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2시 게임 오버?

입력 2011.05.2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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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청소년의 4분 1 이상이 여가에 즐기는 취미 활동. 해외 수출만 12억 달러의 거대 문화 산업. 일부에서는 흉악한 폭력 사건 등의 원흉으로 손가락질 받는 문화 상품. 바로 '온라인 게임'입니다. 게임 을 더 하겠다는 아이와 그만하라는 부모의 실랑이는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닙니다.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에 대한 가정 안의 갈등과 사회의 문제 의식은 결국, 청소년의 '심야 게임 금지'를 법으로 정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밤늦은 시각에는 온라인 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하는 '셧 다운제'가 오는 11월부터 시행됩니다. 게임중독으로 인한 폐해와 청소년 보호라는 셧다운제의 '목적'은 여러 차례 이야기되어 왔는데요. 정작 셧다운제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청소년과 학부모들의 생각은 어떤지 들어봤습니다.

셧다운제가 포함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 일명 '신데렐라법' 이 지난달 국회에서 통과됐습니다. 이 법안이 시행되기 전에 청소년의 인권보호와 학습권 보장, 실효성 등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현수(명지병원 정신과 교수):"충동을 조절하기 어려운 그룹의 아이들에게는 정말 우리가 10시 이후에 집에 돌아가라는 권고를 하듯이..."

<인터뷰> 정소연(문화연대 활동가):"청소년들의 수면권을 보장하다는게 성립되기 위해서는 심야에 하는 모든 활동이 제안되야하는 거죠. 인터넷 강의나 EBS 강의도..."

<인터뷰> 김민선 (국장/아이건강연대):"(학부모들도) 국가가 그걸 끊어준다면 뭐 훨씬 좋으시겠다 이런 얘기를 하구요. 학부모님들이 그 아이를 다 통제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인터뷰> 정용환(게임문화재단):"게임은 해롭다는 관점보다는 그것을 통제하지 못할 때 해롭다라는 관점에서 가치중립적으로 접근을 하고요."

'심야게임'으로부터 보호대상이 된 청소년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들어봤습니다. 방과 후면 붐비기 시작하는 서울 시내의 한 피씨방입니다. 교복을 입은 중학생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온라인 게임에 빠져있습니다.

<녹취> 이00 (중학생/음성변조):"친구랑 놀 때도 있긴 있는데, 친구가 (게임)안하고 있을 땐 (게임 안하고) 놀긴 놀아요. 근데 못 만날 때는 게임으로..." "자유 시간에 혼자 놀아야 될 때는 게임하는 거에요?" "네"

피씨방에서 받는 이용료는 한 시간에 500원에서 천 원. 게임은 중학생들에게는 가장 저렴하고 손쉬운 여가활동입니다.

<녹취> 이00 (중학생/음성변조):"어른들이 그렇게 몇 시 이후에는 그 게임 하지 말라고 정해 놓은 것 어떻게 생각해요?" "원할 때 할 수 있는게 아닐 때도 있으니까 안좋기도 해요."

또다른 피씨방에서는 게임을 하는 고등학생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학생이 즐기는 게임은 기관총같은 무기를 이용해 상대편과 싸우는 내용.

<녹취> 김00(고등학생/음성변조):"이거 18세 이상만 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네. 이거 15세(등급)가 나와야되는데, 안나오는 것 같아요. 게임회사가 나온다고 했는데, 안 나오고 있어요."

고등학교 1학년인 김모 군이 어떻게 18세 이상 이용가능한 게임을 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녹취> 김00 (고등학생/음성변조):"누구 껄로 (접속)했어요?" "이거요? 엄마 꺼요." "엄마 주민등록번호 외워요" "아니요, 엄마가 하라고..." "엄마가 하라고 알려주셨어요? 이거(게임) 쓰라고?" "네"

김 군은 셧다운제의 제한을 받지 않고 게임을 할 수 있는 나이지만, 설사 자신이 16살 미만이라고 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녹취> 김00 (고등학생/음성변조):"셧다운제를 하면 온라인 게임만 닫을 거 아니에요.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게임만 하게 된다든지, 외국 서버가지고 게임을 한다든지, CD게임 같은 거 한다든지 어떻게 보면 셧다운 하나마나 그럴 것 같아요."

