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입력 2011.07.0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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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순서는 남북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보는 <이슈 앤 한반도>입니다.

최근 남북관계를 소재로 한 영화 두 편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영화 <고지전>과 <풍산개>인데요.

<고지전>은 6‧25 전쟁 당시를, <풍산개>는 그로부터 60여 년이 흐른 지금이 배경입니다.

그 사이.. 영화 속 남북관계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두 편의 영화를 이창진 리포터가 소개해드립니다.

<리포트>

6.25 전쟁 막바지, 남과 북은 정전협정을 앞두고 한 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여야 했는데요.

그때의 참혹했던 상황을 담은 영화 ‘고지전’이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1953년초, 강원도 최전방.

영화는 휴전협정을 앞둔 1953년 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6.25 전쟁 막바지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동부전선의 한 고지가 배경입니다.

영화는 방첩대 장교인 은표가 중대장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 부대를 조사하기 위해 애록고지로 파견되면서 시작됩니다.

<녹취> "애록고지는 반경 2.5km로 전략적 요충집니다."

은표는 고지에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친구 수혁을 만납니다.

<녹취> "물러나! 이게 뭐야?"

하지만 날마다 생사를 건 전투를 벌이는 수혁은 과거에 은표가 알던 온순한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은표는 매일같이 참혹한 전투가 벌어지는 가운데서도 수사에만 매달리고, 결국 중대장 살해범이 친구 수혁이라는 사실을 밝혀냅니다.

<녹취> 신하균 : "빨갱이들하고 내통을 해?"

<녹취> 고수 : "여기서 니가 알아낼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네가 진짜 지옥을 알아?"

매일 같이 이유도 모른 채 죽고 죽이는 전투 속에 살아가는 악어중대원들이 바라는 건 오직 하나뿐입니다.

<녹취> 이제훈 : "12시간만 버텨라! 살아서 집에 가자"

<녹취> 장훈(‘고지전’ 감독) : "고지전을 벌이는 남북한 병사들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요. 그 치열한 전투 속에서 그들이 겪었던 인간적인 부분들, 그런 부분들에 초점에 맞춰진 사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 풍산개는 2011년 현재가 배경입니다.

주인공은 서울에서 평양까지 무엇이든 3시간만에 배달하는 정체불명의 남자입니다.

6.25 때 홀로 남쪽으로 내려온 할아버지의 애끊는 영상편지 역시 3시간만에 평양까지 배달하는데 성공합니다.

<녹취> 할아버지 : "북에 있는 우리 마누라가 볼 수 있는 거야? 영임이, 사랑했어."

<녹취> 아들 : "아버지한테 말 한마디 하기요, 아 뭐하요? 내일이면 이거 아버지가 본다 말이요."

그는 장대 하나로 휴전선 철책을 뛰어넘어 남북을 오가는 유일한 존재입니다.

풍산에게 남한으로 망명한 북한 고위급 인사의 여자를 데려오라는 특별한 임무가 주어집니다.

<녹취> 김규리 : "정말 죽지 못해 환장했습니까?"

그는 우여곡절 끝에 3시간 만에 임무를 완수해 냅니다.

<녹취> 국정원 : "짧은 시간 오는 동안에 정이 많이 드셨나 봅니다."

<녹취> 인옥 : "정은 무슨, 내참 기가 막혀서리"

풍산을 사랑하게 된 인옥은 과거의 연인이었던 망명 인사를 거부하고, 남자는 국정원에 끌려와 고문을 받게 됩니다.
<녹취> 국정원 : "니가 데려온 여자, 그 선생이 미쳐 날뛰면서 괴롭히고 있어. 나한테 말해봐 진짜 한판 뒹굴었어? 우리부탁 들어주면 그 여자랑 다른 나라로 가게 해줄게"

가까스로 풀려난 풍산은 망명 인사를 살해하기 위해 남파된 간첩에게 다시 납치됩니다.

<녹취> 남파간첩 : "동무가 가서 인민의 배신자를 처단하고 오라. 성공하면 내 이간나 애 미나이하고 가고 싶은대로 보내줄끼야."

영화 후반부, 풍산에 의해 창고에 갇힌 남한과 북한의 요원들이 서로를 믿지 못해 치고 박고 싸우다 끝내 총부리를 겨누는 장면은 지금의 남북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녹취> 전재홍(‘풍산개’ 감독) :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다 통일을 기원하지 않을까요. 저희도 풍산처럼 휴전선을 뛰어넘고 북에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는 그런 갈망을 표현을 한 거고요."

