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경민 “뛸 선수 없어서 깜짝 출전”

입력 2011.06.1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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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던 라경민(35)이 대교눈높이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잠시 놓고 선수로 '깜짝' 변신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대교눈높이는 17일 경북 안동시 안동대학교 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일반부 단체전 결승에서 삼성전기에 3-2 역전승을 거두고 4년 만에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이날 결승전에서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경기는 대교눈높이가 1-2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펼쳐진 네 번째 복식 경기였다. 코트에 나선 복식선수는 다름 아닌 라경민 감독 대행이었다.

라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감독은 물론 선수로도 등록을 마쳐 '현역 복귀'를 예고했다.

팀의 주축선수인 하정은이 대표팀에 차출되고 최혜인도 부상이어서 대회에 나설 선수가 단 4명에 불과해 어쩔 수 없이 내린 선택이었다.

2007년 현역에서 은퇴했던 라 감독은 2009년 전국 가을철 종별선수권대회에서 잠시 현역으로 복귀했지만 다시 코트를 떠났고, 올해 2월부터는 대교눈높이의 감독 대행을 맡아 후배 양성에 힘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선수가 부족하자 라 감독은 어쩔 수 없이 2년 만에 라켓을 다시 쥐고 제자인 박선영과 호흡을 맞춰 16일 창원시청에 처음 출전해 2-0(21-18 21-13)으로 이겨 팀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운명의 결승전 상대는 '라이벌' 삼성전기였다.

올해 2월부터 공식적으로 대교눈높이 지휘봉을 잡았던 라 감독은 사령탑을 맡고 처음 나선 4월 전국 봄철 종별선수권대회 4강에서 삼성전기에 패해 우승 기회를 놓쳤다.

덕분에 3월 삼성전기 사령탑을 맡았던 '셔틀콕 여왕' 길영아(41) 감독은 데뷔 한 달 만에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두 달전의 아픔을 곱씹으면서 결승전에 선수로 나선 라 감독은 팀이 1-2로 지고 있던 상황에 네 번째 복식 경기에 출전해 2-0으로 승리하면서 기울었던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투혼을 발휘했다.

라 감독은 마지막 주자인 이현진이 황혜원을 2-0(21-15 21-19)으로 꺾으면서 사령탑 데뷔 이후 첫 우승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라 감독은 "선수가 부족해서 나선 것이지 절대 현역으로 복귀한 것은 아니다"며 "팀에 복식 선수가 1명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팀의 지휘봉을 잡고 처음 우승해 너무 좋다"며 "오랜만에 뛰었지만 경기 감각보다 체력을 더 걱정했는데 뜻밖에 승부가 빨리 결정돼 너무 다행스러웠다"고 웃음을 지었다.

라 감독은 "길영아 감독도 우승을 축하해줬다"며 "전국체전과 가을철 종별대회 등이 남아 있는데 모두 우승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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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경민 “뛸 선수 없어서 깜짝 출전”
    • 입력 2011-06-17 17:42:05
    연합뉴스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던 라경민(35)이 대교눈높이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잠시 놓고 선수로 '깜짝' 변신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대교눈높이는 17일 경북 안동시 안동대학교 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일반부 단체전 결승에서 삼성전기에 3-2 역전승을 거두고 4년 만에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이날 결승전에서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경기는 대교눈높이가 1-2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펼쳐진 네 번째 복식 경기였다. 코트에 나선 복식선수는 다름 아닌 라경민 감독 대행이었다. 라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감독은 물론 선수로도 등록을 마쳐 '현역 복귀'를 예고했다. 팀의 주축선수인 하정은이 대표팀에 차출되고 최혜인도 부상이어서 대회에 나설 선수가 단 4명에 불과해 어쩔 수 없이 내린 선택이었다. 2007년 현역에서 은퇴했던 라 감독은 2009년 전국 가을철 종별선수권대회에서 잠시 현역으로 복귀했지만 다시 코트를 떠났고, 올해 2월부터는 대교눈높이의 감독 대행을 맡아 후배 양성에 힘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선수가 부족하자 라 감독은 어쩔 수 없이 2년 만에 라켓을 다시 쥐고 제자인 박선영과 호흡을 맞춰 16일 창원시청에 처음 출전해 2-0(21-18 21-13)으로 이겨 팀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운명의 결승전 상대는 '라이벌' 삼성전기였다. 올해 2월부터 공식적으로 대교눈높이 지휘봉을 잡았던 라 감독은 사령탑을 맡고 처음 나선 4월 전국 봄철 종별선수권대회 4강에서 삼성전기에 패해 우승 기회를 놓쳤다. 덕분에 3월 삼성전기 사령탑을 맡았던 '셔틀콕 여왕' 길영아(41) 감독은 데뷔 한 달 만에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두 달전의 아픔을 곱씹으면서 결승전에 선수로 나선 라 감독은 팀이 1-2로 지고 있던 상황에 네 번째 복식 경기에 출전해 2-0으로 승리하면서 기울었던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투혼을 발휘했다. 라 감독은 마지막 주자인 이현진이 황혜원을 2-0(21-15 21-19)으로 꺾으면서 사령탑 데뷔 이후 첫 우승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라 감독은 "선수가 부족해서 나선 것이지 절대 현역으로 복귀한 것은 아니다"며 "팀에 복식 선수가 1명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팀의 지휘봉을 잡고 처음 우승해 너무 좋다"며 "오랜만에 뛰었지만 경기 감각보다 체력을 더 걱정했는데 뜻밖에 승부가 빨리 결정돼 너무 다행스러웠다"고 웃음을 지었다. 라 감독은 "길영아 감독도 우승을 축하해줬다"며 "전국체전과 가을철 종별대회 등이 남아 있는데 모두 우승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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