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근로자 피폭 발생…수돗물 공포 확산

입력 2011.03.24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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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본 원전사태가 갈수록 꼬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작업중이던 현장 대원 3명이 방사능에 피폭되는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도쿄 연결합니다.

<질문> 김대홍 특파원? 최대한 안전을 유지하면서 작업을 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요. 어쩌다가 근로자들이 피폭된 거죠?

<답변>

네. 피폭된 근로자들은 3호기 터빈실에서 케이블을 설치하던 도쿄전력 협력기업의 직원들입니다.

문제는 이들이 방사능에 오염된 냉각수에 다리를 담근 채 작업을 했던 겁니다.

즉시 이상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는데요.

도쿄전력측은 기자회견에서 3명 가운데 2명은 양쪽 다리 피부에 오염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노출된 방사선량은 시간당 170에서 180 밀리 시버트. 평소 허용치 100 밀리 시버트보다 2배 가까이 초과한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부근에 있는 1호기에서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냉각수를 주입한 뒤 수증기가 과다하게 발생하면서 원자로의 압력이 위험수준까지 높아졌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1호기의 핵연료가 이미 녹아내렸을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자 일본 정부는 1호기의 폭발을 막기 위해 방사성 증기를 격납 용기 밖으로 배출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 원전으로부터 3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주민들도 방사능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방사능 피해 우려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질문> 도쿄에 이어 수도권에서도 수돗물에 방사성 물질이 잇따라 검출되고 있다면서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어제 도쿄에 이어 오늘은 도쿄 인근에 있는 지바현에서도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가 검출됐는데요.

지바현에 있는 두 군데 정수장에서 검출된 요오드의 수치는 유아 기준치인 100 베크렐을 훨씬 넘었습니다.

즉시 지바현은 한 살 미만 갓난아이에게 수돗물을 먹이지 말 것을 주민들에게 권고했습니다.

이로써 수돗물에서 요오드가 검출된 지역은 도쿄도를 중심으로 수도권 6개 지방자치단체로 늘었습니다.

갓난아이를 둔 젊은 부모들은 거의 패닉상탭니다. 심지어 내가 먹은 물이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 전달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수돗물 불신이 커지면서 생수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졌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도쿄도는 오늘 550 밀리리터 짜리 생수 페트병 24만개를 유아가 있는 가정에 긴급 조달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질문> 일본을 돕자는 움직임이 활발한데요. 재일동포, 격투기 스타인 추성훈 선수도 모금에 나섰다면서요?

<답변>

네, 추성훈 선수는 동료들과 함께 도쿄 시내 신주쿠 역 앞에서 모금활동을 벌였습니다. 먼저 추 선수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추성훈: "한국이 힘든 일이 있을 때 일본도 분명히 도울 것입니다. 가족처럼 좋은 사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밖에도 지진을 경험했던 아이티 소년들도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일본인들이 용기를 잃지 않기를 기원했고요.

지구 반대편 미국 어린이들도 오색빛깔 무지개와 다시 행복을 찾은 가족들의 모습을 그림에 담아 희망을 전했습니다.

인종과 언어는 다르더라도 지구촌 모든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일본인들이 다시 일어서길 기원하고 있습니다.

<질문> 어려운 상황일수록 다시 일어서는 것이 일본인들의 저력인데요. KBS가 목숨을 걸고 원전에 살수 작업을 마친 도쿄 소방대원들을 만나봤다면서요?

<답변>

네. 방사능이 누출되고 있는 원자로 옆에서 긴급 살수 작업을 하는 도쿄 소방대원들의 모습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이 많으실텐데요.

