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러브 베이스볼

입력 2011.06.06 (08:59) 수정 2011.06.0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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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오후. 증권회사 간부인 명창길 씨와 가족들이 모처럼 야구장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녹취>김세겸(부인) : "저는 사실 스포츠를 거기에서 그라운드에서 보는 사람 이해 못했거든요. 잘 안보이고 TV로 보는 게 제일 재밌잖아요. 그런데 가서 직접 보니까 너무 재밌어요. 느낌이 달라요 진짜."

국제대회에서의 잇단 선전이 계기가 돼 중학생 딸과 초등학생 아들은 물론 스포츠에 무관심하던 부인까지 4년 전부터 야구에 푹 빠졌습니다.

환호하고 안타까워하는 사이에 어느새 스트레스는 날아가 버렸습니다.

<녹취>명은정(딸/중2) : "야구장에서 같이 응원하는 게 너무 재밌고요 그리고 응원해서 스트레스 막 푸는 게 너무 좋아요."

이들에게 야구는 스트레스를 푸는 대상을 넘어 가족간 대화의 소재가 되고 있습니다.

<녹취>명창길(남편) : "같이 대화할 내용들이 생기니까 오늘 경기 누가 이겼어? 누가 안타쳤어? 이런 얘기들 애들하고 같이 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좋은 것 같아요."

<앵커 멘트>

우리나라 프로야구가 출범한 지 올해로 30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등 비약적인 성장을 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각 구단과 선수들의 노력이 있었지만 이런 팬들의 성원도 큰 몫을 했습니다.

야구 사랑에 빠진 사람들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무원인 이 40대 여성은 가족과 일 다음이 야구라고 말할 만큼 야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합니다.

집안 구석구석에서도 야구에 대한 열정이 흠뻑 배어납니다.

한가득 쌓여있는 사인볼, 선수들과 찍은 사진과 유니폼까지.

직접 만든 응원도구도 빠질 수 없습니다.

<녹취> "올해 만든 거예요. 선수들 이름 넣어가지고"

야구를 보기 위해 근무시간도 조정했습니다.

<녹취>경지현 : "저는 공무원이거든요. 그런데 탄력근무를 해요 제가 일부러 야구장에 일찍 오려고. 그래서 8시부터 5시까지 근무하고 여기오면 한 6시 15분 정도 되거든요. 야구를 1회부터 볼 수 있다는 그 행복감 하하하"

경 씨는 원정경기뿐 아니라 해외 전지훈련까지 자비로 따라 가는 열혈 야구팬입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힘든 날을 보낼 때도 야구가 큰 위로가 됐다며 야구에서 인생을 배운다고 말합니다.

<녹취>경지현 : "옛날에는 못해서 무명이었던 선수들이 이름을 얻고 유명해지고 그러는 거 보면 잘하고 열심히 하는 거 보면 저도 힘들 때 아 저런 선수들 보면서 막 용기를 얻어요. 나도 저렇게 열심히 해야지 지금 여기서 좌절하지 말아야지."

야구를 보기 위해 경기도에서 잠실로 이사했다는 경 씨는 휴일인 이 날도 어김없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어느 구장에서나 경 씨와 같은 여성 팬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와 프로야구단이 조사한 결과에도 이같은 추세가 잘 나타납니다.

80~90년대 10%에도 미치지 못하던 여성 관중 비율이 최근에는 40%를 훌쩍 넘었습니다.

그만큼 가족단위나 연인, 그리고 여성끼리의 관람이 늘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이용철(KBS 야구 해설위원) : "놀라운 파괴력이 있는 야구를 하는 부분도 있고 또 어떤 지키는 야구에 대한 섬세한 부분도 있고 우리만의 특이한 야구가 정착돼 가면서 관중문화들도 그런 우리 야구를 인정하는 쪽으로 그런 시대의 흐름이 이어가지 않았느냐."

