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eye] ‘일하고 싶은 직장 1위’ 비결은?

입력 2011.05.15 (10:11) 수정 2011.05.15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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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연봉에 주당 35시간 근무, 출퇴근 자유, 100% 정규직, 게다가 무료 병원과 보육센터, 체육 시설까지 갖춘 직장이 있다면..어떨까요?



네.. 말 그대로 ‘꿈의 직장’이라고 할만 한데요.. 그런데 직원들이야 좋을지 몰라도 금방 망할 것이다...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네.. 그런데 그게 그렇지가 않습니다. 최고의 복지를 보장하면서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굴지의 회사가 있습니다.



꿈의 직장이라는 구글도 닮고 싶어하는 이 회사를 임장원 특파원이 찾아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여의도의 절반에 가까운 거대한 숲... 그 숲 속에 건물 20여 동이 듬성듬성 들어서 있습니다. 세계적인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새스(SAS)의 본사입니다.



4천3백 명이 일하는 직장이지만, 대학 캠퍼스처럼 고즈넉한 분위깁니다. 그래서, 직원들 스스로 이 곳을 ’새스 캠퍼스’라고 부릅니다. 새스 캠퍼스의 아침은 직원들이 출근 길에 아이를 맡기는 보육센터에서 시작됩니다.



외부 보육시설보다 넓고 쾌적한데도, 비용은 1/3입니다. 이곳 보육교사들은 대부분 유아교육을 전공했고, 이들 역시 새스의 정규 직원입니다. 외부 보육시설과 달리, 신분이 안정적이다보니 교사들이 오래 근무하고 부모들과 가족처럼 교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인터뷰> 다이애나(새스 보육센터 원장) : "이곳 보육교사들은 오랫동안 일해왔기 때문에 부모, 아이들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합니다. 어린 아이들에겐 매우 중요한 요소죠."



보육센터 근처에 자리잡은 사내 병원... 의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50여 명이 상주하며 직원과 가족들의 건강을 보살핍니다. 혈액 검사에서 감기 치료, 알레르기 주사 등 갖가지 의료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물리치료에 식이요법 처방까지 모두 무룝니다.



<녹취> "미셀, 그러니까 당신은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하려는데, 경기 능력을 높이기 위한 식이요법을 알고 싶다는 거죠? 네."



’일과 생활’이라는 이름의 이 공간에선 사춘기 자녀교육, 부부 갈등 해소법, 치매 부모 부양법 같은 강좌와 상담이 끊임없이 열립니다. 다른 직원들의 개인적 고민거리를 덜어주기 위해 고민하는 것이 이곳 직원 9명의 업무입니다.



<인터뷰> 사라(’일과 생활’ 팀장):"이혼같은 골치아픈 문제를 처리하느라 직원들 머릿 속이 복잡하다면 일을 잘 할 수가 없잖아요. 우리가 변호사 선임 등 필요한 것들을 다 연결해줄 수 있어요."



언제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대규모 레크리에이션 센터도 빼놓을 수 없는 복지시설입니다. 고급 헬스장을 비롯해 수영장과 농구장, 당구장, 심지어 손톱관리실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가 근로자들의 천국으로 불리는 건 단순히 돈만 투자하면 해결되는 복지시설들 때문이 아닙니다.



새스 캠퍼스의 점심시간... 회사 구내 식당인데, 아이와 함께 식사하는 직원들이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보육센터에 맡긴 아이를 데려와 함께 밥을 먹는 겁니다. 이곳에선 일상적인 풍경입니다. 취재진은 아침에 보육센터에서 봤던 모자를 식당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녹취> "아침에 엄마 나올 때 뭐하고 있었니? (물 장난 했어요.)"



조이 씨는 아이를 맘 편하게 돌보면서 일할 수 있는 이런 분위기 때문에 이 회사로 일터를 옮겼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조이(소프트웨어 개발자) : "아이에게 걱정할 필요가 없어서 정말 좋아요. 아이가 보육센터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알고 있으니 일에 더 집중할 수 있죠."



