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출수 공포 키우는 언론

입력 2011.03.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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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국을 휩쓴 구제역 파동에 이어 날씨가 따뜻해지면 침출수 등에 의한 2차 환경 재앙이 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우려를 처음 제기한 것이 바로 언론이었는데요, 언론 본연의 재난 예고 기능을 충실히 했다는 시각도 있지만, 사실을 왜곡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확인없이 쓰는 오보도 적잖아 실제보다 공포감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근 불거진 침출수 관련 보도의 문제점은 없는지 이승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구제역 파동이 서서히 진정 기미를 보일 즈음, 언론들은 본격적으로 침출수와 관련된 우려를 내놨습니다.

주요 언론들은 매몰지가 부실하게 조성됐다는 점을 집중 질타했습니다.

매몰지 선정이나 절차 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매몰지가 붕괴되거나 침출수가 유출될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조선일보는 처음으로 유출된 침출수로 인해 지하수가 오염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녹취> "땅속에서 지하수 오염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어렵지만, 일단 오염이 시작되면 지하수 음용을 금지시키고 해당 지역에 상수도를 공급하는 것 외에 오염 확산을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지하수의 오염 가능성이 불거지자, 이어 상수도가 오염될 수 있는 가능성, 그리고 오염지역에서 자란 농식물 오염으로 전 국민의 건강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녹취> 경향신문 11.2.11 6면 : "침출수는 패혈증 등을 일으키는 병원균과 식중독균을 포함하고 있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이강근 교수는 침출수가 유입된 지하수를 마시거나 토양에서 자란 작물을 먹으면 인체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언론보도가 나가면서 매몰지에 대한 점검이 시작됐고, 실제로 부실한 매몰지가 상당수 발견됐습니다.

매몰지를 보강하고 지하수 오염 여부를 조사하기로 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조처를 끌어낸 점은 언론의 역할로 손꼽힙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언론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근거해 국민들의 구제역 공포를 자극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1월 KBS는 돼지 천여마리를 매몰한 경기도 파주의 한 농가에서 물을 틀자 시뻘건 피가 섞인 지하수가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SBS는 별도의 리포트를 통해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지하수 오염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SBS 뉴스8 11.1.2 : "구제역에 걸린 돼지를 매몰한 지역 인근 농가에서 '피가 섞인' 침출수가 섞여 나왔습니다. 지하수가 오염됐을 수도 있다는 얘기여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신문도 이 농가의 소식을 전하면서 '핏물 지하수' 등 자극적인 표현을 동원해 지하수가 오염됐다는 데 무게를 실었습니다.

하지만 조사결과, 이 일은 지하수 오염과는 상관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문제가 된 농가에서는 지하에서 끌어올려 물을 쓰는 게 아니라 동물 먹이용으로 옆 도랑에서 물을 끌어다 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침출수가 인근 도랑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이곳의 물을 끌어온 농가에 침출수가 섞인 물이 나온 겁니다.

동아일보는 지난달 1면 머릿기사에서 김포에서 처음으로 침출수로 인한 지하수 오염 사례가 발생했다는 기사를 썼습니다.

<녹취> 동아일보 2.17 1면 : "사업소 측이 현장을 조사한 결과 지하수를 오염시킨 원인은 마을 인근 매몰지에서 나온 침출수로 밝혀졌다."

하지만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 결과 동아일보가 기사화한 김포의 지하수 오염은 침출수와는 별 상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침출수로 인한 오염으로 보려면, 사체에서 나오기 마련인 암모니아성 질소 등이 검출돼야 하는데, 그같은 성분은 전혀 나오지 않았고, 주로 질산성 질소 항목 등이 높게 나왔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창규(환경부 서기관) : "암모니아성 질소나 염소 등은 별 특이성향 없이 질산성 질소 하나만 수질 기준을 초과했다면, 그건 침출수로 인한 오염에 따라서 수질기준이 초과했다기 보다는 원래부터 그 지역에 축산농가 단지가 있었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추론하는 게 가장 타당한 추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 일부 언론은 최근 경기도가 구제역 매몰지 부근 지하수를 검사한 결과 조사가 완료된 1600여곳 가운데 25%가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매몰로 인한 지하수 오염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하지만 오염된 곳 대부분이 질산성 질소가 기준치 이상 검출된 것으로, 오염이 매몰의 결과라고 보기 힘들다는 점은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구제역 발생이전인 지난해 초에 경기도에서 실시한 축산지역 인근 지하수 검사 결과 역시 이번과 비슷한 28% 정도였습니다.

