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크리스마스도 잊은 도박의 수렁
입력 2010.12.27 (09:12)
수정 2010.12.27 (11:1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가족, 친구와 함께 오붓하게 한해를 정리해야할 성탄과 연말을 이렇게 보내는 사람들도 있군요?
바로 도박과 사행성 오락에 빠진 사람들인데요...
이민우 기자, 지난 성탄 연휴에도 카지노와 경륜장 등에 사람들이 크게 몰렸다죠?
정말 인파가 몰렸답니다.
한 번 오면 쉽사리 못 떠난다죠.
운 좋으면 큰돈 단숨에 번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그 돈이 내 손안에 얼마나 오래 있겠습니까.
그나마 돈만 잃으면 다행이죠.
돈은 떨어졌는데 도박은 못 끊겠고.
그래서 그 주변에서 막노동이라도 하다가 조금이라도 돈이 생기면 다시 도박에 뛰어들고. 그러다 결국 가족과도 헤어지고 되고.
크리스마스라고 다르지 않았습니다.
더 많은 이들이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발을 디뎠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3년 강원랜드 카지노에 처음 발을 들인 이 모씨.
한 번 맛을 들이자 좀처럼 헤어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변호인 : “바카라라는 도박이 50%의 확률이에요. 홀 아니면 짝입니다. 맞추면 두 배로 주고 못 맞추면 다 날리고 순식간에 전부가 결정되잖아요. 굉장히 쉬운 도박이고 쉽게 딸 수 있구나 덤벼드는데”
이렇게 4년 동안 잃은 돈은 80억 원.
부인이 카지노측에 출입 제한 요청도 해봤지만, 남편 이 씨는 막무가내였습니다.
수백억 원대의 자산가였던 이 씨는 결국 모든 걸 잃고 2년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인터뷰> 변호인 : “대전에 빌딩을 세 개 갖고 있었죠. 다 없어졌죠. 날린 돈이 아까워서 점점점... 수렁에...”
재산을 날리고 심하면 자살까지 하게 되는 도박,
하지만 중독자들에게 도박은 끊을 수 없는 유혹입니다.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되던 지난 주말, 강원랜드 카지노.
입구까지 차들이 꽉 들어차 있는데요.
<인터뷰> 강원랜드 주차관리자 : “손님이 많이 들어올 때는 8천 명 정도 들어와요. 하루에. 반은 경기도고 또 몇 프로는 지방 부산, 대구...”
20대 젊은 층부터 70대 할머니까지... 연령도, 성별도, 직업도 다양한 사람들.
이곳에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는데요.
<인터뷰> A 전당포 주인 : “여기서 떠날 수가 없어. 애들이 몇 십만 원 버는 건 쉽거든. 여기는 정상적인 사람들도 왔다 가. 검사, 변호사, 연예인, 운동선수 애들도 많아.”
인근 식당에서는 카지노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 10년 전 이곳으로 내려온 박 모씨-.
빚이 1억 원을 넘지만 지금도 식당에서 받는 월급 중 월세를 빼고는
모두 카지노를 하는 데 씁니다.
<인터뷰> 박00/도박중독자 : “나 같은 경우는 경마를 끊으려고 여기를 왔는데 여기는 경마보다 더 심한 거죠. 따도 또 땄으니까 오게 되고 잃으면 그걸 찾으려고 또 오게 되고...”
또 다른 식당-, 김 모씨는 이곳 생활이 벌써 6년째인데요.
낮에는 일을 하고 일당 5~6만원을 받아 밤에는 카지노에 가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00/도박중독자 : “잃었으니까 찾으러 가려고 하는 게 당연하죠. 10번 가면 3번은 이기거든요. 3번의 만족감이... 그걸 뭐라 말할 수가 없죠.”
연말에 날씨까지 추워지니 가족들 생각이 더욱 간절하다는데요.
아들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지만 그렇다고 이 생활을 그만 두고 싶진 않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00/도박중독자 :“도박을 몇 년 동안 했기 때문에 나 나름대로 상처를 많이 입은 거죠. 도박을 해서 (돈을) 찾으면 마음에 보상이... 조금은 위로가 될 것 같아요.”
