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구제역, 4개 시·도 확산…예방접종 시작

입력 2010.12.2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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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달 경북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한 달만에 전국 4개 시도로 확산됐습니다.

어제부터 예방 백신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경제부 김세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질문> 예방 백신 접종이 시작됐죠? 차질 없이 진행됐습니까?

<답변> 한파 속에서도 구제역 예방접종이 어제부터 전국 5개 시군에서 일제히 시작됐습니다.

먼저 방역반이 소들 상태를 살펴보고 귀에 붙은 표식을 일일이 점검한 뒤 예방 접종을 합니다.

백신을 접종한 소엔 붉은색을 뿌려 구분합니다.

애지중지 키우던 소들을 애타게 지켜보던 축산 농민은 접종이 끝나자 안도하는 분위기입니다.

농장주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이종원(농장주) : "불안하고 살얼음판 있는 심정이죠. 일단 백신 쓴다고 하니까 한결 마음이 놓이지마는..."

방역 당국은 13만 3천 마리를 대상으로 한 1차 백신 접종은 올해 안에 마무리 짓고 다음달 말 2차 접종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질문> 올해 세 번째 구제역이 발생했어도 예방 백신을 접종하는 건 처음인데... 효과는 있는 겁니까?

<답변> 효과에 대한 의문 때문에 지난 2000년 이후 우리나라는 한 번도 예방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는데요.

예방 백신을 맞아도 면역이 형성되는 데는 2주가 걸립니다.

그래서 면역이 생기기 전에 구제역에 감염되면 오히려 구제역을 전파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 수의대 채찬희 교수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채찬희(서울대 수의대) : "백신을 접종한 가축이 후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구제역 바이러스를 계속 분비하고 전파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항체 형성률은 85% 정도라서 나머지 15%에서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타이완은 백신 접종 후 구제역이 오히려 다시 확산됐고, 일본은 백신 맞은 가축들을 매몰 처분하기도 했습니다.

또 혹시 있을지 모를 부작용에 따른 농가 피해와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우려를 어떻게 최소화하느냐도 과젭니다.

남호경 전국한우협회장의 말입니다.

<인터뷰> 남호경(전국한우협회장) : "백신을 맞는 소에 대해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차익보전이나 안전장치는 필히 하면서 백신에 들어가야 한다고 보는 거죠."

<질문> 정부가 이렇게 마지막 수단까지 내놨지만 벌써 한달 가까이 수그러들질 않고 있어요. 제대로 대응해온건지 의문이 드는데요.

<답변> 지난달 29일에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첫 발생해서 거의 한 달만에 4개 시도로 확산된 상태입니다.

정부가 차단 방역을 해왔지만 초기 대응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는 강원도 철원의 한우 농가에서 구제역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열흘동안 추가 발생이 없어 한숨 돌렸던 경북에서도 발생했습니다.

이번엔 영천의 종돈장인데, 새끼 돼지들을 출하하는 곳이라 경북 지역 재확산 우려가 높습니다.

경기도도 김포 등에서 발생했고 의심 신고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천 강화에서는 구제역이 지난 4월에 이어 올들어 두번째로 발생했고요.

취재중에 만난 축산 농민들은 그야말로 걱정과 두려움 속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고희진(인천 강화군 축산 농민) : "내 마당 앞에 구제역이 또 발생하니 마음이 좀 떨리고 그래요. 진짜..."

<인터뷰> 형인택(경기 김포시 축산 농민) : "보통 놀란 게 아니고 걱정이 태산이죠. 게다가 우리 소들은 다 임신해있는데..."

정부는 피해 농가 보상금 등으로 예비비 천5백억 원을 추가 편성하기로 했습니다.

또 축산업자들은 소독 필증을 받아야 입국을 허용하는 방안을 관련법 개정 이전에라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질문> 이렇게 확산되니 각 지역마다 비상이겠어요. 연말 연시라 관광 특수 누릴 때인데... 행사가 대부분 취소됐다구요?

<답변> 네, 해마다 백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던 각 지역의 해맞이 행사...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대부분 취소됐습니다.

그동안 구제역 청정 지역이었던 강원도에도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대표적 겨울 축제인 '평창 송어 축제'가 보류됐습니다.

이렇게 취소되거나 축소된 겨울 축제와 행사는 강원도에서 열 개가 넘습니다.

횡성과 대관령 등지의 유명 한우 매장들도 연말·연시 특수를 놓칠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한우매장 관계자의 말입니다.

<인터뷰> 조명옥(한우매장 직원) : "아무래도 사람들이 무슨 영향이 있나 하고 안 들어오죠."