‘풍산개’는 제작비가 2억원에 불과한 저예산영화이지만, 지난 달 말 개봉된 이후 호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제민(서울 신당동) : "남북 사람들이 가둬놓고 서로 믿지 않고 의심하고 죽이는 장면이 되게 인상깊고"

<인터뷰> 박유빈(서울 부암동) : "니편 내편 나눠서 그렇게 해서는 아무런 결과를 낼 수가 없다는 것을 함축적으로 해서 잘 보여준 거 같아요."

6.25 전쟁의 참상을 다룬 영화 ‘고지전’은 이달 말 개봉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한창입니다.

‘고지전’의 시나리오는 11년 전 '공동경비구역 JSA‘를 썼던 박상연 작가가 맡았습니다.

<녹취> 박상연(‘고지전’ 시나리오 작가) : "11년 전에 JSA 하면서 하고 나서 한 10년 뒤쯤에는 남북 이야기를 굉장히 그냥 헐리웃 오락영화 보듯 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얘기를 했는데 10년이 흘렀는데 상황은 그때보다 더 안 좋아진 것 같아요. 여전히 (전쟁이) 진행중이라는 생각에 다시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고지전’과 ‘풍산개’는 각각 1953년과 2011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영화 속의 남북관계는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강유정(영화평론가) : "남북한의 서로 갈등이라는 문제도 어쩌면 편가르기 같은 아주 아이같은 그런 마음에서 출발한 것일 수도 있고, 어떻게 보자면 화해 역시도 단순한 부분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과거 남북관계 영화들이 이를테면 굉장히 희망적인 결론, 그리고 곧 좋아질 거라는 어 떤 환상적인 부분들을 많이 보여주는 데 비해서 최근에 나오고 있는 고지전이라든가 그리고 풍산개는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는데요."

‘고지전’과 ‘풍산개’ 두 영화 사이엔 60년의 시간이 흘렀는데요.

하지만 남과 북이 서로 적대시하고 대립하는 본질적인 상황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 느끼셨나요?