선수들도 이같은 변화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관중층 특히 여성 관중의 증가가 선수에게는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오제원(두산베어스) : "여러 선수들 좋아해주시는 팬분들 봤을 때 또 이렇게 관중석 보면 앞자리는 거의 여성분들인 걸 봤을 때 야구장이 많이 환해진 것 같아요."

<인터뷰>박용택(LG트윈스) : "응원 소리가 예전 같으면 어~(남자소리) 소리에서 지금은 아~(여자소리)정도 톤이 상당히 높아졌고 대충 훑어봐도 정말 여성 팬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이런 변화에 따라 각 구단도 여성과 가족 관중들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인터뷰>조연상(LG트윈스 마케팅부장) : "테이블 지정석을 확대하거나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개선하는 데 많은 투자를 했고 이와 함께 주말 경기 위주로 어린이들을 위한 키즈데이 또 여성분들을 위한 레이디데이 같은 이벤트를 많이 구성해서 팬들의 기호에 맞추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경기장 한켠에 마련된 기념품점. 야구장을 찾는 발길이 늘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올림픽에서 우승한 지난 2008년 이후 야구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매출도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8개 구단의 기념품 매출액만도 100억원을 훌쩍 넘었습니다.

<인터뷰>박태관·박정희 : "처음이니까 오늘은 이만큼만 구입하려고요. 더 사고 싶은데. 다음에 올 때... (어떤 기념품 제일 가지고 싶으세요?) 후드점퍼요."

원년부터 프로야구를 지켜온 원조팬들의 응원열기도 젊은 세대 못지 않습니다.

<인터뷰>최일수(충북 영동군) : "야구장에 오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30년 됐습니다. 제가 OB베어스부터 지금까지 팬입니다."

<인터뷰>나승남(여/76살/광주광역시 주월동) : "제가 처음에 해태 시절에 다닐 때는 이렇게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왔는데 요즘에는 완전히 젊은 세대로 확 바뀌어 버렸어요."

야구팬들에게 낯익은 이름 OB베어스, 해태 타이거즈. MBC 청룡, 삼미 슈퍼스타즈.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원년부터 야구장을 지켜온 이들에겐 아직도 가슴 속 깊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우리 프로야구는 지난 1982년 어수선한 사회분위기 속에 급작스럽게 출범했습니다.

개막전 끝내기 홈런,(이종도) 4할 타자. (백인천) 22연승 투수. (박철순)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드라마 같은 진기록들이 쏟아졌지만 응원은 지역색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배타적이고 과격했습니다.

<인터뷰>양승호(롯데 자이언츠 감독) : "상대편 피처가 볼 던질 때 새총을 쏴가지고 볼 못 던지게 하는 그런 80년대에 어처구니없는 그런 응원문화가 있었는데.."

<인터뷰>이강철(기아 타이거즈 코치) : "지역색이 셌어요. 그러다보니까 저희가 부산이나 대구 경기 갔을 때는 저희를 응원하는 사람 거의 소리가 안 들릴 정도..."

이후 선동렬과 최동원,이만수,장효조, 김재박,장종훈,양준혁,이승엽 등 걸출한 스타들이 활약하며 꾸준한 인기를 얻었습니다.

2000년대 들면서 야구 월드컵이라는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세계 최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야구 강국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러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미국,일본,쿠바 등을 차례로 꺽고 9전 전승으로 우승하며 명실상부한 세계 정상의 자리에 섰습니다.

이후 야구 열풍이 이어지면서 보는 야구에서 즐기는 야구, 하는 야구로 발전했습니다.

일요일 오전 경기도 한 고등학교 운동장.

야구 연습이 한창입니다.

감독과 선수 모두 여성으로 구성된 여성 야구단입니다.

주루 연습에 이어 수비 연습까지 남성 못지 않은 실력입니다.

지난해 4월 동호회로 시작했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 실업팀으로 거듭 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20대부터 40대까지, 직장인부터 학생, 주부까지 다양한 계층의 18명이 모였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만은 하나입니다.