게임 시간 때문에 아이들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학부모들의 생각을 어떨까. 게임 중독 때문에 병원 치료까지 받았던 고등학교 1학년짜리 아들을 둔 김혜정 주부.

<인터뷰> 김혜정(고1 아들 게임중독 치료중):"게임 뿐만 아니라 게임, 아이들 소설 있고, 인터넷 소설이 다른가 만화 동영상 이런 부분에 대해서 빠져 있더라구요. 그랬을 때는 웬수죠. 게임이 정말..."

특목고에 갈 정도로 성적이 좋았던 아들이 게임에 빠진 모습을 보고 화도 많이 났습니다.

<인터뷰> 김00 (고등학교 1학년/음성변조) :"게임 제일 많이 했을 때는 어느정도 했어요?" "일곱 시간 그정도 됐겠죠." "일단 게임을 시작하고 보면 좀처럼 끄고 그렇게 중단하기는 많이 어려운 거 같아요."

이런 김 씨에게 '게임 시간을 제한하는' 셧다운제는 반가운 제도였습니다. 자녀 의지로 되지 않기 때문에 강제로라도 못하게 하고 싶었기때문입니다. 그러나, 김씨는 아이와 함께 병원에서 상담을 받으면서 셧다운제만 가지고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인터뷰> 김혜정(고1 아들 게임중독 치료중):"학교에서도 12시까지 애들 잡아놓잖아요. 학원에서도 잡아놓잖아요" "정말 아이의 건강을 생각을 하고 정말 과도하게 도피처로 게임을 선택하지 않게하려면 이런 아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환경 나쁜 환경들 있잖아요. 그부분에 좀 더 개선을 시키도록..."

김 씨는 용기를 내서 자신의 아이가 게임중독이었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고, 대안 마련을 위해 다른 학부모들과도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이들도 이제 중독에서 벗어나 게임이나 인터넷 사용 시간을 조절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인터뷰> 김00(고등학교 1학년/음성변조):"지금 (게임)어느 정도 해요?" "지금은 게임은 안하고..." "치료를 받았다는 것 자체가 내가 고치고 있다. 그런 느낌...치료 자체가 큰 영향을 준 게 아니라 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해야될까 그런 느낌이에요."

<녹취>"남자친구들 몇 명이 지금...(인터넷 이용 시간이) 3시간 이상도 있고, 5시간 이상도 꽤 많은 것 같아요."

한 초등학교에서 진행되는 인터넷 중독 예방 교육 시간. 하루에 몇 시간이나 인터넷을 이용하는지, 인터넷을 통해 무엇을 하는지 '이용 실태'를 살펴보는 것이 첫 번째 작업입니다.

<녹취>"지금 (인터넷 휴요일)스티커 받아가는 건 선생님하고 친구들 앞에서 약속하는 거에요. 이날은 내가 인터넷을 안하겠다..."

그리고 나서 게임을 비롯해 인터넷을 쓰지 않는 날을 정하기 과제를 함께 합니다. 시간을 무조건 줄이라고, 금지하기 보다는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도록 독려하는 방식입니다. 게임이나 인터넷에 중독된 청소년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찾는 '중독치료센터'입니다. 이 센터에 오면 부모와 청소년 모두 설문을 작성해야 합니다. 청소년의 '자가 진단'과 부모의 '관찰자 진단'을 비교하기 위해섭니다. 양쪽의 진단이 일치한 경우는 지난 5년 동안 단 한 차례 뿐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혜미 (보라매아이윌센터 상담사):"부모님들은 일단 게임하는 것 자체를 되게 부정적으로 생각하시고 또여러 가지...아이들이 공부, 학업에 지장이 있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에..."

