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석, 아픔 털고 “내 자리 찾겠다”

입력 2011.01.2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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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제가 있었던 자리로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단거리 종목은 이강석(26.의정부시청)의 이름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남자 5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1992년 김윤만 이후 14년 만에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에 메달을 안겨 '르네상스'를 열었던 주인공도 이강석이었고,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500m에서 우승해 1996년 제갈성렬 이후 11년 만에 단거리 정상에 오른 것도 그였다.

그러나 2월 열린 동계올림픽이 운명을 바꿔놓았다.

당시에도 금메달 후보로 꼽혔던 이강석은 정빙기가 고장 나는 사고로 경기가 지연되면서 리듬을 잃는 바람에 4위에 머물렀고, 그 사이 후배 모태범(22.한국체대)이 우승하면서 '2인자'로 밀려나고 말았다.

지난주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린 세계 스프린트 선수권대회에도 이강석은 출전하지 않았고, 대신 이규혁(33.서울시청)과 모태범이 출전해 1, 2위를 나눠 가졌다.

아쉬운 한 해를 보냈지만, 이강석의 눈빛은 여전히 차분했다.

제7회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개막을 이틀 앞둔 28일 아스타나 실내스케이트장에서 몸을 풀던 이강석은 "스프린트 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허리를 삐끗해서 감독님과 상의해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은 꾸준히 재활해 나아졌다"라고 말했다.

4년 만에 다시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은 이강석은 "2007년에도 올림픽 메달을 따고 나서 대회에 나서느라 부담감이 있었는데, 올해는 올림픽에서 주춤했던 기억 때문에 또 부담스럽다"고 웃으면서 "원래 내 자리로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강석의 '원래 자리'는 당연히 남자 500m 금메달이다.

이강석은 "500m는 변수가 많아 당일 컨디션이 많이 좌우한다. 어떤 변수가 튀어나올지 모르지만, 올림픽 때와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진다면 침착하게 대응하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신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매년 조금씩 성숙하는 것을 느낀다는 이강석은 "단거리일수록 침착하게 생각하면서 뛰어야 한다. 출발 총성이 울리는 순간 숙지해 둔 움직임대로 기계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한 번이라도 실수가 나오면 뒤처진다. 만회할 수 있는 구간이 없어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이강석의 목표는 이번 대회에 이어 종별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500m 정상에 올라 '왕의 귀환'을 알리는 것이다.

이강석은 "내가 한국 선수 중에서는 유일하게 종별선수권에서 두 차례 우승했다. 정말 명예롭게 생각하는 기록이다. 반드시 세 번째 우승을 달성해 정상에 복귀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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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강석, 아픔 털고 “내 자리 찾겠다”
    • 입력 2011-01-29 16:46:05
    연합뉴스
"원래 제가 있었던 자리로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단거리 종목은 이강석(26.의정부시청)의 이름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남자 5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1992년 김윤만 이후 14년 만에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에 메달을 안겨 '르네상스'를 열었던 주인공도 이강석이었고,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500m에서 우승해 1996년 제갈성렬 이후 11년 만에 단거리 정상에 오른 것도 그였다. 그러나 2월 열린 동계올림픽이 운명을 바꿔놓았다. 당시에도 금메달 후보로 꼽혔던 이강석은 정빙기가 고장 나는 사고로 경기가 지연되면서 리듬을 잃는 바람에 4위에 머물렀고, 그 사이 후배 모태범(22.한국체대)이 우승하면서 '2인자'로 밀려나고 말았다. 지난주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린 세계 스프린트 선수권대회에도 이강석은 출전하지 않았고, 대신 이규혁(33.서울시청)과 모태범이 출전해 1, 2위를 나눠 가졌다. 아쉬운 한 해를 보냈지만, 이강석의 눈빛은 여전히 차분했다. 제7회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개막을 이틀 앞둔 28일 아스타나 실내스케이트장에서 몸을 풀던 이강석은 "스프린트 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허리를 삐끗해서 감독님과 상의해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은 꾸준히 재활해 나아졌다"라고 말했다. 4년 만에 다시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은 이강석은 "2007년에도 올림픽 메달을 따고 나서 대회에 나서느라 부담감이 있었는데, 올해는 올림픽에서 주춤했던 기억 때문에 또 부담스럽다"고 웃으면서 "원래 내 자리로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강석의 '원래 자리'는 당연히 남자 500m 금메달이다. 이강석은 "500m는 변수가 많아 당일 컨디션이 많이 좌우한다. 어떤 변수가 튀어나올지 모르지만, 올림픽 때와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진다면 침착하게 대응하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신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매년 조금씩 성숙하는 것을 느낀다는 이강석은 "단거리일수록 침착하게 생각하면서 뛰어야 한다. 출발 총성이 울리는 순간 숙지해 둔 움직임대로 기계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한 번이라도 실수가 나오면 뒤처진다. 만회할 수 있는 구간이 없어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이강석의 목표는 이번 대회에 이어 종별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500m 정상에 올라 '왕의 귀환'을 알리는 것이다. 이강석은 "내가 한국 선수 중에서는 유일하게 종별선수권에서 두 차례 우승했다. 정말 명예롭게 생각하는 기록이다. 반드시 세 번째 우승을 달성해 정상에 복귀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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