최근 몇 년 동안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이렇게 카지노, 경륜장 등을 찾는 사람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요행을 바라는 마음은 특히 서민층일수록 큰데요.
지난 토요일 크리스마스의 한 경륜장. 발매소 앞과 로비에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유모차에 아이들을 데리고 온 주부 모습도 보이는데요.
크리스마스에도 갈 데가 없어서 왔다는 사람들.
사실은 가족과 함께 있는 것보다 더욱 가고 싶은 곳이어서 온 거겠죠.
하지만 돈을 땄다는 사람은 찾기 힘듭니다.
<녹취> “(사장님 얼마나 잃으셨는지?) 50 (만원)”
<녹취> “150 (만원) 잃었죠.”
<녹취> “500 잃었지.(오백만원이요?) 가라니까 왜 그래? 싸우려고 그러는 거야?”
현금자동입출기의 돈은 일찌감치 떨어졌습니다.
경마장이 휴장을 하는 바람에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경륜장을 찾았기 때문인데요.
<녹취> “(ATM기 안 되나요?) 네. 안 돼요. 돈 뽑아야 하는데...”
<녹취>경륜장 여직원 : “저희가 원래 하는 것보다 경마장이 쉬어서 손님들이 많이 와서...”
경기가 끝나갈 무렵 1천 8백만 원을 땄다는 40대 남성을 어렵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남성은 주위 사람들에게 받은 배당금의 일부를 나눠주고 있었는데요.
<녹취> “아이고 고맙습니다~”
매번 돈을 잃다가 모처럼 딴 거라 한 턱 내는 거라고 합니다.
땄다는 기쁨에 취해, 그동안 잃은 돈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녹취> “(기분이 좋으신 것 같아요) 무지하게 좋아요. (잃을 때도 있었을 것 아닙니까?) 그렇죠. 지금 집 날아가서 월세 산다니까. 1년 만에 집 한 채 날렸어요. (사모님은?) 집 나갔어요.”
<인터뷰> 도박중독자 : “오늘의 승자지만 비참하지. 1800만원 땄지만 이전에 그 사람이 갖다 준 게 얼만지 모르잖아. 원금이 얼만지. 땄을 때 좋은 것만 생각하고 주변사람들이 빠져드는 거고.”
정부의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가운데 3백만 명이 도박 중독자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인데요.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만 두지 못하는 이유...
언젠가는 나도 되겠지 하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인터뷰> 도박중독자 : “일요일 되면 그냥 새벽종이 울렸네야. 그냥 막 가야돼. 옷 입고 가야돼.”
<인터뷰> 도박중독자 : “다 알아 사람들. 그러니까 분명 한 명도 승자가 없는데 승자가 있다고 느끼고 나도 승자가 될 수 있다 생각하지. 돈을 가지고 있으면 아무리 자제하려고 해도 안 돼.”
재산을 탕진하고, 가족을 잃고도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도박.
이들에겐 크리스마스 연휴도 없었습니다.
가족, 친구와 함께 오붓하게 한해를 정리해야할 성탄과 연말을 이렇게 보내는 사람들도 있군요?
바로 도박과 사행성 오락에 빠진 사람들인데요...
이민우 기자, 지난 성탄 연휴에도 카지노와 경륜장 등에 사람들이 크게 몰렸다죠?
정말 인파가 몰렸답니다.
한 번 오면 쉽사리 못 떠난다죠.
운 좋으면 큰돈 단숨에 번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그 돈이 내 손안에 얼마나 오래 있겠습니까.
그나마 돈만 잃으면 다행이죠.
돈은 떨어졌는데 도박은 못 끊겠고.
그래서 그 주변에서 막노동이라도 하다가 조금이라도 돈이 생기면 다시 도박에 뛰어들고. 그러다 결국 가족과도 헤어지고 되고.
크리스마스라고 다르지 않았습니다.
더 많은 이들이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발을 디뎠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3년 강원랜드 카지노에 처음 발을 들인 이 모씨.