아직까지는 우려단계인 지하수 오염을 기정사실화하는 이같은 언론보도는 언론 스스로 정해놓은 틀로 사태를 바라보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사체에서 나오는 침출수가 지하수를 오염시키게 될 경우, 지하수를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주민들이 직접 피해를 입을 뿐 아니라, 오염 지역 인근에서 나오는 작물에도 영향을 줘 결국 국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게 언론이 제시한 이른바 ‘환경재앙’의 틀입니다.

이같은 틀로 사안을 바라보다보니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오보나 의도적 몰아가기식 보도가 나온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민규(중앙대 교수)

침출수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섣불리 침출수를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사례도 생겼습니다.

지난달 파주의 한 메기 양식장에서 메기가 폐사하자 양식장 주민은 침출수 때문이라며 당국에 신고했습니다.

몇몇 언론도 그 원인이 침출수 유출 때문일 가능성을 성급하게 제기했습니다.

<녹취> 헤럴드 경제 2.28 : "경기도 파주 매몰지 인근 메기 양식장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의 사건이 발생하는 등 빗물이 스며든 침출수가 인근 하천으로 유입되면서 양식장 피해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밀 조사 결과 메기 떼죽음은 용존산소부족으로 인한 것으로 침출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제역 보도에 사용된 자극적인 이미지나 표현이 국민적 공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돼지가 산 채로 묻히는 장면이나 시뻘건 피가 흘러나온 이미지 등은 독자나 시청자에게 구제역 사태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합니다.

하지만 일부 신문은 이같은 점을 노려, 일부러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중앙일보는 경기도 연천군에 구제역 매몰지에 독수리가 떼지어 무엇인가를 뜯어먹고 있는 사진을 실었습니다.

그러면서 마치 독수리들이 돼지의 사체를 먹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기사를 썼습니다.

<녹취> 중앙일보 2.8 : "한국조류보호협회 한갑수 파주시지회장은 만일 생매장한 돼지 사체가 부패하면서 팽창해 밖으로 노출이라도 되면 독수리들이 이를 먹고 다른 전염병을 전파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확인 결과 독수리들이 먹고 있던 것은 구제역 돼지의 사체가 아니라, 닭내장 등으로 만든 퇴비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변 지역 농민들이 독수리의 먹잇감이 되는 닭내장 등을 밭에 뿌려놓았던 겁니다.

<녹취> 한갑수(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시지회장) : "구제역 지역은 맞지만, 독수리들이 온 것은 농민들이 뿌려놓은 닭 사체 등을 먹으로 온 거죠."

냉정한 대책 마련을 촉구해야 할 언론이 감성적이고 자극적인 언어로 아직 닥치지 않은 최악의 상황을 묘사하는 일도 문제로 꼽힙니다.

<녹취> 조선일보 2.10 3면 : "그날이 오면 안에서 채 썩지 못한 소 돼지의 잔해가 세균 덩어리를 주렁주렁 단 흉측한 모습으로 부활할 것이다. 그들은 바로 옆 시냇물을 따라 굽이굽이 흘러갈텐데 1000만 영남주민들의 젖줄 낙동강 말고 종착역이 될 곳은 없다."

사전에 환경오염의 우려를 제기하는 예방 기능은 언론이 수행해야할 매우 중요한 몫입니다.

