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묻지마’ 발급…또 카드대란 우려
입력 2011.05.20 (22:04)
수정 2011.05.20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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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신용카드사간 경쟁이 불을 뿜으면서 카드발급 카드수가 1억 2천만장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2002년 카드대란 수준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한동안 사라졌던 불법 호객 영업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먼저 우한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북적이는 놀이공원 매표소 앞, 한 카드 모집인이 다가와 대뜸 신용카드 가입을 권합니다.
<녹취> 카드사 상담직원 : "월드 이용하실려고요? 카드 신청하시면, 카드 바로 안나가지만, 무료입장 가능하세요."
아예 카드 판매대를 차린 곳도 있습니다.
손엔 입장권이 한 다발 들려있습니다.
연회비에서 상품권까지 가입 대가로 제공되는 건 6만 원어치.
<녹취> 카드사 상담직원 : "우리카드는 4월달 5월달 두 달만 쓰시면되요. 여기서 10만원만 쓰고, 신한카드는 한달만 10만원 써주시면 (입장권)4장 다 드릴게요."
서울의 한 대형마트, 각종 경품으로 고객 눈길을 잡습니다.
망설이는 고객에겐 현금까지 쥐어줍니다.
<녹취> 카드 모집인 : "치약세트고 리비아크림 골고루 하나씩 가져가세요. 제가 통장에 3만 원 넣어드리면 좋잖아요."
출혈 경쟁이 도를 넘으면서, 카드 모집인들이 자신 몫인 판매수당마저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는 겁니다.
연회비의 10%가 넘는 경품 제공은 불법입니다.
<녹취> "카드사들도 다 알면서 묵인하는 거에요. 이렇게 안하면 영업이 안되거든요."
1인당 신용카드 보유 수는 이미 카드 대란 때를 넘어선 수준.
카드사들의 마구잡이식 경쟁이 다시 과열되고 있습니다.
<앵커멘트>
2002년 카드대란 때 봤던 모습과 너무 흡사하군요. 디지털 스튜디오 연결합니다.
박찬형 기자! 저런 모습이 결국 카드빚을 양산하는 걸로 연결되는 게 문제인거죠?
<답변>
예, 신용카드의 본래 기능은 물품구매인데, 수익이 높은 고금리 대출에 열을 올리면서 카드빚을 양산.
지난해 연말기준 카드론 대출액은 23조 9천억 원, 1년전보다 무려 42.3% 급증.
특히 문제는 빚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에 대한 카드대출.
신용카드 보유가구 중에서 하위 40% 저소득층의 카드 대출금액은 평균 천 71만원, 가처분소득과 거의 같아 소득으로 대출금 갚으면 끝.
카드빚에 허덕일수 밖에 없죠. 저신용자들의 카드빚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신용등급 9등급인 김 씨는 요즘 월소득 2백만 원의 절반을 카드빚을 막는데 쓰고 있습니다.
카드사의 권유에 천4백만 원을 빌려 썼고 연 30%에 육박하는 연체이자가 버거워 카드 돌려막기를 하다 빚은 3년 만에 3천만 원으로 늘었습니다.
<녹취> 김모 씨(카드빚 대출자) : "금방 해결될 거 같았는데 생각대로 쉽지 않더라고요. 여기서 빼 가지고 다시 메우고 그러다보니 쫙 올라가더라고요."
환갑을 넘긴 박 모씨, 7년 전 천2백만 원의 카드 대출을 받았다 빚에 갇혔습니다.
카드빚 돌려막기에 대출 카드는 5개로 늘었고, 이제 끼니를 걱정해야 할 처지입니다.
<녹취> 박모 씨(카드빚 대출자) : "천 원짜리 두부도 비싸서 순두부 300원, 연두부 200원짜리가 있거든요. 그렇게 (먹고) 지내는 게 허다하죠."
이처럼 카드빚은 카드 돌려막기를 통해 장기간 저소득, 저신용자의 소득을 약탈합니다.
