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이·미용사 위생 ‘교육’ 대신 ‘장사’

<앵커 멘트>

이발소나 미용실 업주들은 1년에 한 번씩 법에 따라 정해진 '위생교육'을 받아야 되는데요.

이용사 협회에서 실시하는 이 위생교육장이 장사판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고순정 기자가 그 현장을 고발합니다.

<리포트>

서울시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이용업주 수백 명이 모인 위생교육 현장입니다.

강사의 강연을 듣다 보니 내용이 좀 이상합니다.

<녹취> 00생명 관계자 : "평생 비과세라는 것 잊지 마시고, 연 복리가 5%. 중간에 필요할 때 돈 찾아 쓸 수 있다는 것만 아시고…"

위생 교육과는 전혀 관계없는 금융상품 설명입니다.

보험회사 직원들이 유인물을 돌리고, 즉석에서 상담과 가입이 이뤄집니다.

<녹취> 이용업주 : "장사를 못하고 다 문닫고 오는 상태에서 그렇게 몇십분을 앉혀놓고 그렇게 한다는 것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된 거지."

며칠 뒤 충북 지역에서 실시된 위생교육 현장.

이용사 협회 간부가 등장해 가발 장사를 합니다.

<녹취> 이용사회 중앙회 간부 : "가발을 저희가 100에서 120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장님들이 소개를 하시면 20만 원 드리고 있어요."

개 분양 광고까지 등장합니다.

<녹취> 개 판매업자 : "우리가 진도를 키워서 분양하고 그래요. 분양해서 훈련 제대로 못 시키면 훈련 방법을 알려 드려요."

협회에 2만 원씩 교육비를 내고 바쁜 시간을 쪼개 교육에 참여한 이용사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교육에 참석하지 않으면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과태료와 영업장 폐쇄명령 등 행정 처분이 내려집니다.

<녹취> 이용업주 : "이걸 왜 받지? 그런 생각이 드는데 해야 되는 거니까 싫어도 와야되고 "

이렇게 전국을 돌며 이용업주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위생 교육을 하고 있는 이용사회 측은 모두 회원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녹취> 협회 간부(음성변조) : "가발은 이용사의 고유 업무입니다. 우리 기술위원입니다. 그 (홍보하는) 사람들이"

이용사회에 위생 교육을 위탁한 보건복지부는 교육 내용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는 일일이 감독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현장추적 고순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