게임 이용에 대한 지도가 이뤄지는 가정에서조차 게임 시간을 놓고 부모와 아이가 다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 여다해 (초등학교 6학년):"(부모님께서 게임을)적게 하라고 얘기하세요. "왜 그렇게 얘기하세요?" "3시간 더할 때도 있으니까 게임 중독된다고..." "그럴 때 기분 어때요?" "별로 안 했는데 그런 거 보면 좀 섭섭하고 속상하고..."

<인터뷰> 김00 (고등학교 1학년/음성변조):"굳이 이렇게까지 해야되나...이렇게 (치료를 받아야 할만큼)심각한 상황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 차이가 크다보니 다툼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김준수(초등학교 6학년):"(게임)오래 하면 (부모님께서) 뭐라고 하실 때가 있죠? 어떤 생각 들어요? "약간 짜증나죠. 게임을 하고 있는데 중간에 그만 두라고 그러니까 약간 딱 잘리잖아요. 그게 좀 싫어요."

때문에 학부모 상당수가 셧다운제를 찬성하면서도 아이들이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로 12시 이후에 게임을 하는 등 예상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국입법학회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설문에 참여한 청소년 500명 가운데 94%는 셧다운제가 실시돼도 계속 온라인 게임을 하겠다거나 다른 게임을 하겠다. 아니면 인터넷의 다른 콘텐츠를 이용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자신의 게임 이용을 지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39%가 '부모님이 게임 시간표를 직접 짜고, 게임 회사가 그에 따라 이용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습니다.

이 방법에는 설문에 참여한 학부모의 43%도 동의했습니다.

