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밝힌 신윤복 ‘월하정인’의 비밀

입력 2011.07.0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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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조선시대 풍속화가 혜원 신윤복의 작품 월하정인.

그의 다른 그림처럼 제작시점이 명확치 않았는데, 한 천문학자가 제작시기를 추정해 냈습니다.

정인성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깊은밤, 한껏 차려 입은 남녀가 담 모퉁이에서 밀회를 즐기고 있습니다.

혜원 신윤복이 그린 국보 135호 '월하정인도'입니다.

아쉽게도 기록이 없어 제작 시기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 천문학자가 그림 속 달의 모양을 분석해 제작 시기를 추론했습니다.

우선 달의 볼록한 면이 위로 향한 것으로 볼 때 초승달이나 그믐달이 아닌 월식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 속 글에 있는 '야삼경'은 밤 12시 무렵, 달이 가장 높게 떠 있어야할 시간에 처마 끝에 머물고 있는 점으로 볼 때 시기는 여름이라는 분석입니다.

특히 여름철의 개기 월식으로는 그림 속의 모양이 나올 수 없기 때문에 부분 월식이 있었던 날로 압축됩니다.

<녹취>이태형(충남대 천문우주과학과 교수) : "(신윤복이 태어난)1758년부터 백년 동안 월식 자료를 시뮬레이션 해봤는데 이런 모양의 월식은 두 번 있었습니다."

그 중 한 차례는 비가 왔다는 기록이 있어 결국 신윤복이 '월하정인'을 그린 시기는 1793년 8월21일 무렵, 나이 35세이던 여름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입니다.

다른 작품들에 등장하는 달의 모양 역시 그림 속 시간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KBS 뉴스 정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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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으로 밝힌 신윤복 ‘월하정인’의 비밀
    • 입력 2011-07-02 21: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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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조선시대 풍속화가 혜원 신윤복의 작품 월하정인. 그의 다른 그림처럼 제작시점이 명확치 않았는데, 한 천문학자가 제작시기를 추정해 냈습니다. 정인성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깊은밤, 한껏 차려 입은 남녀가 담 모퉁이에서 밀회를 즐기고 있습니다. 혜원 신윤복이 그린 국보 135호 '월하정인도'입니다. 아쉽게도 기록이 없어 제작 시기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 천문학자가 그림 속 달의 모양을 분석해 제작 시기를 추론했습니다. 우선 달의 볼록한 면이 위로 향한 것으로 볼 때 초승달이나 그믐달이 아닌 월식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 속 글에 있는 '야삼경'은 밤 12시 무렵, 달이 가장 높게 떠 있어야할 시간에 처마 끝에 머물고 있는 점으로 볼 때 시기는 여름이라는 분석입니다. 특히 여름철의 개기 월식으로는 그림 속의 모양이 나올 수 없기 때문에 부분 월식이 있었던 날로 압축됩니다. <녹취>이태형(충남대 천문우주과학과 교수) : "(신윤복이 태어난)1758년부터 백년 동안 월식 자료를 시뮬레이션 해봤는데 이런 모양의 월식은 두 번 있었습니다." 그 중 한 차례는 비가 왔다는 기록이 있어 결국 신윤복이 '월하정인'을 그린 시기는 1793년 8월21일 무렵, 나이 35세이던 여름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입니다. 다른 작품들에 등장하는 달의 모양 역시 그림 속 시간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KBS 뉴스 정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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