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매각 심사 보류시킨 ‘론스타 논란’

입력 2011.03.1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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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16일 정례회의에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승인 안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한 것은 사모펀드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을 둘러싼 논란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최대주주인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을 둘러싼 논란이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확산된 상황에서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매각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

당초 금융당국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과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병행해 결론 내리겠다는 방침이었다.

이날 정례회의에서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질 경우 자연스럽게 외환은행에 대한 매각 승인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위가 이날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할 경우엔 외환은행 매각 승인 문제도 계속 미뤄질 수밖에 없다.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 쟁점은 = 현재 론스타에 대해선 두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첫번째는 론스타가 지난 2003년 외환은행 지분 51%를 인수할 때부터 대주주 자격미달이었다는 것.

현행 은행법에 따르면 비금융회사의 자본이 총자본의 25% 이상이거나 비금융회사의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이면 산업자본에 해당해 은행 지분을 9%(2003년 당시 10%) 초과해 소유할 수 없다.

이와 관련, 론스타는 비금융회사의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산업자본에 해당하기 때문에 외환은행의 대주주가 된 것부터 잘못된 것이라는 게 일각의 주장이었다.

다만 금융계에선 론스타를 산업자본으로 간주할 수 있느냐 여부는 하나은행의 외환인수 인수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금융당국이 론스타의 자산을 검증하려고 해도 해외에 본사를 둔 론스타가 제출하는 자료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산업자본이란 사실 자체를 증명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었다.

실제로 금융당국이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한 것은 최근 대법원의 판단이 결정적 원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대법원은 지난 10일 외환카드를 인수ㆍ합병할 당시 허위 감자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서울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은행법상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가 주가조작이라는 금융범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대주주로서 자격을 잃는다.

종업원이 법규를 위반한 사실이 인정되면 법인도 자동으로 처벌하는 양벌규정은 위헌이란 판례도 있지만, 이는 법원이 판단할 사안이지 금융위의 영역이 아니다.

만약 금융위가 인수를 승인하고 론스타가 추후에 유죄를 받는 경우를 가정한다면 모든 혼란의 책임은 금융위가 져야 한다. 금융위로서는 이 같은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서두를 필요성은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변양호 신드롬' 가능성 없나 = 외환카드 주가조작으로 인한 대주주적격성 문제가 법원에서 결론이 내려지는 데까지는 아무리 빨라도 수개월 이상 걸릴 전망이다.

서울 고법 재판부가 새롭게 소송기록을 검토해야 하고, 소송 당사자들도 추가로 방어자료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론스타가 앙벌규정으로 인해 대주주의 자격을 잃게 된다면 위헌소송을 낼 가능성도 있다. 유죄가 되든 무죄가 되든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법원의 판단만 기다리다가 인수 승인이 4월로 늦춰질 경우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하나금융은 론스타와의 계약에 따라 외환은행 대금 납입이 4월 이후로 미뤄지면 매달 329억원의 지연 보상금을 줘야 한다. `인수승인이 늦어지는 것은 론스타만 좋은 일'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론스타는 2006년 6월 국민은행, 2009년 7월에는 HSBC와도 각각 외환은행 매각 계약을 맺었지만 모두 무산됐다. 이번에 세번째로 무산된다면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금융위가 `변양호 신드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변양호 신드롬은 2003년 외환은행 매각을 주도했던 변양호 당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국장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재판까지 받은 이후 관가에서 책임이 뒤따르는 정책은 피하는 게 상책이라는 인식이 퍼진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금융위가 법원판단을 기다리지 않고 대주주 적격성에 대해 결론을 내린 뒤 승인 문제도 마무리지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오히려 금융위가 외환은행 매각 승인 건을 사실상 무기연기했다는 시각도 없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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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환은행 매각 심사 보류시킨 ‘론스타 논란’
    • 입력 2011-03-16 10:44:42
    연합뉴스
금융위원회가 16일 정례회의에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승인 안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한 것은 사모펀드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을 둘러싼 논란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최대주주인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을 둘러싼 논란이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확산된 상황에서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매각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 당초 금융당국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과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병행해 결론 내리겠다는 방침이었다. 이날 정례회의에서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질 경우 자연스럽게 외환은행에 대한 매각 승인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위가 이날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할 경우엔 외환은행 매각 승인 문제도 계속 미뤄질 수밖에 없다.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 쟁점은 = 현재 론스타에 대해선 두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첫번째는 론스타가 지난 2003년 외환은행 지분 51%를 인수할 때부터 대주주 자격미달이었다는 것. 현행 은행법에 따르면 비금융회사의 자본이 총자본의 25% 이상이거나 비금융회사의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이면 산업자본에 해당해 은행 지분을 9%(2003년 당시 10%) 초과해 소유할 수 없다. 이와 관련, 론스타는 비금융회사의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산업자본에 해당하기 때문에 외환은행의 대주주가 된 것부터 잘못된 것이라는 게 일각의 주장이었다. 다만 금융계에선 론스타를 산업자본으로 간주할 수 있느냐 여부는 하나은행의 외환인수 인수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금융당국이 론스타의 자산을 검증하려고 해도 해외에 본사를 둔 론스타가 제출하는 자료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산업자본이란 사실 자체를 증명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었다. 실제로 금융당국이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한 것은 최근 대법원의 판단이 결정적 원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대법원은 지난 10일 외환카드를 인수ㆍ합병할 당시 허위 감자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서울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은행법상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가 주가조작이라는 금융범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대주주로서 자격을 잃는다. 종업원이 법규를 위반한 사실이 인정되면 법인도 자동으로 처벌하는 양벌규정은 위헌이란 판례도 있지만, 이는 법원이 판단할 사안이지 금융위의 영역이 아니다. 만약 금융위가 인수를 승인하고 론스타가 추후에 유죄를 받는 경우를 가정한다면 모든 혼란의 책임은 금융위가 져야 한다. 금융위로서는 이 같은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서두를 필요성은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변양호 신드롬' 가능성 없나 = 외환카드 주가조작으로 인한 대주주적격성 문제가 법원에서 결론이 내려지는 데까지는 아무리 빨라도 수개월 이상 걸릴 전망이다. 서울 고법 재판부가 새롭게 소송기록을 검토해야 하고, 소송 당사자들도 추가로 방어자료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론스타가 앙벌규정으로 인해 대주주의 자격을 잃게 된다면 위헌소송을 낼 가능성도 있다. 유죄가 되든 무죄가 되든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법원의 판단만 기다리다가 인수 승인이 4월로 늦춰질 경우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하나금융은 론스타와의 계약에 따라 외환은행 대금 납입이 4월 이후로 미뤄지면 매달 329억원의 지연 보상금을 줘야 한다. `인수승인이 늦어지는 것은 론스타만 좋은 일'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론스타는 2006년 6월 국민은행, 2009년 7월에는 HSBC와도 각각 외환은행 매각 계약을 맺었지만 모두 무산됐다. 이번에 세번째로 무산된다면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금융위가 `변양호 신드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변양호 신드롬은 2003년 외환은행 매각을 주도했던 변양호 당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국장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재판까지 받은 이후 관가에서 책임이 뒤따르는 정책은 피하는 게 상책이라는 인식이 퍼진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금융위가 법원판단을 기다리지 않고 대주주 적격성에 대해 결론을 내린 뒤 승인 문제도 마무리지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오히려 금융위가 외환은행 매각 승인 건을 사실상 무기연기했다는 시각도 없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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