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백두산 폭발 가능성은?

입력 2011.03.19 (11:2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녹취> 박지원(민주당 원내대표) : "우리나라도 결코 지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백두산의 지진이 그렇다."

<인터뷰> 윤성효(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 : "백두산은 잠재적으로 분화가 가능한 활화산이다."

일본 대지진을 지켜본 우리 국민들은 자연재해의 엄청난 위력을 절감했는데요.

이제는 그동안 화산 폭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온 백두산으로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백두산의 화산 활동은 2000년대 들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백두산에서 일어나는 지진의 빈도가 최대 10배까지 급증했습니다.

2006년부터 빈도는 낮아졌지만 지진의 규모는 작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영향으로 백두산 곳곳에선 산사태가 일어나고, 땅이 갈라졌습니다.

땅 밑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산가스로 말라죽는 나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성효(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 : "여름에 나무 잎사귀들이 파랗게 있어야 되는데 말라죽으니까 왜 죽었는가 해서 혹시 병충해가 있는가 해서 조사를 해보니까 병충해의 사체가 없었어요. 가스가 올라와서 그 나무들이, 식물들이 고사했다."

마그마의 팽창으로 천지 주변의 지형도 10cm 가량 높아졌습니다.

일본 대지진으로 한반도가 움직였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백두산 폭발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는 더 커졌습니다.

<인터뷰> 정해도(서울 화곡동) : "머지않아 폭발할 거라고 얘기는 듣고 있는데 지진에 관해서 일본 지진에 관해서 아마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인터뷰> 최명남(서울 아현동) : "일본 지진 그거 화면을 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지 알게 됐기 때문에 우리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이 되거든요."

하지만 일본 대지진은 백두산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인터뷰> 황의홍(기상청 지진정책과 연구관) :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한 위치가 태평양판하고 북미판이 충돌하는 그 경계지점에서 발생을 했거든요. 그리고 백두산이나 우리나라는 유라시아판에 속해 있고. 지진이 발생한 위치하고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지난 해 4월 아이슬란드에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이 189년 만에 폭발했습니다.

화산재는 11킬로미터 높이까지 치솟아 유럽 하늘을 뒤덮었습니다.

한 달 가까이 전 세계 항공편의 30%가 결항돼 항공대란이 발생했습니다.

주변 지역에 화산재와 황산비가 쏟아졌습니다.

재산피해는 수십조 원에 이르렀습니다.

백두산은 최근 천 년 동안 모두 4차례 폭발했습니다.

1903년에 마지막으로 폭발한 뒤 최근 100년 넘게 활동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문헌을 분석하면 당시 화산 폭발의 위력은 아이슬란드 화산의 최대 1500배에 이르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윤성효(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 : "화산재가 천지 위쪽으로 솟구쳐서 상층으로 25킬로미터 이상 올라가서 성층권에 진입을 하고 그 때 내린 화산재가 지금 그 지역에 일본 혼슈, 홋카이도 북쪽 지역에 습지를 파보면 땅 20cm만 걷어내면 그 밑에 하얗게 백두산 화산재가 5cm 정도 남아있습니다."

백두산이 1000여 년 전과 같이 대폭발할 경우 피해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화쇄류와 홍수가 주변 지역을 직접 파괴하는 것은 물론 화산재와 기상이변, 산성비가 북반구 전체에 피해를 입힐 것으로 우려됩니다.

우선 1000도에 이르는 용암이 포함된 화쇄류가 주변 수십 킬로미터를 초토화시킵니다.

팔당댐 저수량의 10배인 20억 톤의 천지 물도 공포의 대상입니다.

화산 폭발과 함께 천지 물이 산 아래로 쏟아질 경우에는 반경 50km까지 대홍수가 납니다.

화산재는 광범위한 지역에 피해를 입힐 것으로 보입니다.

백두산이 뿜어내는 화산재는 최대 1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남한 전체를 1미터 두께로 덮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화산재는 짧게는 보름에서 길게는 두 달까지 하늘을 뒤덮어 항공대란과 낙진피해를 일으키게 됩니다.

또 미세한 화산재가 대기를 떠돌며 태양 복사를 차단할 경우 북반구 전체 온도가 2도 정도 떨어지는 이상저온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농사에 큰 영향을 줘 전 세계적인 기근이 닥칠 수도 있습니다.

화산폭발 때 뿜어져 나오는 아황산가스와 수증기가 만나게 돼 주변 지역은 산성비 피해도 겪게 됩니다.
백두산이 폭발할 경우 가장 중요한 건 바람의 방향입니다.

가장 광범위한 피해를 일으키는 화산재는 남서풍이 불면 중국 옌벤 쪽으로, 남동풍이 불면 창춘 쪽으로, 북서풍이 불면 동해를 지나 일본 혼슈로 날아갑니다,

이 경우에는 우리나라는 화산재 피해는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북풍이나 북동풍이 불 경우입니다.

