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상비약 슈퍼 판매, 의·약 입장차만 확인

입력 2011.06.21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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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상비약의 슈퍼 판매 문제에 약 재분류 문제까지 겹치면서, 의사와 약사간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하는 양상입니다.

오늘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두 번째 회의가 열렸지만 서로 간의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입니다.

취재기자 나왔습니다.

박대기 기자! (안녕하세요.)

<질문>
오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두 번째 회의가 열렸죠? 먼저, 회의 분위기 전해 주시죠.

<답변>
엿새 만에 다시 만난 의사와 약사 측은 오늘도 날선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약사회는 감기약 슈퍼 판매를 위한 법 개정 논의를 미루자고 요구했습니다.

<인터뷰> 박인춘 (대한약사회 부회장):"약사법 개정 관련해서는 약사법제소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돼 있는데, 그것을 분류위원회에서 논의하는 것은 정신에 맞지 않는다."

이러면서 약사회는 우선 4백 79개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 논의부터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의사협회는 상비약의 슈퍼 판매를 위한 약사법 개정이 우선이라면서 전문약 전환 논의에 반대했습니다.

<인터뷰> 이재호(대한의사협회 이사):"국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 모였던 것이기 때문에 약사법 개정이 필수였습니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는 한 의약품 재분류 논의가 의미가 없지 않겠느냐..."

이렇게 안건의 순위부터 한치의 양보가 없어 회의는 공전했습니다.

<질문>
약사회가 전문약 4백79개를 일반약으로 전환하자는 이야기를 들고 나왔는데, 어떤 약들인가요?

<답변>
제가 가지고 나온 비만 치료제와 사후 피임약 같은 약들인데요.

약국이 직접 파는 일반약으로 전환해도 된다는 약사 측 입장과 오남용 위험이 크다는 의사들 입장이 극명히 갈립니다.

양측 입장, 들어보시죠.

<인터뷰>김동근(대한약사회 홍보이사):"이미 생산된 지 2~30년 정도 된 약들은 저희 약사가 관리해도 되는 정도의 안전성이라고 저희가 판단했습니다."

<인터뷰>홍성수(이비인후과 개원의사회장):"환자 분들은 일단은 약을 뿌리게 되면 편해지시니까 그런 식의 오남용의 소지가 상당히 높다고 봅니다."

약사회가 일반약으로 요구하는 약에는 위 궤양 치료제가 있습니다.

미국 등 29개국에서 일반약으로 팔리지만, 남자에게 여성형 가슴을 만드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다이어트 약도 독일 등 27개국에서 일반약이지만 비타민 흡수에 악영향을 줍니다.

사후 피임약 역시 프랑스 등 13개국 에서는 일반약이지만, 오남용시 불임 위험이 있습니다.

약사회는 약국이 직접 팔면 건강보험 재정도 절약된다고 말하지만, 의사들은 오남용으로 손쓸 수 없는 환자들이 늘 거라고 비판합니다.

<질문>
정부의 원래 방침은 감기약의 슈퍼 판매 아니겠습니까? 지금 정부 방안이 어디까지 진척됐나요?

<답변>
네, 정부는 오늘 약국 밖에서 팔 약들에 대한 예시안을 처음으로 내놓았습니다.

해열진통제로는 타이레놀과 아스피린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종합 감기약은 화이투벤과 화콜, 소화제로는 훼스탈, 그리고 붙이는 파스 등이 예시안에 포함됐습니다.

정부는 슈퍼와 편의점 등 24시간 운영 가능한 곳에서 시민들이 이 약들을 살 수 있도록 약사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벌써부터 첨예한 의약 갈등 때문에 앞으로의 일정 곳곳에서 난항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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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상비약 슈퍼 판매, 의·약 입장차만 확인
    • 입력 2011-06-21 23:4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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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상비약의 슈퍼 판매 문제에 약 재분류 문제까지 겹치면서, 의사와 약사간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하는 양상입니다. 오늘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두 번째 회의가 열렸지만 서로 간의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입니다. 취재기자 나왔습니다. 박대기 기자! (안녕하세요.) <질문> 오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두 번째 회의가 열렸죠? 먼저, 회의 분위기 전해 주시죠. <답변> 엿새 만에 다시 만난 의사와 약사 측은 오늘도 날선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약사회는 감기약 슈퍼 판매를 위한 법 개정 논의를 미루자고 요구했습니다. <인터뷰> 박인춘 (대한약사회 부회장):"약사법 개정 관련해서는 약사법제소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돼 있는데, 그것을 분류위원회에서 논의하는 것은 정신에 맞지 않는다." 이러면서 약사회는 우선 4백 79개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 논의부터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의사협회는 상비약의 슈퍼 판매를 위한 약사법 개정이 우선이라면서 전문약 전환 논의에 반대했습니다. <인터뷰> 이재호(대한의사협회 이사):"국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 모였던 것이기 때문에 약사법 개정이 필수였습니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는 한 의약품 재분류 논의가 의미가 없지 않겠느냐..." 이렇게 안건의 순위부터 한치의 양보가 없어 회의는 공전했습니다. <질문> 약사회가 전문약 4백79개를 일반약으로 전환하자는 이야기를 들고 나왔는데, 어떤 약들인가요? <답변> 제가 가지고 나온 비만 치료제와 사후 피임약 같은 약들인데요. 약국이 직접 파는 일반약으로 전환해도 된다는 약사 측 입장과 오남용 위험이 크다는 의사들 입장이 극명히 갈립니다. 양측 입장, 들어보시죠. <인터뷰>김동근(대한약사회 홍보이사):"이미 생산된 지 2~30년 정도 된 약들은 저희 약사가 관리해도 되는 정도의 안전성이라고 저희가 판단했습니다." <인터뷰>홍성수(이비인후과 개원의사회장):"환자 분들은 일단은 약을 뿌리게 되면 편해지시니까 그런 식의 오남용의 소지가 상당히 높다고 봅니다." 약사회가 일반약으로 요구하는 약에는 위 궤양 치료제가 있습니다. 미국 등 29개국에서 일반약으로 팔리지만, 남자에게 여성형 가슴을 만드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다이어트 약도 독일 등 27개국에서 일반약이지만 비타민 흡수에 악영향을 줍니다. 사후 피임약 역시 프랑스 등 13개국 에서는 일반약이지만, 오남용시 불임 위험이 있습니다. 약사회는 약국이 직접 팔면 건강보험 재정도 절약된다고 말하지만, 의사들은 오남용으로 손쓸 수 없는 환자들이 늘 거라고 비판합니다. <질문> 정부의 원래 방침은 감기약의 슈퍼 판매 아니겠습니까? 지금 정부 방안이 어디까지 진척됐나요? <답변> 네, 정부는 오늘 약국 밖에서 팔 약들에 대한 예시안을 처음으로 내놓았습니다. 해열진통제로는 타이레놀과 아스피린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종합 감기약은 화이투벤과 화콜, 소화제로는 훼스탈, 그리고 붙이는 파스 등이 예시안에 포함됐습니다. 정부는 슈퍼와 편의점 등 24시간 운영 가능한 곳에서 시민들이 이 약들을 살 수 있도록 약사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벌써부터 첨예한 의약 갈등 때문에 앞으로의 일정 곳곳에서 난항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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