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수급불균형, 전세 대란

입력 2001.08.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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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세 대란이 계속되면서 치솟는 전세값을 감당하지 못해서 서울에서 외곽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 상반기 서울에서만 전세값이 평균 700만원이나 오른 결과입니다.
낮은 금리와 수급불균형으로 인해서 계속되는 전세 대란의 실태를 임현진 프로듀서가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기자: 벌써 한 달째 부동산을 전전하고 있는 김한열 씨.
간신히 전세 매물을 찾았지만 시세보다 500만원이나 높은 가격 때문에 선뜻 계약을 하지 못하고 망설입니다.
⊙김한열(전세 수요자): 부담스럽죠.
갑자기 준비했던 돈보다 너무 많이 올랐으니까.
⊙기자: 그러나 부동산 중개업자는 망설일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정 란(공인중개사): 제 말은 내일가면 분명히 3, 3백은 오를테니까 말 나왔을 때 계약하자고요.
⊙기자: 전체 1700여 세대 중 전세 매물은 두 건밖에 없어 가격폭등과 전세매물 부족은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 란(공인중개사): 지금은 전세물건 자체가 적으니까 거의 없다고 저희는 표현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기자들이 대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오면 집도 구조도 아직 확인 안 한 상황에서 거의 전화상으로 이야기해서 계약금 넣고 하는...
⊙기자: 중소형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서울 노원구의 전세값은 올 상반기에만 평균 1000만원이 올랐습니다.
서울 지역 평균 700만원보다 300만원이 더 오른 셈입니다.
전세가격 상승을 감당 못 해 서울에서 외곽으로 이주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고 씨 가족은 서울에서 전세 찾기를 포기하고 결국 지난 달 수원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가정주부(서울에서 수원으로 이주): IMF때 5천 6백만 원에 살았었는데, 계약 기간이 끝나고 만료돼서 다시 3천 정도 올려달라고 그러더라구요.
웬만하면 서울에서 살고 싶었는데, 그게 안되더라구요.
⊙기자: 이런 전세난은 저금리 여파로 집주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김옥랑(주택임대인): 지금 한 6% 정도은행에서 이자가 나온다고 해도 그거 뭐 세금 떼고 뭐 물가가 올라가고 남는 게 하나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사글세로 놔 볼까하는 이런...
⊙기자: 전세시장 이상 과열의 근본원인은 수급불균형이라는 지적이 높습니다.
특히 공급물량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지난 97년까지 한 해 평균 63만 가구이던 주택공급량은 IMF 이후 현저히 감소했습니다.
⊙장성수(주택산업연구원 실장): 물량 부족이 가장 큰 요인이고요.
두번째 요인은 주택 가격이 오르지 않게 되니까 집주인이 전세를 놓지 않고 월세를 이제 선호하게 됐죠.
그런 반면에 수요자들은 오히려 월세보다는 전세를 선호하는 그런 경향이 나타났어요.
⊙기자: 이처럼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전세난은 좀처럼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김우희(부동산뱅크 편집장): 이런 추세는 강남 재건축이 계속되는 한 앞으로 전세난 문제는 2, 3년 안에도 해결되기 어렵지 않을까 보여집니다.
⊙기자: 점점 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전세대란.
임대 주택의 공급확대 등 현실적인 대책이 시급히 요구됩니다.
KBS뉴스 임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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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금리.수급불균형, 전세 대란
    • 입력 2001-08-14 20:00:00
    뉴스투데이
⊙앵커: 전세 대란이 계속되면서 치솟는 전세값을 감당하지 못해서 서울에서 외곽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 상반기 서울에서만 전세값이 평균 700만원이나 오른 결과입니다. 낮은 금리와 수급불균형으로 인해서 계속되는 전세 대란의 실태를 임현진 프로듀서가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기자: 벌써 한 달째 부동산을 전전하고 있는 김한열 씨. 간신히 전세 매물을 찾았지만 시세보다 500만원이나 높은 가격 때문에 선뜻 계약을 하지 못하고 망설입니다. ⊙김한열(전세 수요자): 부담스럽죠. 갑자기 준비했던 돈보다 너무 많이 올랐으니까. ⊙기자: 그러나 부동산 중개업자는 망설일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정 란(공인중개사): 제 말은 내일가면 분명히 3, 3백은 오를테니까 말 나왔을 때 계약하자고요. ⊙기자: 전체 1700여 세대 중 전세 매물은 두 건밖에 없어 가격폭등과 전세매물 부족은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 란(공인중개사): 지금은 전세물건 자체가 적으니까 거의 없다고 저희는 표현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기자들이 대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오면 집도 구조도 아직 확인 안 한 상황에서 거의 전화상으로 이야기해서 계약금 넣고 하는... ⊙기자: 중소형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서울 노원구의 전세값은 올 상반기에만 평균 1000만원이 올랐습니다. 서울 지역 평균 700만원보다 300만원이 더 오른 셈입니다. 전세가격 상승을 감당 못 해 서울에서 외곽으로 이주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고 씨 가족은 서울에서 전세 찾기를 포기하고 결국 지난 달 수원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가정주부(서울에서 수원으로 이주): IMF때 5천 6백만 원에 살았었는데, 계약 기간이 끝나고 만료돼서 다시 3천 정도 올려달라고 그러더라구요. 웬만하면 서울에서 살고 싶었는데, 그게 안되더라구요. ⊙기자: 이런 전세난은 저금리 여파로 집주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김옥랑(주택임대인): 지금 한 6% 정도은행에서 이자가 나온다고 해도 그거 뭐 세금 떼고 뭐 물가가 올라가고 남는 게 하나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사글세로 놔 볼까하는 이런... ⊙기자: 전세시장 이상 과열의 근본원인은 수급불균형이라는 지적이 높습니다. 특히 공급물량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지난 97년까지 한 해 평균 63만 가구이던 주택공급량은 IMF 이후 현저히 감소했습니다. ⊙장성수(주택산업연구원 실장): 물량 부족이 가장 큰 요인이고요. 두번째 요인은 주택 가격이 오르지 않게 되니까 집주인이 전세를 놓지 않고 월세를 이제 선호하게 됐죠. 그런 반면에 수요자들은 오히려 월세보다는 전세를 선호하는 그런 경향이 나타났어요. ⊙기자: 이처럼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전세난은 좀처럼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김우희(부동산뱅크 편집장): 이런 추세는 강남 재건축이 계속되는 한 앞으로 전세난 문제는 2, 3년 안에도 해결되기 어렵지 않을까 보여집니다. ⊙기자: 점점 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전세대란. 임대 주택의 공급확대 등 현실적인 대책이 시급히 요구됩니다. KBS뉴스 임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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