한 번 맛을 들이자 좀처럼 헤어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변호인 : “바카라라는 도박이 50%의 확률이에요. 홀 아니면 짝입니다. 맞추면 두 배로 주고 못 맞추면 다 날리고 순식간에 전부가 결정되잖아요. 굉장히 쉬운 도박이고 쉽게 딸 수 있구나 덤벼드는데”
이렇게 4년 동안 잃은 돈은 80억 원.
부인이 카지노측에 출입 제한 요청도 해봤지만, 남편 이 씨는 막무가내였습니다.
수백억 원대의 자산가였던 이 씨는 결국 모든 걸 잃고 2년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인터뷰> 변호인 : “대전에 빌딩을 세 개 갖고 있었죠. 다 없어졌죠. 날린 돈이 아까워서 점점점... 수렁에...”
재산을 날리고 심하면 자살까지 하게 되는 도박,
하지만 중독자들에게 도박은 끊을 수 없는 유혹입니다.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되던 지난 주말, 강원랜드 카지노.
입구까지 차들이 꽉 들어차 있는데요.
<인터뷰> 강원랜드 주차관리자 : “손님이 많이 들어올 때는 8천 명 정도 들어와요. 하루에. 반은 경기도고 또 몇 프로는 지방 부산, 대구...”
20대 젊은 층부터 70대 할머니까지... 연령도, 성별도, 직업도 다양한 사람들.
이곳에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는데요.
<인터뷰> A 전당포 주인 : “여기서 떠날 수가 없어. 애들이 몇 십만 원 버는 건 쉽거든. 여기는 정상적인 사람들도 왔다 가. 검사, 변호사, 연예인, 운동선수 애들도 많아.”
인근 식당에서는 카지노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 10년 전 이곳으로 내려온 박 모씨-.
빚이 1억 원을 넘지만 지금도 식당에서 받는 월급 중 월세를 빼고는
모두 카지노를 하는 데 씁니다.
<인터뷰> 박00/도박중독자 : “나 같은 경우는 경마를 끊으려고 여기를 왔는데 여기는 경마보다 더 심한 거죠. 따도 또 땄으니까 오게 되고 잃으면 그걸 찾으려고 또 오게 되고...”
또 다른 식당-, 김 모씨는 이곳 생활이 벌써 6년째인데요.
낮에는 일을 하고 일당 5~6만원을 받아 밤에는 카지노에 가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00/도박중독자 : “잃었으니까 찾으러 가려고 하는 게 당연하죠. 10번 가면 3번은 이기거든요. 3번의 만족감이... 그걸 뭐라 말할 수가 없죠.”
연말에 날씨까지 추워지니 가족들 생각이 더욱 간절하다는데요.
아들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지만 그렇다고 이 생활을 그만 두고 싶진 않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00/도박중독자 :“도박을 몇 년 동안 했기 때문에 나 나름대로 상처를 많이 입은 거죠. 도박을 해서 (돈을) 찾으면 마음에 보상이... 조금은 위로가 될 것 같아요.”
최근 몇 년 동안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이렇게 카지노, 경륜장 등을 찾는 사람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요행을 바라는 마음은 특히 서민층일수록 큰데요.
지난 토요일 크리스마스의 한 경륜장. 발매소 앞과 로비에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유모차에 아이들을 데리고 온 주부 모습도 보이는데요.
크리스마스에도 갈 데가 없어서 왔다는 사람들.
사실은 가족과 함께 있는 것보다 더욱 가고 싶은 곳이어서 온 거겠죠.
하지만 돈을 땄다는 사람은 찾기 힘듭니다.
<녹취> “(사장님 얼마나 잃으셨는지?) 50 (만원)”
<녹취> “150 (만원) 잃었죠.”
<녹취> “500 잃었지.(오백만원이요?) 가라니까 왜 그래? 싸우려고 그러는 거야?”
현금자동입출기의 돈은 일찌감치 떨어졌습니다.
경마장이 휴장을 하는 바람에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경륜장을 찾았기 때문인데요.