확률이 매우 낮기는 하지만 이 경우에는 함경도, 강원도, 경상도가 화산재 피해를 피해갈 수 없게 됩니다.

<인터뷰> 김승범(국립기상연구소 황사모델팀장) : "그 중 대부분은 울릉도나 독도에 영향을 주는 걸로 나타나고 있는데 그렇지만 북동풍이 강한 특수한 조건 하에서는 백두산 화산재가 우리나라 전체에 대해서 영향을 줄 수 있는 걸로 모델 결과는 얘기하고 있습니다.

일본 대지진으로 우리 기상청에도 비상이 걸렸는데요.

특히 백두산의 화산폭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기상청은 ‘선제적 화산 대응 종합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인터뷰> 황의홍(기상청 지진정책과 연구관) : "작년에 아이슬란드에서 화산 폭발하면서 화산재에 의한 영향이 유럽전역에 미쳤었거든요. 그리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백두산도 현재 화산활동을 하고 있는 화산이라는 가능성이 있다는 제기가 됨에 따라서…."

기상청은 지난해 백두산 화산 폭발 때 취해야할 조치를 담은 매뉴얼을 마련한데 이어 최근에는 행정안전부, 소방방재청과 함께 화산폭발 대응 협의체를 꾸렸습니다.

과학위성 천리안을 통한 영상관측을 강화하고, 음파관측소도 신설해 백두산의 화산활동을 집중적으로 감시할 계획입니다.

북한은 이틀 전,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해 남과 북이 공동으로 조사를 하자고 전격 제안해왔습니다.

정부 역시 북측의 제안을 받아들일 계획이어서 조만간 백두산 화산폭발을 의제로 한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 천해성(통일부 대변인) : "정부는 화산 지진 등 자연 재해에 대해선 협력 필요하다고 생각. 이런 차원에서 검토해나갈 것."

그동안 백두산에 대한 직접관찰은 중국 국가지진국이 지난 1999년 설립한 천지화산관측소가 주도해왔습니다.