<인터뷰>김원정(CMS여성야구단) : "토요일까지 일을 하는데 일요일 날은 쉬어요. 그런데 일요일까지 나와서 운동을 하니까 쉬는 시간이 없으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가끔 코피도 나고 그러더라고요."

이처럼 현재 우리나라에는 25개팀에서 470여명의 여성이 야구를 하고 있는데 점점 늘어나는 추셉니다.

야구가 여심을 사로잡으면서 야구 관련 방송 프로그램의 진행자도 여성이 맡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하루의 프로야구 소식을 정리해 전달하는 심야 프로그램의 진행자 최희 아나운서.

초등학교 시절 한 프로야구단의 어린이 회원으로 등록하고 야구장을 자주 찾았을 정도로 야구에 빠져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야구 여신으로 불리며 야구팬들 사이에 유명 인사가 됐습니다.

그녀는 야구의 매력으로 공평한 기회를 꼽았습니다.

<인터뷰>최희(KBS N 아나운서) : "야구는 누구나 공격할 수 있고 누구나 수비할 수 있고 기회가 누구나에게 3번씩 다 똑같이 돌아간다는 점 그런 점도 매력적인 것 같고.."

보다 생생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스튜디오 뿐 아니라 그라운드까지 종횡무진 누빕니다.

<녹취> "(이렇게 야구하는 데 있어서 팬들의 힘은 얼마나 크다고 생각하시는지?) 경기력의 50% 이상 차지하죠. 저희가 경기장에서 100%를 다 보여드리면 응원해주신 분이 거의 50%. 그래서 150%의 경기력을 낼 수 있는 그런 힘을 가지고 있어요."

프로야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국민적 축제가 됐습니다.

