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20년째 구타….다리 골절까지

입력 2011.05.15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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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집안의 어른으로 존경하고 모셔야할 노인들이 학대에 시달리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아들 발길질에 다리가 부러지고 시어머니는 며느리 주먹질에 곳곳에 멍이 드는 등 참담한 학대 사례가 한둘이 아닙니다.

정수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노인 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70살 이모 씨는 지난 3월 아들에게 폭행당해 다리가 부러졌습니다.

<인터뷰>이모 씨(노인 학대 피해자) : "병원에서 사진 찍으니까 큰 뼈(정강이뼈)는 안 부러지고 이 종아리뼈가 부러졌대요, 종아리뼈. 그래서 이 종아리뼈는 지금도 아파요."

사건 당일인 지난 3월 16일, 아들은 텔레비전이 잘 나오지 않자 느닷없이 어머니 이 씨를 폭행하다 급기야 이 씨 다리를 세차게 걷어찼습니다.

<인터뷰>이 씨(노인 학대 피해자) : "여기를(다리를) 발로 힘껏 차더라고요. 발로 힘껏 차니까 여기가 푹 들어가더라고요."

<인터뷰>이 씨(노인 학대 피해자) : "여기를(다리를) 발로 힘껏 차더라고요. 발로 힘껏 차니까 여기가 푹 들어가더라고요."

아들 손에 죽을 수도 있겠다는 공포에 사로잡힌 나머지 이 씨는 다리가 부러진 채 어린 손자를 업고 도망쳐 나왔습니다.

이 씨 부부가 아들의 폭행을 견디며 살아온 세월은 무려 20년이 넘었습니다.

<인터뷰>이 씨(노인 학대 피해자) : "혓바닥을 깨물고 죽고 싶은 생각이 열두 번도 더 나지요. 그래도 아들이니까, 그거 참 병이고 하니까 이해하고 살았지. 러니까 20년, 30년을 살았지요."

올해 93살 고령인 서모 씨는 슬하에 두 아들과 딸을 뒀지만 1년 전까지 가건물에서 홀로 지내 왔습니다.

<인터뷰>서모 씨(노인 학대 피해자) : "아들하고 안 살고 따로 컨테이너 박스에서 살았고 집도 없었어요. 컨테이너 박스에서 거기서 살았어, 나를 산에다 갖다놨다고요."

거동할 기력이 떨어져 둘째 아들 집으로 들어갔지만 며느리로부터 구타와 폭언이 이어졌다고 서 씨는 말합니다.
<인터뷰>서모 씨(노인 학대 피해자) : "주먹으로 때려서 이게 다 시커멓게 이랬거든, 여기가(팔이) 다. 사진 찍은 것도 있어요. "

서 씨 며느리는 자신이 시어머니를 폭행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인터뷰>박 씨(서 씨 며느리) : "막 이렇게 이X아 하면서 쥐어뜯고 머리채 잡기에 나도 왜 그러느냐고 잡아당긴 것뿐입니다. 멍이 들었다는 게 이해가 안 가요."

천주교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이 전국 20개 노인보호기관을 조사한 결과 65세 이상 노인 학대 사례는 지난 2009년 2,674건으로 3년 전보다 18퍼센트 늘었습니다.

<인터뷰>노명래(사무국장/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 "2005년부터 노인 학대 현황에 관해서 접수를 받아서 현황보고서가 발간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2005년, 2038건에서 2009년 2674건으로 매년 약 7%정도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노후 준비가 열악한 노인들에 대해 복지 대책을 확충하고 노인학대를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풍토가 자리잡지 않는 한 노인학대는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정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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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이 20년째 구타….다리 골절까지
    • 입력 2011-05-15 07: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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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집안의 어른으로 존경하고 모셔야할 노인들이 학대에 시달리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아들 발길질에 다리가 부러지고 시어머니는 며느리 주먹질에 곳곳에 멍이 드는 등 참담한 학대 사례가 한둘이 아닙니다. 정수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노인 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70살 이모 씨는 지난 3월 아들에게 폭행당해 다리가 부러졌습니다. <인터뷰>이모 씨(노인 학대 피해자) : "병원에서 사진 찍으니까 큰 뼈(정강이뼈)는 안 부러지고 이 종아리뼈가 부러졌대요, 종아리뼈. 그래서 이 종아리뼈는 지금도 아파요." 사건 당일인 지난 3월 16일, 아들은 텔레비전이 잘 나오지 않자 느닷없이 어머니 이 씨를 폭행하다 급기야 이 씨 다리를 세차게 걷어찼습니다. <인터뷰>이 씨(노인 학대 피해자) : "여기를(다리를) 발로 힘껏 차더라고요. 발로 힘껏 차니까 여기가 푹 들어가더라고요." <인터뷰>이 씨(노인 학대 피해자) : "여기를(다리를) 발로 힘껏 차더라고요. 발로 힘껏 차니까 여기가 푹 들어가더라고요." 아들 손에 죽을 수도 있겠다는 공포에 사로잡힌 나머지 이 씨는 다리가 부러진 채 어린 손자를 업고 도망쳐 나왔습니다. 이 씨 부부가 아들의 폭행을 견디며 살아온 세월은 무려 20년이 넘었습니다. <인터뷰>이 씨(노인 학대 피해자) : "혓바닥을 깨물고 죽고 싶은 생각이 열두 번도 더 나지요. 그래도 아들이니까, 그거 참 병이고 하니까 이해하고 살았지. 러니까 20년, 30년을 살았지요." 올해 93살 고령인 서모 씨는 슬하에 두 아들과 딸을 뒀지만 1년 전까지 가건물에서 홀로 지내 왔습니다. <인터뷰>서모 씨(노인 학대 피해자) : "아들하고 안 살고 따로 컨테이너 박스에서 살았고 집도 없었어요. 컨테이너 박스에서 거기서 살았어, 나를 산에다 갖다놨다고요." 거동할 기력이 떨어져 둘째 아들 집으로 들어갔지만 며느리로부터 구타와 폭언이 이어졌다고 서 씨는 말합니다. <인터뷰>서모 씨(노인 학대 피해자) : "주먹으로 때려서 이게 다 시커멓게 이랬거든, 여기가(팔이) 다. 사진 찍은 것도 있어요. " 서 씨 며느리는 자신이 시어머니를 폭행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인터뷰>박 씨(서 씨 며느리) : "막 이렇게 이X아 하면서 쥐어뜯고 머리채 잡기에 나도 왜 그러느냐고 잡아당긴 것뿐입니다. 멍이 들었다는 게 이해가 안 가요." 천주교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이 전국 20개 노인보호기관을 조사한 결과 65세 이상 노인 학대 사례는 지난 2009년 2,674건으로 3년 전보다 18퍼센트 늘었습니다. <인터뷰>노명래(사무국장/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 "2005년부터 노인 학대 현황에 관해서 접수를 받아서 현황보고서가 발간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2005년, 2038건에서 2009년 2674건으로 매년 약 7%정도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노후 준비가 열악한 노인들에 대해 복지 대책을 확충하고 노인학대를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풍토가 자리잡지 않는 한 노인학대는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정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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