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이제부터 제대로

입력 2011.05.17 (07:03) 수정 2011.05.17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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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해설위원]



과학벨트로 대덕지구가 단독 선정됐습니다. 탈락지역의 반발은 거셉니다. 불복종운동까지 공언하는 험악한 기셉니다. 이런 반응은 예상됐습니다. 정부로서도 여론의 뭇매를 각오했을 겁니다. 매맞는 걸 늦추지 않은 건 잘한 일입니다. 매가 두렵다고 가당찮은 삼각벨트 운운하며 나눠가지려했다면 나중엔 더 뒷감당을 못했을 겁니다.



과학벨트 입지를 이번에 어쨌든 매듭지으면서 세종시부터 시작해 동남권신공항, LH 이전 등으로 이어져온 여러 국책사업 입지 갈등이 마무리국면에 들어섰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잘못한 부분도 많지만 이제부턴 잘하라고 흔쾌히 지난 잘못들을 덮어주면 오죽 좋겠습니만 그러기엔 국민들의 마음이 많이 상해있습니다. 그래서 따질 건 제대로 따져봐야겠습니다.



본래 안 맞아도 될 매였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과학벨트는 당초 대통령공약사항으로 충청권 입지를 염두에 둔 거였지만 언제부턴가 원점재검토 설이 나오면서 여러 지자체들이 뛰어들었습니다. 지방정부와 정치인들의 이해관계가 개입하면서 급기야 사생결단식 유치경쟁이 돼 버렸습니다. 여기에다 선거니 뭐니를 의식한 정무적 판단까지 끼어들게됐습니다. 정부가 제 때에 교통정리를 하지 못하게됐고 우물쭈물하면서 상황은 더욱 나빠졌습니다. 요컨대 정부 스스로 혼란을 부채질하고 화를 키워온겁니다



정치적인 이해에 휘둘려 원칙을 저버렸고 집권초기 해야할 일을 미적대다 시기를 놓쳤습니다. 지역여론의 환심을 사려고 포퓰리즘적 공약을 남발했고 문제가 되면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식으로 회유하려했습니다.



앞만 보고 가면 될것을 기웃거리고 두리번거리다 길을 잃어버린겁니다. 정부는 그래서 이번 일에 관한 한 매를 제대로 맞아야겠습니다. 비슷한 실수를 한 두 번도 아니고 벌써 네 번째라면 더욱 그래야합니다. 그러려면 우선 국책사업공약을 남발하지않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합니다. 선거철 헛소리를 막는 구체적인 대안도 내놔야합니다. 또 지자체들이 국책사업에 책임있게 참여하도록 하는 보완책도 필요합니다.



이번 일은 실로 우리 정부에 큰 교훈을 남겼습니다. 비싼 시행착오 끝에 얻어낸 뼈아픈 교훈입니다. 국가와 민족의 터전을 일구는 큰 일앞에선 정략적 또는 지역적 이해관계를 깨야한다는 과제를 남겼습니다. 사람들이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서 지켜보기엔 지금 우리 현실이 결코 녹녹치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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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이제부터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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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1-05-17 07: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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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해설위원]

과학벨트로 대덕지구가 단독 선정됐습니다. 탈락지역의 반발은 거셉니다. 불복종운동까지 공언하는 험악한 기셉니다. 이런 반응은 예상됐습니다. 정부로서도 여론의 뭇매를 각오했을 겁니다. 매맞는 걸 늦추지 않은 건 잘한 일입니다. 매가 두렵다고 가당찮은 삼각벨트 운운하며 나눠가지려했다면 나중엔 더 뒷감당을 못했을 겁니다.

과학벨트 입지를 이번에 어쨌든 매듭지으면서 세종시부터 시작해 동남권신공항, LH 이전 등으로 이어져온 여러 국책사업 입지 갈등이 마무리국면에 들어섰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잘못한 부분도 많지만 이제부턴 잘하라고 흔쾌히 지난 잘못들을 덮어주면 오죽 좋겠습니만 그러기엔 국민들의 마음이 많이 상해있습니다. 그래서 따질 건 제대로 따져봐야겠습니다.

본래 안 맞아도 될 매였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과학벨트는 당초 대통령공약사항으로 충청권 입지를 염두에 둔 거였지만 언제부턴가 원점재검토 설이 나오면서 여러 지자체들이 뛰어들었습니다. 지방정부와 정치인들의 이해관계가 개입하면서 급기야 사생결단식 유치경쟁이 돼 버렸습니다. 여기에다 선거니 뭐니를 의식한 정무적 판단까지 끼어들게됐습니다. 정부가 제 때에 교통정리를 하지 못하게됐고 우물쭈물하면서 상황은 더욱 나빠졌습니다. 요컨대 정부 스스로 혼란을 부채질하고 화를 키워온겁니다

정치적인 이해에 휘둘려 원칙을 저버렸고 집권초기 해야할 일을 미적대다 시기를 놓쳤습니다. 지역여론의 환심을 사려고 포퓰리즘적 공약을 남발했고 문제가 되면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식으로 회유하려했습니다.

앞만 보고 가면 될것을 기웃거리고 두리번거리다 길을 잃어버린겁니다. 정부는 그래서 이번 일에 관한 한 매를 제대로 맞아야겠습니다. 비슷한 실수를 한 두 번도 아니고 벌써 네 번째라면 더욱 그래야합니다. 그러려면 우선 국책사업공약을 남발하지않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합니다. 선거철 헛소리를 막는 구체적인 대안도 내놔야합니다. 또 지자체들이 국책사업에 책임있게 참여하도록 하는 보완책도 필요합니다.

이번 일은 실로 우리 정부에 큰 교훈을 남겼습니다. 비싼 시행착오 끝에 얻어낸 뼈아픈 교훈입니다. 국가와 민족의 터전을 일구는 큰 일앞에선 정략적 또는 지역적 이해관계를 깨야한다는 과제를 남겼습니다. 사람들이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서 지켜보기엔 지금 우리 현실이 결코 녹녹치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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