오늘 KBS 도쿄지국이 이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임무를 교대하고 일단 도쿄로 돌아온 소방대원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임무를 했을 뿐이라며 오히려 인터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또 나라를 지켜야 한다, 만약 이것이 안되면 세계적인 참사가 되기 때문에 모두를 구해야한다는 마음으로 구조활동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이들의 투철한 사명감에서 일본이 이번 참사를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는 희망과 자신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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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전 근로자 피폭 발생…수돗물 공포 확산
    • 입력 2011-03-24 23: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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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본 원전사태가 갈수록 꼬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작업중이던 현장 대원 3명이 방사능에 피폭되는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도쿄 연결합니다. <질문> 김대홍 특파원? 최대한 안전을 유지하면서 작업을 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요. 어쩌다가 근로자들이 피폭된 거죠? <답변> 네. 피폭된 근로자들은 3호기 터빈실에서 케이블을 설치하던 도쿄전력 협력기업의 직원들입니다. 문제는 이들이 방사능에 오염된 냉각수에 다리를 담근 채 작업을 했던 겁니다. 즉시 이상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는데요. 도쿄전력측은 기자회견에서 3명 가운데 2명은 양쪽 다리 피부에 오염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노출된 방사선량은 시간당 170에서 180 밀리 시버트. 평소 허용치 100 밀리 시버트보다 2배 가까이 초과한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부근에 있는 1호기에서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냉각수를 주입한 뒤 수증기가 과다하게 발생하면서 원자로의 압력이 위험수준까지 높아졌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1호기의 핵연료가 이미 녹아내렸을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자 일본 정부는 1호기의 폭발을 막기 위해 방사성 증기를 격납 용기 밖으로 배출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 원전으로부터 3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주민들도 방사능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방사능 피해 우려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질문> 도쿄에 이어 수도권에서도 수돗물에 방사성 물질이 잇따라 검출되고 있다면서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어제 도쿄에 이어 오늘은 도쿄 인근에 있는 지바현에서도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가 검출됐는데요. 지바현에 있는 두 군데 정수장에서 검출된 요오드의 수치는 유아 기준치인 100 베크렐을 훨씬 넘었습니다. 즉시 지바현은 한 살 미만 갓난아이에게 수돗물을 먹이지 말 것을 주민들에게 권고했습니다. 이로써 수돗물에서 요오드가 검출된 지역은 도쿄도를 중심으로 수도권 6개 지방자치단체로 늘었습니다. 갓난아이를 둔 젊은 부모들은 거의 패닉상탭니다. 심지어 내가 먹은 물이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 전달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수돗물 불신이 커지면서 생수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졌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도쿄도는 오늘 550 밀리리터 짜리 생수 페트병 24만개를 유아가 있는 가정에 긴급 조달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질문> 일본을 돕자는 움직임이 활발한데요. 재일동포, 격투기 스타인 추성훈 선수도 모금에 나섰다면서요? <답변> 네, 추성훈 선수는 동료들과 함께 도쿄 시내 신주쿠 역 앞에서 모금활동을 벌였습니다. 먼저 추 선수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추성훈: "한국이 힘든 일이 있을 때 일본도 분명히 도울 것입니다. 가족처럼 좋은 사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밖에도 지진을 경험했던 아이티 소년들도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일본인들이 용기를 잃지 않기를 기원했고요. 지구 반대편 미국 어린이들도 오색빛깔 무지개와 다시 행복을 찾은 가족들의 모습을 그림에 담아 희망을 전했습니다. 인종과 언어는 다르더라도 지구촌 모든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일본인들이 다시 일어서길 기원하고 있습니다. <질문> 어려운 상황일수록 다시 일어서는 것이 일본인들의 저력인데요. KBS가 목숨을 걸고 원전에 살수 작업을 마친 도쿄 소방대원들을 만나봤다면서요? <답변> 네. 방사능이 누출되고 있는 원자로 옆에서 긴급 살수 작업을 하는 도쿄 소방대원들의 모습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이 많으실텐데요. 오늘 KBS 도쿄지국이 이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임무를 교대하고 일단 도쿄로 돌아온 소방대원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임무를 했을 뿐이라며 오히려 인터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또 나라를 지켜야 한다, 만약 이것이 안되면 세계적인 참사가 되기 때문에 모두를 구해야한다는 마음으로 구조활동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이들의 투철한 사명감에서 일본이 이번 참사를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는 희망과 자신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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