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금값에 ‘불량 순금’ 기승

입력 2011.05.02 (23:5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요즘 금 시세,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고공 행진 중인데요.

덩달아 시중에는 '순금 아닌 순금'까지 판을 치고 있다고 합니다.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준범 기자.

<질문>먼저, 금값부터 알아보죠.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죠.

<답변>

네, 요즘 금시세는 말 그대로 '금값'입니다.

국제 거래가는 1온스당 1550달러 선을 넘었죠.

국내 가격도 많이 팔리는 순금 돌반지 3.75g가 도매가로는 20만 원 선.

소매가로는 23만 원 선에 팔리면서 연일 신기록 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질문> 돌반지 하나 선물하기가 부담스러울 정도인데, '순금 아닌 순금'에 당하는 피해가 늘고 있다고요?

<답변>

네, 최근 비싸게 순금 제품을 사고 봤더니, 정상적인 순금이 아니더라는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만난 피해 사례부터 보시죠.

박수영 씨는 지난해 순금 목걸이를 샀습니다.

구입한 곳은 서울에서 귀금속 상가가 가장 밀집한 종로였고요.

처음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석 달쯤 지나자, 목걸이 색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서야 이상한 제품이란 걸 알게 됐다고 합니다.

<인터뷰>박수영(금 제품 피해자):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노란색 빛깔 띄니까, 그렇게 알고 있고 전혀 의심하지 않았어요."

이렇게 정상이 아닌 불량 순금을 제값 다 주고 사는 피해가 최근 들어 예전보다 훨씬 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질문> 이런 불량 순금 시중에는 얼마나 많이 퍼져 있습니까?

<답변>

네, 그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서 이번에 취재진이 직접 순금 돌반지를 구입해봤습니다.

구입한 곳은 전국의 총 세 곳인데요.

우선 서울 종로와 국내 최대의 보석단지가 있는 전북 익산, 그리고 전주에서 각각 돌반지를 하나씩 구입했습니다.

지역 구분없이 매장마다 인증 마크나 보증서 등을 꺼내며 순금이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동그랗게 찍혀 있는 게 태극 마크에요. 순금이라는 거에요"

<녹취> "금 이상한 건 저희가 여기서 할 수가 없고요. 보증서 써드리고요."

하지만, 전문 기관인 화학시험연구원의 분석 결과는 딴판이었습니다.

반지 세 개의 금 함량은 각각 98.5, 97.1, 98.4%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은이나 아연 성분의 이물질이 들어 있었습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순금 표준 99.9%에 한참 못 미치는 '불량 순금'이라는 얘깁니다.

<질문>이렇게 함량 미달의 불량 순금, 소비자들이 가려내기도 어렵죠.

<답변>

네, 그 점 역시 큰 문제인데요.

취재진 같은 경우는 전문 기관에 맡겨서 분석을 했습니다만, 현실적으로 소비자들 중에 그렇게 할 수 있는 경우는 없죠.

실제 불량 순금이라고 해도 일반인들로선 색깔이 거의 구분이 안 되고요.

또, 귀금속 상가에 보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민간 보석감정원들이 있는데. 이곳도 역시 믿을 만하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실제로 '불량 순금'으로 판명된 금반지 세 개를 들고 민간 감정원에 맡겨 봤는데요.

검사료는 천 원 정도, 시간은 10분도 채 안돼서 정상 순금이란 감정을 해줬습니다.

<녹취> "저희랑 같이 연계된 다른 감정원 건데요. 순금 맞아요." -뭐로 검사한 거에요? "레이저요."

이렇다 보니까 오랫동안 업계에 종사해 온 전문가들도 불량 순금에 속기 쉬운데요.

40년째 금은방을 한 업주의 말씀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최창기(금은방 운영): "색깔이 새파래지고, 순금 본래의 색깔을 잃어가고 있어요. 예쁘지도 않고."

<질문> 사정이 이렇다면, 대책이 있어야 할텐데요.

<답변>

네, 현재는 금 제품에 대한 함량 기준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이런 틈을 타서 '불량 순금'도 더 기승을 부린다고 볼 수 있겠죠.

업계의 의견도 비슷합니다.

<인터뷰>차민규(귀금속판매업중앙회 홍보실장): "귀금속 제품의 함량 표시나 기준에 대해 정확히 표시된 법이 있었습니다. 그 법이 공산품관리법으로 바뀌면서, 누락이 됐거든요."