<녹취> “(ATM기 안 되나요?) 네. 안 돼요. 돈 뽑아야 하는데...”
<녹취>경륜장 여직원 : “저희가 원래 하는 것보다 경마장이 쉬어서 손님들이 많이 와서...”
경기가 끝나갈 무렵 1천 8백만 원을 땄다는 40대 남성을 어렵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남성은 주위 사람들에게 받은 배당금의 일부를 나눠주고 있었는데요.
<녹취> “아이고 고맙습니다~”
매번 돈을 잃다가 모처럼 딴 거라 한 턱 내는 거라고 합니다.
땄다는 기쁨에 취해, 그동안 잃은 돈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녹취> “(기분이 좋으신 것 같아요) 무지하게 좋아요. (잃을 때도 있었을 것 아닙니까?) 그렇죠. 지금 집 날아가서 월세 산다니까. 1년 만에 집 한 채 날렸어요. (사모님은?) 집 나갔어요.”
<인터뷰> 도박중독자 : “오늘의 승자지만 비참하지. 1800만원 땄지만 이전에 그 사람이 갖다 준 게 얼만지 모르잖아. 원금이 얼만지. 땄을 때 좋은 것만 생각하고 주변사람들이 빠져드는 거고.”
정부의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가운데 3백만 명이 도박 중독자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인데요.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만 두지 못하는 이유...
언젠가는 나도 되겠지 하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인터뷰> 도박중독자 : “일요일 되면 그냥 새벽종이 울렸네야. 그냥 막 가야돼. 옷 입고 가야돼.”
<인터뷰> 도박중독자 : “다 알아 사람들. 그러니까 분명 한 명도 승자가 없는데 승자가 있다고 느끼고 나도 승자가 될 수 있다 생각하지. 돈을 가지고 있으면 아무리 자제하려고 해도 안 돼.”
재산을 탕진하고, 가족을 잃고도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도박.
이들에겐 크리스마스 연휴도 없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크리스마스도 잊은 도박의 수렁
-
- 입력 2010-12-27 09:12:36
- 수정2010-12-27 11:17:11
<앵커 멘트>
가족, 친구와 함께 오붓하게 한해를 정리해야할 성탄과 연말을 이렇게 보내는 사람들도 있군요?
바로 도박과 사행성 오락에 빠진 사람들인데요...
이민우 기자, 지난 성탄 연휴에도 카지노와 경륜장 등에 사람들이 크게 몰렸다죠?
정말 인파가 몰렸답니다.
한 번 오면 쉽사리 못 떠난다죠.
운 좋으면 큰돈 단숨에 번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그 돈이 내 손안에 얼마나 오래 있겠습니까.
그나마 돈만 잃으면 다행이죠.
돈은 떨어졌는데 도박은 못 끊겠고.
그래서 그 주변에서 막노동이라도 하다가 조금이라도 돈이 생기면 다시 도박에 뛰어들고. 그러다 결국 가족과도 헤어지고 되고.
크리스마스라고 다르지 않았습니다.
더 많은 이들이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발을 디뎠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3년 강원랜드 카지노에 처음 발을 들인 이 모씨.
한 번 맛을 들이자 좀처럼 헤어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변호인 : “바카라라는 도박이 50%의 확률이에요. 홀 아니면 짝입니다. 맞추면 두 배로 주고 못 맞추면 다 날리고 순식간에 전부가 결정되잖아요. 굉장히 쉬운 도박이고 쉽게 딸 수 있구나 덤벼드는데”
이렇게 4년 동안 잃은 돈은 80억 원.
부인이 카지노측에 출입 제한 요청도 해봤지만, 남편 이 씨는 막무가내였습니다.
수백억 원대의 자산가였던 이 씨는 결국 모든 걸 잃고 2년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인터뷰> 변호인 : “대전에 빌딩을 세 개 갖고 있었죠. 다 없어졌죠. 날린 돈이 아까워서 점점점... 수렁에...”
