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사고 재구성…“따돌림으로 괴로워해”

입력 2011.07.0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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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해병대 총기사건에 대한 중간 조사결과가 오늘 발표됐습니다.

그런데 참 한심합니다.

총기와 탄약 창고는 모두 활짝 열려 있었고, 근무자들은 자리를 비웠습니다.

범행을 저지른 김 모 상병은 평소 부대원들의 집단 따돌림 때문에 괴로워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정치외교부 홍성철 기자가 자리에 나와있습니다.

<질문> 김 상병이 술을 마신 상태로 부대원들을 조준 사격했다는데 먼저 당시 상황을 정리해주시죠.

<답변>

해병대 해안 초소에서는 밤새 근무를 서기 때문에 오전에는 잠을 자는 장병들이 많습니다.

어제 사건도 오전에 발생했는데요,

오전 10시쯤 김 상병은 상황실에서 실탄 75발과 공포탄 2발, 수류탄 한발을 훔쳤습니다.

복도에서 동료의 K-2 소총도 훔쳤습니다.

보관함은 열려 있었고 근무자들은 둘인데, 모두 자리를 비웠습니다.

10시 반쯤 김 상병은 후임병에게 다른 부대원을 죽이고 싶다고 말하는데 입에서 술 냄새가 났습니다.

<질문> 첫 총격은 11시 40분쯤인데, 그럼 1시간 동안 김 상병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답변>

1시간 정도 김 상병의 행적은 군에서도 아직 조사해봐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11시 40분쯤 김상병은 공중전화 부스에서 첫 총격을 가합니다.

그리고 막사로 들어와 부소초장실 입구에서 2발을 쏩니다.

이어 제2생활관, 즉 내무반으로 와 총을 발사합니다.

6명이 자고 있었는데 2명이 숨졌습니다.

이 때 권 혁 이병은 총기를 움켜쥐고 김 상병을 밀어내 더 큰 사고를 막아냅니다.

이 과정에서 권 이병은 무릎을 다쳤습니다.

이후 김 상병은 총을 복도에 놓고 창고로 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수류탄을 터트리지만 중상을 입은 채 붙잡혔습니다.

<질문> 김 상병은 현재 어떤 상태입니까?

<답변>

김 상병은 지금 병원에 있는데 말을 할 수 없어 글로 적어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김 상병은 "너무 괴롭다,죽고 싶다"며 "더 이상 구타와 기수열외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기수열외는 부대내 집단 따돌림을 말하는데 김 상병은 후임병들보다 나이가 어리다는 자격지심도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김 상병은 부대에서 특별관리대상이었다면서요?

<답변>

군에 따르면 김 상병은 부대에 배치되기 전 훈련소에서 인성검사를 받았는데, 불안과 성격장애등이 있다고 확인돼 관심사병으로 분류돼 왔습니다.

합동조사본부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권영재 대령(군 합동조사본부): "평소 행동에 약간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내부적으로 관심 사병으로 분류했던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김 상병의 메모도 발견됐는데 메모에는 "자신은 문제아였고, 학교 다닐 때도 그랬다"며 자책하면서도 "엄마 미안하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질문> 빈소는 국군 수도병원에 마련됐는데 장례절차는 합의됐습니까?

<답변>

발인이 당징 내일 아침인데 아직 장례 절차는 유족들 전원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군 중간조사발표에 대한 불만 때문인데요, 군이 총기 관리와 기강 해이 등 시스템보다는 한 병사의 일탈행동에 무게를 두는 것이 책임회피라는 것입니다.

유족들 반응을 보시죠.

<인터뷰> "이렇게 해서 안심하고 무엇을 믿고 아들들을 해병대 보낼 수 있겠느냐.."

김관진 국방장관도 오늘 빈소를 찾았는데 숨진 장병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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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기사고 재구성…“따돌림으로 괴로워해”
    • 입력 2011-07-05 23: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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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해병대 총기사건에 대한 중간 조사결과가 오늘 발표됐습니다. 그런데 참 한심합니다. 총기와 탄약 창고는 모두 활짝 열려 있었고, 근무자들은 자리를 비웠습니다. 범행을 저지른 김 모 상병은 평소 부대원들의 집단 따돌림 때문에 괴로워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정치외교부 홍성철 기자가 자리에 나와있습니다. <질문> 김 상병이 술을 마신 상태로 부대원들을 조준 사격했다는데 먼저 당시 상황을 정리해주시죠. <답변> 해병대 해안 초소에서는 밤새 근무를 서기 때문에 오전에는 잠을 자는 장병들이 많습니다. 어제 사건도 오전에 발생했는데요, 오전 10시쯤 김 상병은 상황실에서 실탄 75발과 공포탄 2발, 수류탄 한발을 훔쳤습니다. 복도에서 동료의 K-2 소총도 훔쳤습니다. 보관함은 열려 있었고 근무자들은 둘인데, 모두 자리를 비웠습니다. 10시 반쯤 김 상병은 후임병에게 다른 부대원을 죽이고 싶다고 말하는데 입에서 술 냄새가 났습니다. <질문> 첫 총격은 11시 40분쯤인데, 그럼 1시간 동안 김 상병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답변> 1시간 정도 김 상병의 행적은 군에서도 아직 조사해봐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11시 40분쯤 김상병은 공중전화 부스에서 첫 총격을 가합니다. 그리고 막사로 들어와 부소초장실 입구에서 2발을 쏩니다. 이어 제2생활관, 즉 내무반으로 와 총을 발사합니다. 6명이 자고 있었는데 2명이 숨졌습니다. 이 때 권 혁 이병은 총기를 움켜쥐고 김 상병을 밀어내 더 큰 사고를 막아냅니다. 이 과정에서 권 이병은 무릎을 다쳤습니다. 이후 김 상병은 총을 복도에 놓고 창고로 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수류탄을 터트리지만 중상을 입은 채 붙잡혔습니다. <질문> 김 상병은 현재 어떤 상태입니까? <답변> 김 상병은 지금 병원에 있는데 말을 할 수 없어 글로 적어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김 상병은 "너무 괴롭다,죽고 싶다"며 "더 이상 구타와 기수열외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기수열외는 부대내 집단 따돌림을 말하는데 김 상병은 후임병들보다 나이가 어리다는 자격지심도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김 상병은 부대에서 특별관리대상이었다면서요? <답변> 군에 따르면 김 상병은 부대에 배치되기 전 훈련소에서 인성검사를 받았는데, 불안과 성격장애등이 있다고 확인돼 관심사병으로 분류돼 왔습니다. 합동조사본부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권영재 대령(군 합동조사본부): "평소 행동에 약간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내부적으로 관심 사병으로 분류했던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김 상병의 메모도 발견됐는데 메모에는 "자신은 문제아였고, 학교 다닐 때도 그랬다"며 자책하면서도 "엄마 미안하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질문> 빈소는 국군 수도병원에 마련됐는데 장례절차는 합의됐습니까? <답변> 발인이 당징 내일 아침인데 아직 장례 절차는 유족들 전원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군 중간조사발표에 대한 불만 때문인데요, 군이 총기 관리와 기강 해이 등 시스템보다는 한 병사의 일탈행동에 무게를 두는 것이 책임회피라는 것입니다. 유족들 반응을 보시죠. <인터뷰> "이렇게 해서 안심하고 무엇을 믿고 아들들을 해병대 보낼 수 있겠느냐.." 김관진 국방장관도 오늘 빈소를 찾았는데 숨진 장병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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