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다시보기] 위기의 우간다

입력 2011.07.0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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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집트나 리비아 같은 북아프리카 지역의 정치 혁명이 사실은 식량 문제가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이 많았죠.

최근 우간다에서도 시위와 폭동 등 정치 불안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우간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지구촌 다시보기'에서 알아봅니다.

<리포트>

우간다의 한 시장.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의 모습이 평소와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잠시 후 오후 다섯 시가 되자 조용했던 시장은 시위장으로 변합니다.

소리를 지르고 빈병을 두드리는 돌발 행동에 경찰들도 손을 쓰지 못합니다.

계획되어 있던 시위가 정부의 대처로 무산되면서 기습 시위를 벌인 겁니다.

카메라를 발견한 시위대들은 너도나도 다가와 정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합니다.

<인터뷰> 마깡가 수람바야(시위대) : "정부는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정부가 들을 때까지 계속해서 시위를 반복할 겁니다."

이날을 시작으로 우간다 곳곳에서는 매일 오후 5시에 5분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들이 이렇게 시위를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폭동이 시작된 것은 지난 2월, 25년째 장기 집권 중인 무세베니 대통령이 또다시 당선되자 야당 지지 세력이 부정 선거라며 불만을 터뜨리면서부텁니다.

하지만 이것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 시위의 진짜 이유는 다른 곳에 있는 듯했습니다.

<인터뷰> 이싸 수비카(시위대) : "우리는 굶주리고 있어요. 돈도 없고요.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간다의 식료품 가격은 1년 사이 40%나 올랐고 지난해 연 3% 정도였던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5월에는 16%까지 급등했습니다.

이렇게 물가가 오른 데에는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 탓이 큽니다.

바나나처럼 생긴 마토케라는 이 열매가 우간다의 주식인데요.

계속되는 가뭄으로 수확철이 되어도 열매는 작고 볼품없습니다.

우간다는 어업으로도 유명한데요.

길어진 건기로 빅토리아 호수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물고기 생산량도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인터뷰> 아네티 난투메(시장 상인) : "요즘은 모든것이 다 비싸요. 이 생선은 전에는 4천 실링 정도였는데 요즘엔 만 실링이 넘어요."

식량난이 심각해지면서 정부에 대한 불만은 높아지고 있지만 우간다 정부는 별다른 대책을 세우고 있지 않습니다.

<인터뷰> 로케리스 피터(우간다 경제 에너지 장관) :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농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농사를 지으면 농작물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고, 그렇게 해서 공급이 충분해지면 가격도 내려갈 겁니다."

이에 제1 야당은 정부의 취약한 농업 구조 탓이라며 시민들의 시위를 지지하고 나섰죠.

<인터뷰> 와이클리프 바칸돈다(우간다 제1 야당 사무총장) : "만약 정부가 농업에 투자를 좀 더 많이 했더라면, 우리나라의 환경이나 기후, 토양을 감안할 때 식량이 충분했을 겁니다. 남은 건 수출도 할 수 있었겠죠.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작은 나라지만 중부 아프리카의 강소국으로 떠오르고 있던 우간다.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으로 시작된 북아프리카의 위기가 우간다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큰 혼란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다시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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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다시보기] 위기의 우간다
    • 입력 2011-07-05 13:28:13
    지구촌뉴스
<앵커 멘트> 이집트나 리비아 같은 북아프리카 지역의 정치 혁명이 사실은 식량 문제가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이 많았죠. 최근 우간다에서도 시위와 폭동 등 정치 불안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우간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지구촌 다시보기'에서 알아봅니다. <리포트> 우간다의 한 시장.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의 모습이 평소와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잠시 후 오후 다섯 시가 되자 조용했던 시장은 시위장으로 변합니다. 소리를 지르고 빈병을 두드리는 돌발 행동에 경찰들도 손을 쓰지 못합니다. 계획되어 있던 시위가 정부의 대처로 무산되면서 기습 시위를 벌인 겁니다. 카메라를 발견한 시위대들은 너도나도 다가와 정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합니다. <인터뷰> 마깡가 수람바야(시위대) : "정부는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정부가 들을 때까지 계속해서 시위를 반복할 겁니다." 이날을 시작으로 우간다 곳곳에서는 매일 오후 5시에 5분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들이 이렇게 시위를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폭동이 시작된 것은 지난 2월, 25년째 장기 집권 중인 무세베니 대통령이 또다시 당선되자 야당 지지 세력이 부정 선거라며 불만을 터뜨리면서부텁니다. 하지만 이것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 시위의 진짜 이유는 다른 곳에 있는 듯했습니다. <인터뷰> 이싸 수비카(시위대) : "우리는 굶주리고 있어요. 돈도 없고요.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간다의 식료품 가격은 1년 사이 40%나 올랐고 지난해 연 3% 정도였던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5월에는 16%까지 급등했습니다. 이렇게 물가가 오른 데에는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 탓이 큽니다. 바나나처럼 생긴 마토케라는 이 열매가 우간다의 주식인데요. 계속되는 가뭄으로 수확철이 되어도 열매는 작고 볼품없습니다. 우간다는 어업으로도 유명한데요. 길어진 건기로 빅토리아 호수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물고기 생산량도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인터뷰> 아네티 난투메(시장 상인) : "요즘은 모든것이 다 비싸요. 이 생선은 전에는 4천 실링 정도였는데 요즘엔 만 실링이 넘어요." 식량난이 심각해지면서 정부에 대한 불만은 높아지고 있지만 우간다 정부는 별다른 대책을 세우고 있지 않습니다. <인터뷰> 로케리스 피터(우간다 경제 에너지 장관) :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농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농사를 지으면 농작물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고, 그렇게 해서 공급이 충분해지면 가격도 내려갈 겁니다." 이에 제1 야당은 정부의 취약한 농업 구조 탓이라며 시민들의 시위를 지지하고 나섰죠. <인터뷰> 와이클리프 바칸돈다(우간다 제1 야당 사무총장) : "만약 정부가 농업에 투자를 좀 더 많이 했더라면, 우리나라의 환경이나 기후, 토양을 감안할 때 식량이 충분했을 겁니다. 남은 건 수출도 할 수 있었겠죠.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작은 나라지만 중부 아프리카의 강소국으로 떠오르고 있던 우간다.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으로 시작된 북아프리카의 위기가 우간다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큰 혼란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다시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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