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공직 비리에 분노하자

입력 2011.06.17 (07:06) 수정 2011.06.17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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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붕호 객원 해설위원]



하루가 멀다 하고 공직 비리가 폭로되어 화가 많이 납니다. 강대국 정상들이 찾아오고 파리에도 한류가 넘실거린다 해서 우리가 선진국인 줄 알았는데 공직의 부패를 보고 그것이 환상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썩은 공직자가 이렇게 많은 나라를 선진국이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온 국민이 실망하고 허탈감에 빠져 있습니다.



나라 살림 잘해서 국민 잘 섬기라고 큰 권한도 주고 월급도 많이 주었는데 그것을 이용하여 자기들 배만 불렸으니 납세자들의 배신감이 큰 것은 당연합니다. 모든 국민의 주머니에서 돈을 훔쳐 갔으며 함께 타고 가는 배에 구멍을 뚫었습니다. 법률과 공직은 약한 사람 보호에 필수적인데, 공직자들의 범법은 약자를 해치는 비겁함이며 갈등을 조장하고 사회통합을 파괴하는 반역행윕니다.



그런데 이런 공직자들이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은 부정이 손해보다 이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온정주의와 연고주의가 아직도 남아 있어 청탁이 난무하고 내부고발은 매우 드뭅니다. 수사 능력이 불충분해서 비리를 쉽게 숨길 수 있고, 법제도가 미비해서 공직비리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합니다.

거기에다 우리 시민들도 범법자들에게 너무 관대합니다. 부정하게 벌었어도 돈만 많으면 부러워하고 비열하게 취했어도 힘만 세면 존경합니다. 이런 풍토에선 범법의 유혹을 이길 동기가 강할 수 없습니다. 냉정한 손익계산 끝에 부정을 택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의 자발적인 청렴성을 요구하는 것은 고양이가 눈앞의 생선을 먹지 않을 만큼 청렴하기를 바라는 것 같이 비현실적입니다. 엄격한 제재와 무서운 처벌로 비리는 반드시 손해란 것을 절감하게 해야 문제가 해결됩니다. 모든 비리는 반드시 패가망신으로 이어지도록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와 못지않게 필요한 것은 비리공직자가 얼굴 들고 살 수 없도록 사회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다른 생각이나 틀린 주장은 가능한 한 관용하되 사회 전체에 해를 끼친 악한에게는 분노해야 합니다. 나 개인에게 해를 가한 사람은 내가 용서할 수 있지만 수많은 사람에게 해를 가한 사람은 용서하면 안 됩니다. 용서하는 것이 오히려 비겁합니다. 정의로운 분노는 중요한 도덕적 자원입니다. 이 좋은 자원을 잘 활용해야 공직비리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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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6-17 07:06:59
    • 수정2011-06-17 07: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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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붕호 객원 해설위원]

하루가 멀다 하고 공직 비리가 폭로되어 화가 많이 납니다. 강대국 정상들이 찾아오고 파리에도 한류가 넘실거린다 해서 우리가 선진국인 줄 알았는데 공직의 부패를 보고 그것이 환상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썩은 공직자가 이렇게 많은 나라를 선진국이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온 국민이 실망하고 허탈감에 빠져 있습니다.

나라 살림 잘해서 국민 잘 섬기라고 큰 권한도 주고 월급도 많이 주었는데 그것을 이용하여 자기들 배만 불렸으니 납세자들의 배신감이 큰 것은 당연합니다. 모든 국민의 주머니에서 돈을 훔쳐 갔으며 함께 타고 가는 배에 구멍을 뚫었습니다. 법률과 공직은 약한 사람 보호에 필수적인데, 공직자들의 범법은 약자를 해치는 비겁함이며 갈등을 조장하고 사회통합을 파괴하는 반역행윕니다.

그런데 이런 공직자들이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은 부정이 손해보다 이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온정주의와 연고주의가 아직도 남아 있어 청탁이 난무하고 내부고발은 매우 드뭅니다. 수사 능력이 불충분해서 비리를 쉽게 숨길 수 있고, 법제도가 미비해서 공직비리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합니다.
거기에다 우리 시민들도 범법자들에게 너무 관대합니다. 부정하게 벌었어도 돈만 많으면 부러워하고 비열하게 취했어도 힘만 세면 존경합니다. 이런 풍토에선 범법의 유혹을 이길 동기가 강할 수 없습니다. 냉정한 손익계산 끝에 부정을 택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의 자발적인 청렴성을 요구하는 것은 고양이가 눈앞의 생선을 먹지 않을 만큼 청렴하기를 바라는 것 같이 비현실적입니다. 엄격한 제재와 무서운 처벌로 비리는 반드시 손해란 것을 절감하게 해야 문제가 해결됩니다. 모든 비리는 반드시 패가망신으로 이어지도록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와 못지않게 필요한 것은 비리공직자가 얼굴 들고 살 수 없도록 사회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다른 생각이나 틀린 주장은 가능한 한 관용하되 사회 전체에 해를 끼친 악한에게는 분노해야 합니다. 나 개인에게 해를 가한 사람은 내가 용서할 수 있지만 수많은 사람에게 해를 가한 사람은 용서하면 안 됩니다. 용서하는 것이 오히려 비겁합니다. 정의로운 분노는 중요한 도덕적 자원입니다. 이 좋은 자원을 잘 활용해야 공직비리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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