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감독 기관의 총체적 위기

입력 2011.06.02 (07:21) 수정 2011.06.02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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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해설위원]



너무 큰 슬픔을 당하면 울음이 안 터지고 엄청난 충격 앞에는 말을 잃는다고 합니다. 지금이 그렇습니다. 저축은행사태의 회오리가 온 나라를 덮치고있습니다. 바로 그 진원지였던 부실은행을 잘 봐달라면서 감사원의 감사위원이 금감원에 청탁을 넣었습니다, 은밀하게 부탁받은 이 금융감독원의 장은 원장에 임명되기 직전까지 이 은행과 부동산개발사업을 함께 벌였던 아주 가까운 사이였다고 합니다.



어떻습니까 ? 말문이 막히지 않습니까 ? 국가최고감독기관의 고위관계자와 금융사정기관의 수장이 청탁을 주고 받는 이런 뒤엉킴 속에서 저축은행의 부실과 비리는 속으로 곪고 썩어서 지금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겁니다. 감사원은 이번 일로 그동안 힘들게 쌓아온 권위와 신뢰에 돌이키기 힘든 큰 상처를 받게 됐습니다. 엄정한 직무수행과 높은 도덕성에 기반한 최고감독기관으로서의 정당성이 지금 뿌리째 흔들릴 수 있게 된 겁니다.



직무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을 법적으로 보장해줬는데도 제대로 그 역할을 못했다면 그 진짜이유가 뭔지 들춰내야합니다. 물론 거듭날 길도 찾아줘야합니다. 감사원의 핵심이며 최고의결기관인 감사위원회의 구성과 감사위원 임명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정치적 시비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것이 그 핵심이 될 겁니다. 금융감독원 ! 경제검찰이란 그 별칭이 부끄러울만큼 참혹해져있습니다 어설프게 고쳐서 넘어갈 단계는 이미 지났고 근본을 손봐서 뼈대를 다시 세워야할 정돕니다



명예와 권력, 돈 여기에 퇴직후엔 금융기관 감사자리까지 꿰차면서 책임은 별로 지지않는그런 특혜구조에서는 조직이기주의만 키운다는 걸 금감원은 이번에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업자에게 공공연히 금품을 요구하는 그 뻔뻔스러움과 껍데기만 근사했던 조직의 위상에 우쭐했던 그런 자가당착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걸까요 ? 견제받지않는 권력에 도취된 탐욕의 무한증식이 개인은 물론 조직까지도 지금의 나락으로 밀어넣은 겁니다.



이제 답을 찾을 땝니다. 감사원이든 금감원이든 모든 권력기관은 그 속성상 스스로 혁신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고유권한을 지키고 확장하려는 조직의 생리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들 기관이 제대로 일하도록 틀을 세워주는 것은 결국 국회 등을 통한 우리 사회 전체, 곧 시민사회의 몫입니다. 정략적 개입과 통제를 최소화하면서도 이들이 조직이해에 매몰되지않도록 사회적 견제와 균형이 잘 작동 될 수 있는 제도적 그물망을 촘촘하게 빈틈없이 만들어야할 때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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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감독 기관의 총체적 위기
    • 입력 2011-06-02 07:21:20
    • 수정2011-06-02 07:2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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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해설위원]

너무 큰 슬픔을 당하면 울음이 안 터지고 엄청난 충격 앞에는 말을 잃는다고 합니다. 지금이 그렇습니다. 저축은행사태의 회오리가 온 나라를 덮치고있습니다. 바로 그 진원지였던 부실은행을 잘 봐달라면서 감사원의 감사위원이 금감원에 청탁을 넣었습니다, 은밀하게 부탁받은 이 금융감독원의 장은 원장에 임명되기 직전까지 이 은행과 부동산개발사업을 함께 벌였던 아주 가까운 사이였다고 합니다.

어떻습니까 ? 말문이 막히지 않습니까 ? 국가최고감독기관의 고위관계자와 금융사정기관의 수장이 청탁을 주고 받는 이런 뒤엉킴 속에서 저축은행의 부실과 비리는 속으로 곪고 썩어서 지금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겁니다. 감사원은 이번 일로 그동안 힘들게 쌓아온 권위와 신뢰에 돌이키기 힘든 큰 상처를 받게 됐습니다. 엄정한 직무수행과 높은 도덕성에 기반한 최고감독기관으로서의 정당성이 지금 뿌리째 흔들릴 수 있게 된 겁니다.

직무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을 법적으로 보장해줬는데도 제대로 그 역할을 못했다면 그 진짜이유가 뭔지 들춰내야합니다. 물론 거듭날 길도 찾아줘야합니다. 감사원의 핵심이며 최고의결기관인 감사위원회의 구성과 감사위원 임명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정치적 시비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것이 그 핵심이 될 겁니다. 금융감독원 ! 경제검찰이란 그 별칭이 부끄러울만큼 참혹해져있습니다 어설프게 고쳐서 넘어갈 단계는 이미 지났고 근본을 손봐서 뼈대를 다시 세워야할 정돕니다

명예와 권력, 돈 여기에 퇴직후엔 금융기관 감사자리까지 꿰차면서 책임은 별로 지지않는그런 특혜구조에서는 조직이기주의만 키운다는 걸 금감원은 이번에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업자에게 공공연히 금품을 요구하는 그 뻔뻔스러움과 껍데기만 근사했던 조직의 위상에 우쭐했던 그런 자가당착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걸까요 ? 견제받지않는 권력에 도취된 탐욕의 무한증식이 개인은 물론 조직까지도 지금의 나락으로 밀어넣은 겁니다.

이제 답을 찾을 땝니다. 감사원이든 금감원이든 모든 권력기관은 그 속성상 스스로 혁신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고유권한을 지키고 확장하려는 조직의 생리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들 기관이 제대로 일하도록 틀을 세워주는 것은 결국 국회 등을 통한 우리 사회 전체, 곧 시민사회의 몫입니다. 정략적 개입과 통제를 최소화하면서도 이들이 조직이해에 매몰되지않도록 사회적 견제와 균형이 잘 작동 될 수 있는 제도적 그물망을 촘촘하게 빈틈없이 만들어야할 때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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