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협정문 한글본 ‘207곳 오류’

입력 2011.04.04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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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EU FTA 협정문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당초 지적된 것보다 훨씬 많은 오류가 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외교부는 이제서야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지만, 실수라고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일까요?

홍수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EU FTA 협정, 한글 번역본의 오류가 지금까지보다 40여 개나 늘어난 207개로 드러났습니다.

한 달 반 동안 사무적인 실수일 뿐이라고 대응하던 외교부는 오늘 처음 국민께 송구하다며 사과했습니다.

<인터뷰>김종훈(통상교섭본부장) : "제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요. 조사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문책이 있을 것입니다."

특히 부속서가 아닌 협정문 본문에서마저 32개의 오류가 발견되자 외교부는 할 말이 없게 됐습니다.

'이식'이라는 단어를 '수혈'로, 법률행위를 뜻하는 단어를 '증여법'으로 오역하는가 하면 임의로 뜻을 누락하고, 첨가하는 등 유형도 가지가집니다.

경영진의 국적 관련 조항을 비롯한 협정문 전반에서 영어 any를 해석하지 않아 논란의 여지를 남긴 것도 여러건입니다.

<녹취>이해영(한신대 교수) : "오류가 200개 넘는다고 하면 법률문서로 가치가 없다고 하는 것을 정부 스스로 인정했다고 생각합니다."

한-EU FTA 협정문의 번역 오류가 처음 지적된 것은 지난 2월, 외교부는 뒤늦게야 관련자를 문책하겠다고 나섰지만, 국회 통과에 차질이 생기면서 부랴부랴 수습하려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또 이번 오류로 외교부는 한-EU FTA 비준동의안의 철회만 2차례, 국무회의와 국회 제출 3차례라는 사상 초유의 망신을 사게 됐습니다.

KBS 뉴스 홍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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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EU FTA 협정문 한글본 ‘207곳 오류’
    • 입력 2011-04-04 22: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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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EU FTA 협정문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당초 지적된 것보다 훨씬 많은 오류가 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외교부는 이제서야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지만, 실수라고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일까요? 홍수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EU FTA 협정, 한글 번역본의 오류가 지금까지보다 40여 개나 늘어난 207개로 드러났습니다. 한 달 반 동안 사무적인 실수일 뿐이라고 대응하던 외교부는 오늘 처음 국민께 송구하다며 사과했습니다. <인터뷰>김종훈(통상교섭본부장) : "제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요. 조사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문책이 있을 것입니다." 특히 부속서가 아닌 협정문 본문에서마저 32개의 오류가 발견되자 외교부는 할 말이 없게 됐습니다. '이식'이라는 단어를 '수혈'로, 법률행위를 뜻하는 단어를 '증여법'으로 오역하는가 하면 임의로 뜻을 누락하고, 첨가하는 등 유형도 가지가집니다. 경영진의 국적 관련 조항을 비롯한 협정문 전반에서 영어 any를 해석하지 않아 논란의 여지를 남긴 것도 여러건입니다. <녹취>이해영(한신대 교수) : "오류가 200개 넘는다고 하면 법률문서로 가치가 없다고 하는 것을 정부 스스로 인정했다고 생각합니다." 한-EU FTA 협정문의 번역 오류가 처음 지적된 것은 지난 2월, 외교부는 뒤늦게야 관련자를 문책하겠다고 나섰지만, 국회 통과에 차질이 생기면서 부랴부랴 수습하려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또 이번 오류로 외교부는 한-EU FTA 비준동의안의 철회만 2차례, 국무회의와 국회 제출 3차례라는 사상 초유의 망신을 사게 됐습니다. KBS 뉴스 홍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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