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부처 이견으로 부실 키웠다

입력 2011.05.17 (22:10) 수정 2011.05.1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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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부산저축은행 사건 속보입니다.

저축은행의 다가오는 위기를 정부가 미리 알고 있었으면서도 때맞춘 대응을 하지 않아서 부실을 키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시기를 놓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오늘 양건 감사원장이 던진 의미심장한 말입니다.

홍희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감사원이 저축은행 부실을 감사한 뒤 대통령에게 결과를 보고했던 지난해 5월,

부실이 심각하고 근본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감사원 관계자들은 금융권으로부터 공격에 가까운 압력을 받았다고 합니다.

대규모 인출 사태 등 큰 혼란을 불러 올 것이라면서 저축은행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녹취>김황식(국무총리/당시 감사원장) : "좀 완화를 해줬으면 좋겠다든지 하는 사실상의 여러가지 청탁 내지 로비는 있었습니다."

우량 저축은행과의 인수 합병을 통해 부실을 해소하면 된다는 주장과, 경제에 무리가 있더라도 이번 기회에 털고 가야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서너달이 지나갔습니다.

부실 저축은행 처리 방안을 놓고도 이견은 계속됐습니다.

금융위는 공적자금 투입을 검토했지만, 청와대는 강력히 반대했습니다.

결국, 법을 개정해 은행 등이 낸 예금보험기금을 저축은행에 투입하기로 했지만 이 과정에서도 시간은 지체됐습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 감사 결과 발표를 연기해 달라는 요청까지 하게 됩니다.

<인터뷰>양건(감사원장) : "신중함에 너무 초점을 맞추다 보니 장기화 된 것이 아닌가..."

청와대는 실태 파악과 감독제도 개선 등의 조치를 취한만큼 늑장 대응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해묵은 과제였던 저축은행 문제에 대해 부처간 이견과 땜질식 처방으로 부실을 키웠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홍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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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축은행’ 부처 이견으로 부실 키웠다
    • 입력 2011-05-17 22:10:20
    • 수정2011-05-17 22: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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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부산저축은행 사건 속보입니다. 저축은행의 다가오는 위기를 정부가 미리 알고 있었으면서도 때맞춘 대응을 하지 않아서 부실을 키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시기를 놓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오늘 양건 감사원장이 던진 의미심장한 말입니다. 홍희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감사원이 저축은행 부실을 감사한 뒤 대통령에게 결과를 보고했던 지난해 5월, 부실이 심각하고 근본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감사원 관계자들은 금융권으로부터 공격에 가까운 압력을 받았다고 합니다. 대규모 인출 사태 등 큰 혼란을 불러 올 것이라면서 저축은행 함부로 건드리지 말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녹취>김황식(국무총리/당시 감사원장) : "좀 완화를 해줬으면 좋겠다든지 하는 사실상의 여러가지 청탁 내지 로비는 있었습니다." 우량 저축은행과의 인수 합병을 통해 부실을 해소하면 된다는 주장과, 경제에 무리가 있더라도 이번 기회에 털고 가야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서너달이 지나갔습니다. 부실 저축은행 처리 방안을 놓고도 이견은 계속됐습니다. 금융위는 공적자금 투입을 검토했지만, 청와대는 강력히 반대했습니다. 결국, 법을 개정해 은행 등이 낸 예금보험기금을 저축은행에 투입하기로 했지만 이 과정에서도 시간은 지체됐습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 감사 결과 발표를 연기해 달라는 요청까지 하게 됩니다. <인터뷰>양건(감사원장) : "신중함에 너무 초점을 맞추다 보니 장기화 된 것이 아닌가..." 청와대는 실태 파악과 감독제도 개선 등의 조치를 취한만큼 늑장 대응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해묵은 과제였던 저축은행 문제에 대해 부처간 이견과 땜질식 처방으로 부실을 키웠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홍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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