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북한산 콘도 호화 아파트 둔갑

입력 2011.02.07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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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컨벤션 산업을 키운다며 시민휴식처인 북한산에 콘도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KBS가 취재해보니 분양가만 수십억원. 사실상의 '호화 아파트'였습니다.

최건일 기자가 현장 고발합니다.

<리포트>

세계적으로도 드문 도심 속 자연공원, 북한산.

가장 많은 탐방객이 찾는 국립공원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이 북한산에, 지금 호화 콘도 공사가 한창입니다.

3년 전 서울시가 컨벤션 산업 육성을 위해 국제회의장과 부대 시설을 지으라며 사업 계획을 승인해준 데 따른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엔 3백 석 규모의 회의실 하나뿐, 나머지 신축 건물 14동은 모두 고급 콘도입니다.

3백 20여 객실 대부분 2백 제곱미터 규모, 가장 넓은 곳은 5백 제곱미터에 예상 분양가만 40억 원이 넘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콘도가 일반인의 출입이 불가능한 사실상 개인 아파트라는 점입니다.

사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입장이 되지 않는 모델하우스입니다.

부엌에는 최고급 대형 냉장고가 비치돼 있고, 가구는 모두 수입품입니다.

북한산이 바라보이는 발코니 욕실과 드레스 룸, 대형 회의실까지 갖췄습니다.

연간 사용 가능 일수를 물었더니 시행사 측은 뜻밖에도, 콘도가 아닌 주택이라고 합니다.

<녹취> 시행사 관계자 : "저희는 그런(콘도) 개념의 객실은 없습니다. 다 (혼자) 쓰신다고 보셔야 되고요."

세금도 피할 수 있다고 자랑합니다.

<녹취> 시행사 관계자 : "1가구 2주택에 해당이 안 되기 때문에 중과세를 안 맞고요. 증여세 부분에서도 절약을 하실 수 있고요."

관할구청은 허가 당시부터 이런 편법 운영을 우려했지만 현재로썬 제재할 수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강북구청 관계자 : "허가 내주면서도 걱정한 사항이에요. 이게 아파트 되면 어떻게 하느냐고 하면서까지 잠이 안 온다고 한 정도로 우리도 걱정한 사항인데..."

이처럼, 허가 목적과 다른 사실상의 호화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지만, 서울시는 5층에서 7층으로 건축물 높이 제한을 완화해주고, 수도방위사령부도 28미터의 고도제한 위반을 허용해줘 특혜의혹까지 일고 있습니다.

일부 부유층만을 위한 호화 아파트가, 북한산 기슭에 슬그머니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최건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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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북한산 콘도 호화 아파트 둔갑
    • 입력 2011-02-07 2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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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컨벤션 산업을 키운다며 시민휴식처인 북한산에 콘도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KBS가 취재해보니 분양가만 수십억원. 사실상의 '호화 아파트'였습니다. 최건일 기자가 현장 고발합니다. <리포트> 세계적으로도 드문 도심 속 자연공원, 북한산. 가장 많은 탐방객이 찾는 국립공원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이 북한산에, 지금 호화 콘도 공사가 한창입니다. 3년 전 서울시가 컨벤션 산업 육성을 위해 국제회의장과 부대 시설을 지으라며 사업 계획을 승인해준 데 따른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엔 3백 석 규모의 회의실 하나뿐, 나머지 신축 건물 14동은 모두 고급 콘도입니다. 3백 20여 객실 대부분 2백 제곱미터 규모, 가장 넓은 곳은 5백 제곱미터에 예상 분양가만 40억 원이 넘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콘도가 일반인의 출입이 불가능한 사실상 개인 아파트라는 점입니다. 사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입장이 되지 않는 모델하우스입니다. 부엌에는 최고급 대형 냉장고가 비치돼 있고, 가구는 모두 수입품입니다. 북한산이 바라보이는 발코니 욕실과 드레스 룸, 대형 회의실까지 갖췄습니다. 연간 사용 가능 일수를 물었더니 시행사 측은 뜻밖에도, 콘도가 아닌 주택이라고 합니다. <녹취> 시행사 관계자 : "저희는 그런(콘도) 개념의 객실은 없습니다. 다 (혼자) 쓰신다고 보셔야 되고요." 세금도 피할 수 있다고 자랑합니다. <녹취> 시행사 관계자 : "1가구 2주택에 해당이 안 되기 때문에 중과세를 안 맞고요. 증여세 부분에서도 절약을 하실 수 있고요." 관할구청은 허가 당시부터 이런 편법 운영을 우려했지만 현재로썬 제재할 수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강북구청 관계자 : "허가 내주면서도 걱정한 사항이에요. 이게 아파트 되면 어떻게 하느냐고 하면서까지 잠이 안 온다고 한 정도로 우리도 걱정한 사항인데..." 이처럼, 허가 목적과 다른 사실상의 호화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지만, 서울시는 5층에서 7층으로 건축물 높이 제한을 완화해주고, 수도방위사령부도 28미터의 고도제한 위반을 허용해줘 특혜의혹까지 일고 있습니다. 일부 부유층만을 위한 호화 아파트가, 북한산 기슭에 슬그머니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최건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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