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누출 현실화…피난 행렬

입력 2011.03.16 (00:18) 수정 2011.03.16 (07:2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도쿄 부근의 방사선 숫치가 기준치의 40배나 됩니다. 지금까진 원전 격납용기가 파손된 정도지만 연료봉 자체가 녹아내리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어집니다.

원자력 전문가인 서울대 서균렬 교수 나와 있습니다.

먼저 일본 현지 상황부터 알아봅니다. 도쿄 홍수진 특파원!

<질문> 오늘 원전 2호기 폭발상황은 어제 3호기 폭발때 보다 더 안 좋은 것 같군요 상황 전해주시죠?

<답변>

원자로의 주요 방어막인 격납 용기가 파손되면서 방사성 물질 유출량이 폭증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나도 방사선에 피폭될 수 있다는 주민들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주민 대피 범위를 후쿠시마 제1원전 반경 20킬로미터에서 30킬로미터까지 확대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풍향, 그동안 태평양을 향해 불던 바람이 북풍으로 바뀌면서 도쿄 인근으로 방사성 물질이 확산 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후쿠시마 현 남쪽에 위치한 도치기 현에서는 통상의 100배, 도쿄 남쪽의 가나가와 현에서는 10배 가까운 수치의 방사선이 측정됐습니다.

도쿄도에서도 요소와 세슘 등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질문> 격납용기가 파손됐다면 핵연료가 대량으로 유출되는 건 아닙니까?

<답변>

최악의 경우 과열로 격납 용기까지 파괴된다면, 체르노빌 사태와 같은 최악의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는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냉각장치 이상을 보이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은 현재 6개인데요.

후쿠시마 원전의 폭발 원인을 다시 짚어보면 냉각수가 부족해 원자로 안의 노심이 과열됐기 때문입니다.

노심은, 핵연료봉을 피복제가 감싸고 있는 구조인데 피복제의 특성이 문제였습니다.

피복제의 지르코늄 성분은 섭씨 1,000도가 넘어가면 물 분자 안의 산소와 격렬하게 반응합니다.

이때 발생하는 수소 기체는 공기보다 약 14배나 가벼워 제어가 불가능합니다.

일본 정부는 이 상황에서 바닷물을 끌어들여 원자로를 냉각시키는 이례적인 비상대책을 썼지만 실패했고요.

결국, 수소 발생이 계속되면서 원자로 건물 위쪽에 쌓인 수소가 틈새로 들어온 공기를 만나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게 된 것입니다.

<질문> 방사능 공포가 현실화되면서 후쿠시마 쪽은 피란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면서요?

<답변>

오늘 헬기에서 바라본 이바라키현와 후쿠시마를 연결하는 54번 국도 모습입니다.

하행선은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습니다.

방사능 공포를 피해 일제히 피난길에 나선겁니다

좀 더 북쪽의 인구 34만명의 이와키 시도 점점 죽음의 도시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북쪽으로 120킬로미터 떨어진 도카이 원전 역시 위험한 상황.

방사능 공포는 이제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홍수진 특파원 잠시 기다려 주십시요

<질문> 서균렬 교수님, 지금 많은 분들이 후쿠시마 원자로 폭발이 대재앙을 빚은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비슷한 것 아니냐 이런 걱정을 하세요, 좀 다른 겁니까?

<질문> 그런데 어제 원전 3호기 폭발은 외벽이 수소의 압력으로 터진 거지만 오늘 2호기는 격납용기가 파손됐을 수도 있다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이건 심각한 거 아닙니까?

<질문> 도쿄 부근에선 방사선 숫치가 기준의 40배였다고 하면 역으로 추정하면 어느정도 방사능물질이 새 나온 건지 알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네 오늘 방사능 물질이 한국으로 날려온다는 근거없는 소문이 확산되기도 했는데요 이 소식은 이철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질문> 이 교수님 그러면 어느 정도 규모로 폭발하면 한반도에 영향을 줄 정도가 되는 겁니까? 일본현지 소식 조금 더 알아봅니다.

<질문> 오늘 첫 제한 송전이 있었는데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많았다구요?

<답변>

제가 둘러본 도쿄 중심부 일대는 정부의 계획 정전 발표만 있었고 실행은 안했는데요 대신 시민들 자발적 참여가 있었습니다. 도쿄 내리마구 오늘 낮 3시. 상가들이 잇따라 불을끄고, 일찍 문을 닫았습니다.

시민들 불편할만도 한데 불평 안했고 하지만 계획정전이 실시된 곳은 환하게 불을 밝힌 도시와 대조적으로 유령도시처럼 암흑에 휩싸였고요.

정전 때문에 인공호흡기가 멈춰설까 비상발전기를 돌리는 가정에서는 애가 탈 정도였습니다.

교통도 마비돼 도로의 신호등이 꺼지고, 운행편수를 줄인 지하철은 콩나물시루를 방불케했습니다.

세계 3위 경제의 도쿄는 100년 전 모습으로 돌아간 듯 합니다.

그러나 최대 위기 상황을 맞은 시민들의 협조 정신은 빛났습니다.

<질문> 이번 대지진으로 망가진 인프라 재건을 위해 일본판 뉴딜정책을 편다구요?

<답변>

일본 중앙은행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어제 15조엔에 이어 오늘도 8조엔을 시장에 공급하는 등 이틀 동안 300조원이 넘는 돈을 풀었습니다.