하지만 아직 일어나지 않은 가능성을 경고하는 것인 만큼, 사실 확인과 엄밀한 분석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사실확인에 소홀한 문제제기와 경고는 국민적 우려와 공포감만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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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출수 공포 키우는 언론
    • 입력 2011-03-12 09: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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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국을 휩쓴 구제역 파동에 이어 날씨가 따뜻해지면 침출수 등에 의한 2차 환경 재앙이 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우려를 처음 제기한 것이 바로 언론이었는데요, 언론 본연의 재난 예고 기능을 충실히 했다는 시각도 있지만, 사실을 왜곡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확인없이 쓰는 오보도 적잖아 실제보다 공포감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근 불거진 침출수 관련 보도의 문제점은 없는지 이승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구제역 파동이 서서히 진정 기미를 보일 즈음, 언론들은 본격적으로 침출수와 관련된 우려를 내놨습니다. 주요 언론들은 매몰지가 부실하게 조성됐다는 점을 집중 질타했습니다. 매몰지 선정이나 절차 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매몰지가 붕괴되거나 침출수가 유출될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조선일보는 처음으로 유출된 침출수로 인해 지하수가 오염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녹취> "땅속에서 지하수 오염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어렵지만, 일단 오염이 시작되면 지하수 음용을 금지시키고 해당 지역에 상수도를 공급하는 것 외에 오염 확산을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지하수의 오염 가능성이 불거지자, 이어 상수도가 오염될 수 있는 가능성, 그리고 오염지역에서 자란 농식물 오염으로 전 국민의 건강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녹취> 경향신문 11.2.11 6면 : "침출수는 패혈증 등을 일으키는 병원균과 식중독균을 포함하고 있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이강근 교수는 침출수가 유입된 지하수를 마시거나 토양에서 자란 작물을 먹으면 인체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언론보도가 나가면서 매몰지에 대한 점검이 시작됐고, 실제로 부실한 매몰지가 상당수 발견됐습니다. 매몰지를 보강하고 지하수 오염 여부를 조사하기로 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조처를 끌어낸 점은 언론의 역할로 손꼽힙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언론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근거해 국민들의 구제역 공포를 자극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1월 KBS는 돼지 천여마리를 매몰한 경기도 파주의 한 농가에서 물을 틀자 시뻘건 피가 섞인 지하수가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SBS는 별도의 리포트를 통해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지하수 오염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SBS 뉴스8 11.1.2 : "구제역에 걸린 돼지를 매몰한 지역 인근 농가에서 '피가 섞인' 침출수가 섞여 나왔습니다. 지하수가 오염됐을 수도 있다는 얘기여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신문도 이 농가의 소식을 전하면서 '핏물 지하수' 등 자극적인 표현을 동원해 지하수가 오염됐다는 데 무게를 실었습니다. 하지만 조사결과, 이 일은 지하수 오염과는 상관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문제가 된 농가에서는 지하에서 끌어올려 물을 쓰는 게 아니라 동물 먹이용으로 옆 도랑에서 물을 끌어다 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침출수가 인근 도랑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이곳의 물을 끌어온 농가에 침출수가 섞인 물이 나온 겁니다. 동아일보는 지난달 1면 머릿기사에서 김포에서 처음으로 침출수로 인한 지하수 오염 사례가 발생했다는 기사를 썼습니다. <녹취> 동아일보 2.17 1면 : "사업소 측이 현장을 조사한 결과 지하수를 오염시킨 원인은 마을 인근 매몰지에서 나온 침출수로 밝혀졌다." 