영화 ‘풍산개’의 제작진은 서로의 편가르기와 적대적 감정이 계속되면 과거가 그랬듯이 미래의 남북관계 역시 암울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주인공 풍산이 장대로 휴전선을 뛰어넘듯이 남과 북이 증오를 훌쩍 뛰어넘어 통일로 나아갈 그날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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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 입력 2011-07-02 10:10:46
    남북의 창
<앵커 멘트> 이번 순서는 남북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보는 <이슈 앤 한반도>입니다. 최근 남북관계를 소재로 한 영화 두 편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영화 <고지전>과 <풍산개>인데요. <고지전>은 6‧25 전쟁 당시를, <풍산개>는 그로부터 60여 년이 흐른 지금이 배경입니다. 그 사이.. 영화 속 남북관계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두 편의 영화를 이창진 리포터가 소개해드립니다. <리포트> 6.25 전쟁 막바지, 남과 북은 정전협정을 앞두고 한 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여야 했는데요. 그때의 참혹했던 상황을 담은 영화 ‘고지전’이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1953년초, 강원도 최전방. 영화는 휴전협정을 앞둔 1953년 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6.25 전쟁 막바지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동부전선의 한 고지가 배경입니다. 영화는 방첩대 장교인 은표가 중대장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 부대를 조사하기 위해 애록고지로 파견되면서 시작됩니다. <녹취> "애록고지는 반경 2.5km로 전략적 요충집니다." 은표는 고지에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친구 수혁을 만납니다. <녹취> "물러나! 이게 뭐야?" 하지만 날마다 생사를 건 전투를 벌이는 수혁은 과거에 은표가 알던 온순한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은표는 매일같이 참혹한 전투가 벌어지는 가운데서도 수사에만 매달리고, 결국 중대장 살해범이 친구 수혁이라는 사실을 밝혀냅니다. <녹취> 신하균 : "빨갱이들하고 내통을 해?" <녹취> 고수 : "여기서 니가 알아낼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네가 진짜 지옥을 알아?" 매일 같이 이유도 모른 채 죽고 죽이는 전투 속에 살아가는 악어중대원들이 바라는 건 오직 하나뿐입니다. <녹취> 이제훈 : "12시간만 버텨라! 살아서 집에 가자" <녹취> 장훈(‘고지전’ 감독) : "고지전을 벌이는 남북한 병사들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요. 그 치열한 전투 속에서 그들이 겪었던 인간적인 부분들, 그런 부분들에 초점에 맞춰진 사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 풍산개는 2011년 현재가 배경입니다. 주인공은 서울에서 평양까지 무엇이든 3시간만에 배달하는 정체불명의 남자입니다. 6.25 때 홀로 남쪽으로 내려온 할아버지의 애끊는 영상편지 역시 3시간만에 평양까지 배달하는데 성공합니다. <녹취> 할아버지 : "북에 있는 우리 마누라가 볼 수 있는 거야? 영임이, 사랑했어." <녹취> 아들 : "아버지한테 말 한마디 하기요, 아 뭐하요? 내일이면 이거 아버지가 본다 말이요." 그는 장대 하나로 휴전선 철책을 뛰어넘어 남북을 오가는 유일한 존재입니다. 풍산에게 남한으로 망명한 북한 고위급 인사의 여자를 데려오라는 특별한 임무가 주어집니다. <녹취> 김규리 : "정말 죽지 못해 환장했습니까?" 그는 우여곡절 끝에 3시간 만에 임무를 완수해 냅니다. <녹취> 국정원 : "짧은 시간 오는 동안에 정이 많이 드셨나 봅니다." <녹취> 인옥 : "정은 무슨, 내참 기가 막혀서리" 풍산을 사랑하게 된 인옥은 과거의 연인이었던 망명 인사를 거부하고, 남자는 국정원에 끌려와 고문을 받게 됩니다. <녹취> 국정원 : "니가 데려온 여자, 그 선생이 미쳐 날뛰면서 괴롭히고 있어. 나한테 말해봐 진짜 한판 뒹굴었어? 우리부탁 들어주면 그 여자랑 다른 나라로 가게 해줄게" 가까스로 풀려난 풍산은 망명 인사를 살해하기 위해 남파된 간첩에게 다시 납치됩니다. <녹취> 남파간첩 : "동무가 가서 인민의 배신자를 처단하고 오라. 성공하면 내 이간나 애 미나이하고 가고 싶은대로 보내줄끼야." 영화 후반부, 풍산에 의해 창고에 갇힌 남한과 북한의 요원들이 서로를 믿지 못해 치고 박고 싸우다 끝내 총부리를 겨누는 장면은 지금의 남북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녹취> 전재홍(‘풍산개’ 감독) :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다 통일을 기원하지 않을까요. 저희도 풍산처럼 휴전선을 뛰어넘고 북에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는 그런 갈망을 표현을 한 거고요." ‘풍산개’는 제작비가 2억원에 불과한 저예산영화이지만, 지난 달 말 개봉된 이후 호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제민(서울 신당동) : "남북 사람들이 가둬놓고 서로 믿지 않고 의심하고 죽이는 장면이 되게 인상깊고" <인터뷰> 박유빈(서울 부암동) : "니편 내편 나눠서 그렇게 해서는 아무런 결과를 낼 수가 없다는 것을 함축적으로 해서 잘 보여준 거 같아요." 6.25 전쟁의 참상을 다룬 영화 ‘고지전’은 이달 말 개봉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한창입니다. ‘고지전’의 시나리오는 11년 전 '공동경비구역 JSA‘를 썼던 박상연 작가가 맡았습니다. <녹취> 박상연(‘고지전’ 시나리오 작가) : "11년 전에 JSA 하면서 하고 나서 한 10년 뒤쯤에는 남북 이야기를 굉장히 그냥 헐리웃 오락영화 보듯 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얘기를 했는데 10년이 흘렀는데 상황은 그때보다 더 안 좋아진 것 같아요. 여전히 (전쟁이) 진행중이라는 생각에 다시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고지전’과 ‘풍산개’는 각각 1953년과 2011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영화 속의 남북관계는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강유정(영화평론가) : "남북한의 서로 갈등이라는 문제도 어쩌면 편가르기 같은 아주 아이같은 그런 마음에서 출발한 것일 수도 있고, 어떻게 보자면 화해 역시도 단순한 부분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과거 남북관계 영화들이 이를테면 굉장히 희망적인 결론, 그리고 곧 좋아질 거라는 어 떤 환상적인 부분들을 많이 보여주는 데 비해서 최근에 나오고 있는 고지전이라든가 그리고 풍산개는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는데요." ‘고지전’과 ‘풍산개’ 두 영화 사이엔 60년의 시간이 흘렀는데요. 하지만 남과 북이 서로 적대시하고 대립하는 본질적인 상황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 느끼셨나요? 영화 ‘풍산개’의 제작진은 서로의 편가르기와 적대적 감정이 계속되면 과거가 그랬듯이 미래의 남북관계 역시 암울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고 하는데요. 주인공 풍산이 장대로 휴전선을 뛰어넘듯이 남과 북이 증오를 훌쩍 뛰어넘어 통일로 나아갈 그날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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