<인터뷰> 강윤선(신용회복위원회 명동지부장) : "카드를 쓰다 보면 또 다른 카드를 쓰게 되고 다른 카드를 쓰다 보면 카드사로부터 카드론을 권유받아서 그쪽으로 이용하다 보면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박빚을 갚기 위해 또 도박을 하듯이 카드빚을 갚기 위해 또 카드 대출을 받도록 내몰립니다.
저소득 저신용자에게 카드빚은 파멸을 부르는 도박과도 같습니다.
<앵커 멘트>
이러다 제 2 카드대란 오는 거 아니냐는 불안감도 있거든요. 어떻습니까?
<답변>
과당경쟁이 문제입니다.
마구잡이 카드발급, 저신용자들에 대한 대출 증가.. 제2의 카드대란 우려가 괜한 게 아닙니다.
금융당국은 도대체 뭘하고 있을까요? 김현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LG카드의 현금서비스가 중단됐습니다.
LG카드는 부도로 몰릴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일가족이 목숨을 끊었습니다.
신용불량자 4백만 명, 10조 원의 적자를 본 카드사들은 대부분 매각되거나 합병됐습니다.
불과 7,8년전 일입니다.
그때 은행에 합병됐던 국민카드가 다시 분사했습니다.
이미 분사한 하나 SK 카드, 그리고 우리카드까지 분사를 서두르면서 경쟁에 불이 붙었습니다.
카드대란 직후 만 7천 명으로 감소한 모집인은 다시 5만 명이 됐습니다.
7,8년 전으로 다시 돌아간 듯합니다.
과당경쟁의 진원지는 이번엔 카드론, 카드론 대출잔액은 1년 새 7조 원이 늘었고 5대 카드사의 카드론 수익은 1년 새 3천억 원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인터뷰> 최정욱(대신증권 리서치센터) : "카드론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점이 (카드대란)당시와 비교해보면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이 동일한 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신용자에 대한 카드 발급건수가 1년 새 17%나 늘어난 점도 걱정거립니다.
특히 문제가 생길 경우 순식간에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카드업계의 특성을 감안하면 금융당국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현경입니다.
신용카드사간 경쟁이 불을 뿜으면서 카드발급 카드수가 1억 2천만장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2002년 카드대란 수준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한동안 사라졌던 불법 호객 영업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먼저 우한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북적이는 놀이공원 매표소 앞, 한 카드 모집인이 다가와 대뜸 신용카드 가입을 권합니다.
<녹취> 카드사 상담직원 : "월드 이용하실려고요? 카드 신청하시면, 카드 바로 안나가지만, 무료입장 가능하세요."
아예 카드 판매대를 차린 곳도 있습니다.
손엔 입장권이 한 다발 들려있습니다.
연회비에서 상품권까지 가입 대가로 제공되는 건 6만 원어치.
<녹취> 카드사 상담직원 : "우리카드는 4월달 5월달 두 달만 쓰시면되요. 여기서 10만원만 쓰고, 신한카드는 한달만 10만원 써주시면 (입장권)4장 다 드릴게요."
서울의 한 대형마트, 각종 경품으로 고객 눈길을 잡습니다.
망설이는 고객에겐 현금까지 쥐어줍니다.
<녹취> 카드 모집인 : "치약세트고 리비아크림 골고루 하나씩 가져가세요. 제가 통장에 3만 원 넣어드리면 좋잖아요."
출혈 경쟁이 도를 넘으면서, 카드 모집인들이 자신 몫인 판매수당마저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는 겁니다.
연회비의 10%가 넘는 경품 제공은 불법입니다.
<녹취> "카드사들도 다 알면서 묵인하는 거에요. 이렇게 안하면 영업이 안되거든요."
1인당 신용카드 보유 수는 이미 카드 대란 때를 넘어선 수준.
카드사들의 마구잡이식 경쟁이 다시 과열되고 있습니다.
<앵커멘트>
2002년 카드대란 때 봤던 모습과 너무 흡사하군요. 디지털 스튜디오 연결합니다.
