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조심! 고층아파트 베란다 절도단

입력 2011.03.28 (10:42) 수정 2011.03.2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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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보통 아파트 1,2층에 사는 분들은 문단속, 베란다 단속, 철저히 하시죠.

반면에 높은 층에 사는 분들은 아무래도 문단속에 좀 소홀하기 마련이죠.

이제부턴 어디에 살든 베란다 단속을 철저히 하시는게 좋겠습니다.

전국을 돌며 고층아파트 베란다를 통해서 빈집을 털어온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정수영 기자, 접근조차 힘든 고층아파트 베란다를 어떻게 뚫고 들어갔는지 언뜻 이해가 잘 안되네요.

그야말로 영화 ‘스파이더 맨’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범행이었습니다. 피의자들은 내려다보기도 아찔한 2~30미터 높이 고층아파트 외벽을 맨손으로 타고 다녔습니다.

평소 아파트 벽 타는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헬스는 기본이고 요가까지 수련했습니다. 설마 이렇게 높은 층 베란다에 누가 접근하랴 마음을 놓았던 아파트 주민 수백 가구가 뒤통수를 맞았습니다. 도둑 무서워서 한여름에도 마음놓고 베란다 열고 지내지 못할 판입니다.

<리포트>

지난 2일 서울 염창동의 한 아파트.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40대 남자 한 명이 엘리베이터에 올라탑니다.

아파트 15층에 내린 이 남자는 30분 뒤 계단을 통해 건물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순식간에 이 아파트 두 가구를 털어 달아난 절도 피의자 모습입니다.

<인터뷰>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관리실에서) 고층에서 절도사건 났으니까 문 잘 닫고 다니라고 (방송했어요.)”

<인터뷰>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어떻게 거기까지 올라갔대요? 그 얘기 듣고 얼른 문단속 다했네요.”

이 아파트 9층에 사는 50대 주부 한모 씨는 잠시 집을 비운 사이 귀금속을 몽땅 도둑맞았습니다.

<녹취> 한00(도난피해자, 음성변조) : “쌍가락지, 꽃반지, 큐빅반지, 진주반지... 반지를 일렬로 쫙 놨었거든요. 그런데 반지가 완전히 없어진 거예요. 10개 잃어버렸어요. 딱. 그게 한 5, 6백만 원 더 될 거예요.”

남편과 운동을 하기 위해 저녁 7시부터 세 시간 동안 집을 비운 사이 범행을 당했습니다.

평소 각 동마다 경비실이 있고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어 도둑질 걱정은 잊고 지낸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녹취> 한00(도난피해 주민, 음성변조) : “ (운동갈 때) 불을 끄고 나가요. 한 저녁 7시에서 10시까지 하거든요. 배드민턴 치니까. 고층이니까 마음 놓죠.”

아파트 9층 높이까지 벽을 기어올라올 도둑은 없으리라는 생각에 평소 열어놓던 베란다 문으로 도둑이 침입했습니다.

<인터뷰>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도둑이 아파트 벽) 타고 저리 (베란다로) 넘어간다 이거예요. (높으니까) 간이 콩 만해 가지고 우리 같으면 그리 못 올라간단 얘기죠. 올라갈 수가 없는 거예요.”

경기도의 한 아파트에 사는 60대 주부 김모 씨 역시 지난해 11월 같은 피해를 당했습니다.

<녹취> 김00(도난피해자, 음성변조) : “애가 ‘엄마 왜 문을 안 잠그고 갔냐’는 거예요. 집은 그대로 있으니까 별일 없나보다 (했어요.)”

외출 뒤 귀가해 보석함을 열어본 김 씨는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값비싼 반지며 목걸이 등이 남김없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녹취> 김00 (도난피해자, 음성변조) : “보석함을 열었더니 하나도 없는 거예요. 진주반지는 보석함에 안 넣고 화장대 서랍에 넣어놨는데, 다 뒤져서 그렇게 갖고 갔더라고요.”

빈 집을 턴 도둑은 전자기기 등은 손도 대지 않고 작고 값나가는 귀금속만 싹쓸이했습니다.

<녹취> 김00 (도난피해자, 음성변조) : “다이아하고 진주반지하고 오팔하고 비취, (가격은) 제가 아는 건 진주반지 4백만 원짜리. 패물만 싹 가져갔어요.”

같은 날 이 아파트에서 털린 집만 4곳으로 12층에 살던 김 씨 집처럼 하나같이 10층이상 고층 세대가 당했습니다.

<녹취> 김00 (도난피해자, 음성변조) : “12층이라 잠글 일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날 우리 동 몇 집에 도둑이 들어왔는데, 소름이 끼치더라고요. 너무 무서워가지고.”

경찰에 붙잡힌 절도범 일당은 42살 김모 씨 등 모두 18명에 이릅니다.

고층아파트 거주자들이 베란다 문단속을 소홀히 하는 점을 노려 주로 베란다를 통해 침입했습니다.

범행 수법은 무모할 정도로 대담했습니다.

아파트 계단 복도 창문을 통해 수십 미터 높이 외벽으로 기어나온 뒤 벽을 타고 베란다 창틀까지 이동해 집안으로 침입했습니다.

<인터뷰> 이성봉(경위 / 부산해운대경찰서 강력2팀) : “(계단의) 복도 창문을 열고 (올라서서) 손을 뻗어가지고 그쪽 집 들어갈 (베란다의) 창틀을 잡고 베란다 창문을 열고 안으로 침입하는 그런 방법입니다. 사실 목숨을 걸고 (집을) 터는 그런 범행이었습니다.”

사람들 시선을 피하기 위해 주로 날이 흐리고 비가 올 때만 골라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인터뷰> 이성봉(경위 / 부산해운대경찰서 강력2팀) : “눈이 오거나 비가 오거나 하면 고층이어서 길을 가는 사람들이 위를 쳐다보지 않잖아요. (그런 날) 저녁 7시부터 9시 사이에 (불 꺼진 집) 초인종을 누르면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이 되잖습니까.”

무려 5년 동안이나 전국 곳곳에서 범행을 저지르면서도 경찰 추적을 따돌린 이유는 치밀한 역할 분담 때문이었습니다.

집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는 위장 방문조.

키 180센티미터에 날렵한 몸놀림으로 빈집 털이를 담당한 침입조,

그리고 범행하는 동안 망을 보는 감시조까지, 철저히 각본대로 움직였습니다.

특히 침입조를 맡은 피의자들은 위험천만한 높이의 베란다에 접근하기 위해 한시도 운동을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성봉(경위 / 부산해운대경찰서 강력2팀) : “웬만한 아파트를 탈 정도로 헬스도 하고 요가도 해가지고 몸을 좀 날렵하게 만들고 운동을 많이 했죠.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습니까. 떨어지면 사망이니까.”

경찰 수사를 따돌리기 위해 훔친 귀금속은 일부러 망가뜨린 뒤 택배로 장물아비에게 은밀히 넘겼습니다.

<인터뷰> 이성봉(경위 / 부산해운대경찰서 강력2팀) : “(도난) 신고가 되면 추적당할까 싶어서 귀금속의 특징을 망가뜨리고, (장물처분) 운반과정에서 검거될 수 있으니까 택배를 이용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 5년 동안 같은 수법으로 고층아파트 3백여 가구에 침입해 금품 8억 원 어치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범행을 주도한 42살 김모 씨 등 일당 3명을 구속하고 장물아비 35살 박모 씨 등 3명에 대해 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가담자 1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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