재산을 날리고 심하면 자살까지 하게 되는 도박,
하지만 중독자들에게 도박은 끊을 수 없는 유혹입니다.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되던 지난 주말, 강원랜드 카지노.
입구까지 차들이 꽉 들어차 있는데요.
<인터뷰> 강원랜드 주차관리자 : “손님이 많이 들어올 때는 8천 명 정도 들어와요. 하루에. 반은 경기도고 또 몇 프로는 지방 부산, 대구...”
20대 젊은 층부터 70대 할머니까지... 연령도, 성별도, 직업도 다양한 사람들.
이곳에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는데요.
<인터뷰> A 전당포 주인 : “여기서 떠날 수가 없어. 애들이 몇 십만 원 버는 건 쉽거든. 여기는 정상적인 사람들도 왔다 가. 검사, 변호사, 연예인, 운동선수 애들도 많아.”
인근 식당에서는 카지노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 10년 전 이곳으로 내려온 박 모씨-.
빚이 1억 원을 넘지만 지금도 식당에서 받는 월급 중 월세를 빼고는
모두 카지노를 하는 데 씁니다.
<인터뷰> 박00/도박중독자 : “나 같은 경우는 경마를 끊으려고 여기를 왔는데 여기는 경마보다 더 심한 거죠. 따도 또 땄으니까 오게 되고 잃으면 그걸 찾으려고 또 오게 되고...”
또 다른 식당-, 김 모씨는 이곳 생활이 벌써 6년째인데요.
낮에는 일을 하고 일당 5~6만원을 받아 밤에는 카지노에 가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00/도박중독자 : “잃었으니까 찾으러 가려고 하는 게 당연하죠. 10번 가면 3번은 이기거든요. 3번의 만족감이... 그걸 뭐라 말할 수가 없죠.”
연말에 날씨까지 추워지니 가족들 생각이 더욱 간절하다는데요.
아들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지만 그렇다고 이 생활을 그만 두고 싶진 않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00/도박중독자 :“도박을 몇 년 동안 했기 때문에 나 나름대로 상처를 많이 입은 거죠. 도박을 해서 (돈을) 찾으면 마음에 보상이... 조금은 위로가 될 것 같아요.”
최근 몇 년 동안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이렇게 카지노, 경륜장 등을 찾는 사람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요행을 바라는 마음은 특히 서민층일수록 큰데요.
지난 토요일 크리스마스의 한 경륜장. 발매소 앞과 로비에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유모차에 아이들을 데리고 온 주부 모습도 보이는데요.
크리스마스에도 갈 데가 없어서 왔다는 사람들.
사실은 가족과 함께 있는 것보다 더욱 가고 싶은 곳이어서 온 거겠죠.
하지만 돈을 땄다는 사람은 찾기 힘듭니다.
<녹취> “(사장님 얼마나 잃으셨는지?) 50 (만원)”
<녹취> “150 (만원) 잃었죠.”
<녹취> “500 잃었지.(오백만원이요?) 가라니까 왜 그래? 싸우려고 그러는 거야?”
현금자동입출기의 돈은 일찌감치 떨어졌습니다.
경마장이 휴장을 하는 바람에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경륜장을 찾았기 때문인데요.
<녹취> “(ATM기 안 되나요?) 네. 안 돼요. 돈 뽑아야 하는데...”
<녹취>경륜장 여직원 : “저희가 원래 하는 것보다 경마장이 쉬어서 손님들이 많이 와서...”
경기가 끝나갈 무렵 1천 8백만 원을 땄다는 40대 남성을 어렵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남성은 주위 사람들에게 받은 배당금의 일부를 나눠주고 있었는데요.
<녹취> “아이고 고맙습니다~”
매번 돈을 잃다가 모처럼 딴 거라 한 턱 내는 거라고 합니다.
땄다는 기쁨에 취해, 그동안 잃은 돈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녹취> “(기분이 좋으신 것 같아요) 무지하게 좋아요. (잃을 때도 있었을 것 아닙니까?) 그렇죠. 지금 집 날아가서 월세 산다니까. 1년 만에 집 한 채 날렸어요. (사모님은?) 집 나갔어요.”
