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금융 전산 관리 이렇게 허술해서야…

입력 2011.04.15 (07:08) 수정 2011.04.15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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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모 해설위원]

어느 순간 갑자기 금융거래가 중단되는 사고, 마치 영화에서나 봄 직한 그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습니다. 바로 농협의 전산망 마비사곱니다. 고객들이 겪은 불편이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금전적 손실도 적지 않았을 겁니다. 현대캐피탈 금융정보 유출사건은 또 어떻습니까? 고객들의 정보관리가 얼마나 허술하면, 두 달이 지나도록 몰랐을까요. 물론 모든 금융기관의 전산시스템 관리가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

금융감독당국이나 금융기관들이 이번 기회에 점검해야 할 문제는 크게 두 가집니다. 우선 금융전산망의 보안문젭니다. 현대캐피탈 사건이 해커의 소행으로 밝혀진데다가 농협 사고도 그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보안에 문제가 있다면, 감독당국은 보안관리 기준을 강화해야 합니다. 금융기관들도 스스로 보안체계를 강화하는 일을 늦춰서는 안 됩니다.

또 하나는 전산장애가 일어났을 때, 즉각 복구할 수 있는 ‘백업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느냐 하는 겁니다. 전산장애는 장비 자체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화재나 지진 등 불의의 사고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금융기관들이 별도의 장소에 백업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은 바로 그런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섭니다. 이번 농협 사고도 백업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됐다면, 파장이 그처럼 커졌을 리가 없습니다.

보안관리 강화나 백업시스템 구축에는 예산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우리 금융기관들의 현실은 어떤가요. 오히려 사고가 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라고 합니다.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통한 금융거래가 일반화됐지만, 예산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는 겁니다. 특히 보안예산의 경우 금융감독원의 권고치에도 훨씬 못 미친다고 합니다.()

금융정보 유출이나 전산 장애는 고객에게 불편을 끼치는 것으로 끝날 일이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 국가 경제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평소에 문제가 잘 드러나지 않더라도 점검하고 또 점검해야 하는 이윱니다. 인력이나 장비의 보완이 필요하다면, 이를 뒷받침할 예산 지출을 아껴서는 안 됩니다. 금융감독당국과 금융기관들은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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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금융 전산 관리 이렇게 허술해서야…
    • 입력 2011-04-15 07:08:17
    • 수정2011-04-15 07: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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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모 해설위원] 어느 순간 갑자기 금융거래가 중단되는 사고, 마치 영화에서나 봄 직한 그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습니다. 바로 농협의 전산망 마비사곱니다. 고객들이 겪은 불편이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금전적 손실도 적지 않았을 겁니다. 현대캐피탈 금융정보 유출사건은 또 어떻습니까? 고객들의 정보관리가 얼마나 허술하면, 두 달이 지나도록 몰랐을까요. 물론 모든 금융기관의 전산시스템 관리가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 금융감독당국이나 금융기관들이 이번 기회에 점검해야 할 문제는 크게 두 가집니다. 우선 금융전산망의 보안문젭니다. 현대캐피탈 사건이 해커의 소행으로 밝혀진데다가 농협 사고도 그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보안에 문제가 있다면, 감독당국은 보안관리 기준을 강화해야 합니다. 금융기관들도 스스로 보안체계를 강화하는 일을 늦춰서는 안 됩니다. 또 하나는 전산장애가 일어났을 때, 즉각 복구할 수 있는 ‘백업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느냐 하는 겁니다. 전산장애는 장비 자체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화재나 지진 등 불의의 사고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금융기관들이 별도의 장소에 백업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은 바로 그런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섭니다. 이번 농협 사고도 백업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됐다면, 파장이 그처럼 커졌을 리가 없습니다. 보안관리 강화나 백업시스템 구축에는 예산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우리 금융기관들의 현실은 어떤가요. 오히려 사고가 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라고 합니다.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통한 금융거래가 일반화됐지만, 예산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는 겁니다. 특히 보안예산의 경우 금융감독원의 권고치에도 훨씬 못 미친다고 합니다.() 금융정보 유출이나 전산 장애는 고객에게 불편을 끼치는 것으로 끝날 일이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 국가 경제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평소에 문제가 잘 드러나지 않더라도 점검하고 또 점검해야 하는 이윱니다. 인력이나 장비의 보완이 필요하다면, 이를 뒷받침할 예산 지출을 아껴서는 안 됩니다. 금융감독당국과 금융기관들은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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