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최대 폭설…‘무너지고 막히고’ 피해 커

입력 2011.01.04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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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북 동해안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차량 사고가 잇따르고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지자체의 늑장대응으로 제설작업이 더디게 진행돼 출근길 시민들은 홍역을 치렀습니다.

포항방송국 연결합니다.

윤나경기자.

<질문> 기록적 폭설에 포항시민들 놀라신 듯 한데 출근길 상황부터 전해주시죠?

<답변>

네,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경북 동해안 지역엔 밤사이 도로가 꽁꽁 얼어붙어 출근길 큰 혼잡이 빚어졌습니다.

운전자들은 빙판으로 변한 도로위에서 제 속도를 내지못하고 거북이 운전을 했습니다.

폭설에 대중교통도 발목이 잡혔습니다.

버스가 제때 오지 못해 지각사태가 속출했고, 겨우 도착한 버스도 대부분 승객이 만원인 상태로 도착했습니다.

<인터뷰>민신영(포항시 대도동): "지금 버스를 한시간째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안와서 출근을 못하고 있네요."

답답한 마음에 대부분의 시민들은 눈길을 걸어 출근을 했는데요.

눈으로 덮혀 차도와 인도가 구분이 되지 않아 차와 뒤섞여 걸어야 하는 위험한 상황도 이어졌습니다.

특히, 인력과 장비 부족 등으로 도로 제설작업이 마무리 되지 못해 내일 아침 출근길도 오늘과 같은 큰 혼잡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질문> 빙판길 교통사고도 속출했다고요?

<답변>

네, 예상치못한 기록적인 폭설에 교통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오늘 새벽 6시 반쯤, 부산-울산 고속도로에서 50살 박모 씨의 승용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갓길에 세워져 있던 승용차 석 대를 들이받았습니다.

이 사고로 갓길에 서있던 25살 박모 씨 등 2명이 숨졌습니다.

<인터뷰> 김수흥(사고 목격자): "트럭운전자랑 얘기하는데 사이로 차가 미끄러지면서 들어와서 사람을 친 거죠."

경남 밀양에서는 47살 황모씨가 몰던 승용차와 52살 김모씨가 몰던 18톤 화물차가 정면 충돌해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습니다.

경남 양산의 한 스키장 인근 도로에서는 제설 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차량 수십 대가 도로에 갖혀 4시간 가까이 고립되기도 했습니다.

농작물 피해도 컸는데요.

경북 포항시 동해면과 청림동 일대 비닐하우스 2700여 동이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고 시금치와 부추 백십여 핵타르가 냉해피해를 입었습니다.

피해농가는 250여 농가, 피해액은 42억원에 달합니다.

<인터뷰> 김이수(시금치 재배 농민): "지금 완전히 100% 다 무너졌습니다. 작물도 못쓰고,하우스가 무너져 버렸기 때문에."

또, 동해안 최대 규모의 어시장인 죽도 어시장도 위판장 지붕과 오천읍 재래시장 비가림 시설이 폭설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포항 철강 공단은 길이 얼어붙어 사고 위험이 높자 제품 출하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포항 눈 잘안오는데 잖아요 왜 이렇게 눈이 많이 온 겁니까?

<답변>

네, 이번 폭설의 원인은 경북 동해안 지역에 예상치 못했던 강한 비구름대가 갑자기 형성됐기 때문입니다.

포항 등 동해안 지역이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든 상태에서 북동 기류가 정체되면서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것인데요.

평소 눈이 잘 내리지 않는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리다 보니 대응이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하루 전에 10센터미터가 넘는 적설량이 예고됐음에도 불구하고 포항시가 초기에 확보한 전문제설기는 고작 10대에 불과했습니다.

염화칼슘도 200여 포대밖에 확보가 안된 상태에서 제설작업을 시작하다보니 기록적인 폭설에 대비하기엔 크게 역부족이었습니다.

<녹취>포항시청 관계자: "치워도 치워도 계속 내리니까 치우는데 한계가 있다."