박찬형 기자! 저런 모습이 결국 카드빚을 양산하는 걸로 연결되는 게 문제인거죠?
<답변>
예, 신용카드의 본래 기능은 물품구매인데, 수익이 높은 고금리 대출에 열을 올리면서 카드빚을 양산.
지난해 연말기준 카드론 대출액은 23조 9천억 원, 1년전보다 무려 42.3% 급증.
특히 문제는 빚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에 대한 카드대출.
신용카드 보유가구 중에서 하위 40% 저소득층의 카드 대출금액은 평균 천 71만원, 가처분소득과 거의 같아 소득으로 대출금 갚으면 끝.
카드빚에 허덕일수 밖에 없죠. 저신용자들의 카드빚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신용등급 9등급인 김 씨는 요즘 월소득 2백만 원의 절반을 카드빚을 막는데 쓰고 있습니다.
카드사의 권유에 천4백만 원을 빌려 썼고 연 30%에 육박하는 연체이자가 버거워 카드 돌려막기를 하다 빚은 3년 만에 3천만 원으로 늘었습니다.
<녹취> 김모 씨(카드빚 대출자) : "금방 해결될 거 같았는데 생각대로 쉽지 않더라고요. 여기서 빼 가지고 다시 메우고 그러다보니 쫙 올라가더라고요."
환갑을 넘긴 박 모씨, 7년 전 천2백만 원의 카드 대출을 받았다 빚에 갇혔습니다.
카드빚 돌려막기에 대출 카드는 5개로 늘었고, 이제 끼니를 걱정해야 할 처지입니다.
<녹취> 박모 씨(카드빚 대출자) : "천 원짜리 두부도 비싸서 순두부 300원, 연두부 200원짜리가 있거든요. 그렇게 (먹고) 지내는 게 허다하죠."
이처럼 카드빚은 카드 돌려막기를 통해 장기간 저소득, 저신용자의 소득을 약탈합니다.
<인터뷰> 강윤선(신용회복위원회 명동지부장) : "카드를 쓰다 보면 또 다른 카드를 쓰게 되고 다른 카드를 쓰다 보면 카드사로부터 카드론을 권유받아서 그쪽으로 이용하다 보면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박빚을 갚기 위해 또 도박을 하듯이 카드빚을 갚기 위해 또 카드 대출을 받도록 내몰립니다.
저소득 저신용자에게 카드빚은 파멸을 부르는 도박과도 같습니다.
<앵커 멘트>
이러다 제 2 카드대란 오는 거 아니냐는 불안감도 있거든요. 어떻습니까?
<답변>
과당경쟁이 문제입니다.
마구잡이 카드발급, 저신용자들에 대한 대출 증가.. 제2의 카드대란 우려가 괜한 게 아닙니다.
금융당국은 도대체 뭘하고 있을까요? 김현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LG카드의 현금서비스가 중단됐습니다.
LG카드는 부도로 몰릴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일가족이 목숨을 끊었습니다.
신용불량자 4백만 명, 10조 원의 적자를 본 카드사들은 대부분 매각되거나 합병됐습니다.
불과 7,8년전 일입니다.
그때 은행에 합병됐던 국민카드가 다시 분사했습니다.
이미 분사한 하나 SK 카드, 그리고 우리카드까지 분사를 서두르면서 경쟁에 불이 붙었습니다.
카드대란 직후 만 7천 명으로 감소한 모집인은 다시 5만 명이 됐습니다.
7,8년 전으로 다시 돌아간 듯합니다.
과당경쟁의 진원지는 이번엔 카드론, 카드론 대출잔액은 1년 새 7조 원이 늘었고 5대 카드사의 카드론 수익은 1년 새 3천억 원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인터뷰> 최정욱(대신증권 리서치센터) : "카드론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점이 (카드대란)당시와 비교해보면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이 동일한 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신용자에 대한 카드 발급건수가 1년 새 17%나 늘어난 점도 걱정거립니다.