일단 시장에 돈이 돌게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일본의 재정 적자, 일본의 재정 적자는 GDP 대비 8.4%,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전세계 3번째의 경제 대국이지만, 일본 경제가 지진과 쓰나미가 부른 재난을 극복하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방사능 누출 현실화…피난 행렬
    • 입력 2011-03-16 00:18:13
    • 수정2011-03-16 07:27:52
    뉴스라인 W
<앵커 멘트> 도쿄 부근의 방사선 숫치가 기준치의 40배나 됩니다. 지금까진 원전 격납용기가 파손된 정도지만 연료봉 자체가 녹아내리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어집니다. 원자력 전문가인 서울대 서균렬 교수 나와 있습니다. 먼저 일본 현지 상황부터 알아봅니다. 도쿄 홍수진 특파원! <질문> 오늘 원전 2호기 폭발상황은 어제 3호기 폭발때 보다 더 안 좋은 것 같군요 상황 전해주시죠? <답변> 원자로의 주요 방어막인 격납 용기가 파손되면서 방사성 물질 유출량이 폭증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나도 방사선에 피폭될 수 있다는 주민들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주민 대피 범위를 후쿠시마 제1원전 반경 20킬로미터에서 30킬로미터까지 확대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풍향, 그동안 태평양을 향해 불던 바람이 북풍으로 바뀌면서 도쿄 인근으로 방사성 물질이 확산 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후쿠시마 현 남쪽에 위치한 도치기 현에서는 통상의 100배, 도쿄 남쪽의 가나가와 현에서는 10배 가까운 수치의 방사선이 측정됐습니다. 도쿄도에서도 요소와 세슘 등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질문> 격납용기가 파손됐다면 핵연료가 대량으로 유출되는 건 아닙니까? <답변> 최악의 경우 과열로 격납 용기까지 파괴된다면, 체르노빌 사태와 같은 최악의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는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냉각장치 이상을 보이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은 현재 6개인데요. 후쿠시마 원전의 폭발 원인을 다시 짚어보면 냉각수가 부족해 원자로 안의 노심이 과열됐기 때문입니다. 노심은, 핵연료봉을 피복제가 감싸고 있는 구조인데 피복제의 특성이 문제였습니다. 피복제의 지르코늄 성분은 섭씨 1,000도가 넘어가면 물 분자 안의 산소와 격렬하게 반응합니다. 이때 발생하는 수소 기체는 공기보다 약 14배나 가벼워 제어가 불가능합니다. 일본 정부는 이 상황에서 바닷물을 끌어들여 원자로를 냉각시키는 이례적인 비상대책을 썼지만 실패했고요. 결국, 수소 발생이 계속되면서 원자로 건물 위쪽에 쌓인 수소가 틈새로 들어온 공기를 만나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게 된 것입니다. <질문> 방사능 공포가 현실화되면서 후쿠시마 쪽은 피란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면서요? <답변> 오늘 헬기에서 바라본 이바라키현와 후쿠시마를 연결하는 54번 국도 모습입니다. 하행선은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습니다. 방사능 공포를 피해 일제히 피난길에 나선겁니다 좀 더 북쪽의 인구 34만명의 이와키 시도 점점 죽음의 도시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북쪽으로 120킬로미터 떨어진 도카이 원전 역시 위험한 상황. 방사능 공포는 이제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홍수진 특파원 잠시 기다려 주십시요 <질문> 서균렬 교수님, 지금 많은 분들이 후쿠시마 원자로 폭발이 대재앙을 빚은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비슷한 것 아니냐 이런 걱정을 하세요, 좀 다른 겁니까? <질문> 그런데 어제 원전 3호기 폭발은 외벽이 수소의 압력으로 터진 거지만 오늘 2호기는 격납용기가 파손됐을 수도 있다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이건 심각한 거 아닙니까? <질문> 도쿄 부근에선 방사선 숫치가 기준의 40배였다고 하면 역으로 추정하면 어느정도 방사능물질이 새 나온 건지 알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네 오늘 방사능 물질이 한국으로 날려온다는 근거없는 소문이 확산되기도 했는데요 이 소식은 이철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질문> 이 교수님 그러면 어느 정도 규모로 폭발하면 한반도에 영향을 줄 정도가 되는 겁니까? 일본현지 소식 조금 더 알아봅니다. <질문> 오늘 첫 제한 송전이 있었는데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많았다구요? <답변> 제가 둘러본 도쿄 중심부 일대는 정부의 계획 정전 발표만 있었고 실행은 안했는데요 대신 시민들 자발적 참여가 있었습니다. 도쿄 내리마구 오늘 낮 3시. 상가들이 잇따라 불을끄고, 일찍 문을 닫았습니다. 시민들 불편할만도 한데 불평 안했고 하지만 계획정전이 실시된 곳은 환하게 불을 밝힌 도시와 대조적으로 유령도시처럼 암흑에 휩싸였고요. 정전 때문에 인공호흡기가 멈춰설까 비상발전기를 돌리는 가정에서는 애가 탈 정도였습니다. 교통도 마비돼 도로의 신호등이 꺼지고, 운행편수를 줄인 지하철은 콩나물시루를 방불케했습니다. 세계 3위 경제의 도쿄는 100년 전 모습으로 돌아간 듯 합니다. 그러나 최대 위기 상황을 맞은 시민들의 협조 정신은 빛났습니다. <질문> 이번 대지진으로 망가진 인프라 재건을 위해 일본판 뉴딜정책을 편다구요? <답변> 일본 중앙은행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어제 15조엔에 이어 오늘도 8조엔을 시장에 공급하는 등 이틀 동안 300조원이 넘는 돈을 풀었습니다. 일단 시장에 돈이 돌게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일본의 재정 적자, 일본의 재정 적자는 GDP 대비 8.4%,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전세계 3번째의 경제 대국이지만, 일본 경제가 지진과 쓰나미가 부른 재난을 극복하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슈

일본 동북부 강진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