점심을 먹은 뒤 체육관을 찾았습니다. 오후 1시를 넘긴 시각인데, 직원들이 농구에 흠뻑 빠져있습니다. 근무시간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분위깁니다. 새스가 세번째 직장이라는 스티브 씨는 업무 처리에 지장을 주지 않는 한 언제 어디서 운동을 하든 아무도 문제삼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스티브(소프트웨어 개발자) : "이 회사는 직원들을 존중해주고, 일과 생활의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해주죠. 그래서, 이 회사를 사랑하고, 결코 떠나지 않을 겁니다."



새스의 근무 시간은 주당 35시간입니다. 그 35시간을 어떻게 배치할 지는 근로자 자신이 결정합니다. 출근 시간은 아무도 따지지 않습니다. 사무 공간부터 출퇴근 시간을 파악하기 어렵게 설계했습니다.



이 회사의 사무공간은 이렇게 긴 복도에 방들이 늘어서있는 풍경입니다. 신입사원을 포함해 모든 직원들에게 개인 사무실이 주어집니다.



병가 일수도 따지지 않습니다. 아파서 며칠씩 쉬어도 진단서를 갖다 낼 필요가 없습니다.



<인터뷰> 앨리슨(마케팅 담당자) : "내가 아프거나 아이가 아프면 상사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병원에 가야 한다고 얘기만 하면 됩니다."



’비정규직’이라는 단어도 새스에선 찾아볼 수 없습니다. 레크리에이션 센터의 수영 강사도, 잔디를 관리하는 정원사도 모두 새스의 정규 직원입니다.



<인터뷰> 젠(인사 담당 부사장) :"정원 관리나 급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도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파는 직원들처럼 회사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사람들입니다."



이 회사의 이직률은 연 3~4% 안팎... 소프트웨어 업계 평균 이직률의 1/7에 불과합니다. 근무 만족도가 높으니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고, 그러다 보니, 직원의 1/3이 50살을 넘겼습니다. 올해 60살인 캐롤라인은 새스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자녀 5명을 키우며 그 나이까지 일하기가 불가능했을 거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캐롤라인(60살):"새스는 근로자와 그 가족들을 진정 인간적으로 배려해줍니다. 다른 직장에선 겪어보지 못한 일이죠."



새스는 설립 후 34년 간 적자를 낸 적도, 빚을 진 적도 없습니다. 연 평균 9%씩 성장을 해왔고, 연 매출은 2조5천억 원을 넘습니다. 웬만한 기업이나 관공서치고 새스의 소프트웨어를 쓰지 않은 곳을 찾기가 어려울 정돕니다.



근로자에게 최고의 복지와 자유를 제공하면서 어떻게 이런 경쟁력을 키워온 걸까? 창업자 짐 굿나잇 회장은 직원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자선사업이 아니라 현명한 투자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짐 굿나잇(새스 회장·창업자):"당신이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든다면 그들이 당신의 고객을 행복하게 할 겁니다. 그것이 우리의 기본 철학입니다."



예컨대, 사내 병원을 운영하는 데 연간 수십 억원이 들지만, 직원들이 외부 병원을 찾는 피로와 스트레스를 덜어줘 그 이상으로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겁니다. 낮은 이직률 덕분에 인력을 채용하고 교육하는 비용도 연간 수백억 원씩 절약된다는 게 새스의 계산법입니다.



<인터뷰> 젠(인력관리 부사장): "우리는 업무 성과만 가지고 얘기합니다. 직원들을 전적으로 믿고 최대한 자율성을 준다음, 성과가 좋지 않으면 그 때 문제 제기를 합니다."



한국 굴지의 대기업에 스카웃됐다가 4년 만에 다시 새스로 돌아온 정진환 박사는 근로자들의 주인 의식을 최대한 끌어내는 기업 문화가 새스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평가합니다.



<인터뷰> 정진환(첨단분석팀장):"여기서는 내년에는 재계약이 될까 이런 걱정 안하거든요. 살아남을까, 임원이 못되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은 안하거든요. 오너십(주인 의식)을 갖고 일하니 스트레스가 없어요. 이건 일이 아니에요. 내가 그냥 살아나가는 과정이지."



