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트리폴리 시위대에 무차별 총격…사상자 속출

입력 2011.02.2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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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카다피 보안군이 반정부 시위대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하면서 또 유혈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카이로 연결합니다.

김개형 기자,

<질문> 양측 간의 충돌로 인한 인명 피해가 얼마나 됩니까?

<답변>

지금까지 최소 5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트리폴리의 반정부 시위대는 금요일 합동 예배 이후 거리로 나섰습니다.

시내 중심지인 녹색 광장으로 진출하려던 시위대를 보안군이 무차별 총격으로 저지했습니다.

시내 곳곳에서 벌어진 국지적인 충돌로 이같은 유혈 사태가 빚어진 것입니다.

이에 앞서 카다피는 녹색 광장에 직접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카다피는 이 자리에서 수천 명의 지지자들에게 리비아를 수호하라며 결사 항전을 촉구했습니다.

<질문> 양측이 일대 결전이 예측됐었는데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원천 봉쇄당한 듯한 모습이었죠?

<답변>

예, 반정부 시위대는 트리폴리에서 50KM 떨어진 알 자위야까지 진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트리폴리 지역 일부를 장악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녹색광장 주변 트리폴리 중심은 쉽게 함락되지 않았습니다.

시내 곳곳은 카다피 측 정부군과 용병들에 의해 전면 차단됐고, 무차별 총격이 쏟아져 문밖으로는 나설 수도 없습니다.

벵가지 등 동부 지역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안군이 트리폴리의 시내는 물론 외곽까지 철저히 봉쇄하면서 시민군의 트리폴리 진격이 차단된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트리폴리가 죽음의 도시와 다름없는 것 같은데, 트리폴리를 빠져나가려는 탈출 행렬이 계속 이어질수 밖에 없는 상황이네요?

<답변>

예, 트리폴리 공항에는 수 천명이 추위와 배고픔 속에서 담요를 두른 채 하염없이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제 전세기를 타고 리비아에서 이집트로 빠져나온 교민 백99명도 만 하루 동안을 아수라장 같은 공항에서 보냈습니다.

세계 각국도 자국민의 안전한 철수에 육해공을 아우르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리비아를 빠져나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죽음의 공포에서 마침내 빠져나왔다며 안도하고 있어 리비아 내 현재 상황을 짐작케 하고 있습니다.

<질문> 스위스에 이어 미국이 카다피 일가의 재산을 동결했죠! 리바아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는 것 같은데 국제사회가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 내 카다피와 자녀들의 자산 동결을 승인했습니다.

한발더 나아가 백악관은 사실상 카다피의 퇴진을 촉구했습니다.

카다피가 국민의 신임을 잃었고 정통성도 완전히 없어졌다는 겁니다.

스위스와 미국 등 국제 사회의 자산 동결이 잇따르면서 40년 넘는 철권 통치 기간 축적한 카다피 일가의 재산 규모도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장남은 국영 통신회사를, 차남은 석유회사와 국영방송사, 축구협회장인 셋째는 영화 산업과 관광 개발을, 외동딸은 에너지와 건설 부문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리비아 국내 산업 대부분을 카다피 일가가 장악한 것입니다.

여기에 숨겨둔 재산까지 합치면 카다피 일가의 재산규모는 수천억 달러에 이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 런던의 초호화 주택을 사들이거나, 호화 파티에 유명 가수들을 초청해 거액을 지불하는 등 카다피 일가의 사치 행각은 유명합니다.

때문에 카다피의 폭압적인 정치 이외에도 이러한 엄청난 부패와 사치가 이번 사태를 촉발한 중대한 요인이 됐다는 지적입니다.

<질문> 아직도 리비아 사태는 혼돈 상태에 있는데요, 리비아 사태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 것 같습니까?

<답변>

카다피와 반정부 시위대 어느 쪽도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지점까지 도달한 만큼 전면전에 따른 대규모 유혈 사태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입니다.

최근 카다피의 사촌과 검찰총장 등 측근들이 잇따라 등을 돌려 카다피의 입지는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또 2인자로 알려진 카다피의 차남이 시위대와의 휴전 협정을 거론하고 나서면서 어떤 변수가 될 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혼돈의 리비아를 이끌고 갈 인물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고 부족들 간의 적대감이 강해 족장들이 자치권을 주장할 경우, 리비아 사태는 자칫 장기화될 가능성도 엿보이는 상황입니다.

<질문> 민주화 시위는 리비아뿐 아니라 이제 북아프리카와 중동 등 아랍권 전역을 휩쓸고 있네요?

<답변>

예, 이라크에서 반정부 시위로 15명이 숨지는 등 이슬람 예배일인 금요일을 맞아 아랍 각국이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특히 이라크에선 5천 명이 넘는 시위대가 거리로 나섰고,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탄으로 맞서는 격렬한 충돌 끝에 15명이 숨졌습니다.

같은 시각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도 수만 명의 시민들이 반정부 시위에 나섰습니다.

이웃 사우디 아라비아를 비롯해 요르단과 바레인,그리고 이미 벤 알리 대통령을 축출한 튀니지까지 아랍 각국이 시위로 들끓었습니다.

모두 이슬람 국가의 휴일로 사람들이 예배를 드리기 위해 모스크에 모였던 금요일에 벌어진 일입니다.

무바라크가 물러난 날도 튀니지의 반정부 시위가 절정에 이른 날도 모두 금요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금요일이 아랍의 독재자들에게 운명의 날이 되고 있습니다.

