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병 부린다” 폭언…자살 훈련병 인권 침해

입력 2011.05.30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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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픈데 외부진료도 못 받고 소대장은 꾀병 부리지 말라며 폭언하고...

석달전, 한 훈련병이 목숨을 끊었던 이유였습니다.

나라 지키러 간 아들들에게 우리 군 의료체계는 너무나 무심했습니다.

고은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들이 세상을 떠난 지 석 달이 지났지만, 어머니는 아들 방을 치우질 못합니다.

지난 1월 입대한 정모 훈련병은 수차례 중이염 통증을 호소했지만, 외부 진료도 거부당한 채 꾀병을 부린다며 폭언을 당한 것으로 인권위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정 훈련병은 한 달 뒤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마지막 글에서도 꾀병이 아니라며 억울해했습니다.

<인터뷰> 강모 씨 어머니(음성변조) : "아무리 얘기를 해봐야 이 사람들 귀에는 그 말이 말처럼 들리지 않는 거죠. 그냥 소리에 불과한 거죠."

지난 2007년 입대한 김모 씨는 군 생활 1년 만에 실명 위기에 처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눈이 잘 안 보인다고 호소했지만, 의무대에선 인공 눈물 처방만 해줘 병을 키웠습니다.

<인터뷰> 김모 씨(음성변조) : "휴가를 나와서 병원에 처음 가게 됐는데 거기서 왜 이렇게 늦게 왔느냐고, 이렇게 상태가 심각해졌다고 그랬을 때 진짜 군대를 원망을 많이 했었거든요."

이처럼 군대에서는 아무리 아파도 병으로 인정받거나 제대로 검사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 차승렬(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 : "군 의료 시스템에 대한 보완과 함께 지휘관들이 군의관들에게만 처분을 맡기고, 세심한 관리를 하지 않는 점이 드러났다고…"

부실한 군부대 의료체계는 구타만큼이나 심각한 인권침해를 가져오고 있다는 게 인권위의 지적입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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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꾀병 부린다” 폭언…자살 훈련병 인권 침해
    • 입력 2011-05-30 22: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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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픈데 외부진료도 못 받고 소대장은 꾀병 부리지 말라며 폭언하고... 석달전, 한 훈련병이 목숨을 끊었던 이유였습니다. 나라 지키러 간 아들들에게 우리 군 의료체계는 너무나 무심했습니다. 고은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들이 세상을 떠난 지 석 달이 지났지만, 어머니는 아들 방을 치우질 못합니다. 지난 1월 입대한 정모 훈련병은 수차례 중이염 통증을 호소했지만, 외부 진료도 거부당한 채 꾀병을 부린다며 폭언을 당한 것으로 인권위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정 훈련병은 한 달 뒤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마지막 글에서도 꾀병이 아니라며 억울해했습니다. <인터뷰> 강모 씨 어머니(음성변조) : "아무리 얘기를 해봐야 이 사람들 귀에는 그 말이 말처럼 들리지 않는 거죠. 그냥 소리에 불과한 거죠." 지난 2007년 입대한 김모 씨는 군 생활 1년 만에 실명 위기에 처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눈이 잘 안 보인다고 호소했지만, 의무대에선 인공 눈물 처방만 해줘 병을 키웠습니다. <인터뷰> 김모 씨(음성변조) : "휴가를 나와서 병원에 처음 가게 됐는데 거기서 왜 이렇게 늦게 왔느냐고, 이렇게 상태가 심각해졌다고 그랬을 때 진짜 군대를 원망을 많이 했었거든요." 이처럼 군대에서는 아무리 아파도 병으로 인정받거나 제대로 검사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 차승렬(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 : "군 의료 시스템에 대한 보완과 함께 지휘관들이 군의관들에게만 처분을 맡기고, 세심한 관리를 하지 않는 점이 드러났다고…" 부실한 군부대 의료체계는 구타만큼이나 심각한 인권침해를 가져오고 있다는 게 인권위의 지적입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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