회사로부터 존중을 받다 보니 일 자체를 즐기고 자발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쏟아붓게 된다는 겁니다. 실제로 진단서 한 장 내지 않고 무제한 병가를 쓸 수 있지만, 이를 악용하는 직원은 없습니다. 직원들의 병가 일수는 연 평균 이틀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정진환(첨단분석팀장):"일을 그 사람이 마치느냐 안 마치느냐는 ’자기 정화 시스템’이라는 것이 돌아가요. 주변의 동료들에 의해서든, 매니저에 의해서든 그런것들이 돌아가거든요."



이런 기업 문화에 대한 애착은 비상장 회사를 고집하고 있는 데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10년 전 월가의 제안을 받아 기업 공개를 추진하다, 단기 이윤을 추구하는 주주들의 압박으로 새스 특유의 기업 문화가 훼손될 거라는 우려가 나오자, 결국 상장 포기를 택했습니다. 창업주와 임직원들이 새스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스톡옵션 등 자본 차익을 포기한 겁니다.



<인터뷰> 짐 굿나잇(새스 회장·창업자):"(상장기업이 되면) 주주들이 직원 복지에 돈을 너무 많이 쓴다며 삭감하라고 압박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걱정이 없죠."



직원이 행복해야 기업이 성장한다는 철학을 34년간 굳건히 지켜온 창업주... 그리고, 자유와 복지를 높은 생산성으로 되살려온 근로자들... 모두가 부러워하는 꿈의 기업, 그 상생의 비결은 존중과 신뢰, 그리고 주인 의식이라는 평범한 단어의 실천이었습니다.



<앵커 멘트>



“직원을 행복하게 해주면 그 직원들이 회사의 고객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는 새스 최고경영자 말...참 인상적이죠. 단순한 경영 방침을 넘어,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담겨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업종이기에 가능한 측면도 있겠지만, 업종 불문하고 적게 투자해 많이 뽑아내는게 제일인 줄 아는 풍토가 만연한 상황에서, 새스의 실천과 성공은 더욱 돋보입니다.



사업도 저렇게 하면 참 보람있을 것 같습니다.



특파원현장보고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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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eye] ‘일하고 싶은 직장 1위’ 비결은?
    • 입력 2011-05-15 10:11:18
    • 수정2011-05-15 19:29:42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고연봉에 주당 35시간 근무, 출퇴근 자유, 100% 정규직, 게다가 무료 병원과 보육센터, 체육 시설까지 갖춘 직장이 있다면..어떨까요?

네.. 말 그대로 ‘꿈의 직장’이라고 할만 한데요.. 그런데 직원들이야 좋을지 몰라도 금방 망할 것이다...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네.. 그런데 그게 그렇지가 않습니다. 최고의 복지를 보장하면서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굴지의 회사가 있습니다.

꿈의 직장이라는 구글도 닮고 싶어하는 이 회사를 임장원 특파원이 찾아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여의도의 절반에 가까운 거대한 숲... 그 숲 속에 건물 20여 동이 듬성듬성 들어서 있습니다. 세계적인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새스(SAS)의 본사입니다.

4천3백 명이 일하는 직장이지만, 대학 캠퍼스처럼 고즈넉한 분위깁니다. 그래서, 직원들 스스로 이 곳을 ’새스 캠퍼스’라고 부릅니다. 새스 캠퍼스의 아침은 직원들이 출근 길에 아이를 맡기는 보육센터에서 시작됩니다.

외부 보육시설보다 넓고 쾌적한데도, 비용은 1/3입니다. 이곳 보육교사들은 대부분 유아교육을 전공했고, 이들 역시 새스의 정규 직원입니다. 외부 보육시설과 달리, 신분이 안정적이다보니 교사들이 오래 근무하고 부모들과 가족처럼 교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인터뷰> 다이애나(새스 보육센터 원장) : "이곳 보육교사들은 오랫동안 일해왔기 때문에 부모, 아이들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합니다. 어린 아이들에겐 매우 중요한 요소죠."

보육센터 근처에 자리잡은 사내 병원... 의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50여 명이 상주하며 직원과 가족들의 건강을 보살핍니다. 혈액 검사에서 감기 치료, 알레르기 주사 등 갖가지 의료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물리치료에 식이요법 처방까지 모두 무룝니다.

