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부활 조짐 “태극마크 찾겠다”

입력 2011.02.1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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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이름값' 걸고 2014년 소치 올림픽 도전

"일단 무조건 올림픽에 다시 가야 하겠어요. 왜냐면…"

수년째 부활에 몸부림을 치는 왕년의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6.성남시청)는 아직도 자신에게 화가 덜 풀렸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3관왕에 올랐고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세계선수권대회를 5연패 하는 등 전설의 반열에 올랐기에 더 이룰 게 뭐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15일 동계 전국체육대회가 열리는 춘천의암빙상장에서 만난 그는 이 같은 물음에 정색하면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안현수는 "이렇게 운동을 끝내고 싶지는 않다"며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이고 떠나고 싶고,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은 다른 운동선수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한때 세계 최고의 선수로 이름을 날리다가 지금은 평범한 선수로 인식되는 게 참을 수 없는 수모라는 얘기로 들렸다.

안현수는 전성기를 달리던 2008년 1월 왼쪽 무릎뼈가 부서져 치료와 재활에 전념하면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재활 기간에 치러진 2009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고배를 들어 작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나가지 못했고 작년 선발전에서도 탈락해 올해 알마티-아스타나 아시안게임에 나가지 못했다.

안현수는 "10년 동안 운동하면서 키운 왼쪽 다리 근육이 부상 때문에 모두 빠져버렸다"며 "몸의 밸런스가 한순간에 모두 무너져 버렸고 짝다리 신세를 면치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러 신경을 쓰지 않고 훈련에 매진했지만 다른 부위에 통증이 와서 주사를 맞으며 뛰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선수생활에는 전혀 무리가 없지만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가다듬은 신체 균형이 흐트러지면서 미세한 기량 차가 승부를 가르는 선발전 등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안현수는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남자 일반부 1,500m와 3,000m를 뛰면서 부활의 조짐을 스스로 확인했다.

그는 전날 1,500m에서 폭발적인 역주를 선보이며 은메달을 따냈고 3,000m에서는 월등한 기량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소속 실업팀인 성남시청과 경기도를 빛냈다.

성적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안현수는 "경기를 하다가 보면 성적이 좋을 때 느낌이 좋지 않은 때가 있고 성적이 좋지 않아도 느낌이 좋을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느낌이 좋고 편안하게 레이스할 수 있었는데 이는 내 몸이 원하는 쪽으로 올라오고 있다는 신호"라고 조심스럽게 자신을 진단했다.

안현수는 "국가대표가 다시 되고 싶다"며 "어쨌든 나에게 중요한 것은 올림픽에 가는 것이고 (2014년 소치 올림픽까지) 3년이 남았는데 두세 차례 찾아올 것으로 보이는 선발전 기회를 꼭 잡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빙상장에서 안현수는 전국에서 찾아온 여성팬들에게 빅스타였고 꿈을 키우는 초등부 선수들에게는 영웅이었다.

코너를 돌 때마다 '꺄악∼'하는 금속성 갈채가 쏟아졌고 팬들은 라커룸까지 찾아와 사인공세를 퍼부었다.

그가 앞으로 3년, 실력으로 이름값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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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현수 부활 조짐 “태극마크 찾겠다”
    • 입력 2011-02-15 09:07:20
    연합뉴스
'황제 이름값' 걸고 2014년 소치 올림픽 도전 "일단 무조건 올림픽에 다시 가야 하겠어요. 왜냐면…" 수년째 부활에 몸부림을 치는 왕년의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6.성남시청)는 아직도 자신에게 화가 덜 풀렸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3관왕에 올랐고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세계선수권대회를 5연패 하는 등 전설의 반열에 올랐기에 더 이룰 게 뭐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15일 동계 전국체육대회가 열리는 춘천의암빙상장에서 만난 그는 이 같은 물음에 정색하면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안현수는 "이렇게 운동을 끝내고 싶지는 않다"며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이고 떠나고 싶고,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은 다른 운동선수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한때 세계 최고의 선수로 이름을 날리다가 지금은 평범한 선수로 인식되는 게 참을 수 없는 수모라는 얘기로 들렸다. 안현수는 전성기를 달리던 2008년 1월 왼쪽 무릎뼈가 부서져 치료와 재활에 전념하면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재활 기간에 치러진 2009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고배를 들어 작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나가지 못했고 작년 선발전에서도 탈락해 올해 알마티-아스타나 아시안게임에 나가지 못했다. 안현수는 "10년 동안 운동하면서 키운 왼쪽 다리 근육이 부상 때문에 모두 빠져버렸다"며 "몸의 밸런스가 한순간에 모두 무너져 버렸고 짝다리 신세를 면치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러 신경을 쓰지 않고 훈련에 매진했지만 다른 부위에 통증이 와서 주사를 맞으며 뛰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선수생활에는 전혀 무리가 없지만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가다듬은 신체 균형이 흐트러지면서 미세한 기량 차가 승부를 가르는 선발전 등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안현수는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남자 일반부 1,500m와 3,000m를 뛰면서 부활의 조짐을 스스로 확인했다. 그는 전날 1,500m에서 폭발적인 역주를 선보이며 은메달을 따냈고 3,000m에서는 월등한 기량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소속 실업팀인 성남시청과 경기도를 빛냈다. 성적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안현수는 "경기를 하다가 보면 성적이 좋을 때 느낌이 좋지 않은 때가 있고 성적이 좋지 않아도 느낌이 좋을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느낌이 좋고 편안하게 레이스할 수 있었는데 이는 내 몸이 원하는 쪽으로 올라오고 있다는 신호"라고 조심스럽게 자신을 진단했다. 안현수는 "국가대표가 다시 되고 싶다"며 "어쨌든 나에게 중요한 것은 올림픽에 가는 것이고 (2014년 소치 올림픽까지) 3년이 남았는데 두세 차례 찾아올 것으로 보이는 선발전 기회를 꼭 잡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빙상장에서 안현수는 전국에서 찾아온 여성팬들에게 빅스타였고 꿈을 키우는 초등부 선수들에게는 영웅이었다. 코너를 돌 때마다 '꺄악∼'하는 금속성 갈채가 쏟아졌고 팬들은 라커룸까지 찾아와 사인공세를 퍼부었다. 그가 앞으로 3년, 실력으로 이름값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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