셧다운제가 바람직하다고 답한 청소년과 학부모는 각각 18%와 16%. 청소년들이 '건강하고 절제된' 게임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일방적인 조치가 아니라, 당사자인 청소년과 학부모의 의견이 반영된 지도가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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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 12시 게임 오버?
    • 입력 2011-05-23 08:03:15
    취재파일K
전체 청소년의 4분 1 이상이 여가에 즐기는 취미 활동. 해외 수출만 12억 달러의 거대 문화 산업. 일부에서는 흉악한 폭력 사건 등의 원흉으로 손가락질 받는 문화 상품. 바로 '온라인 게임'입니다. 게임 을 더 하겠다는 아이와 그만하라는 부모의 실랑이는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닙니다.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에 대한 가정 안의 갈등과 사회의 문제 의식은 결국, 청소년의 '심야 게임 금지'를 법으로 정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밤늦은 시각에는 온라인 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하는 '셧 다운제'가 오는 11월부터 시행됩니다. 게임중독으로 인한 폐해와 청소년 보호라는 셧다운제의 '목적'은 여러 차례 이야기되어 왔는데요. 정작 셧다운제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청소년과 학부모들의 생각은 어떤지 들어봤습니다. 셧다운제가 포함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 일명 '신데렐라법' 이 지난달 국회에서 통과됐습니다. 이 법안이 시행되기 전에 청소년의 인권보호와 학습권 보장, 실효성 등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현수(명지병원 정신과 교수):"충동을 조절하기 어려운 그룹의 아이들에게는 정말 우리가 10시 이후에 집에 돌아가라는 권고를 하듯이..." <인터뷰> 정소연(문화연대 활동가):"청소년들의 수면권을 보장하다는게 성립되기 위해서는 심야에 하는 모든 활동이 제안되야하는 거죠. 인터넷 강의나 EBS 강의도..." <인터뷰> 김민선 (국장/아이건강연대):"(학부모들도) 국가가 그걸 끊어준다면 뭐 훨씬 좋으시겠다 이런 얘기를 하구요. 학부모님들이 그 아이를 다 통제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인터뷰> 정용환(게임문화재단):"게임은 해롭다는 관점보다는 그것을 통제하지 못할 때 해롭다라는 관점에서 가치중립적으로 접근을 하고요." '심야게임'으로부터 보호대상이 된 청소년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들어봤습니다. 방과 후면 붐비기 시작하는 서울 시내의 한 피씨방입니다. 교복을 입은 중학생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온라인 게임에 빠져있습니다. <녹취> 이00 (중학생/음성변조):"친구랑 놀 때도 있긴 있는데, 친구가 (게임)안하고 있을 땐 (게임 안하고) 놀긴 놀아요. 근데 못 만날 때는 게임으로..." "자유 시간에 혼자 놀아야 될 때는 게임하는 거에요?" "네" 피씨방에서 받는 이용료는 한 시간에 500원에서 천 원. 게임은 중학생들에게는 가장 저렴하고 손쉬운 여가활동입니다. <녹취> 이00 (중학생/음성변조):"어른들이 그렇게 몇 시 이후에는 그 게임 하지 말라고 정해 놓은 것 어떻게 생각해요?" "원할 때 할 수 있는게 아닐 때도 있으니까 안좋기도 해요." 또다른 피씨방에서는 게임을 하는 고등학생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학생이 즐기는 게임은 기관총같은 무기를 이용해 상대편과 싸우는 내용. <녹취> 김00(고등학생/음성변조):"이거 18세 이상만 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네. 이거 15세(등급)가 나와야되는데, 안나오는 것 같아요. 게임회사가 나온다고 했는데, 안 나오고 있어요." 고등학교 1학년인 김모 군이 어떻게 18세 이상 이용가능한 게임을 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녹취> 김00 (고등학생/음성변조):"누구 껄로 (접속)했어요?" "이거요? 엄마 꺼요." "엄마 주민등록번호 외워요" "아니요, 엄마가 하라고..." "엄마가 하라고 알려주셨어요? 이거(게임) 쓰라고?" "네" 김 군은 셧다운제의 제한을 받지 않고 게임을 할 수 있는 나이지만, 설사 자신이 16살 미만이라고 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녹취> 김00 (고등학생/음성변조):"셧다운제를 하면 온라인 게임만 닫을 거 아니에요.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게임만 하게 된다든지, 외국 서버가지고 게임을 한다든지, CD게임 같은 거 한다든지 어떻게 보면 셧다운 하나마나 그럴 것 같아요." 게임 시간 때문에 아이들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학부모들의 생각을 어떨까. 게임 중독 때문에 병원 치료까지 받았던 고등학교 1학년짜리 아들을 둔 김혜정 주부. <인터뷰> 김혜정(고1 아들 게임중독 치료중):"게임 뿐만 아니라 게임, 아이들 소설 있고, 인터넷 소설이 다른가 만화 동영상 이런 부분에 대해서 빠져 있더라구요. 그랬을 때는 웬수죠. 게임이 정말..." 