연간 6백만 명 이상의 관중을 불러모으는 프로야구가 최고 인기 스포츠의 지위를 계속 지키기 위해서는 선수와 구단, 그리고 당국의 적극적인 노력과 지원이 끊이지 않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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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 러브 베이스볼
    • 입력 2011-06-06 08:59:06
    • 수정2011-06-06 09:03:16
    취재파일K
휴일 오후. 증권회사 간부인 명창길 씨와 가족들이 모처럼 야구장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녹취>김세겸(부인) : "저는 사실 스포츠를 거기에서 그라운드에서 보는 사람 이해 못했거든요. 잘 안보이고 TV로 보는 게 제일 재밌잖아요. 그런데 가서 직접 보니까 너무 재밌어요. 느낌이 달라요 진짜." 국제대회에서의 잇단 선전이 계기가 돼 중학생 딸과 초등학생 아들은 물론 스포츠에 무관심하던 부인까지 4년 전부터 야구에 푹 빠졌습니다. 환호하고 안타까워하는 사이에 어느새 스트레스는 날아가 버렸습니다. <녹취>명은정(딸/중2) : "야구장에서 같이 응원하는 게 너무 재밌고요 그리고 응원해서 스트레스 막 푸는 게 너무 좋아요." 이들에게 야구는 스트레스를 푸는 대상을 넘어 가족간 대화의 소재가 되고 있습니다. <녹취>명창길(남편) : "같이 대화할 내용들이 생기니까 오늘 경기 누가 이겼어? 누가 안타쳤어? 이런 얘기들 애들하고 같이 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좋은 것 같아요." <앵커 멘트> 우리나라 프로야구가 출범한 지 올해로 30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등 비약적인 성장을 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각 구단과 선수들의 노력이 있었지만 이런 팬들의 성원도 큰 몫을 했습니다. 야구 사랑에 빠진 사람들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무원인 이 40대 여성은 가족과 일 다음이 야구라고 말할 만큼 야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합니다. 집안 구석구석에서도 야구에 대한 열정이 흠뻑 배어납니다. 한가득 쌓여있는 사인볼, 선수들과 찍은 사진과 유니폼까지. 직접 만든 응원도구도 빠질 수 없습니다. <녹취> "올해 만든 거예요. 선수들 이름 넣어가지고" 야구를 보기 위해 근무시간도 조정했습니다. <녹취>경지현 : "저는 공무원이거든요. 그런데 탄력근무를 해요 제가 일부러 야구장에 일찍 오려고. 그래서 8시부터 5시까지 근무하고 여기오면 한 6시 15분 정도 되거든요. 야구를 1회부터 볼 수 있다는 그 행복감 하하하" 경 씨는 원정경기뿐 아니라 해외 전지훈련까지 자비로 따라 가는 열혈 야구팬입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힘든 날을 보낼 때도 야구가 큰 위로가 됐다며 야구에서 인생을 배운다고 말합니다. <녹취>경지현 : "옛날에는 못해서 무명이었던 선수들이 이름을 얻고 유명해지고 그러는 거 보면 잘하고 열심히 하는 거 보면 저도 힘들 때 아 저런 선수들 보면서 막 용기를 얻어요. 나도 저렇게 열심히 해야지 지금 여기서 좌절하지 말아야지." 야구를 보기 위해 경기도에서 잠실로 이사했다는 경 씨는 휴일인 이 날도 어김없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어느 구장에서나 경 씨와 같은 여성 팬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와 프로야구단이 조사한 결과에도 이같은 추세가 잘 나타납니다. 80~90년대 10%에도 미치지 못하던 여성 관중 비율이 최근에는 40%를 훌쩍 넘었습니다. 그만큼 가족단위나 연인, 그리고 여성끼리의 관람이 늘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이용철(KBS 야구 해설위원) : "놀라운 파괴력이 있는 야구를 하는 부분도 있고 또 어떤 지키는 야구에 대한 섬세한 부분도 있고 우리만의 특이한 야구가 정착돼 가면서 관중문화들도 그런 우리 야구를 인정하는 쪽으로 그런 시대의 흐름이 이어가지 않았느냐." 선수들도 이같은 변화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관중층 특히 여성 관중의 증가가 선수에게는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오제원(두산베어스) : "여러 선수들 좋아해주시는 팬분들 봤을 때 또 이렇게 관중석 보면 앞자리는 거의 여성분들인 걸 봤을 때 야구장이 많이 환해진 것 같아요." <인터뷰>박용택(LG트윈스) : "응원 소리가 예전 같으면 어~(남자소리) 소리에서 지금은 아~(여자소리)정도 톤이 상당히 높아졌고 대충 훑어봐도 정말 여성 팬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이런 변화에 따라 각 구단도 여성과 가족 관중들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인터뷰>조연상(LG트윈스 마케팅부장) : "테이블 지정석을 확대하거나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개선하는 데 많은 투자를 했고 이와 함께 주말 경기 위주로 어린이들을 위한 키즈데이 또 여성분들을 위한 레이디데이 같은 이벤트를 많이 구성해서 팬들의 기호에 맞추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경기장 한켠에 마련된 기념품점. 