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팍팍, 인하 찔끔’ 기름값 파헤치기

입력 2011.02.11 (22:06) 수정 2011.02.11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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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제유가보다 국내유가가 오를 때 훨씬 빨리 오르고 내릴 때는 천천히 내린다는 이른바 비대칭성 문제를 놓고 정부와 정유업계 간의 논쟁이 뜨겁습니다.



한 시민단체가 조사해봤더니 국제유가가 87원 정도 오른 두 달간 정유사의 휘발유 공장도 가격은 93원 90전이나 올랐습니다.



국제 휘발유 값 오름폭보다 정유사가 공장도 가격을 더 많이 올렸다는 얘기입니다.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정부와 정유업계간에 공방을 김태형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더 잘 사는 나라의 기름값이 우리보다 더 싸다.



정부가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녹취> 윤증현(기획재정부 장관) : "세전 휘발유 상대 가격은 OECD 평균을 100으로 보면 우리는 113.25 내외,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항입니다."



실제로 석유공사의 유가 통계 자료를 보면, 세금을 제외한 고급휘발유 값은 OECD 22개 나라 가운데 우리나라가 두 번째로 높게 나옵니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는 국내에서 고급휘발유는 전체 매출의 1%도 안 되고 보통휘발유를 기준으로 하면 오히려 5% 정도 더 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정말로 돈을 많이 버는가도 논란입니다.



정부는 안정적인 사업을 하는 정유사들의 3%대 영업이익은 결코 작은 게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반면 정유사들은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8% 안팎이라며 많이 버는 게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경쟁이 치열한 주유소와 달리, 독과점 시장인 점을 이용해 정유업계가 경쟁을 회피하고, 나눠먹기식 영업을 하고 있다는 논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정유 회사 4개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해마다 비슷합니다.



한 정유회사의 투자설명서 "업계에 과당경쟁을 피하는(지양)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정부와 정유업계가 주거니받거니 기름값 논란을 이어가고 있지만,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소비자의 답답함만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태형입니다.



<앵커 멘트>



이런 가운데 정유업계를 강도 높게 비판했던 기획 재정부가 업체들의 편승 인상에 대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KBS가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의 분석 자료를 단독으로 입수했습니다.



보도에 최대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부가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것은 정유업계의 편승 인상 부분입니다.



KBS가 입수한 기획 재정부의 주요국 세전 휘발유 가격 분석 자료입니다.



2008년 12월 OECD 회원국의 세전 휘발유 평균값은 658원 50전, 올 1월엔 924원 90전으로 40.5%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우리나라 세전 휘발유 가격은 689원 80전에서 1046원 70전으로 51.7% 올랐습니다.



기획 재정부는 이를 정유업체들이 국제유가 상승을 틈타 더 많은 마진을 챙긴 단서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SK는 1년 전보다 7천9백억 원, S-OIL은 같은 기간 5천4백억 원 이상씩 영업 이익이 일제히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내 휘발유 값 상승폭과 지난해 정유업체들이 거둔 막대한 영업 이익 사이의 상관관계를 정밀 분석하고 있습니다.



기획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편승 인상을 통해 마진율을 확대했다고 의심할 만한 논리적 근거를 찾았다며 구체적인 추가 분석 결과에 따라서는 담합 여부 등에 대한 조사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이에 대해 석유협회는 특정 시점을 끊어서 휘발유 값을 비교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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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2-11 22:06:28
    • 수정2011-02-11 22: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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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제유가보다 국내유가가 오를 때 훨씬 빨리 오르고 내릴 때는 천천히 내린다는 이른바 비대칭성 문제를 놓고 정부와 정유업계 간의 논쟁이 뜨겁습니다.

한 시민단체가 조사해봤더니 국제유가가 87원 정도 오른 두 달간 정유사의 휘발유 공장도 가격은 93원 90전이나 올랐습니다.

국제 휘발유 값 오름폭보다 정유사가 공장도 가격을 더 많이 올렸다는 얘기입니다.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정부와 정유업계간에 공방을 김태형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더 잘 사는 나라의 기름값이 우리보다 더 싸다.

정부가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녹취> 윤증현(기획재정부 장관) : "세전 휘발유 상대 가격은 OECD 평균을 100으로 보면 우리는 113.25 내외,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항입니다."

실제로 석유공사의 유가 통계 자료를 보면, 세금을 제외한 고급휘발유 값은 OECD 22개 나라 가운데 우리나라가 두 번째로 높게 나옵니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는 국내에서 고급휘발유는 전체 매출의 1%도 안 되고 보통휘발유를 기준으로 하면 오히려 5% 정도 더 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정말로 돈을 많이 버는가도 논란입니다.

정부는 안정적인 사업을 하는 정유사들의 3%대 영업이익은 결코 작은 게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반면 정유사들은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8% 안팎이라며 많이 버는 게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경쟁이 치열한 주유소와 달리, 독과점 시장인 점을 이용해 정유업계가 경쟁을 회피하고, 나눠먹기식 영업을 하고 있다는 논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정유 회사 4개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해마다 비슷합니다.

한 정유회사의 투자설명서 "업계에 과당경쟁을 피하는(지양)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정부와 정유업계가 주거니받거니 기름값 논란을 이어가고 있지만,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소비자의 답답함만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태형입니다.

<앵커 멘트>

이런 가운데 정유업계를 강도 높게 비판했던 기획 재정부가 업체들의 편승 인상에 대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KBS가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의 분석 자료를 단독으로 입수했습니다.

보도에 최대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부가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것은 정유업계의 편승 인상 부분입니다.

KBS가 입수한 기획 재정부의 주요국 세전 휘발유 가격 분석 자료입니다.

2008년 12월 OECD 회원국의 세전 휘발유 평균값은 658원 50전, 올 1월엔 924원 90전으로 40.5%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우리나라 세전 휘발유 가격은 689원 80전에서 1046원 70전으로 51.7% 올랐습니다.

기획 재정부는 이를 정유업체들이 국제유가 상승을 틈타 더 많은 마진을 챙긴 단서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SK는 1년 전보다 7천9백억 원, S-OIL은 같은 기간 5천4백억 원 이상씩 영업 이익이 일제히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내 휘발유 값 상승폭과 지난해 정유업체들이 거둔 막대한 영업 이익 사이의 상관관계를 정밀 분석하고 있습니다.

기획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편승 인상을 통해 마진율을 확대했다고 의심할 만한 논리적 근거를 찾았다며 구체적인 추가 분석 결과에 따라서는 담합 여부 등에 대한 조사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이에 대해 석유협회는 특정 시점을 끊어서 휘발유 값을 비교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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