특히 문제가 생길 경우 순식간에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카드업계의 특성을 감안하면 금융당국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현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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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뉴스] ‘묻지마’ 발급…또 카드대란 우려
-
- 입력 2011-05-20 22:04:52
- 수정2011-05-20 22:20:35

<앵커 멘트>
신용카드사간 경쟁이 불을 뿜으면서 카드발급 카드수가 1억 2천만장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2002년 카드대란 수준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한동안 사라졌던 불법 호객 영업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먼저 우한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북적이는 놀이공원 매표소 앞, 한 카드 모집인이 다가와 대뜸 신용카드 가입을 권합니다.
<녹취> 카드사 상담직원 : "월드 이용하실려고요? 카드 신청하시면, 카드 바로 안나가지만, 무료입장 가능하세요."
아예 카드 판매대를 차린 곳도 있습니다.
손엔 입장권이 한 다발 들려있습니다.
연회비에서 상품권까지 가입 대가로 제공되는 건 6만 원어치.
<녹취> 카드사 상담직원 : "우리카드는 4월달 5월달 두 달만 쓰시면되요. 여기서 10만원만 쓰고, 신한카드는 한달만 10만원 써주시면 (입장권)4장 다 드릴게요."
서울의 한 대형마트, 각종 경품으로 고객 눈길을 잡습니다.
망설이는 고객에겐 현금까지 쥐어줍니다.
<녹취> 카드 모집인 : "치약세트고 리비아크림 골고루 하나씩 가져가세요. 제가 통장에 3만 원 넣어드리면 좋잖아요."
출혈 경쟁이 도를 넘으면서, 카드 모집인들이 자신 몫인 판매수당마저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는 겁니다.
연회비의 10%가 넘는 경품 제공은 불법입니다.
<녹취> "카드사들도 다 알면서 묵인하는 거에요. 이렇게 안하면 영업이 안되거든요."
1인당 신용카드 보유 수는 이미 카드 대란 때를 넘어선 수준.
카드사들의 마구잡이식 경쟁이 다시 과열되고 있습니다.
<앵커멘트>
2002년 카드대란 때 봤던 모습과 너무 흡사하군요. 디지털 스튜디오 연결합니다.
박찬형 기자! 저런 모습이 결국 카드빚을 양산하는 걸로 연결되는 게 문제인거죠?
<답변>
예, 신용카드의 본래 기능은 물품구매인데, 수익이 높은 고금리 대출에 열을 올리면서 카드빚을 양산.
지난해 연말기준 카드론 대출액은 23조 9천억 원, 1년전보다 무려 42.3% 급증.
특히 문제는 빚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에 대한 카드대출.
신용카드 보유가구 중에서 하위 40% 저소득층의 카드 대출금액은 평균 천 71만원, 가처분소득과 거의 같아 소득으로 대출금 갚으면 끝.
카드빚에 허덕일수 밖에 없죠. 저신용자들의 카드빚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신용등급 9등급인 김 씨는 요즘 월소득 2백만 원의 절반을 카드빚을 막는데 쓰고 있습니다.
카드사의 권유에 천4백만 원을 빌려 썼고 연 30%에 육박하는 연체이자가 버거워 카드 돌려막기를 하다 빚은 3년 만에 3천만 원으로 늘었습니다.
<녹취> 김모 씨(카드빚 대출자) : "금방 해결될 거 같았는데 생각대로 쉽지 않더라고요. 여기서 빼 가지고 다시 메우고 그러다보니 쫙 올라가더라고요."
환갑을 넘긴 박 모씨, 7년 전 천2백만 원의 카드 대출을 받았다 빚에 갇혔습니다.
카드빚 돌려막기에 대출 카드는 5개로 늘었고, 이제 끼니를 걱정해야 할 처지입니다.
<녹취> 박모 씨(카드빚 대출자) : "천 원짜리 두부도 비싸서 순두부 300원, 연두부 200원짜리가 있거든요. 그렇게 (먹고) 지내는 게 허다하죠."
이처럼 카드빚은 카드 돌려막기를 통해 장기간 저소득, 저신용자의 소득을 약탈합니다.