야구장을 찾는 발길이 늘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올림픽에서 우승한 지난 2008년 이후 야구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매출도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8개 구단의 기념품 매출액만도 100억원을 훌쩍 넘었습니다. <인터뷰>박태관·박정희 : "처음이니까 오늘은 이만큼만 구입하려고요. 더 사고 싶은데. 다음에 올 때... (어떤 기념품 제일 가지고 싶으세요?) 후드점퍼요." 원년부터 프로야구를 지켜온 원조팬들의 응원열기도 젊은 세대 못지 않습니다. <인터뷰>최일수(충북 영동군) : "야구장에 오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30년 됐습니다. 제가 OB베어스부터 지금까지 팬입니다." <인터뷰>나승남(여/76살/광주광역시 주월동) : "제가 처음에 해태 시절에 다닐 때는 이렇게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왔는데 요즘에는 완전히 젊은 세대로 확 바뀌어 버렸어요." 야구팬들에게 낯익은 이름 OB베어스, 해태 타이거즈. MBC 청룡, 삼미 슈퍼스타즈.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원년부터 야구장을 지켜온 이들에겐 아직도 가슴 속 깊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우리 프로야구는 지난 1982년 어수선한 사회분위기 속에 급작스럽게 출범했습니다. 개막전 끝내기 홈런,(이종도) 4할 타자. (백인천) 22연승 투수. (박철순)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드라마 같은 진기록들이 쏟아졌지만 응원은 지역색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배타적이고 과격했습니다. <인터뷰>양승호(롯데 자이언츠 감독) : "상대편 피처가 볼 던질 때 새총을 쏴가지고 볼 못 던지게 하는 그런 80년대에 어처구니없는 그런 응원문화가 있었는데.." <인터뷰>이강철(기아 타이거즈 코치) : "지역색이 셌어요. 그러다보니까 저희가 부산이나 대구 경기 갔을 때는 저희를 응원하는 사람 거의 소리가 안 들릴 정도..." 이후 선동렬과 최동원,이만수,장효조, 김재박,장종훈,양준혁,이승엽 등 걸출한 스타들이 활약하며 꾸준한 인기를 얻었습니다. 2000년대 들면서 야구 월드컵이라는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세계 최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야구 강국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러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미국,일본,쿠바 등을 차례로 꺽고 9전 전승으로 우승하며 명실상부한 세계 정상의 자리에 섰습니다. 이후 야구 열풍이 이어지면서 보는 야구에서 즐기는 야구, 하는 야구로 발전했습니다. 일요일 오전 경기도 한 고등학교 운동장. 야구 연습이 한창입니다. 감독과 선수 모두 여성으로 구성된 여성 야구단입니다. 주루 연습에 이어 수비 연습까지 남성 못지 않은 실력입니다. 지난해 4월 동호회로 시작했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 실업팀으로 거듭 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20대부터 40대까지, 직장인부터 학생, 주부까지 다양한 계층의 18명이 모였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만은 하나입니다. <인터뷰>김원정(CMS여성야구단) : "토요일까지 일을 하는데 일요일 날은 쉬어요. 그런데 일요일까지 나와서 운동을 하니까 쉬는 시간이 없으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가끔 코피도 나고 그러더라고요." 이처럼 현재 우리나라에는 25개팀에서 470여명의 여성이 야구를 하고 있는데 점점 늘어나는 추셉니다. 야구가 여심을 사로잡으면서 야구 관련 방송 프로그램의 진행자도 여성이 맡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하루의 프로야구 소식을 정리해 전달하는 심야 프로그램의 진행자 최희 아나운서. 초등학교 시절 한 프로야구단의 어린이 회원으로 등록하고 야구장을 자주 찾았을 정도로 야구에 빠져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야구 여신으로 불리며 야구팬들 사이에 유명 인사가 됐습니다. 그녀는 야구의 매력으로 공평한 기회를 꼽았습니다. <인터뷰>최희(KBS N 아나운서) : "야구는 누구나 공격할 수 있고 누구나 수비할 수 있고 기회가 누구나에게 3번씩 다 똑같이 돌아간다는 점 그런 점도 매력적인 것 같고.." 보다 생생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스튜디오 뿐 아니라 그라운드까지 종횡무진 누빕니다. <녹취> "(이렇게 야구하는 데 있어서 팬들의 힘은 얼마나 크다고 생각하시는지?) 경기력의 50% 이상 차지하죠. 저희가 경기장에서 100%를 다 보여드리면 응원해주신 분이 거의 50%. 그래서 150%의 경기력을 낼 수 있는 그런 힘을 가지고 있어요." 프로야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국민적 축제가 됐습니다. 연간 6백만 명 이상의 관중을 불러모으는 프로야구가 최고 인기 스포츠의 지위를 계속 지키기 위해서는 선수와 구단, 그리고 당국의 적극적인 노력과 지원이 끊이지 않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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