<인터뷰> 도박중독자 : “오늘의 승자지만 비참하지. 1800만원 땄지만 이전에 그 사람이 갖다 준 게 얼만지 모르잖아. 원금이 얼만지. 땄을 때 좋은 것만 생각하고 주변사람들이 빠져드는 거고.”
정부의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가운데 3백만 명이 도박 중독자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인데요.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만 두지 못하는 이유...
언젠가는 나도 되겠지 하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인터뷰> 도박중독자 : “일요일 되면 그냥 새벽종이 울렸네야. 그냥 막 가야돼. 옷 입고 가야돼.”
<인터뷰> 도박중독자 : “다 알아 사람들. 그러니까 분명 한 명도 승자가 없는데 승자가 있다고 느끼고 나도 승자가 될 수 있다 생각하지. 돈을 가지고 있으면 아무리 자제하려고 해도 안 돼.”
재산을 탕진하고, 가족을 잃고도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도박.
이들에겐 크리스마스 연휴도 없었습니다.
가족, 친구와 함께 오붓하게 한해를 정리해야할 성탄과 연말을 이렇게 보내는 사람들도 있군요?
바로 도박과 사행성 오락에 빠진 사람들인데요...
이민우 기자, 지난 성탄 연휴에도 카지노와 경륜장 등에 사람들이 크게 몰렸다죠?
정말 인파가 몰렸답니다.
한 번 오면 쉽사리 못 떠난다죠.
운 좋으면 큰돈 단숨에 번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그 돈이 내 손안에 얼마나 오래 있겠습니까.
그나마 돈만 잃으면 다행이죠.
돈은 떨어졌는데 도박은 못 끊겠고.
그래서 그 주변에서 막노동이라도 하다가 조금이라도 돈이 생기면 다시 도박에 뛰어들고. 그러다 결국 가족과도 헤어지고 되고.
크리스마스라고 다르지 않았습니다.
더 많은 이들이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발을 디뎠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3년 강원랜드 카지노에 처음 발을 들인 이 모씨.
한 번 맛을 들이자 좀처럼 헤어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변호인 : “바카라라는 도박이 50%의 확률이에요. 홀 아니면 짝입니다. 맞추면 두 배로 주고 못 맞추면 다 날리고 순식간에 전부가 결정되잖아요. 굉장히 쉬운 도박이고 쉽게 딸 수 있구나 덤벼드는데”
이렇게 4년 동안 잃은 돈은 80억 원.
부인이 카지노측에 출입 제한 요청도 해봤지만, 남편 이 씨는 막무가내였습니다.
수백억 원대의 자산가였던 이 씨는 결국 모든 걸 잃고 2년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인터뷰> 변호인 : “대전에 빌딩을 세 개 갖고 있었죠. 다 없어졌죠. 날린 돈이 아까워서 점점점... 수렁에...”
재산을 날리고 심하면 자살까지 하게 되는 도박,
하지만 중독자들에게 도박은 끊을 수 없는 유혹입니다.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되던 지난 주말, 강원랜드 카지노.
입구까지 차들이 꽉 들어차 있는데요.
<인터뷰> 강원랜드 주차관리자 : “손님이 많이 들어올 때는 8천 명 정도 들어와요. 하루에. 반은 경기도고 또 몇 프로는 지방 부산, 대구...”
20대 젊은 층부터 70대 할머니까지... 연령도, 성별도, 직업도 다양한 사람들.
이곳에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는데요.
<인터뷰> A 전당포 주인 : “여기서 떠날 수가 없어. 애들이 몇 십만 원 버는 건 쉽거든. 여기는 정상적인 사람들도 왔다 가. 검사, 변호사, 연예인, 운동선수 애들도 많아.”
인근 식당에서는 카지노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 10년 전 이곳으로 내려온 박 모씨-.
빚이 1억 원을 넘지만 지금도 식당에서 받는 월급 중 월세를 빼고는
모두 카지노를 하는 데 씁니다.