<인터뷰> 강윤선(신용회복위원회 명동지부장) : "카드를 쓰다 보면 또 다른 카드를 쓰게 되고 다른 카드를 쓰다 보면 카드사로부터 카드론을 권유받아서 그쪽으로 이용하다 보면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박빚을 갚기 위해 또 도박을 하듯이 카드빚을 갚기 위해 또 카드 대출을 받도록 내몰립니다.
저소득 저신용자에게 카드빚은 파멸을 부르는 도박과도 같습니다.
<앵커 멘트>
이러다 제 2 카드대란 오는 거 아니냐는 불안감도 있거든요. 어떻습니까?
<답변>
과당경쟁이 문제입니다.
마구잡이 카드발급, 저신용자들에 대한 대출 증가.. 제2의 카드대란 우려가 괜한 게 아닙니다.
금융당국은 도대체 뭘하고 있을까요? 김현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LG카드의 현금서비스가 중단됐습니다.
LG카드는 부도로 몰릴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일가족이 목숨을 끊었습니다.
신용불량자 4백만 명, 10조 원의 적자를 본 카드사들은 대부분 매각되거나 합병됐습니다.
불과 7,8년전 일입니다.
그때 은행에 합병됐던 국민카드가 다시 분사했습니다.
이미 분사한 하나 SK 카드, 그리고 우리카드까지 분사를 서두르면서 경쟁에 불이 붙었습니다.
카드대란 직후 만 7천 명으로 감소한 모집인은 다시 5만 명이 됐습니다.
7,8년 전으로 다시 돌아간 듯합니다.
과당경쟁의 진원지는 이번엔 카드론, 카드론 대출잔액은 1년 새 7조 원이 늘었고 5대 카드사의 카드론 수익은 1년 새 3천억 원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인터뷰> 최정욱(대신증권 리서치센터) : "카드론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점이 (카드대란)당시와 비교해보면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이 동일한 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신용자에 대한 카드 발급건수가 1년 새 17%나 늘어난 점도 걱정거립니다.
특히 문제가 생길 경우 순식간에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카드업계의 특성을 감안하면 금융당국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현경입니다.
신용카드사간 경쟁이 불을 뿜으면서 카드발급 카드수가 1억 2천만장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2002년 카드대란 수준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한동안 사라졌던 불법 호객 영업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먼저 우한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북적이는 놀이공원 매표소 앞, 한 카드 모집인이 다가와 대뜸 신용카드 가입을 권합니다.
<녹취> 카드사 상담직원 : "월드 이용하실려고요? 카드 신청하시면, 카드 바로 안나가지만, 무료입장 가능하세요."
아예 카드 판매대를 차린 곳도 있습니다.
손엔 입장권이 한 다발 들려있습니다.
연회비에서 상품권까지 가입 대가로 제공되는 건 6만 원어치.
<녹취> 카드사 상담직원 : "우리카드는 4월달 5월달 두 달만 쓰시면되요. 여기서 10만원만 쓰고, 신한카드는 한달만 10만원 써주시면 (입장권)4장 다 드릴게요."
서울의 한 대형마트, 각종 경품으로 고객 눈길을 잡습니다.
망설이는 고객에겐 현금까지 쥐어줍니다.
<녹취> 카드 모집인 : "치약세트고 리비아크림 골고루 하나씩 가져가세요. 제가 통장에 3만 원 넣어드리면 좋잖아요."
출혈 경쟁이 도를 넘으면서, 카드 모집인들이 자신 몫인 판매수당마저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는 겁니다.
연회비의 10%가 넘는 경품 제공은 불법입니다.
<녹취> "카드사들도 다 알면서 묵인하는 거에요. 이렇게 안하면 영업이 안되거든요."
1인당 신용카드 보유 수는 이미 카드 대란 때를 넘어선 수준.
카드사들의 마구잡이식 경쟁이 다시 과열되고 있습니다.
<앵커멘트>
2002년 카드대란 때 봤던 모습과 너무 흡사하군요. 디지털 스튜디오 연결합니다.
