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중동 민주화 도미노 대비해야

입력 2011.01.31 (07:21) 수정 2011.01.3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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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 객원 해설위원]

새해 들어 아랍권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북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 시민혁명이 인근 아랍권 국가들로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은 대통령을 몰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웃나라 알제리와 이집트 그리고 예멘에서도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왕정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까지도 예외가 아닙니다. 아랍의 독재정권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수일간 중동의 최대 정치 강국 이집트의 상황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습니다. 시위대와 정부당국이 충돌하면서 이미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천 명이 다쳤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금융기관, 대형할인마트는 물론 박물관까지 약탈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30년을 통치해온 무바라크 정권이 최대위기를 맞고 있는 것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더딘 민주화를 보여주던 중동에서 풀뿌리 시민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일단 환영할 일입니다. 아랍권은 ‘죽어야 바뀌는 정권’이라 불릴 정도로 정권교체가 일어나지 않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왕정은 차치하고 공화정에서도 군부를 등에 업은 독재자가 수십 년간 집권해 왔습니다. 시리아에서는 북한과 마찬가지로 아들이 아버지에 이어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집트, 예멘, 리비아 등에서도 권력세습 준비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장기간의 독재와 억압 그리고 권력세습 시도, 기득권층의 부패, 물가상승으로 인한 생활고가 이번 아랍권 민주화 열풍의 원인입니다. 민주화과정을 우리도 이미 겪어본 까닭에 저들의 민주화 열망에 공감이 가는 바입니다.

보다 자유로운 세상, 공정하고 소통하는 사회로 나아가려는 아랍인들에게 인도적 차원에서 지지를 보내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 아랍권 민주화 봉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튀니지의 경우 대통령 축출에도 불구하고 혼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집트 등 다른 국가에서도 유혈사태와 더불어 약탈 등의 무정부 상태가 발생할 조짐이 보이며 피해가 우리에까지 미치고 있습니다.

이달 중순 리비아의 한국기업 공사현장이 습격을 당하는 사건이 그 한 예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위기관리와 교민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각국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여행 제한, 교민 소개 등의 조치를 제 때에 취해야 합니다. 더불어 우리 기업들도 안전조치를 취하고 상황에 따른 적절한 사업계획을 추진해야 합니다.

중동은 우리의 최대 에너지 공급처이자 최대 플랜트 수주지역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약 400억 달러에 달하는 플랜트 사업을 계약했습니다.

교역과 경제 관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안전을 추구하는 정부와 기업의 신중한 대책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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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중동 민주화 도미노 대비해야
    • 입력 2011-01-31 07:21:34
    • 수정2011-01-31 09: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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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 객원 해설위원] 새해 들어 아랍권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북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 시민혁명이 인근 아랍권 국가들로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은 대통령을 몰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웃나라 알제리와 이집트 그리고 예멘에서도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왕정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까지도 예외가 아닙니다. 아랍의 독재정권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수일간 중동의 최대 정치 강국 이집트의 상황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습니다. 시위대와 정부당국이 충돌하면서 이미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천 명이 다쳤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금융기관, 대형할인마트는 물론 박물관까지 약탈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30년을 통치해온 무바라크 정권이 최대위기를 맞고 있는 것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더딘 민주화를 보여주던 중동에서 풀뿌리 시민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일단 환영할 일입니다. 아랍권은 ‘죽어야 바뀌는 정권’이라 불릴 정도로 정권교체가 일어나지 않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왕정은 차치하고 공화정에서도 군부를 등에 업은 독재자가 수십 년간 집권해 왔습니다. 시리아에서는 북한과 마찬가지로 아들이 아버지에 이어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집트, 예멘, 리비아 등에서도 권력세습 준비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장기간의 독재와 억압 그리고 권력세습 시도, 기득권층의 부패, 물가상승으로 인한 생활고가 이번 아랍권 민주화 열풍의 원인입니다. 민주화과정을 우리도 이미 겪어본 까닭에 저들의 민주화 열망에 공감이 가는 바입니다. 보다 자유로운 세상, 공정하고 소통하는 사회로 나아가려는 아랍인들에게 인도적 차원에서 지지를 보내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 아랍권 민주화 봉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튀니지의 경우 대통령 축출에도 불구하고 혼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집트 등 다른 국가에서도 유혈사태와 더불어 약탈 등의 무정부 상태가 발생할 조짐이 보이며 피해가 우리에까지 미치고 있습니다. 이달 중순 리비아의 한국기업 공사현장이 습격을 당하는 사건이 그 한 예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위기관리와 교민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각국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여행 제한, 교민 소개 등의 조치를 제 때에 취해야 합니다. 더불어 우리 기업들도 안전조치를 취하고 상황에 따른 적절한 사업계획을 추진해야 합니다. 중동은 우리의 최대 에너지 공급처이자 최대 플랜트 수주지역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약 400억 달러에 달하는 플랜트 사업을 계약했습니다. 교역과 경제 관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안전을 추구하는 정부와 기업의 신중한 대책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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