<인터뷰> 박00/도박중독자 : “나 같은 경우는 경마를 끊으려고 여기를 왔는데 여기는 경마보다 더 심한 거죠. 따도 또 땄으니까 오게 되고 잃으면 그걸 찾으려고 또 오게 되고...”
또 다른 식당-, 김 모씨는 이곳 생활이 벌써 6년째인데요.
낮에는 일을 하고 일당 5~6만원을 받아 밤에는 카지노에 가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00/도박중독자 : “잃었으니까 찾으러 가려고 하는 게 당연하죠. 10번 가면 3번은 이기거든요. 3번의 만족감이... 그걸 뭐라 말할 수가 없죠.”
연말에 날씨까지 추워지니 가족들 생각이 더욱 간절하다는데요.
아들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지만 그렇다고 이 생활을 그만 두고 싶진 않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00/도박중독자 :“도박을 몇 년 동안 했기 때문에 나 나름대로 상처를 많이 입은 거죠. 도박을 해서 (돈을) 찾으면 마음에 보상이... 조금은 위로가 될 것 같아요.”
최근 몇 년 동안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이렇게 카지노, 경륜장 등을 찾는 사람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요행을 바라는 마음은 특히 서민층일수록 큰데요.
지난 토요일 크리스마스의 한 경륜장. 발매소 앞과 로비에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유모차에 아이들을 데리고 온 주부 모습도 보이는데요.
크리스마스에도 갈 데가 없어서 왔다는 사람들.
사실은 가족과 함께 있는 것보다 더욱 가고 싶은 곳이어서 온 거겠죠.
하지만 돈을 땄다는 사람은 찾기 힘듭니다.
<녹취> “(사장님 얼마나 잃으셨는지?) 50 (만원)”
<녹취> “150 (만원) 잃었죠.”
<녹취> “500 잃었지.(오백만원이요?) 가라니까 왜 그래? 싸우려고 그러는 거야?”
현금자동입출기의 돈은 일찌감치 떨어졌습니다.
경마장이 휴장을 하는 바람에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경륜장을 찾았기 때문인데요.
<녹취> “(ATM기 안 되나요?) 네. 안 돼요. 돈 뽑아야 하는데...”
<녹취>경륜장 여직원 : “저희가 원래 하는 것보다 경마장이 쉬어서 손님들이 많이 와서...”
경기가 끝나갈 무렵 1천 8백만 원을 땄다는 40대 남성을 어렵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남성은 주위 사람들에게 받은 배당금의 일부를 나눠주고 있었는데요.
<녹취> “아이고 고맙습니다~”
매번 돈을 잃다가 모처럼 딴 거라 한 턱 내는 거라고 합니다.
땄다는 기쁨에 취해, 그동안 잃은 돈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녹취> “(기분이 좋으신 것 같아요) 무지하게 좋아요. (잃을 때도 있었을 것 아닙니까?) 그렇죠. 지금 집 날아가서 월세 산다니까. 1년 만에 집 한 채 날렸어요. (사모님은?) 집 나갔어요.”
<인터뷰> 도박중독자 : “오늘의 승자지만 비참하지. 1800만원 땄지만 이전에 그 사람이 갖다 준 게 얼만지 모르잖아. 원금이 얼만지. 땄을 때 좋은 것만 생각하고 주변사람들이 빠져드는 거고.”
정부의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가운데 3백만 명이 도박 중독자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인데요.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만 두지 못하는 이유...
언젠가는 나도 되겠지 하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인터뷰> 도박중독자 : “일요일 되면 그냥 새벽종이 울렸네야. 그냥 막 가야돼. 옷 입고 가야돼.”
<인터뷰> 도박중독자 : “다 알아 사람들. 그러니까 분명 한 명도 승자가 없는데 승자가 있다고 느끼고 나도 승자가 될 수 있다 생각하지. 돈을 가지고 있으면 아무리 자제하려고 해도 안 돼.”
재산을 탕진하고, 가족을 잃고도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도박.
이들에겐 크리스마스 연휴도 없었습니다.
-
-
이민우 기자 kbsminoo@gmail.com
이민우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