하지만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 결과 동아일보가 기사화한 김포의 지하수 오염은 침출수와는 별 상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침출수로 인한 오염으로 보려면, 사체에서 나오기 마련인 암모니아성 질소 등이 검출돼야 하는데, 그같은 성분은 전혀 나오지 않았고, 주로 질산성 질소 항목 등이 높게 나왔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창규(환경부 서기관) : "암모니아성 질소나 염소 등은 별 특이성향 없이 질산성 질소 하나만 수질 기준을 초과했다면, 그건 침출수로 인한 오염에 따라서 수질기준이 초과했다기 보다는 원래부터 그 지역에 축산농가 단지가 있었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추론하는 게 가장 타당한 추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 일부 언론은 최근 경기도가 구제역 매몰지 부근 지하수를 검사한 결과 조사가 완료된 1600여곳 가운데 25%가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매몰로 인한 지하수 오염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하지만 오염된 곳 대부분이 질산성 질소가 기준치 이상 검출된 것으로, 오염이 매몰의 결과라고 보기 힘들다는 점은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구제역 발생이전인 지난해 초에 경기도에서 실시한 축산지역 인근 지하수 검사 결과 역시 이번과 비슷한 28% 정도였습니다. 아직까지는 우려단계인 지하수 오염을 기정사실화하는 이같은 언론보도는 언론 스스로 정해놓은 틀로 사태를 바라보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사체에서 나오는 침출수가 지하수를 오염시키게 될 경우, 지하수를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주민들이 직접 피해를 입을 뿐 아니라, 오염 지역 인근에서 나오는 작물에도 영향을 줘 결국 국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게 언론이 제시한 이른바 ‘환경재앙’의 틀입니다. 이같은 틀로 사안을 바라보다보니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오보나 의도적 몰아가기식 보도가 나온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민규(중앙대 교수) 침출수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섣불리 침출수를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사례도 생겼습니다. 지난달 파주의 한 메기 양식장에서 메기가 폐사하자 양식장 주민은 침출수 때문이라며 당국에 신고했습니다. 몇몇 언론도 그 원인이 침출수 유출 때문일 가능성을 성급하게 제기했습니다. <녹취> 헤럴드 경제 2.28 : "경기도 파주 매몰지 인근 메기 양식장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의 사건이 발생하는 등 빗물이 스며든 침출수가 인근 하천으로 유입되면서 양식장 피해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밀 조사 결과 메기 떼죽음은 용존산소부족으로 인한 것으로 침출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제역 보도에 사용된 자극적인 이미지나 표현이 국민적 공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돼지가 산 채로 묻히는 장면이나 시뻘건 피가 흘러나온 이미지 등은 독자나 시청자에게 구제역 사태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합니다. 하지만 일부 신문은 이같은 점을 노려, 일부러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중앙일보는 경기도 연천군에 구제역 매몰지에 독수리가 떼지어 무엇인가를 뜯어먹고 있는 사진을 실었습니다. 그러면서 마치 독수리들이 돼지의 사체를 먹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기사를 썼습니다. <녹취> 중앙일보 2.8 : "한국조류보호협회 한갑수 파주시지회장은 만일 생매장한 돼지 사체가 부패하면서 팽창해 밖으로 노출이라도 되면 독수리들이 이를 먹고 다른 전염병을 전파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확인 결과 독수리들이 먹고 있던 것은 구제역 돼지의 사체가 아니라, 닭내장 등으로 만든 퇴비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변 지역 농민들이 독수리의 먹잇감이 되는 닭내장 등을 밭에 뿌려놓았던 겁니다. <녹취> 한갑수(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시지회장) : "구제역 지역은 맞지만, 독수리들이 온 것은 농민들이 뿌려놓은 닭 사체 등을 먹으로 온 거죠." 냉정한 대책 마련을 촉구해야 할 언론이 감성적이고 자극적인 언어로 아직 닥치지 않은 최악의 상황을 묘사하는 일도 문제로 꼽힙니다. <녹취> 조선일보 2.10 3면 : "그날이 오면 안에서 채 썩지 못한 소 돼지의 잔해가 세균 덩어리를 주렁주렁 단 흉측한 모습으로 부활할 것이다. 그들은 바로 옆 시냇물을 따라 굽이굽이 흘러갈텐데 1000만 영남주민들의 젖줄 낙동강 말고 종착역이 될 곳은 없다." 사전에 환경오염의 우려를 제기하는 예방 기능은 언론이 수행해야할 매우 중요한 몫입니다. 하지만 아직 일어나지 않은 가능성을 경고하는 것인 만큼, 사실 확인과 엄밀한 분석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사실확인에 소홀한 문제제기와 경고는 국민적 우려와 공포감만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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