구제역이 전국 4개 시도로 확대되면서 축산 농민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건 물론이고 지역 경제에까지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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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보기] 구제역, 4개 시·도 확산…예방접종 시작
    • 입력 2010-12-26 07: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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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달 경북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한 달만에 전국 4개 시도로 확산됐습니다. 어제부터 예방 백신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경제부 김세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질문> 예방 백신 접종이 시작됐죠? 차질 없이 진행됐습니까? <답변> 한파 속에서도 구제역 예방접종이 어제부터 전국 5개 시군에서 일제히 시작됐습니다. 먼저 방역반이 소들 상태를 살펴보고 귀에 붙은 표식을 일일이 점검한 뒤 예방 접종을 합니다. 백신을 접종한 소엔 붉은색을 뿌려 구분합니다. 애지중지 키우던 소들을 애타게 지켜보던 축산 농민은 접종이 끝나자 안도하는 분위기입니다. 농장주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이종원(농장주) : "불안하고 살얼음판 있는 심정이죠. 일단 백신 쓴다고 하니까 한결 마음이 놓이지마는..." 방역 당국은 13만 3천 마리를 대상으로 한 1차 백신 접종은 올해 안에 마무리 짓고 다음달 말 2차 접종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질문> 올해 세 번째 구제역이 발생했어도 예방 백신을 접종하는 건 처음인데... 효과는 있는 겁니까? <답변> 효과에 대한 의문 때문에 지난 2000년 이후 우리나라는 한 번도 예방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는데요. 예방 백신을 맞아도 면역이 형성되는 데는 2주가 걸립니다. 그래서 면역이 생기기 전에 구제역에 감염되면 오히려 구제역을 전파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 수의대 채찬희 교수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채찬희(서울대 수의대) : "백신을 접종한 가축이 후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구제역 바이러스를 계속 분비하고 전파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항체 형성률은 85% 정도라서 나머지 15%에서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타이완은 백신 접종 후 구제역이 오히려 다시 확산됐고, 일본은 백신 맞은 가축들을 매몰 처분하기도 했습니다. 또 혹시 있을지 모를 부작용에 따른 농가 피해와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우려를 어떻게 최소화하느냐도 과젭니다. 남호경 전국한우협회장의 말입니다. <인터뷰> 남호경(전국한우협회장) : "백신을 맞는 소에 대해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차익보전이나 안전장치는 필히 하면서 백신에 들어가야 한다고 보는 거죠." <질문> 정부가 이렇게 마지막 수단까지 내놨지만 벌써 한달 가까이 수그러들질 않고 있어요. 제대로 대응해온건지 의문이 드는데요. <답변> 지난달 29일에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첫 발생해서 거의 한 달만에 4개 시도로 확산된 상태입니다. 정부가 차단 방역을 해왔지만 초기 대응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는 강원도 철원의 한우 농가에서 구제역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열흘동안 추가 발생이 없어 한숨 돌렸던 경북에서도 발생했습니다. 이번엔 영천의 종돈장인데, 새끼 돼지들을 출하하는 곳이라 경북 지역 재확산 우려가 높습니다. 경기도도 김포 등에서 발생했고 의심 신고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천 강화에서는 구제역이 지난 4월에 이어 올들어 두번째로 발생했고요. 취재중에 만난 축산 농민들은 그야말로 걱정과 두려움 속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고희진(인천 강화군 축산 농민) : "내 마당 앞에 구제역이 또 발생하니 마음이 좀 떨리고 그래요. 진짜..." <인터뷰> 형인택(경기 김포시 축산 농민) : "보통 놀란 게 아니고 걱정이 태산이죠. 게다가 우리 소들은 다 임신해있는데..." 정부는 피해 농가 보상금 등으로 예비비 천5백억 원을 추가 편성하기로 했습니다. 또 축산업자들은 소독 필증을 받아야 입국을 허용하는 방안을 관련법 개정 이전에라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질문> 이렇게 확산되니 각 지역마다 비상이겠어요. 연말 연시라 관광 특수 누릴 때인데... 행사가 대부분 취소됐다구요? <답변> 네, 해마다 백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던 각 지역의 해맞이 행사...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대부분 취소됐습니다. 그동안 구제역 청정 지역이었던 강원도에도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대표적 겨울 축제인 '평창 송어 축제'가 보류됐습니다. 이렇게 취소되거나 축소된 겨울 축제와 행사는 강원도에서 열 개가 넘습니다. 횡성과 대관령 등지의 유명 한우 매장들도 연말·연시 특수를 놓칠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한우매장 관계자의 말입니다. <인터뷰> 조명옥(한우매장 직원) : "아무래도 사람들이 무슨 영향이 있나 하고 안 들어오죠." 구제역이 전국 4개 시도로 확대되면서 축산 농민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건 물론이고 지역 경제에까지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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