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악한 ‘금융드라마’…법원도 관리 대상

입력 2011.05.10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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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KBS가 단독 입수한 부산저축은행 부장급 간부의 다이어리에는 위장 법인을 통한 불법 대출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명절 때마다 법원 등 유관기관에도 선물을 전달했고, 수시로 식사 접대까지 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명주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부산저축은행의 한 부장급 간부는 지난 2004년부터 업무 진행 상황 등을 다이어리에 꼼꼼히 기록하다가 이달 초 6년간의 기록들을 은행 주변 휴지통에 내다버렸습니다.

다이어리에는 "명의 대여자 구해야 함", 특수목적법인의 가짜 임직원을 찾으라는 이런 식의 지시가 수시로 내려왔다고 적혀 있습니다.

은행 부실을 낳은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늘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은행 측은 위장 법인의 통장과 도장을 직접 관리하다가 금감원 검사를 사흘 앞두고는 "통장과 도장을 치워라", 이런 지시를 급박하게 내렸습니다.

다이어리에는 은행 측이 법원 등 유관기관도 주기적으로 관리해 온 사실이 드러납니다.

은행의 부장이 수시로 지역 법원 경매계 직원들과 식사를 했고, 식사 대금은 은행 측이 결제했습니다.

<녹취> 부산저축은행 ○○○ 부장(음성변조) : "한 번씩 점심도 먹고 해서 (업무) 진행이 원활하게 되도록 하는 것이지 다른 건 없습니다. 직원들과 유대관계도 가지고."

법원 인사이동도 하나하나 기록했습니다.

명절 때면 꼬박꼬박 선물까지 보냈습니다.

선물 배포 대상은 미리 지도에 표시할 정도로 꼼꼼하게 챙겼고, 다른 지역 법원 직원까지 신경 썼습니다.

해당 법원 관계자는 "관련 의혹에 대해 전혀 아는바 없으며 법원 경매계가 은행에 특혜를 제공할 만한 일도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대검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 검사 무마 등의 대가로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금감원 대전지역 수석검사역 이모 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하는 등 부실 검사 의혹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명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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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악한 ‘금융드라마’…법원도 관리 대상
    • 입력 2011-05-10 07: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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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KBS가 단독 입수한 부산저축은행 부장급 간부의 다이어리에는 위장 법인을 통한 불법 대출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명절 때마다 법원 등 유관기관에도 선물을 전달했고, 수시로 식사 접대까지 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명주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부산저축은행의 한 부장급 간부는 지난 2004년부터 업무 진행 상황 등을 다이어리에 꼼꼼히 기록하다가 이달 초 6년간의 기록들을 은행 주변 휴지통에 내다버렸습니다. 다이어리에는 "명의 대여자 구해야 함", 특수목적법인의 가짜 임직원을 찾으라는 이런 식의 지시가 수시로 내려왔다고 적혀 있습니다. 은행 부실을 낳은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늘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은행 측은 위장 법인의 통장과 도장을 직접 관리하다가 금감원 검사를 사흘 앞두고는 "통장과 도장을 치워라", 이런 지시를 급박하게 내렸습니다. 다이어리에는 은행 측이 법원 등 유관기관도 주기적으로 관리해 온 사실이 드러납니다. 은행의 부장이 수시로 지역 법원 경매계 직원들과 식사를 했고, 식사 대금은 은행 측이 결제했습니다. <녹취> 부산저축은행 ○○○ 부장(음성변조) : "한 번씩 점심도 먹고 해서 (업무) 진행이 원활하게 되도록 하는 것이지 다른 건 없습니다. 직원들과 유대관계도 가지고." 법원 인사이동도 하나하나 기록했습니다. 명절 때면 꼬박꼬박 선물까지 보냈습니다. 선물 배포 대상은 미리 지도에 표시할 정도로 꼼꼼하게 챙겼고, 다른 지역 법원 직원까지 신경 썼습니다. 해당 법원 관계자는 "관련 의혹에 대해 전혀 아는바 없으며 법원 경매계가 은행에 특혜를 제공할 만한 일도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대검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 검사 무마 등의 대가로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금감원 대전지역 수석검사역 이모 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하는 등 부실 검사 의혹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명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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