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살려낸 조동건 ‘마수걸이 골’

입력 2011.04.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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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이후 골 갈증에 시달리던 성남 일화의 공격수 조동건(25)이 올시즌 마수걸이 골을 신고하며 초반 부진에 빠졌던 성남에 모처럼 웃음을 선사했다.

조동건은 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정규리그 4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 홈경기에서 후반 8분 고대하던 첫 골을 터뜨렸다.

올해 새로 영입한 용병 에벨톤의 오른쪽 측면 침투패스를 왼편의 김태윤이 받아 정면으로 쇄도하던 조동건에게 이어줬고, 조동건이 곧바로 오른발로 강하게 때려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첫 골을 신고한 조동건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벤치로 달려가 신태용 감독에게 안겼고 스승도 기꺼이 품을 내주고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그만큼 선수 본인은 물론이고 신태용 감독과 선수 모두가 고대하던 단비 같은 골이었다.

전반에 부산의 공세에 끌려가던 성남은 조동건의 이 선제골로 순식간에 분위기를 뒤바꿨고, 2분 후 홍철의 오른발 끝에서 추가 골이 터져 나오며 승부에 쐐기를 받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조동건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도 무거웠다.

팀의 주축 선수들이 떠난 상황에서 최전방 공격수의 역할을 짊어지고 있으면서도 시즌 개막 후 4경기를 치르면서 득점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4경기에서 1무 3패의 부진에 빠진 성남이 모두 7골을 내주고 4골을 넣는 동안 간판 공격수인 그는 골 맛을 보지 못했다.

조동건은 건국대 3학년을 마치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지명돼 2008년부터 줄곧 성남에서 뛰고 있지만, 지난해까지 잦은 부상으로 제 몫을 다하지 못했고 올해도 득점이 좀처럼 나오지 않자 마음이 타들어갔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는 신태용 감독이 조동건을 불러 "네가 스트라이커로 역할을 못하면 나머지 10명이 힘들어진다. 책임감을 느껴라"고 강하게 질책까지 했다.

하지만, 조동건은 '마지막 순간에 집중하라'는 감독의 채찍을 약으로 삼았고 천금 같은 마수걸이 골로 이날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조동건은 "부담감이 심하긴 했다. 감독님이 믿고 써주셨는데 나 때문에 졌다는 생각이었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돌아봤다.

그는 "하지만 경기를 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감독님 말씀처럼 골문 앞에서 집중력을 살리려고 했고 그 덕에 골도 넣고 팀 첫 승리에 기여할 수 있었다"고 스승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첫 골을 성공하고 나서 신태용 감독에게 달려가 안긴 그는 "사실 내심 골을 넣으면 (세리머니를) 그렇게 하려고 준비했다"고 멋쩍게 웃으며 "계속 나를 믿고 써주신 감독님께 보답하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오른쪽 정강이뼈 부상을 털고 일어난 조동건은 "올해는 몸도 나았고 컨디션이 좋다. 오늘 골로 자신감도 얻었으니 이제는 앞으로 가는 일만 남았다"며 "목표했던 두자릿수 득점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앞으로 활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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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남 살려낸 조동건 ‘마수걸이 골’
    • 입력 2011-04-03 21:00:28
    연합뉴스
개막 이후 골 갈증에 시달리던 성남 일화의 공격수 조동건(25)이 올시즌 마수걸이 골을 신고하며 초반 부진에 빠졌던 성남에 모처럼 웃음을 선사했다. 조동건은 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정규리그 4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 홈경기에서 후반 8분 고대하던 첫 골을 터뜨렸다. 올해 새로 영입한 용병 에벨톤의 오른쪽 측면 침투패스를 왼편의 김태윤이 받아 정면으로 쇄도하던 조동건에게 이어줬고, 조동건이 곧바로 오른발로 강하게 때려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첫 골을 신고한 조동건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벤치로 달려가 신태용 감독에게 안겼고 스승도 기꺼이 품을 내주고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그만큼 선수 본인은 물론이고 신태용 감독과 선수 모두가 고대하던 단비 같은 골이었다. 전반에 부산의 공세에 끌려가던 성남은 조동건의 이 선제골로 순식간에 분위기를 뒤바꿨고, 2분 후 홍철의 오른발 끝에서 추가 골이 터져 나오며 승부에 쐐기를 받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조동건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도 무거웠다. 팀의 주축 선수들이 떠난 상황에서 최전방 공격수의 역할을 짊어지고 있으면서도 시즌 개막 후 4경기를 치르면서 득점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4경기에서 1무 3패의 부진에 빠진 성남이 모두 7골을 내주고 4골을 넣는 동안 간판 공격수인 그는 골 맛을 보지 못했다. 조동건은 건국대 3학년을 마치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지명돼 2008년부터 줄곧 성남에서 뛰고 있지만, 지난해까지 잦은 부상으로 제 몫을 다하지 못했고 올해도 득점이 좀처럼 나오지 않자 마음이 타들어갔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는 신태용 감독이 조동건을 불러 "네가 스트라이커로 역할을 못하면 나머지 10명이 힘들어진다. 책임감을 느껴라"고 강하게 질책까지 했다. 하지만, 조동건은 '마지막 순간에 집중하라'는 감독의 채찍을 약으로 삼았고 천금 같은 마수걸이 골로 이날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조동건은 "부담감이 심하긴 했다. 감독님이 믿고 써주셨는데 나 때문에 졌다는 생각이었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돌아봤다. 그는 "하지만 경기를 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감독님 말씀처럼 골문 앞에서 집중력을 살리려고 했고 그 덕에 골도 넣고 팀 첫 승리에 기여할 수 있었다"고 스승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첫 골을 성공하고 나서 신태용 감독에게 달려가 안긴 그는 "사실 내심 골을 넣으면 (세리머니를) 그렇게 하려고 준비했다"고 멋쩍게 웃으며 "계속 나를 믿고 써주신 감독님께 보답하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오른쪽 정강이뼈 부상을 털고 일어난 조동건은 "올해는 몸도 나았고 컨디션이 좋다. 오늘 골로 자신감도 얻었으니 이제는 앞으로 가는 일만 남았다"며 "목표했던 두자릿수 득점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앞으로 활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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