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도 정동기 사퇴 촉구…곧 사퇴할 듯

입력 2011.01.10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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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곧 자진 사퇴할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조차 사퇴를 압박하면서 사면 초가에 직면했습니다.

정치외교부 곽희섭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정 후보자가 오늘 입장을 밝혔죠? 곧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고요?

<답변>

정동기 후보자는 오늘 퇴근길에 조만간 거취를 밝히겠다는 뜻을 내비췄습니다.

한나라당이 자진 사퇴를 촉구하자 오늘 하루 종일 후보자 사무실에 머물면서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먼저 정 후보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정동기(감사원장 후보자): "(거취 결정했나요? 입장 간단히 말씀?) "나중에 얘기할게요"
(아직 거취 결정 안했나요) "..."

정 후보자는 또 기자들이 언제 사퇴할 것이냐, 청문회까지 가냐고 물었더니, "그렇게까지 멀리 나갈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퇴는 결심했지만, 아직 사퇴시기는 결정하지 못한 것입니다.

청와대는 사퇴시기 등에 대한 결정을 정 후보자에게 맡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정 후보자가 곧바로 물러날 경우 그동안 제기된 여러 문제점들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정 후보자 개인이나 임명권자 모두에게 부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정 후보자는 정치권 움직임 등을 좀더 지켜본 뒤에 이르면 내일쯤 사퇴를 공식화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질문> 그런데 오늘 한나라당의 사퇴 촉구 청와대와 조율이 됐다고 합니까?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 아닙니까?

<답변>

네, 한나라당은 오늘 최고위원회의에서 해외에 있는 김무성 원내대표까지 9명 최고위원 모두의 의견을 물어 정 후보자를 부적격으로 결론 내리고 자진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안형환 대변인 말 입니다.

<녹취> 안형환(한나라당 대변인): "정 후보자는 스스로 거취 결정하는 것이 국민 뜻 따르는 것이고 그것이 이 정부와 대통령 위하는 것이라고 안상수 대표는 말했다."

최고위원들이 주말동안 여론을 점검한 결과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입니다.

여당이 반대하면 정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국회를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오늘 사퇴 촉구는 사실상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한 도전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질문> 이런 여당과 청와대간 기싸움, 배경은 무엇입니까?

<답변>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은 사퇴 촉구 발표 직전에 청와대 정진석 정무수석에 당의 결정을 전했습니다.

보고를 받은 이 대통령도 적잖게 놀란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에 정 후보자에 대한 반대 기류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급작스레 사퇴를 촉구할 지는 예측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청와대 내부 회의 결과 정동기 후보자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바꿔말하면 사실상 당의 의견을 수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홍상표 홍보수석은 당도 인사 문제에 의견을 낼 수 있지만, 책임있는 집권 여당으로서 의견을 내는 절차와 방식이 부적절했다며 강한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질문> 이런 여당과 청와대간 기싸움, 배경은 무엇입니까?

<답변>

무엇보다 한나라당이 선거를 의식해 악재는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지금까지 청와대와 한나라당 지도부는 정 후보자에 대한 야당 공세에 대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그러나 국민 여론은 정 후보자가 7개월에 7억 원을 벌고 청와대 수석에서 감사원장으로 옮기는 것에 대해 용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뒤 늦게 파악한 겁니다.

당장 4월 재보선을 시작으로 본격화할 선거 정국의 민심을 의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강경한 선택을 했다는 것입니다.

또 지금 사퇴하지 않고 버티다간 현 정부의 권력누수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상황 인식도 한몫 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야당이 정 후보자가 민정수석 시절에 있었던 민간인 불법사찰을 쟁점화하며 정국 주도권 확보에 나서려는 움직임도 변수가 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런 당청간의 갈등 기류가 더욱 고조될 것이란 시각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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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당도 정동기 사퇴 촉구…곧 사퇴할 듯
    • 입력 2011-01-10 23: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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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곧 자진 사퇴할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조차 사퇴를 압박하면서 사면 초가에 직면했습니다. 정치외교부 곽희섭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정 후보자가 오늘 입장을 밝혔죠? 곧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고요? <답변> 정동기 후보자는 오늘 퇴근길에 조만간 거취를 밝히겠다는 뜻을 내비췄습니다. 한나라당이 자진 사퇴를 촉구하자 오늘 하루 종일 후보자 사무실에 머물면서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먼저 정 후보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정동기(감사원장 후보자): "(거취 결정했나요? 입장 간단히 말씀?) "나중에 얘기할게요" (아직 거취 결정 안했나요) "..." 정 후보자는 또 기자들이 언제 사퇴할 것이냐, 청문회까지 가냐고 물었더니, "그렇게까지 멀리 나갈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퇴는 결심했지만, 아직 사퇴시기는 결정하지 못한 것입니다. 청와대는 사퇴시기 등에 대한 결정을 정 후보자에게 맡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정 후보자가 곧바로 물러날 경우 그동안 제기된 여러 문제점들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정 후보자 개인이나 임명권자 모두에게 부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정 후보자는 정치권 움직임 등을 좀더 지켜본 뒤에 이르면 내일쯤 사퇴를 공식화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질문> 그런데 오늘 한나라당의 사퇴 촉구 청와대와 조율이 됐다고 합니까?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 아닙니까? <답변> 네, 한나라당은 오늘 최고위원회의에서 해외에 있는 김무성 원내대표까지 9명 최고위원 모두의 의견을 물어 정 후보자를 부적격으로 결론 내리고 자진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안형환 대변인 말 입니다. <녹취> 안형환(한나라당 대변인): "정 후보자는 스스로 거취 결정하는 것이 국민 뜻 따르는 것이고 그것이 이 정부와 대통령 위하는 것이라고 안상수 대표는 말했다." 최고위원들이 주말동안 여론을 점검한 결과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입니다. 여당이 반대하면 정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국회를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오늘 사퇴 촉구는 사실상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한 도전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질문> 이런 여당과 청와대간 기싸움, 배경은 무엇입니까? <답변>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은 사퇴 촉구 발표 직전에 청와대 정진석 정무수석에 당의 결정을 전했습니다. 보고를 받은 이 대통령도 적잖게 놀란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에 정 후보자에 대한 반대 기류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급작스레 사퇴를 촉구할 지는 예측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청와대 내부 회의 결과 정동기 후보자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바꿔말하면 사실상 당의 의견을 수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홍상표 홍보수석은 당도 인사 문제에 의견을 낼 수 있지만, 책임있는 집권 여당으로서 의견을 내는 절차와 방식이 부적절했다며 강한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질문> 이런 여당과 청와대간 기싸움, 배경은 무엇입니까? <답변> 무엇보다 한나라당이 선거를 의식해 악재는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지금까지 청와대와 한나라당 지도부는 정 후보자에 대한 야당 공세에 대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그러나 국민 여론은 정 후보자가 7개월에 7억 원을 벌고 청와대 수석에서 감사원장으로 옮기는 것에 대해 용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뒤 늦게 파악한 겁니다. 당장 4월 재보선을 시작으로 본격화할 선거 정국의 민심을 의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강경한 선택을 했다는 것입니다. 또 지금 사퇴하지 않고 버티다간 현 정부의 권력누수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상황 인식도 한몫 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야당이 정 후보자가 민정수석 시절에 있었던 민간인 불법사찰을 쟁점화하며 정국 주도권 확보에 나서려는 움직임도 변수가 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런 당청간의 갈등 기류가 더욱 고조될 것이란 시각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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