정부도 공인된 기준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하고 있고요,

금에 대한 KS 기준을 마련해서 조만간 고시를 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상태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치솟는 금값에 ‘불량 순금’ 기승
    • 입력 2011-05-02 23:53:00
    뉴스라인 W
<앵커 멘트> 요즘 금 시세,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고공 행진 중인데요. 덩달아 시중에는 '순금 아닌 순금'까지 판을 치고 있다고 합니다.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준범 기자. <질문>먼저, 금값부터 알아보죠.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죠. <답변> 네, 요즘 금시세는 말 그대로 '금값'입니다. 국제 거래가는 1온스당 1550달러 선을 넘었죠. 국내 가격도 많이 팔리는 순금 돌반지 3.75g가 도매가로는 20만 원 선. 소매가로는 23만 원 선에 팔리면서 연일 신기록 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질문> 돌반지 하나 선물하기가 부담스러울 정도인데, '순금 아닌 순금'에 당하는 피해가 늘고 있다고요? <답변> 네, 최근 비싸게 순금 제품을 사고 봤더니, 정상적인 순금이 아니더라는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만난 피해 사례부터 보시죠. 박수영 씨는 지난해 순금 목걸이를 샀습니다. 구입한 곳은 서울에서 귀금속 상가가 가장 밀집한 종로였고요. 처음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석 달쯤 지나자, 목걸이 색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서야 이상한 제품이란 걸 알게 됐다고 합니다. <인터뷰>박수영(금 제품 피해자):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노란색 빛깔 띄니까, 그렇게 알고 있고 전혀 의심하지 않았어요." 이렇게 정상이 아닌 불량 순금을 제값 다 주고 사는 피해가 최근 들어 예전보다 훨씬 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질문> 이런 불량 순금 시중에는 얼마나 많이 퍼져 있습니까? <답변> 네, 그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서 이번에 취재진이 직접 순금 돌반지를 구입해봤습니다. 구입한 곳은 전국의 총 세 곳인데요. 우선 서울 종로와 국내 최대의 보석단지가 있는 전북 익산, 그리고 전주에서 각각 돌반지를 하나씩 구입했습니다. 지역 구분없이 매장마다 인증 마크나 보증서 등을 꺼내며 순금이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동그랗게 찍혀 있는 게 태극 마크에요. 순금이라는 거에요" <녹취> "금 이상한 건 저희가 여기서 할 수가 없고요. 보증서 써드리고요." 하지만, 전문 기관인 화학시험연구원의 분석 결과는 딴판이었습니다. 반지 세 개의 금 함량은 각각 98.5, 97.1, 98.4%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은이나 아연 성분의 이물질이 들어 있었습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순금 표준 99.9%에 한참 못 미치는 '불량 순금'이라는 얘깁니다. <질문>이렇게 함량 미달의 불량 순금, 소비자들이 가려내기도 어렵죠. <답변> 네, 그 점 역시 큰 문제인데요. 취재진 같은 경우는 전문 기관에 맡겨서 분석을 했습니다만, 현실적으로 소비자들 중에 그렇게 할 수 있는 경우는 없죠. 실제 불량 순금이라고 해도 일반인들로선 색깔이 거의 구분이 안 되고요. 또, 귀금속 상가에 보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민간 보석감정원들이 있는데. 이곳도 역시 믿을 만하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실제로 '불량 순금'으로 판명된 금반지 세 개를 들고 민간 감정원에 맡겨 봤는데요. 검사료는 천 원 정도, 시간은 10분도 채 안돼서 정상 순금이란 감정을 해줬습니다. <녹취> "저희랑 같이 연계된 다른 감정원 건데요. 순금 맞아요." -뭐로 검사한 거에요? "레이저요." 이렇다 보니까 오랫동안 업계에 종사해 온 전문가들도 불량 순금에 속기 쉬운데요. 40년째 금은방을 한 업주의 말씀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최창기(금은방 운영): "색깔이 새파래지고, 순금 본래의 색깔을 잃어가고 있어요. 예쁘지도 않고." <질문> 사정이 이렇다면, 대책이 있어야 할텐데요. <답변> 네, 현재는 금 제품에 대한 함량 기준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이런 틈을 타서 '불량 순금'도 더 기승을 부린다고 볼 수 있겠죠. 업계의 의견도 비슷합니다. <인터뷰>차민규(귀금속판매업중앙회 홍보실장): "귀금속 제품의 함량 표시나 기준에 대해 정확히 표시된 법이 있었습니다. 그 법이 공산품관리법으로 바뀌면서, 누락이 됐거든요." 정부도 공인된 기준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하고 있고요, 금에 대한 KS 기준을 마련해서 조만간 고시를 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상태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