를 키우는 농가는 급한 대로 일반 사료를 먹이고 있지만, 이마저도 수급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녹취>김도현(봉화 한약우 협의회장) : "배합(일반) 사료로도 충족을 100% 시킬 여건도 안 되고, 양도 제대로 못 먹이고 있거든요. 사료가 공급이 안돼서. "



평소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한우 전문점엔 빈자리가 크게 늘었습니다.



택배 판매도 70% 이상 줄었습니다.



<인터뷰>박우원(봉화 한약우 점장) : "전보다 매출이 반 이상 떨어졌죠. 저희들도 브랜드 이미지라든지 여러 부분에서 애를 먹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의 기대와는 달리 이번 주 들어 구제역은 거의 매일 추가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58만여 마리의 육우를 키우는 경북의 한우 벨트뿐만 아니라 국내 축산업이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질문> 이번 구제역은 올들어 세번 째인데요. 왜 이렇게 자주 발생하는 겁니까?



<답변>



네 우리나라에서 구제역은 2000년과 2002년에 발생했다가 올 들어선 1월과 4월, 그리고 지난달에 발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구제역의 잦은 발생원인으로 해외여행과 외국인 근로자에 의한 유입 가능성을 우선 꼽습니다.



구제역의 특성과 예방대책은 무엇인지 김세정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구제역 바이러스는 열에 약하다보니 추운 날씨에 더 잘 퍼집니다.



올해 발생 시기가 1월과 4월, 11월이었던 것도 그런 이윱니다.



<인터뷰> 박봉균(서울대 수의대 교수) : "겨울에 생존성이 큰 바이러스입니다. 우리나라처럼 4계절에서는 더운 계절보다는 추운 계절에 발생하는 게 원칙입니다."



구제역은 대표적인 후진국형 동물 질병으로 발생 지역이 중국과 동남아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집중돼 있습니다.



따라서 축산업 관계자들은 이들 지역에 대한 여행을 자제하고 만일 다녀왔다면 공항이나 항만에서 신고해 전신 소독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올들어 해외 여행을 다녀온 축산 농장주 2만 명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 : "50~60%는 (신고·소독 조치) 실행을 하는데, 나머지 40∼50%는 실행을 안하는 쪽으로 통계가 잡히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치료약이 없는 만큼 평소 철저한 소독을 통해 구제역을 예방해야 합니다.



또 만약 가축에서 이상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신고해 2차 전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KBS 뉴스 김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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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양주·연천도 구제역…‘망연자실’
    • 입력 2010-12-15 22:21:09
    뉴스 9
<앵커 멘트>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경기도 양주, 연천까지 번졌습니다.

경기 북부는 올 초에도 구제역이 발생해 소 6천 마리가 매몰처분됐고 3백억 원의 피해를 입었던 지역인데요.

10개월 여만에 구제역 악몽이 되살아나면서 초비상이 걸렸습니다.

먼저 이승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방역 차량이 마을 곳곳을 돌며, 쉴새 없이 소독약을 뿌립니다.

차량과 사람의 이동도 엄격히 통제됩니다.

<녹취> "구제역 발생지역이라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통제 구역입니다."

오늘 오전 경기도 양주와 연천에 있는 농장 두 곳의 돼지가 구제역 확정 판정을 받았습니다.

방역당국은 이에따라, 해당 농장의 돼지 2천 7백 마리와 함께, 인근 반경 5백미터 안에 있는 소, 돼지, 염소 등 가축 만 8천 마리에 대해 매몰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또, 양주와 연천에 이런 이동통제초소 47곳을 설치하고, 발생지역 반경 10km이내 가축의 이동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천군내 다른지역에서 또 다른 의심신고가 접수되는 등 구제역 추가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정복(농림수산식품부장관) : "구제역이 종식될 때까지 축산농가와 관련 종사자들은 각종 모임이나 행사 참석을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구제역이 경기도까지 확산됨에 따라, 정부는 오늘자로 가축질병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높이고, 총력 방역 체제에 들어갔습니다.

<질문> 여기서 경제부 이병도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지금까지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과 피해, 어떻습니까?

<답변>

네,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은 일주일 만에 안동을 휩쓸었습니다.

이어 예천을 비롯한 경북 북부, 남부인 의성에까지 번지더니 급기야 오늘은 경기 북부까지 확산된 겁니다.

2개 도에 9개 시군, 39곳으로 발생지역이 늘었습니다.

매몰됐거나 예정인 소와 돼지는 17만 마리를 넘었는데요.

