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쥐 식빵’ 자작극 확인

입력 2010.12.30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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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식빵에 죽은 쥐를 넣은 이른바 쥐식빵 사건은 자작극인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충동적으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범행 과정은 치밀하고 계획적이었습니다. 취재기자 나왔습니다.

<질문>
김종수 기자, 건너편 빵집 주인 자작극이 아니라고 강변하더니 결국 시인했군요?

<답변>
네, '쥐 식빵' 논란은 지난 23일 새벽 빵 안에서 쥐가 나왔다는 사진과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시작됐습니다.

이어서 글을 올린 사람이 경쟁 빵집 사장 김 모씨로 확인되면서 논란은 자작극 의혹으로 확대됐는데요.

그동안 줄곧 의혹을 부인하던 김 씨가 오늘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문제의 빵은 자신이 만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근처에 위치해 경쟁관계에 있는 빵집의 이미지를 깎아내려 자신의 가게매출을 높이기 위해서였습니다.

<녹취>김모 씨(빵집 주인):"일단 쥐를 넣은 건 제가 맞구요. 약간의 타격만 줄 생각으로 만든 일이었는데 너무 일파만파 커져서..."

김씨는 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커지자 집에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씨는 또 목숨을 끊기 위해 유서까지 준비했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초기부터 자작극 논란이 제기됐는데, 경찰이 쉽게 밝혀내지 못한 이유는 뭡니까?

<답변>
김씨의 범행이 매우 치밀하고 계획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김씨는 죽은 쥐를 우연히 발견한 뒤, 충동적으로 시작한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죽은 쥐를 가게 냉장고에 보관하던 김씨는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뒤 혼자서 이른바' 쥐 식빵'을 만들었습니다.

<녹취> 김○○ (빵집 주인):"반죽 누를 때요. 같이 그냥 밑에 말려 들어갈 수 있게 쥐를 넣어서…"

뒤이어 자신의 아들에게 경쟁 빵집에서 빵을 사오게 해 이 빵집의 영수증까지 확보했습니다.

김씨는 빵에 들어있는 쥐와 영수증 사진을 찍어 동네 PC방에서 경쟁 빵집의 빵이라며 인터넷 게시판에 올립니다.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만든 아이디까지 사용하면서 한동안 자신의 신분 노출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녹취> 김○○ (빵집 주인):"옆자리에 이상한 쪽지 같은 게 있었어요. 주민번호하고 이름이 쓰여있더라고요."

<질문>
김씨가 오늘 밤 경찰에 자진출석했다면서요.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까?

<답변>
네, 모든 것을 시인한 김씨가 오늘 밤 8시 반쯤 경찰에 자진 출석함에 따라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는데요.

경찰에 출석한 김씨는 인터뷰 당시와는 달리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습니다.

경찰은 조사 이후 김씨를 귀가시킨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식 결과가 나오는 대로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결정할 예정입니다.

<질문>
소비자 피해를 핑계로 악의적 민원을 제기하는 사례가 반복되는데, 이 같은 행동이 소비자들에게도 피해라는데 어떤 이유입니까?

<답변>
네, 이런 두 얼굴을 가진 사람들을 '블랙 컨슈머'라고 하는데요.

이번 사건은 점포 간 과당 경쟁에서 시작되긴 했지만 그 수법은 블랙 컨슈머를 모방한 것이 특이한 점입니다.

지난 2008년에는 한 남성이 단팥 빵에서 지렁이가 나왔다고 신고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민원을 제기했던 송 모씨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송모 씨(2008년 5월):"제가 빵을 한입 베어 물었고 이물질같은 경우는 그 상태로 입에 같이..."

이 남성은 식품회사에 돈을 요구했지만 자작극으로 밝혀지면서 사기죄로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미국에서도 패스트푸드점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는데, 보상금을 노린 자작극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런 식으로 한번 손상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려면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결국 그 피해가 소비자들에게도 돌아가는 셈입니다.