중국 측 연구관찰은 영토인 백두산 서쪽과 북쪽에 집중돼왔고, 동쪽과 남쪽을 영토로 하고 있는 북한은 장비가 낡고 전문 연구 인력도 부족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북측의 제안에 따라 우리 측 전문가도 조만간 백두산에 대한 직접조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백두산의 폭발 시기를 지금 단계에서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백두산은 언제든 폭발할 수 있고, 그럴 경우 한반도를 비롯한 동부가 지역이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라도 남북이 함께 백두산에 대한 관찰과 연구를 강화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게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한반도] 백두산 폭발 가능성은?
    • 입력 2011-03-19 11:20:46
    남북의 창
<녹취> 박지원(민주당 원내대표) : "우리나라도 결코 지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백두산의 지진이 그렇다." <인터뷰> 윤성효(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 : "백두산은 잠재적으로 분화가 가능한 활화산이다." 일본 대지진을 지켜본 우리 국민들은 자연재해의 엄청난 위력을 절감했는데요. 이제는 그동안 화산 폭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온 백두산으로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백두산의 화산 활동은 2000년대 들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백두산에서 일어나는 지진의 빈도가 최대 10배까지 급증했습니다. 2006년부터 빈도는 낮아졌지만 지진의 규모는 작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영향으로 백두산 곳곳에선 산사태가 일어나고, 땅이 갈라졌습니다. 땅 밑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산가스로 말라죽는 나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윤성효(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 : "여름에 나무 잎사귀들이 파랗게 있어야 되는데 말라죽으니까 왜 죽었는가 해서 혹시 병충해가 있는가 해서 조사를 해보니까 병충해의 사체가 없었어요. 가스가 올라와서 그 나무들이, 식물들이 고사했다." 마그마의 팽창으로 천지 주변의 지형도 10cm 가량 높아졌습니다. 일본 대지진으로 한반도가 움직였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백두산 폭발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는 더 커졌습니다. <인터뷰> 정해도(서울 화곡동) : "머지않아 폭발할 거라고 얘기는 듣고 있는데 지진에 관해서 일본 지진에 관해서 아마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인터뷰> 최명남(서울 아현동) : "일본 지진 그거 화면을 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지 알게 됐기 때문에 우리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이 되거든요." 하지만 일본 대지진은 백두산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인터뷰> 황의홍(기상청 지진정책과 연구관) :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한 위치가 태평양판하고 북미판이 충돌하는 그 경계지점에서 발생을 했거든요. 그리고 백두산이나 우리나라는 유라시아판에 속해 있고. 지진이 발생한 위치하고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지난 해 4월 아이슬란드에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이 189년 만에 폭발했습니다. 화산재는 11킬로미터 높이까지 치솟아 유럽 하늘을 뒤덮었습니다. 한 달 가까이 전 세계 항공편의 30%가 결항돼 항공대란이 발생했습니다. 주변 지역에 화산재와 황산비가 쏟아졌습니다. 재산피해는 수십조 원에 이르렀습니다. 백두산은 최근 천 년 동안 모두 4차례 폭발했습니다. 1903년에 마지막으로 폭발한 뒤 최근 100년 넘게 활동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문헌을 분석하면 당시 화산 폭발의 위력은 아이슬란드 화산의 최대 1500배에 이르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윤성효(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 : "화산재가 천지 위쪽으로 솟구쳐서 상층으로 25킬로미터 이상 올라가서 성층권에 진입을 하고 그 때 내린 화산재가 지금 그 지역에 일본 혼슈, 홋카이도 북쪽 지역에 습지를 파보면 땅 20cm만 걷어내면 그 밑에 하얗게 백두산 화산재가 5cm 정도 남아있습니다." 백두산이 1000여 년 전과 같이 대폭발할 경우 피해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화쇄류와 홍수가 주변 지역을 직접 파괴하는 것은 물론 화산재와 기상이변, 산성비가 북반구 전체에 피해를 입힐 것으로 우려됩니다. 우선 1000도에 이르는 용암이 포함된 화쇄류가 주변 수십 킬로미터를 초토화시킵니다. 팔당댐 저수량의 10배인 20억 톤의 천지 물도 공포의 대상입니다. 화산 폭발과 함께 천지 물이 산 아래로 쏟아질 경우에는 반경 50km까지 대홍수가 납니다. 화산재는 광범위한 지역에 피해를 입힐 것으로 보입니다. 백두산이 뿜어내는 화산재는 최대 1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남한 전체를 1미터 두께로 덮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화산재는 짧게는 보름에서 길게는 두 달까지 하늘을 뒤덮어 항공대란과 낙진피해를 일으키게 됩니다. 또 미세한 화산재가 대기를 떠돌며 태양 복사를 차단할 경우 북반구 전체 온도가 2도 정도 떨어지는 이상저온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농사에 큰 영향을 줘 전 세계적인 기근이 닥칠 수도 있습니다. 화산폭발 때 뿜어져 나오는 아황산가스와 수증기가 만나게 돼 주변 지역은 산성비 피해도 겪게 됩니다. 백두산이 폭발할 경우 가장 중요한 건 바람의 방향입니다. 가장 광범위한 피해를 일으키는 화산재는 남서풍이 불면 중국 옌벤 쪽으로, 남동풍이 불면 창춘 쪽으로, 북서풍이 불면 동해를 지나 일본 혼슈로 날아갑니다, 이 경우에는 우리나라는 화산재 피해는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북풍이나 북동풍이 불 경우입니다. 확률이 매우 낮기는 하지만 이 경우에는 함경도, 강원도, 경상도가 화산재 피해를 피해갈 수 없게 됩니다. <인터뷰> 김승범(국립기상연구소 황사모델팀장) : "그 중 대부분은 울릉도나 독도에 영향을 주는 걸로 나타나고 있는데 그렇지만 북동풍이 강한 특수한 조건 하에서는 백두산 화산재가 우리나라 전체에 대해서 영향을 줄 수 있는 걸로 모델 결과는 얘기하고 있습니다. 일본 대지진으로 우리 기상청에도 비상이 걸렸는데요. 특히 백두산의 화산폭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기상청은 ‘선제적 화산 대응 종합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인터뷰> 황의홍(기상청 지진정책과 연구관) : "작년에 아이슬란드에서 화산 폭발하면서 화산재에 의한 영향이 유럽전역에 미쳤었거든요. 그리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백두산도 현재 화산활동을 하고 있는 화산이라는 가능성이 있다는 제기가 됨에 따라서…." 기상청은 지난해 백두산 화산 폭발 때 취해야할 조치를 담은 매뉴얼을 마련한데 이어 최근에는 행정안전부, 소방방재청과 함께 화산폭발 대응 협의체를 꾸렸습니다. 과학위성 천리안을 통한 영상관측을 강화하고, 음파관측소도 신설해 백두산의 화산활동을 집중적으로 감시할 계획입니다. 북한은 이틀 전,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해 남과 북이 공동으로 조사를 하자고 전격 제안해왔습니다. 정부 역시 북측의 제안을 받아들일 계획이어서 조만간 백두산 화산폭발을 의제로 한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 천해성(통일부 대변인) : "정부는 화산 지진 등 자연 재해에 대해선 협력 필요하다고 생각. 이런 차원에서 검토해나갈 것." 그동안 백두산에 대한 직접관찰은 중국 국가지진국이 지난 1999년 설립한 천지화산관측소가 주도해왔습니다. 중국 측 연구관찰은 영토인 백두산 서쪽과 북쪽에 집중돼왔고, 동쪽과 남쪽을 영토로 하고 있는 북한은 장비가 낡고 전문 연구 인력도 부족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북측의 제안에 따라 우리 측 전문가도 조만간 백두산에 대한 직접조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백두산의 폭발 시기를 지금 단계에서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백두산은 언제든 폭발할 수 있고, 그럴 경우 한반도를 비롯한 동부가 지역이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라도 남북이 함께 백두산에 대한 관찰과 연구를 강화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게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