16만 마리가 매몰됐던 2002년을 넘어서 사상 최악의 구제역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왜 이렇게 피해가 커졌을까요?

방역 당국의 대응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늘 구제역이 확인된 경기도 양주와 연천은 안동에서 2백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입니다.

하지만 정밀 검사 결과 혈청형이 안동 구제역과 같은 O 형으로 밝혀졌습니다.

외국에서 새로 유입된 게 아니라면 방역망이 뚫렸다는 얘깁니다.

<녹취>이창범(축산정책관) : "근로자가 경북 군위에 있는 축산농장에서 근무를 하다가 12월 3일에 연천 해당 농장에 들어간 것으로 돼 있습니다."

특히 경북에서 구제역이 발생한지 보름이 지났지만 경기도에는 방역 초소도 운영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허술한 방역망은 이틀전 경북 의성에서도 확인됐습니다.

해당 농장주가 구제역 발생 농가 인근의 농기계센터를 방문했던 겁니다.

이동이 통제된 반경 3킬로미터의 위험지역은 있으나 마나였습니다.

이에 앞서 주무부처인 농식품부는 지난달 23일 최초 의심신고 사실도 뒤늦게 알았습니다.

결국 초기 대응부터 사후 조처까지, 구멍 뚫린 방역망에 구제역이 전국으로 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질문> 구제역은 치료약이 없기 때문에 현재로선 땅에 묻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하는데요. 그러다보니 농가 피해가 극심하겠네요.

<답변>

네. 안동을 비롯한 경북은 그야말로 초토화됐습니다.

축산농가는 망연자실하고 있고 국내 한우산업의 간판인 경북 한우벨트는 붕괴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김준범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하루에도 수천 마리의 소와 돼지가 매몰 처분되면서 빈 축사는 날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박병숙(안동 축산농민) : "막막하죠. 난 그것만 뜯어먹었는데. 정말 막막합니다."

고급 브랜드 한우에 특수 사료를 공급하던 사료 공장도 이미 폐쇄됐습니다.

이 때문에 브랜드 한우를 키우는 농가는 급한 대로 일반 사료를 먹이고 있지만, 이마저도 수급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녹취>김도현(봉화 한약우 협의회장) : "배합(일반) 사료로도 충족을 100% 시킬 여건도 안 되고, 양도 제대로 못 먹이고 있거든요. 사료가 공급이 안돼서. "

평소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한우 전문점엔 빈자리가 크게 늘었습니다.

택배 판매도 70% 이상 줄었습니다.

<인터뷰>박우원(봉화 한약우 점장) : "전보다 매출이 반 이상 떨어졌죠. 저희들도 브랜드 이미지라든지 여러 부분에서 애를 먹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의 기대와는 달리 이번 주 들어 구제역은 거의 매일 추가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58만여 마리의 육우를 키우는 경북의 한우 벨트뿐만 아니라 국내 축산업이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질문> 이번 구제역은 올들어 세번 째인데요. 왜 이렇게 자주 발생하는 겁니까?

<답변>

네 우리나라에서 구제역은 2000년과 2002년에 발생했다가 올 들어선 1월과 4월, 그리고 지난달에 발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구제역의 잦은 발생원인으로 해외여행과 외국인 근로자에 의한 유입 가능성을 우선 꼽습니다.

구제역의 특성과 예방대책은 무엇인지 김세정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구제역 바이러스는 열에 약하다보니 추운 날씨에 더 잘 퍼집니다.

올해 발생 시기가 1월과 4월, 11월이었던 것도 그런 이윱니다.

<인터뷰> 박봉균(서울대 수의대 교수) : "겨울에 생존성이 큰 바이러스입니다. 우리나라처럼 4계절에서는 더운 계절보다는 추운 계절에 발생하는 게 원칙입니다."

구제역은 대표적인 후진국형 동물 질병으로 발생 지역이 중국과 동남아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집중돼 있습니다.

따라서 축산업 관계자들은 이들 지역에 대한 여행을 자제하고 만일 다녀왔다면 공항이나 항만에서 신고해 전신 소독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올들어 해외 여행을 다녀온 축산 농장주 2만 명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 : "50~60%는 (신고·소독 조치) 실행을 하는데, 나머지 40∼50%는 실행을 안하는 쪽으로 통계가 잡히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치료약이 없는 만큼 평소 철저한 소독을 통해 구제역을 예방해야 합니다.

또 만약 가축에서 이상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신고해 2차 전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KBS 뉴스 김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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