블랙 컨슈머의 불필요한 민원 제기와 식품 이물질 사고를 막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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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쥐 식빵’ 자작극 확인
    • 입력 2010-12-30 23:2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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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식빵에 죽은 쥐를 넣은 이른바 쥐식빵 사건은 자작극인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충동적으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범행 과정은 치밀하고 계획적이었습니다. 취재기자 나왔습니다. <질문> 김종수 기자, 건너편 빵집 주인 자작극이 아니라고 강변하더니 결국 시인했군요? <답변> 네, '쥐 식빵' 논란은 지난 23일 새벽 빵 안에서 쥐가 나왔다는 사진과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시작됐습니다. 이어서 글을 올린 사람이 경쟁 빵집 사장 김 모씨로 확인되면서 논란은 자작극 의혹으로 확대됐는데요. 그동안 줄곧 의혹을 부인하던 김 씨가 오늘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문제의 빵은 자신이 만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근처에 위치해 경쟁관계에 있는 빵집의 이미지를 깎아내려 자신의 가게매출을 높이기 위해서였습니다. <녹취>김모 씨(빵집 주인):"일단 쥐를 넣은 건 제가 맞구요. 약간의 타격만 줄 생각으로 만든 일이었는데 너무 일파만파 커져서..." 김씨는 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커지자 집에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씨는 또 목숨을 끊기 위해 유서까지 준비했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초기부터 자작극 논란이 제기됐는데, 경찰이 쉽게 밝혀내지 못한 이유는 뭡니까? <답변> 김씨의 범행이 매우 치밀하고 계획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김씨는 죽은 쥐를 우연히 발견한 뒤, 충동적으로 시작한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죽은 쥐를 가게 냉장고에 보관하던 김씨는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뒤 혼자서 이른바' 쥐 식빵'을 만들었습니다. <녹취> 김○○ (빵집 주인):"반죽 누를 때요. 같이 그냥 밑에 말려 들어갈 수 있게 쥐를 넣어서…" 뒤이어 자신의 아들에게 경쟁 빵집에서 빵을 사오게 해 이 빵집의 영수증까지 확보했습니다. 김씨는 빵에 들어있는 쥐와 영수증 사진을 찍어 동네 PC방에서 경쟁 빵집의 빵이라며 인터넷 게시판에 올립니다.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만든 아이디까지 사용하면서 한동안 자신의 신분 노출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녹취> 김○○ (빵집 주인):"옆자리에 이상한 쪽지 같은 게 있었어요. 주민번호하고 이름이 쓰여있더라고요." <질문> 김씨가 오늘 밤 경찰에 자진출석했다면서요.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까? <답변> 네, 모든 것을 시인한 김씨가 오늘 밤 8시 반쯤 경찰에 자진 출석함에 따라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는데요. 경찰에 출석한 김씨는 인터뷰 당시와는 달리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습니다. 경찰은 조사 이후 김씨를 귀가시킨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식 결과가 나오는 대로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결정할 예정입니다. <질문> 소비자 피해를 핑계로 악의적 민원을 제기하는 사례가 반복되는데, 이 같은 행동이 소비자들에게도 피해라는데 어떤 이유입니까? <답변> 네, 이런 두 얼굴을 가진 사람들을 '블랙 컨슈머'라고 하는데요. 이번 사건은 점포 간 과당 경쟁에서 시작되긴 했지만 그 수법은 블랙 컨슈머를 모방한 것이 특이한 점입니다. 지난 2008년에는 한 남성이 단팥 빵에서 지렁이가 나왔다고 신고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민원을 제기했던 송 모씨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송모 씨(2008년 5월):"제가 빵을 한입 베어 물었고 이물질같은 경우는 그 상태로 입에 같이..." 이 남성은 식품회사에 돈을 요구했지만 자작극으로 밝혀지면서 사기죄로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미국에서도 패스트푸드점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는데, 보상금을 노린 자작극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런 식으로 한번 손상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려면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결국 그 피해가 소비자들에게도 돌아가는 셈입니다. 블랙 컨슈머의 불필요한 민원 제기와 식품 이물질 사고를 막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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