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돌려 달라”…‘의혹’ 공무원 자살

입력 2011.02.2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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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0년 전부터 내가 준 뇌물을 다시 내놔라.

정수기 업자가 물건을 납품한 학교에 이런 내용의 편지들을 보냈습니다.

돈을 돌려준 사람도 있었고, 결백하다며 자살을 선택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른바 부당 거래가 만든 비극인데 앞으로도 수사 속보가 이어질 것 같습니다.

곽선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광주광역시의 한 정수기 설치 업자가 모 중학교 행정실장에게 보낸 내용 증명서입니다.

지난 2001년 정수기 6대를 설치하는 대가로 받아간 300만 원과 1년 뒤 정수기 2대를 추가로 설치하겠다며 요구한 200만 원을 돌려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처럼 정수기 납품 대가로 건넨 돈을 다시 돌려달라는 내용 증명이 전달된 학교는 광주시내 중, 고등학교 7곳에 이릅니다.

<녹취> 정수기 설치 업자(음성변조) : "학교 행정실에도 별도 운영비가 필요하다, 그러니 협조를 해달라, 그렇게 말하면 돈 달라는 것 아닙니까?"

이를 받은 행정 실장 4명은 업자의 요구대로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까지 돈을 입금해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은 해당 업자와 행정실장 등의 계좌와 정수기 납품 장부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홍종식(광주 서부서 지능팀장) : "계좌 분석을 하고, 그 다음 장부 확인을 하고 통신 기록도 확인해서 뇌물수수와 공갈 혐의 유무에 대해 수사할 계획입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아온 당시 모 고등학교 전 행정실장이자 현 광주시교육청 간부는 오늘 저녁 "자신은 연루되지 않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졌습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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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물 돌려 달라”…‘의혹’ 공무원 자살
    • 입력 2011-02-24 22: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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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0년 전부터 내가 준 뇌물을 다시 내놔라. 정수기 업자가 물건을 납품한 학교에 이런 내용의 편지들을 보냈습니다. 돈을 돌려준 사람도 있었고, 결백하다며 자살을 선택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른바 부당 거래가 만든 비극인데 앞으로도 수사 속보가 이어질 것 같습니다. 곽선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광주광역시의 한 정수기 설치 업자가 모 중학교 행정실장에게 보낸 내용 증명서입니다. 지난 2001년 정수기 6대를 설치하는 대가로 받아간 300만 원과 1년 뒤 정수기 2대를 추가로 설치하겠다며 요구한 200만 원을 돌려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처럼 정수기 납품 대가로 건넨 돈을 다시 돌려달라는 내용 증명이 전달된 학교는 광주시내 중, 고등학교 7곳에 이릅니다. <녹취> 정수기 설치 업자(음성변조) : "학교 행정실에도 별도 운영비가 필요하다, 그러니 협조를 해달라, 그렇게 말하면 돈 달라는 것 아닙니까?" 이를 받은 행정 실장 4명은 업자의 요구대로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까지 돈을 입금해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은 해당 업자와 행정실장 등의 계좌와 정수기 납품 장부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홍종식(광주 서부서 지능팀장) : "계좌 분석을 하고, 그 다음 장부 확인을 하고 통신 기록도 확인해서 뇌물수수와 공갈 혐의 유무에 대해 수사할 계획입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아온 당시 모 고등학교 전 행정실장이자 현 광주시교육청 간부는 오늘 저녁 "자신은 연루되지 않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졌습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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