<녹취> "미셀, 그러니까 당신은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하려는데, 경기 능력을 높이기 위한 식이요법을 알고 싶다는 거죠? 네."

’일과 생활’이라는 이름의 이 공간에선 사춘기 자녀교육, 부부 갈등 해소법, 치매 부모 부양법 같은 강좌와 상담이 끊임없이 열립니다. 다른 직원들의 개인적 고민거리를 덜어주기 위해 고민하는 것이 이곳 직원 9명의 업무입니다.

<인터뷰> 사라(’일과 생활’ 팀장):"이혼같은 골치아픈 문제를 처리하느라 직원들 머릿 속이 복잡하다면 일을 잘 할 수가 없잖아요. 우리가 변호사 선임 등 필요한 것들을 다 연결해줄 수 있어요."

언제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대규모 레크리에이션 센터도 빼놓을 수 없는 복지시설입니다. 고급 헬스장을 비롯해 수영장과 농구장, 당구장, 심지어 손톱관리실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가 근로자들의 천국으로 불리는 건 단순히 돈만 투자하면 해결되는 복지시설들 때문이 아닙니다.

새스 캠퍼스의 점심시간... 회사 구내 식당인데, 아이와 함께 식사하는 직원들이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보육센터에 맡긴 아이를 데려와 함께 밥을 먹는 겁니다. 이곳에선 일상적인 풍경입니다. 취재진은 아침에 보육센터에서 봤던 모자를 식당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녹취> "아침에 엄마 나올 때 뭐하고 있었니? (물 장난 했어요.)"

조이 씨는 아이를 맘 편하게 돌보면서 일할 수 있는 이런 분위기 때문에 이 회사로 일터를 옮겼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조이(소프트웨어 개발자) : "아이에게 걱정할 필요가 없어서 정말 좋아요. 아이가 보육센터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알고 있으니 일에 더 집중할 수 있죠."

점심을 먹은 뒤 체육관을 찾았습니다. 오후 1시를 넘긴 시각인데, 직원들이 농구에 흠뻑 빠져있습니다. 근무시간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분위깁니다. 새스가 세번째 직장이라는 스티브 씨는 업무 처리에 지장을 주지 않는 한 언제 어디서 운동을 하든 아무도 문제삼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스티브(소프트웨어 개발자) : "이 회사는 직원들을 존중해주고, 일과 생활의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해주죠. 그래서, 이 회사를 사랑하고, 결코 떠나지 않을 겁니다."

새스의 근무 시간은 주당 35시간입니다. 그 35시간을 어떻게 배치할 지는 근로자 자신이 결정합니다. 출근 시간은 아무도 따지지 않습니다. 사무 공간부터 출퇴근 시간을 파악하기 어렵게 설계했습니다.

이 회사의 사무공간은 이렇게 긴 복도에 방들이 늘어서있는 풍경입니다. 신입사원을 포함해 모든 직원들에게 개인 사무실이 주어집니다.

병가 일수도 따지지 않습니다. 아파서 며칠씩 쉬어도 진단서를 갖다 낼 필요가 없습니다.

<인터뷰> 앨리슨(마케팅 담당자) : "내가 아프거나 아이가 아프면 상사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병원에 가야 한다고 얘기만 하면 됩니다."

’비정규직’이라는 단어도 새스에선 찾아볼 수 없습니다. 레크리에이션 센터의 수영 강사도, 잔디를 관리하는 정원사도 모두 새스의 정규 직원입니다.

<인터뷰> 젠(인사 담당 부사장) :"정원 관리나 급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도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파는 직원들처럼 회사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사람들입니다."

이 회사의 이직률은 연 3~4% 안팎... 소프트웨어 업계 평균 이직률의 1/7에 불과합니다. 근무 만족도가 높으니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고, 그러다 보니, 직원의 1/3이 50살을 넘겼습니다. 올해 60살인 캐롤라인은 새스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자녀 5명을 키우며 그 나이까지 일하기가 불가능했을 거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캐롤라인(60살):"새스는 근로자와 그 가족들을 진정 인간적으로 배려해줍니다. 다른 직장에선 겪어보지 못한 일이죠."