카이로에서 KBS 뉴스 김개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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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보기] 트리폴리 시위대에 무차별 총격…사상자 속출
    • 입력 2011-02-27 08: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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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카다피 보안군이 반정부 시위대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하면서 또 유혈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카이로 연결합니다. 김개형 기자, <질문> 양측 간의 충돌로 인한 인명 피해가 얼마나 됩니까? <답변> 지금까지 최소 5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트리폴리의 반정부 시위대는 금요일 합동 예배 이후 거리로 나섰습니다. 시내 중심지인 녹색 광장으로 진출하려던 시위대를 보안군이 무차별 총격으로 저지했습니다. 시내 곳곳에서 벌어진 국지적인 충돌로 이같은 유혈 사태가 빚어진 것입니다. 이에 앞서 카다피는 녹색 광장에 직접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카다피는 이 자리에서 수천 명의 지지자들에게 리비아를 수호하라며 결사 항전을 촉구했습니다. <질문> 양측이 일대 결전이 예측됐었는데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원천 봉쇄당한 듯한 모습이었죠? <답변> 예, 반정부 시위대는 트리폴리에서 50KM 떨어진 알 자위야까지 진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트리폴리 지역 일부를 장악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녹색광장 주변 트리폴리 중심은 쉽게 함락되지 않았습니다. 시내 곳곳은 카다피 측 정부군과 용병들에 의해 전면 차단됐고, 무차별 총격이 쏟아져 문밖으로는 나설 수도 없습니다. 벵가지 등 동부 지역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안군이 트리폴리의 시내는 물론 외곽까지 철저히 봉쇄하면서 시민군의 트리폴리 진격이 차단된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트리폴리가 죽음의 도시와 다름없는 것 같은데, 트리폴리를 빠져나가려는 탈출 행렬이 계속 이어질수 밖에 없는 상황이네요? <답변> 예, 트리폴리 공항에는 수 천명이 추위와 배고픔 속에서 담요를 두른 채 하염없이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제 전세기를 타고 리비아에서 이집트로 빠져나온 교민 백99명도 만 하루 동안을 아수라장 같은 공항에서 보냈습니다. 세계 각국도 자국민의 안전한 철수에 육해공을 아우르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리비아를 빠져나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죽음의 공포에서 마침내 빠져나왔다며 안도하고 있어 리비아 내 현재 상황을 짐작케 하고 있습니다. <질문> 스위스에 이어 미국이 카다피 일가의 재산을 동결했죠! 리바아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는 것 같은데 국제사회가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 내 카다피와 자녀들의 자산 동결을 승인했습니다. 한발더 나아가 백악관은 사실상 카다피의 퇴진을 촉구했습니다. 카다피가 국민의 신임을 잃었고 정통성도 완전히 없어졌다는 겁니다. 스위스와 미국 등 국제 사회의 자산 동결이 잇따르면서 40년 넘는 철권 통치 기간 축적한 카다피 일가의 재산 규모도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장남은 국영 통신회사를, 차남은 석유회사와 국영방송사, 축구협회장인 셋째는 영화 산업과 관광 개발을, 외동딸은 에너지와 건설 부문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리비아 국내 산업 대부분을 카다피 일가가 장악한 것입니다. 여기에 숨겨둔 재산까지 합치면 카다피 일가의 재산규모는 수천억 달러에 이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 런던의 초호화 주택을 사들이거나, 호화 파티에 유명 가수들을 초청해 거액을 지불하는 등 카다피 일가의 사치 행각은 유명합니다. 때문에 카다피의 폭압적인 정치 이외에도 이러한 엄청난 부패와 사치가 이번 사태를 촉발한 중대한 요인이 됐다는 지적입니다. <질문> 아직도 리비아 사태는 혼돈 상태에 있는데요, 리비아 사태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 것 같습니까? <답변> 카다피와 반정부 시위대 어느 쪽도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지점까지 도달한 만큼 전면전에 따른 대규모 유혈 사태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입니다. 최근 카다피의 사촌과 검찰총장 등 측근들이 잇따라 등을 돌려 카다피의 입지는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또 2인자로 알려진 카다피의 차남이 시위대와의 휴전 협정을 거론하고 나서면서 어떤 변수가 될 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혼돈의 리비아를 이끌고 갈 인물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고 부족들 간의 적대감이 강해 족장들이 자치권을 주장할 경우, 리비아 사태는 자칫 장기화될 가능성도 엿보이는 상황입니다. <질문> 민주화 시위는 리비아뿐 아니라 이제 북아프리카와 중동 등 아랍권 전역을 휩쓸고 있네요? <답변> 예, 이라크에서 반정부 시위로 15명이 숨지는 등 이슬람 예배일인 금요일을 맞아 아랍 각국이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특히 이라크에선 5천 명이 넘는 시위대가 거리로 나섰고,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탄으로 맞서는 격렬한 충돌 끝에 15명이 숨졌습니다. 같은 시각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도 수만 명의 시민들이 반정부 시위에 나섰습니다. 이웃 사우디 아라비아를 비롯해 요르단과 바레인,그리고 이미 벤 알리 대통령을 축출한 튀니지까지 아랍 각국이 시위로 들끓었습니다. 모두 이슬람 국가의 휴일로 사람들이 예배를 드리기 위해 모스크에 모였던 금요일에 벌어진 일입니다. 무바라크가 물러난 날도 튀니지의 반정부 시위가 절정에 이른 날도 모두 금요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금요일이 아랍의 독재자들에게 운명의 날이 되고 있습니다. 카이로에서 KBS 뉴스 김개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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