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계좌 대출로 땅 구입…‘알고도 면죄부’

입력 2011.05.19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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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부산저축은행 임직원들이 차명계좌로 대출한 수천억원을 멋대로 펑펑 썼고, 금융 감독원 역시 이를 알고도 제대로 단속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남의 돈 갖고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기가 막힙니다.



조태흠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택가의 4층 건물입니다.



부산저축은행 정모 부장의 친척인 김모 씨 소유로 돼있지만 진짜 소유주는 부산저축은행입니다.



은행이 김씨 이름의 차명계좌에 오억 원을 넣은 뒤 낙찰받게 했습니다.



부실대출의 담보인 건물을 이렇게 차명을 동원해 경매처리함으로써 서류상 부실 대출 규모를 줄인 겁니다.



차명계좌로 대출된 돈은 다른 차명계좌 주인의 대출금을 갚는 ’돌려막기’나, 은행의 부실채권을 정리하는데도 멋대로 사용됐습니다.



박연호 회장의 주식 거래 대금을 갚는데도 차명계좌가 이용됐습니다.



이 같은 차명계좌 대출은 확인된 것만 7천억 원대.



이 가운데 6천억여 원이 지난 2007년부터 4년 동안 집중됐습니다.



그런데 KBS가 입수한 금융감독원 공문을 보면 금감원은 지난 2009년 이처럼 차명 대출이 많았던 기간에 대해 검사를 벌였습니다.



금감원은 그 결과를 지난해 3월 부산저축은행에 통보했습니다.



금감원은 PF 대출금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라며 은행에 ’경영 유의’를 요구했고, 차명계좌까지 동원해 심사도 없이 거액의 대출이 이뤄진 것에 대해서는 ’주의’ 조치를 내렸습니다.



경영진에 대해서도 모두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처분을 했습니다.



결국, 금감원이 무분별한 PF 대출과 차명계좌에 대한 불법 대출사실을 확인하고도 사실상 은행에 면죄부를 준 꼴이 됐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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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명계좌 대출로 땅 구입…‘알고도 면죄부’
    • 입력 2011-05-19 22: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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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부산저축은행 임직원들이 차명계좌로 대출한 수천억원을 멋대로 펑펑 썼고, 금융 감독원 역시 이를 알고도 제대로 단속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남의 돈 갖고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기가 막힙니다.

조태흠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택가의 4층 건물입니다.

부산저축은행 정모 부장의 친척인 김모 씨 소유로 돼있지만 진짜 소유주는 부산저축은행입니다.

은행이 김씨 이름의 차명계좌에 오억 원을 넣은 뒤 낙찰받게 했습니다.

부실대출의 담보인 건물을 이렇게 차명을 동원해 경매처리함으로써 서류상 부실 대출 규모를 줄인 겁니다.

차명계좌로 대출된 돈은 다른 차명계좌 주인의 대출금을 갚는 ’돌려막기’나, 은행의 부실채권을 정리하는데도 멋대로 사용됐습니다.

박연호 회장의 주식 거래 대금을 갚는데도 차명계좌가 이용됐습니다.

이 같은 차명계좌 대출은 확인된 것만 7천억 원대.

이 가운데 6천억여 원이 지난 2007년부터 4년 동안 집중됐습니다.

그런데 KBS가 입수한 금융감독원 공문을 보면 금감원은 지난 2009년 이처럼 차명 대출이 많았던 기간에 대해 검사를 벌였습니다.

금감원은 그 결과를 지난해 3월 부산저축은행에 통보했습니다.

금감원은 PF 대출금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라며 은행에 ’경영 유의’를 요구했고, 차명계좌까지 동원해 심사도 없이 거액의 대출이 이뤄진 것에 대해서는 ’주의’ 조치를 내렸습니다.

경영진에 대해서도 모두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처분을 했습니다.

결국, 금감원이 무분별한 PF 대출과 차명계좌에 대한 불법 대출사실을 확인하고도 사실상 은행에 면죄부를 준 꼴이 됐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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