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미로같은 지하철역…제때 대피 난감

입력 2011.05.03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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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 전국 5대 도시의 지하철 역사에서 화재 대피훈련이 있었습니다.

지하공간에 불이 나면 가장 위험한 것이 유독가스인데, 상당수의 지하공간엔 외부로 연결되는 출입구가 부족해서 유독가스가 확산되기 전에 밖으로 대피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방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하 1층에서 난 불로 건물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순식간에 유독가스가 확산됐고, 지하에서 출구를 찾지 못한 마흔 명이 숨졌습니다.

서울의 한 지하 복합쇼핑몰, 화재가 발생할 경우 미로 같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출구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인터뷰>권현정(경기 고양시 중산동) : "사람들을 유도할 수 있는 표지보다는 간판들이 더 눈에 많이 들어오고...아이를 어떻게 들고 뛰어야 할까."

지상으로 바로 연결되는 출입구도 부족합니다.

현행법상 외부로 통하는 출입구는 100미터 간격으로 설치해야 합니다.

실제로 거리를 측정해봤더니(고속재생) 평소 상황에 걷기에도 꽤 먼 거리인 200미터에 가깝습니다.

지하공간 불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유독가스가 지하층 전체로 확산되는 시간은 고작 8분.

그러나 출입구 간격이 현재 기준대로 100미터일 땐 대피시간이 36분이나 걸립니다.

출입구 거리를 50미터로 줄이자 8분 만에 탈출에 성공합니다.

<인터뷰>김윤종(박사/서울시정개발연구원) : "외국은 지하 출구 간격을 50미터 내외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관련 규칙만 있고 강제규정이 없는 실정입니다."

지하철에선 화재 발생 후 6분 만에 대피해야 안전합니다.

그러나 서울 도심의 한 역은 18분이나 걸리는 등 수도권 지하역사의 64%가 6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지하공간 화재, 피난시설 확충이 시급합니다.

오늘 지하철 화재 훈련에 이어 내일 오전 11시엔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지진과 지진해일 대응 훈련이 실시됩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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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미로같은 지하철역…제때 대피 난감
    • 입력 2011-05-03 2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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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 전국 5대 도시의 지하철 역사에서 화재 대피훈련이 있었습니다. 지하공간에 불이 나면 가장 위험한 것이 유독가스인데, 상당수의 지하공간엔 외부로 연결되는 출입구가 부족해서 유독가스가 확산되기 전에 밖으로 대피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방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하 1층에서 난 불로 건물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순식간에 유독가스가 확산됐고, 지하에서 출구를 찾지 못한 마흔 명이 숨졌습니다. 서울의 한 지하 복합쇼핑몰, 화재가 발생할 경우 미로 같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출구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인터뷰>권현정(경기 고양시 중산동) : "사람들을 유도할 수 있는 표지보다는 간판들이 더 눈에 많이 들어오고...아이를 어떻게 들고 뛰어야 할까." 지상으로 바로 연결되는 출입구도 부족합니다. 현행법상 외부로 통하는 출입구는 100미터 간격으로 설치해야 합니다. 실제로 거리를 측정해봤더니(고속재생) 평소 상황에 걷기에도 꽤 먼 거리인 200미터에 가깝습니다. 지하공간 불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유독가스가 지하층 전체로 확산되는 시간은 고작 8분. 그러나 출입구 간격이 현재 기준대로 100미터일 땐 대피시간이 36분이나 걸립니다. 출입구 거리를 50미터로 줄이자 8분 만에 탈출에 성공합니다. <인터뷰>김윤종(박사/서울시정개발연구원) : "외국은 지하 출구 간격을 50미터 내외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관련 규칙만 있고 강제규정이 없는 실정입니다." 지하철에선 화재 발생 후 6분 만에 대피해야 안전합니다. 그러나 서울 도심의 한 역은 18분이나 걸리는 등 수도권 지하역사의 64%가 6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지하공간 화재, 피난시설 확충이 시급합니다. 오늘 지하철 화재 훈련에 이어 내일 오전 11시엔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지진과 지진해일 대응 훈련이 실시됩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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