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백두산 폭발 조짐”…공동 연구 공감

입력 2011.03.2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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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 보시는 화면은 연평도 도발 등으로 남북간 군사적 긴장감이 높은 가운데 남과 북의 민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모습입니다.



바로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 때문인데요, 백두산의 폭발 조짐은 뭐고 폭발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어렵게 만난 남북 전문가 회의를 소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사상 처음으로 열린 남북 간 백두산 화산 대책회의.



북측 대표는 기상 이변과 일본 지진 여파를 언급하는 말로 백두산 화산 연구의 긴급함을 강조했습니다.



<녹취>윤영근(북측 단장) : "일본에서 지진 있은 다음에 우리 지하수 관측공에서는 물이 약 60센티, 출렁거리고..."



북측은 그러면서 전문가 간 학술토론회와 백두산 현지 공동조사를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관심의 대상인 백두산 화산 분화 징후와 활동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유인창(남측 수석 대표) : "공동연구의 필요성 차원에서 언급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징후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남북은 백두산 화산 공동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차기 회의를 다음달 초로 하자는 북한의 제안에 대해 우리 측은 빠른 시일 내에 회신하기로 했습니다.



북한은 오늘 민간 전문가 회의에 내각 소속인 지진국 부국장을 단장으로 내보내 남북 당국간 회담으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였습니다.



<앵커 멘트>



최근 백두산에서 분화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부터입니다.



화산 가스가 방출되고 지진 발생이 급증했는데, 일부 학자들은 3,4년 뒤 다시 백두산이 불안해질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어서 홍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백두산 중턱의 용암 온천 지댑니다.



계란을 삶을 수 있을 정도로 온천물이 뜨겁습니다.



<녹취> "다 익었네"



문제는 온천물과 함께 보글 보글 올라오는 화산가스입니다.



성분을 분석했더니 헬륨이 다량 들어있었습니다.



헬륨은 주로 마그마에 많이 들어있습니다. 헬륨이 많다는 것은 마그마가 지표면 가까이 올라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터뷰>나가오(도쿄대 지구화학과 교수) : "(자연계에서) 헬륨의 양은 백만분의 1ppm정도로 극미량이지만 백두산 가스는 7.5ppm을 나타냈습니다. 보통 수준보다 백배에서 천배 더 높습니다."



백두산 인근엔 2002년부터 지진이 급증하기 시작해 2006년까지 많을 땐 한달에 250차례나 발생했습니다.



중국 연구팀은 조만간 백두산에 또다시 화산성 지진 활동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웨이 하이첸(중국 지질연구소 연구원) : "12년에서 14년의 주기로 반복됩니다. 2014년이나 2015년에 이런 현상이 다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천년 전 백두산이 폭발했을 때는 화산재가 일본 북부지역까지 날아가 쌓일 정도로 규모가 컸습니다.



<인터뷰>시바(일본 히로사키 대학 교수) : "이것은 백두산에서 날아온 화산재입니다. 백두산은 분화 규모가 매우 컸기 때문에 두께가 5cm 정도로 두껍습니다."



화산학자들은 이 폭발로 당시 번성했던 발해가 갑자기 멸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그렇다면 백두산 화산이 폭발할 경우 어떤 피해가 발생할까요?



김성한 기자! 폭발 땐 먼저 백두산 천지의 엄청난 물이 홍수를 일으킨다면셔요?



<답변>



네, 천년 전과 비슷한 강도의 대폭발을 가정했습니다.



천지가 담고 있는 물은 소양강댐 저수량의 4분의 3인 20억 톤, 한꺼번에 쏟아지는 물은 삼지연을 포함한 반경 30km 이내에 대홍수를 일으키고 두만강과 압록강뿐 아니라 사방이 침수됩니다.



곧이어 500도 이상의 암석과 화산재 등이 연기와 함께 시속 150km의 속도로 쏟아집니다.



반경 최대 100km 지역까지 화산재로 뒤덮여 북한 양강도의 대부분과 함경북도 일부까지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회색빛의 사막으로 변합니다.



상공 20km 넘게 솟구친 화산재는 겨울에는 동해를 지나 일본으로 확산되고, 여름에는 북쪽 중국으로 퍼지면서 주변을 뒤덮습니다.



남한 만한 면적을 1m나 뒤덮을 수 있는 화산재가 분출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화산재는 또 햇빛을 차단해 동북아시아의 기온을 2도 떨어뜨려 수개월 동안 저온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엄청난 폭발을 사전에 알아낼 수는 없는지 송명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유럽의 하늘 길을 두 달 가까이 마비시킨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이보다 수천 배 이상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백두산 폭발을 예측하려면 지하 마그마의 상태를 감시해야 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간접적으로나마 이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이 때문에 기상청은 장춘, 심양 등 중국 5개 지역의 지진 관측자료를 중국과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기상위성 ’천리안’을 활용해 천지의 수온 변화 등 폭발 조짐을 감시하고, 폭발음을 감지할 수 있는 음파 관측소도 설치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런 간접 감시 체계로는 예측에 한계가 있어 백두산 일대 관측망 증설이 필요합니다.



<인터뷰>윤성효(부산대) : "어느 정도 깊이에 마그마 방이 존재하고 있고, 그 마그마 방이 어느 방향을 향해서 어떤 쪽으로 어느 정도의 속도로 이동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게 되겠습니다."