박찬형 기자! 저런 모습이 결국 카드빚을 양산하는 걸로 연결되는 게 문제인거죠?
<답변>
예, 신용카드의 본래 기능은 물품구매인데, 수익이 높은 고금리 대출에 열을 올리면서 카드빚을 양산.
지난해 연말기준 카드론 대출액은 23조 9천억 원, 1년전보다 무려 42.3% 급증.
특히 문제는 빚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에 대한 카드대출.
신용카드 보유가구 중에서 하위 40% 저소득층의 카드 대출금액은 평균 천 71만원, 가처분소득과 거의 같아 소득으로 대출금 갚으면 끝.
카드빚에 허덕일수 밖에 없죠. 저신용자들의 카드빚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신용등급 9등급인 김 씨는 요즘 월소득 2백만 원의 절반을 카드빚을 막는데 쓰고 있습니다.
카드사의 권유에 천4백만 원을 빌려 썼고 연 30%에 육박하는 연체이자가 버거워 카드 돌려막기를 하다 빚은 3년 만에 3천만 원으로 늘었습니다.
<녹취> 김모 씨(카드빚 대출자) : "금방 해결될 거 같았는데 생각대로 쉽지 않더라고요. 여기서 빼 가지고 다시 메우고 그러다보니 쫙 올라가더라고요."
환갑을 넘긴 박 모씨, 7년 전 천2백만 원의 카드 대출을 받았다 빚에 갇혔습니다.
카드빚 돌려막기에 대출 카드는 5개로 늘었고, 이제 끼니를 걱정해야 할 처지입니다.
<녹취> 박모 씨(카드빚 대출자) : "천 원짜리 두부도 비싸서 순두부 300원, 연두부 200원짜리가 있거든요. 그렇게 (먹고) 지내는 게 허다하죠."
이처럼 카드빚은 카드 돌려막기를 통해 장기간 저소득, 저신용자의 소득을 약탈합니다.
<인터뷰> 강윤선(신용회복위원회 명동지부장) : "카드를 쓰다 보면 또 다른 카드를 쓰게 되고 다른 카드를 쓰다 보면 카드사로부터 카드론을 권유받아서 그쪽으로 이용하다 보면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박빚을 갚기 위해 또 도박을 하듯이 카드빚을 갚기 위해 또 카드 대출을 받도록 내몰립니다.
저소득 저신용자에게 카드빚은 파멸을 부르는 도박과도 같습니다.
<앵커 멘트>
이러다 제 2 카드대란 오는 거 아니냐는 불안감도 있거든요. 어떻습니까?
<답변>
과당경쟁이 문제입니다.
마구잡이 카드발급, 저신용자들에 대한 대출 증가.. 제2의 카드대란 우려가 괜한 게 아닙니다.
금융당국은 도대체 뭘하고 있을까요? 김현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LG카드의 현금서비스가 중단됐습니다.
LG카드는 부도로 몰릴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일가족이 목숨을 끊었습니다.
신용불량자 4백만 명, 10조 원의 적자를 본 카드사들은 대부분 매각되거나 합병됐습니다.
불과 7,8년전 일입니다.
그때 은행에 합병됐던 국민카드가 다시 분사했습니다.
이미 분사한 하나 SK 카드, 그리고 우리카드까지 분사를 서두르면서 경쟁에 불이 붙었습니다.
카드대란 직후 만 7천 명으로 감소한 모집인은 다시 5만 명이 됐습니다.
7,8년 전으로 다시 돌아간 듯합니다.
과당경쟁의 진원지는 이번엔 카드론, 카드론 대출잔액은 1년 새 7조 원이 늘었고 5대 카드사의 카드론 수익은 1년 새 3천억 원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인터뷰> 최정욱(대신증권 리서치센터) : "카드론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점이 (카드대란)당시와 비교해보면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이 동일한 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신용자에 대한 카드 발급건수가 1년 새 17%나 늘어난 점도 걱정거립니다.
특히 문제가 생길 경우 순식간에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카드업계의 특성을 감안하면 금융당국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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