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원외고 불법 찬조금 수사 ‘용두사미’

<앵커 멘트>

20억 원이 넘는 불법 찬조금을 걷어 사용한 서울 대원외고에 대해 검찰이 대부분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경찰과 검찰이 만 1년 동안 수사를 벌였지만 결국 면죄부만 내준 꼴이 됐습니다.

최형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대원외고 학부모들이 지난 2007년부터 3년 동안 걷은 찬조금은 모두 22억 원.

이 가운데 4억 원이 교사들에게 건네져 명절 선물 구입비나 회식비 등으로 쓰였습니다.

현행법상 '학교 발전기금' 외에 학부모 단체 등을 통한 음성적인 모금은 모두 불법이지만 검찰은 찬조금 조성과 사용에 대해 전부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불법적으로 걷힌 돈이라도 학교 안에서 공금처럼 쓰였다면 처벌하기 어렵다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이런 논리에 따라 찬조금 가운데 대원외고가 아닌, 대원중학교에 전용해 사용한 1억 5천만 원에 대해서만 횡령 혐의를 적용해 이사장 이모 씨와 교장 최모 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녹취> 대원외고 관계자 : "죄인이 뭐 할 말있어요? 드릴 말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검찰 수사 결과가 사실상 불법 찬조금 모금에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인터뷰> 동훈찬(전교조 대변인) :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 대가성 입증이 힘들다는 석연찮은 이유로 불법 찬조금을 양성화시켜주는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앞서 검찰은 입학 대가로 학부모들로부터 기부금을 받은 서울지역 초등학교 교장들에 대해서도 대부분 무혐의로 결론지었습니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온 불법 찬조금이나 기부금 문제가 검찰 수사를 거치면서 용두사미로 끝났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