결국 화산 폭발이라는 대재앙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남과 북, 그리고 중국과의 긴밀한 공동협력체계가 절실합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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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백두산 폭발 조짐”…공동 연구 공감
    • 입력 2011-03-29 22: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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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 보시는 화면은 연평도 도발 등으로 남북간 군사적 긴장감이 높은 가운데 남과 북의 민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모습입니다.

바로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 때문인데요, 백두산의 폭발 조짐은 뭐고 폭발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어렵게 만난 남북 전문가 회의를 소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사상 처음으로 열린 남북 간 백두산 화산 대책회의.

북측 대표는 기상 이변과 일본 지진 여파를 언급하는 말로 백두산 화산 연구의 긴급함을 강조했습니다.

<녹취>윤영근(북측 단장) : "일본에서 지진 있은 다음에 우리 지하수 관측공에서는 물이 약 60센티, 출렁거리고..."

북측은 그러면서 전문가 간 학술토론회와 백두산 현지 공동조사를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관심의 대상인 백두산 화산 분화 징후와 활동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유인창(남측 수석 대표) : "공동연구의 필요성 차원에서 언급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징후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남북은 백두산 화산 공동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차기 회의를 다음달 초로 하자는 북한의 제안에 대해 우리 측은 빠른 시일 내에 회신하기로 했습니다.

북한은 오늘 민간 전문가 회의에 내각 소속인 지진국 부국장을 단장으로 내보내 남북 당국간 회담으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였습니다.

<앵커 멘트>

최근 백두산에서 분화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부터입니다.

화산 가스가 방출되고 지진 발생이 급증했는데, 일부 학자들은 3,4년 뒤 다시 백두산이 불안해질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어서 홍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백두산 중턱의 용암 온천 지댑니다.

계란을 삶을 수 있을 정도로 온천물이 뜨겁습니다.

<녹취> "다 익었네"

문제는 온천물과 함께 보글 보글 올라오는 화산가스입니다.

성분을 분석했더니 헬륨이 다량 들어있었습니다.

헬륨은 주로 마그마에 많이 들어있습니다. 헬륨이 많다는 것은 마그마가 지표면 가까이 올라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터뷰>나가오(도쿄대 지구화학과 교수) : "(자연계에서) 헬륨의 양은 백만분의 1ppm정도로 극미량이지만 백두산 가스는 7.5ppm을 나타냈습니다. 보통 수준보다 백배에서 천배 더 높습니다."

백두산 인근엔 2002년부터 지진이 급증하기 시작해 2006년까지 많을 땐 한달에 250차례나 발생했습니다.

중국 연구팀은 조만간 백두산에 또다시 화산성 지진 활동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웨이 하이첸(중국 지질연구소 연구원) : "12년에서 14년의 주기로 반복됩니다. 2014년이나 2015년에 이런 현상이 다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천년 전 백두산이 폭발했을 때는 화산재가 일본 북부지역까지 날아가 쌓일 정도로 규모가 컸습니다.

<인터뷰>시바(일본 히로사키 대학 교수) : "이것은 백두산에서 날아온 화산재입니다. 백두산은 분화 규모가 매우 컸기 때문에 두께가 5cm 정도로 두껍습니다."

화산학자들은 이 폭발로 당시 번성했던 발해가 갑자기 멸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그렇다면 백두산 화산이 폭발할 경우 어떤 피해가 발생할까요?

김성한 기자! 폭발 땐 먼저 백두산 천지의 엄청난 물이 홍수를 일으킨다면셔요?

<답변>

네, 천년 전과 비슷한 강도의 대폭발을 가정했습니다.

천지가 담고 있는 물은 소양강댐 저수량의 4분의 3인 20억 톤, 한꺼번에 쏟아지는 물은 삼지연을 포함한 반경 30km 이내에 대홍수를 일으키고 두만강과 압록강뿐 아니라 사방이 침수됩니다.

곧이어 500도 이상의 암석과 화산재 등이 연기와 함께 시속 150km의 속도로 쏟아집니다.

반경 최대 100km 지역까지 화산재로 뒤덮여 북한 양강도의 대부분과 함경북도 일부까지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회색빛의 사막으로 변합니다.

상공 20km 넘게 솟구친 화산재는 겨울에는 동해를 지나 일본으로 확산되고, 여름에는 북쪽 중국으로 퍼지면서 주변을 뒤덮습니다.

남한 만한 면적을 1m나 뒤덮을 수 있는 화산재가 분출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화산재는 또 햇빛을 차단해 동북아시아의 기온을 2도 떨어뜨려 수개월 동안 저온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엄청난 폭발을 사전에 알아낼 수는 없는지 송명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유럽의 하늘 길을 두 달 가까이 마비시킨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이보다 수천 배 이상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백두산 폭발을 예측하려면 지하 마그마의 상태를 감시해야 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간접적으로나마 이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이 때문에 기상청은 장춘, 심양 등 중국 5개 지역의 지진 관측자료를 중국과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기상위성 ’천리안’을 활용해 천지의 수온 변화 등 폭발 조짐을 감시하고, 폭발음을 감지할 수 있는 음파 관측소도 설치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런 간접 감시 체계로는 예측에 한계가 있어 백두산 일대 관측망 증설이 필요합니다.

<인터뷰>윤성효(부산대) : "어느 정도 깊이에 마그마 방이 존재하고 있고, 그 마그마 방이 어느 방향을 향해서 어떤 쪽으로 어느 정도의 속도로 이동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게 되겠습니다."

결국 화산 폭발이라는 대재앙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남과 북, 그리고 중국과의 긴밀한 공동협력체계가 절실합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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