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스위스 ‘은닉자금’ 투자 포착

입력 2011.06.15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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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스위스 비밀계좌에 은닉된 거액의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됐습니다.

투자금은 최대 1조원대로 추산되는데, 관심은 스위스 비밀계좌의 주인이 누구냐는 겁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윤 상 기자?

<질문>
스위스 비밀계좌에 있는 거액의 은닉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됐다는데 어떻게 드러난 거죠?


<답변>
네 아시다시피 스위스는 전 세계 불법 자금이 모이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스위스가 어떤 돈인지 묻지 않는데다가 돈 주인의 신분도 철저히 숨겨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난 2월, 스위스 세무 당국이 이 비밀계좌를 통해 한국 주식에 투자한 계좌 주인으로부터 세금 58억을 징수해 우리 국세청에 돌려줬습니다.

투자 배당금에 대한 세금으로 우리 국세청에 덜 낸 세금이라는 겁니다.

우리나라와 스위스 조세협약에 따라 스위스 거주자가 한국 주식에 투자해 배당금을 받을 경우 15%의 배당세를 내면 됩니다.

하지만 해당 투자자는 스위스에 사는 것처럼 속여 15% 세율을 적용받았다가 그렇지 않은 것이 들통나 20%의 배당세를 물게 됐습니다.

5~6년가량 투자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역으로 환산하면 최대 1조 원에 이르는 자금이 스위스를 통해 국내 증시에 투자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세청은 비밀계좌인 만큼 음성 자금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금융비밀주의를 고수하고 있는 스위스 정부가 세금을 환불해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관심은 누가 왜 스위스 비밀계좌를 통해 우리나라에 투자했냐는 것인데 누구의 돈일 가능성 높아보입니까?

<답변>
네 국세청이 스위스 세무당국에 계좌 내역을 요구했으나,스위스 당국이 이를 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세청은 이 계좌 주인이 우리나라 사람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조세 조약을 체결한 나라에 매기는 세율은 스위스보다 다른 나라가 훨씬 낮습니다.

다른 나라 사람이라면 굳이 많은 세금을 더 내 가면서 스위스 계좌로, 우리나라 주식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58억이나 되는 세금을 추징 당하고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도 의문입니다.

이 때문에 은밀하게 조성된 정치 자금이나 기업 비자금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비자금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전문가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정선섭(재벌닷컴):"거액이라는 점, 주식시장에 들어와서 누군가 운용했다는 점으로 볼 때 기업의 비자금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세청은 이와함께 해외 비밀계좌에 예치됐다가 이런 식으로 한국에 몰래 들어오는 돈의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위키리크스가 지난 1월 공개한 스위스은행의 비밀계좌에도 한국계로 의심되는 계좌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질문>
역외 탈세가 큰 이슈로 떠오른 상황인데 우리 세무당국도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죠?

<답변>
역외 탈세는 대부분 조세피난처를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곳은 세계적 조세피난처인 말레이시아 라부안인데요.

한국회사 2백곳이 들어와있습니다.

상당수는 세금 회피목적으로 세운 것으로 의심됩니다.

하지만 조세 정보과 교환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 세무당국이 은닉 재산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앞으론 사정이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케이만 군도와 파나마 버뮤다 등 39개 국가,또는 조세피난처와 조세정보 교환협정을 맺게 돼 100여개 나라의 금융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기대되는건 비밀금고의 상징 스위스인데요.

스위스와는 기존에 맺은 조세조약에 정보교환 규정을 추가하기로 해 스위스 비밀 금고의 한국인 정보가 넘어오게 됐습니다.

또 해외에 있는 10억 원 이상 계좌를 모두 신고하도록 하는 해외계좌 신고제도도 운용되고 있어, 국세청은 지금보다 더 많은 은닉 재산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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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스위스 ‘은닉자금’ 투자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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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스위스 비밀계좌에 은닉된 거액의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됐습니다. 투자금은 최대 1조원대로 추산되는데, 관심은 스위스 비밀계좌의 주인이 누구냐는 겁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윤 상 기자? <질문> 스위스 비밀계좌에 있는 거액의 은닉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됐다는데 어떻게 드러난 거죠? <답변> 네 아시다시피 스위스는 전 세계 불법 자금이 모이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스위스가 어떤 돈인지 묻지 않는데다가 돈 주인의 신분도 철저히 숨겨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난 2월, 스위스 세무 당국이 이 비밀계좌를 통해 한국 주식에 투자한 계좌 주인으로부터 세금 58억을 징수해 우리 국세청에 돌려줬습니다. 투자 배당금에 대한 세금으로 우리 국세청에 덜 낸 세금이라는 겁니다. 우리나라와 스위스 조세협약에 따라 스위스 거주자가 한국 주식에 투자해 배당금을 받을 경우 15%의 배당세를 내면 됩니다. 하지만 해당 투자자는 스위스에 사는 것처럼 속여 15% 세율을 적용받았다가 그렇지 않은 것이 들통나 20%의 배당세를 물게 됐습니다. 5~6년가량 투자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역으로 환산하면 최대 1조 원에 이르는 자금이 스위스를 통해 국내 증시에 투자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세청은 비밀계좌인 만큼 음성 자금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금융비밀주의를 고수하고 있는 스위스 정부가 세금을 환불해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관심은 누가 왜 스위스 비밀계좌를 통해 우리나라에 투자했냐는 것인데 누구의 돈일 가능성 높아보입니까? <답변> 네 국세청이 스위스 세무당국에 계좌 내역을 요구했으나,스위스 당국이 이를 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세청은 이 계좌 주인이 우리나라 사람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조세 조약을 체결한 나라에 매기는 세율은 스위스보다 다른 나라가 훨씬 낮습니다. 다른 나라 사람이라면 굳이 많은 세금을 더 내 가면서 스위스 계좌로, 우리나라 주식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58억이나 되는 세금을 추징 당하고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도 의문입니다. 이 때문에 은밀하게 조성된 정치 자금이나 기업 비자금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비자금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전문가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정선섭(재벌닷컴):"거액이라는 점, 주식시장에 들어와서 누군가 운용했다는 점으로 볼 때 기업의 비자금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세청은 이와함께 해외 비밀계좌에 예치됐다가 이런 식으로 한국에 몰래 들어오는 돈의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위키리크스가 지난 1월 공개한 스위스은행의 비밀계좌에도 한국계로 의심되는 계좌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질문> 역외 탈세가 큰 이슈로 떠오른 상황인데 우리 세무당국도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죠? <답변> 역외 탈세는 대부분 조세피난처를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곳은 세계적 조세피난처인 말레이시아 라부안인데요. 한국회사 2백곳이 들어와있습니다. 상당수는 세금 회피목적으로 세운 것으로 의심됩니다. 하지만 조세 정보과 교환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 세무당국이 은닉 재산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앞으론 사정이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케이만 군도와 파나마 버뮤다 등 39개 국가,또는 조세피난처와 조세정보 교환협정을 맺게 돼 100여개 나라의 금융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기대되는건 비밀금고의 상징 스위스인데요. 스위스와는 기존에 맺은 조세조약에 정보교환 규정을 추가하기로 해 스위스 비밀 금고의 한국인 정보가 넘어오게 됐습니다. 또 해외에 있는 10억 원 이상 계좌를 모두 신고하도록 하는 해외계좌 신고제도도 운용되고 있어, 국세청은 지금보다 더 많은 은닉 재산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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