새스는 설립 후 34년 간 적자를 낸 적도, 빚을 진 적도 없습니다. 연 평균 9%씩 성장을 해왔고, 연 매출은 2조5천억 원을 넘습니다. 웬만한 기업이나 관공서치고 새스의 소프트웨어를 쓰지 않은 곳을 찾기가 어려울 정돕니다.

근로자에게 최고의 복지와 자유를 제공하면서 어떻게 이런 경쟁력을 키워온 걸까? 창업자 짐 굿나잇 회장은 직원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자선사업이 아니라 현명한 투자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짐 굿나잇(새스 회장·창업자):"당신이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든다면 그들이 당신의 고객을 행복하게 할 겁니다. 그것이 우리의 기본 철학입니다."

예컨대, 사내 병원을 운영하는 데 연간 수십 억원이 들지만, 직원들이 외부 병원을 찾는 피로와 스트레스를 덜어줘 그 이상으로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겁니다. 낮은 이직률 덕분에 인력을 채용하고 교육하는 비용도 연간 수백억 원씩 절약된다는 게 새스의 계산법입니다.

<인터뷰> 젠(인력관리 부사장): "우리는 업무 성과만 가지고 얘기합니다. 직원들을 전적으로 믿고 최대한 자율성을 준다음, 성과가 좋지 않으면 그 때 문제 제기를 합니다."

한국 굴지의 대기업에 스카웃됐다가 4년 만에 다시 새스로 돌아온 정진환 박사는 근로자들의 주인 의식을 최대한 끌어내는 기업 문화가 새스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평가합니다.

<인터뷰> 정진환(첨단분석팀장):"여기서는 내년에는 재계약이 될까 이런 걱정 안하거든요. 살아남을까, 임원이 못되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은 안하거든요. 오너십(주인 의식)을 갖고 일하니 스트레스가 없어요. 이건 일이 아니에요. 내가 그냥 살아나가는 과정이지."

회사로부터 존중을 받다 보니 일 자체를 즐기고 자발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쏟아붓게 된다는 겁니다. 실제로 진단서 한 장 내지 않고 무제한 병가를 쓸 수 있지만, 이를 악용하는 직원은 없습니다. 직원들의 병가 일수는 연 평균 이틀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정진환(첨단분석팀장):"일을 그 사람이 마치느냐 안 마치느냐는 ’자기 정화 시스템’이라는 것이 돌아가요. 주변의 동료들에 의해서든, 매니저에 의해서든 그런것들이 돌아가거든요."

이런 기업 문화에 대한 애착은 비상장 회사를 고집하고 있는 데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10년 전 월가의 제안을 받아 기업 공개를 추진하다, 단기 이윤을 추구하는 주주들의 압박으로 새스 특유의 기업 문화가 훼손될 거라는 우려가 나오자, 결국 상장 포기를 택했습니다. 창업주와 임직원들이 새스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스톡옵션 등 자본 차익을 포기한 겁니다.

<인터뷰> 짐 굿나잇(새스 회장·창업자):"(상장기업이 되면) 주주들이 직원 복지에 돈을 너무 많이 쓴다며 삭감하라고 압박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걱정이 없죠."

직원이 행복해야 기업이 성장한다는 철학을 34년간 굳건히 지켜온 창업주... 그리고, 자유와 복지를 높은 생산성으로 되살려온 근로자들... 모두가 부러워하는 꿈의 기업, 그 상생의 비결은 존중과 신뢰, 그리고 주인 의식이라는 평범한 단어의 실천이었습니다.

<앵커 멘트>

“직원을 행복하게 해주면 그 직원들이 회사의 고객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는 새스 최고경영자 말...참 인상적이죠. 단순한 경영 방침을 넘어,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담겨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업종이기에 가능한 측면도 있겠지만, 업종 불문하고 적게 투자해 많이 뽑아내는게 제일인 줄 아는 풍토가 만연한 상황에서, 새스의 실천과 성공은 더욱 돋보입니다.

사업도 저렇게 하면 참 보람있을 것 같습니다.

특파원현장보고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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