또한, 폭설이 쏟아지기 시작한 상황에서 포항시는 전 직원이 한 시간 가까이 진행된 시무식에 참석하면서 초기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더우기 박승호 포항시장은 어제 오후 폭설로 도심이 거의 마비된 상황에서도 대구에서 열리는 신년 교례회에 참석하기 위해 출타해, 재난상황에 현장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포항에서 KBS 뉴스 윤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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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 최대 폭설…‘무너지고 막히고’ 피해 커
    • 입력 2011-01-04 23: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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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북 동해안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차량 사고가 잇따르고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지자체의 늑장대응으로 제설작업이 더디게 진행돼 출근길 시민들은 홍역을 치렀습니다. 포항방송국 연결합니다. 윤나경기자. <질문> 기록적 폭설에 포항시민들 놀라신 듯 한데 출근길 상황부터 전해주시죠? <답변> 네,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경북 동해안 지역엔 밤사이 도로가 꽁꽁 얼어붙어 출근길 큰 혼잡이 빚어졌습니다. 운전자들은 빙판으로 변한 도로위에서 제 속도를 내지못하고 거북이 운전을 했습니다. 폭설에 대중교통도 발목이 잡혔습니다. 버스가 제때 오지 못해 지각사태가 속출했고, 겨우 도착한 버스도 대부분 승객이 만원인 상태로 도착했습니다. <인터뷰>민신영(포항시 대도동): "지금 버스를 한시간째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안와서 출근을 못하고 있네요." 답답한 마음에 대부분의 시민들은 눈길을 걸어 출근을 했는데요. 눈으로 덮혀 차도와 인도가 구분이 되지 않아 차와 뒤섞여 걸어야 하는 위험한 상황도 이어졌습니다. 특히, 인력과 장비 부족 등으로 도로 제설작업이 마무리 되지 못해 내일 아침 출근길도 오늘과 같은 큰 혼잡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질문> 빙판길 교통사고도 속출했다고요? <답변> 네, 예상치못한 기록적인 폭설에 교통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오늘 새벽 6시 반쯤, 부산-울산 고속도로에서 50살 박모 씨의 승용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갓길에 세워져 있던 승용차 석 대를 들이받았습니다. 이 사고로 갓길에 서있던 25살 박모 씨 등 2명이 숨졌습니다. <인터뷰> 김수흥(사고 목격자): "트럭운전자랑 얘기하는데 사이로 차가 미끄러지면서 들어와서 사람을 친 거죠." 경남 밀양에서는 47살 황모씨가 몰던 승용차와 52살 김모씨가 몰던 18톤 화물차가 정면 충돌해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습니다. 경남 양산의 한 스키장 인근 도로에서는 제설 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차량 수십 대가 도로에 갖혀 4시간 가까이 고립되기도 했습니다. 농작물 피해도 컸는데요. 경북 포항시 동해면과 청림동 일대 비닐하우스 2700여 동이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고 시금치와 부추 백십여 핵타르가 냉해피해를 입었습니다. 피해농가는 250여 농가, 피해액은 42억원에 달합니다. <인터뷰> 김이수(시금치 재배 농민): "지금 완전히 100% 다 무너졌습니다. 작물도 못쓰고,하우스가 무너져 버렸기 때문에." 또, 동해안 최대 규모의 어시장인 죽도 어시장도 위판장 지붕과 오천읍 재래시장 비가림 시설이 폭설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포항 철강 공단은 길이 얼어붙어 사고 위험이 높자 제품 출하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포항 눈 잘안오는데 잖아요 왜 이렇게 눈이 많이 온 겁니까? <답변> 네, 이번 폭설의 원인은 경북 동해안 지역에 예상치 못했던 강한 비구름대가 갑자기 형성됐기 때문입니다. 포항 등 동해안 지역이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든 상태에서 북동 기류가 정체되면서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것인데요. 평소 눈이 잘 내리지 않는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리다 보니 대응이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하루 전에 10센터미터가 넘는 적설량이 예고됐음에도 불구하고 포항시가 초기에 확보한 전문제설기는 고작 10대에 불과했습니다. 염화칼슘도 200여 포대밖에 확보가 안된 상태에서 제설작업을 시작하다보니 기록적인 폭설에 대비하기엔 크게 역부족이었습니다. <녹취>포항시청 관계자: "치워도 치워도 계속 내리니까 치우는데 한계가 있다." 또한, 폭설이 쏟아지기 시작한 상황에서 포항시는 전 직원이 한 시간 가까이 진행된 시무식에 참석하면서 초기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더우기 박승호 포항시장은 어제 오후 폭설로 도심이 거의 마비된 상황에서도 대구에서 열리는 신년 교례회에 참석하기 위해 출타해, 재난상황에 현장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포항에서 KBS 뉴스 윤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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