특목고에 갈 정도로 성적이 좋았던 아들이 게임에 빠진 모습을 보고 화도 많이 났습니다. <인터뷰> 김00 (고등학교 1학년/음성변조) :"게임 제일 많이 했을 때는 어느정도 했어요?" "일곱 시간 그정도 됐겠죠." "일단 게임을 시작하고 보면 좀처럼 끄고 그렇게 중단하기는 많이 어려운 거 같아요." 이런 김 씨에게 '게임 시간을 제한하는' 셧다운제는 반가운 제도였습니다. 자녀 의지로 되지 않기 때문에 강제로라도 못하게 하고 싶었기때문입니다. 그러나, 김씨는 아이와 함께 병원에서 상담을 받으면서 셧다운제만 가지고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인터뷰> 김혜정(고1 아들 게임중독 치료중):"학교에서도 12시까지 애들 잡아놓잖아요. 학원에서도 잡아놓잖아요" "정말 아이의 건강을 생각을 하고 정말 과도하게 도피처로 게임을 선택하지 않게하려면 이런 아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환경 나쁜 환경들 있잖아요. 그부분에 좀 더 개선을 시키도록..." 김 씨는 용기를 내서 자신의 아이가 게임중독이었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고, 대안 마련을 위해 다른 학부모들과도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이들도 이제 중독에서 벗어나 게임이나 인터넷 사용 시간을 조절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인터뷰> 김00(고등학교 1학년/음성변조):"지금 (게임)어느 정도 해요?" "지금은 게임은 안하고..." "치료를 받았다는 것 자체가 내가 고치고 있다. 그런 느낌...치료 자체가 큰 영향을 준 게 아니라 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해야될까 그런 느낌이에요." <녹취>"남자친구들 몇 명이 지금...(인터넷 이용 시간이) 3시간 이상도 있고, 5시간 이상도 꽤 많은 것 같아요." 한 초등학교에서 진행되는 인터넷 중독 예방 교육 시간. 하루에 몇 시간이나 인터넷을 이용하는지, 인터넷을 통해 무엇을 하는지 '이용 실태'를 살펴보는 것이 첫 번째 작업입니다. <녹취>"지금 (인터넷 휴요일)스티커 받아가는 건 선생님하고 친구들 앞에서 약속하는 거에요. 이날은 내가 인터넷을 안하겠다..." 그리고 나서 게임을 비롯해 인터넷을 쓰지 않는 날을 정하기 과제를 함께 합니다. 시간을 무조건 줄이라고, 금지하기 보다는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도록 독려하는 방식입니다. 게임이나 인터넷에 중독된 청소년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찾는 '중독치료센터'입니다. 이 센터에 오면 부모와 청소년 모두 설문을 작성해야 합니다. 청소년의 '자가 진단'과 부모의 '관찰자 진단'을 비교하기 위해섭니다. 양쪽의 진단이 일치한 경우는 지난 5년 동안 단 한 차례 뿐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혜미 (보라매아이윌센터 상담사):"부모님들은 일단 게임하는 것 자체를 되게 부정적으로 생각하시고 또여러 가지...아이들이 공부, 학업에 지장이 있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에..." 게임 이용에 대한 지도가 이뤄지는 가정에서조차 게임 시간을 놓고 부모와 아이가 다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 여다해 (초등학교 6학년):"(부모님께서 게임을)적게 하라고 얘기하세요. "왜 그렇게 얘기하세요?" "3시간 더할 때도 있으니까 게임 중독된다고..." "그럴 때 기분 어때요?" "별로 안 했는데 그런 거 보면 좀 섭섭하고 속상하고..." <인터뷰> 김00 (고등학교 1학년/음성변조):"굳이 이렇게까지 해야되나...이렇게 (치료를 받아야 할만큼)심각한 상황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 차이가 크다보니 다툼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김준수(초등학교 6학년):"(게임)오래 하면 (부모님께서) 뭐라고 하실 때가 있죠? 어떤 생각 들어요? "약간 짜증나죠. 게임을 하고 있는데 중간에 그만 두라고 그러니까 약간 딱 잘리잖아요. 그게 좀 싫어요." 때문에 학부모 상당수가 셧다운제를 찬성하면서도 아이들이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로 12시 이후에 게임을 하는 등 예상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국입법학회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설문에 참여한 청소년 500명 가운데 94%는 셧다운제가 실시돼도 계속 온라인 게임을 하겠다거나 다른 게임을 하겠다. 아니면 인터넷의 다른 콘텐츠를 이용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자신의 게임 이용을 지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39%가 '부모님이 게임 시간표를 직접 짜고, 게임 회사가 그에 따라 이용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습니다. 이 방법에는 설문에 참여한 학부모의 43%도 동의했습니다. 셧다운제가 바람직하다고 답한 청소년과 학부모는 각각 18%와 16%. 청소년들이 '건강하고 절제된' 게임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일방적인 조치가 아니라, 당사자인 청소년과 학부모의 의견이 반영된 지도가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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