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비 새는 서울 가판대…‘부실 논란’

입력 2011.07.11 (06:2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4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의 한 도로변에 자리잡은 자신의 가로판매대로 출근한 김명애(55.여)씨는 뜻밖의 광경에 깜짝 놀랐다.

일요일인 전날 서울에 100mm 이상의 비가 내리면서 가판대 모서리 부분에 빗물이 새 벽과 물건들이 흥건히 젖어 있었기 때문이다.

음료수 병은 군데군데 쓰러지고, 종이 상자들은 통째로 버려야 할 지경이었다.

서울 전역에 또다시 비가 내린 8일 김씨는 가판대를 찾은 기자에게 빗물받이용으로 놓아둔 우유갑과 플라스틱병을 들어 보이며 "혹시 누전이라도 될까 봐 걱정이 태산"이라고 토로했다.

방수 설계 문제와 단열재 누락 등으로 수차례 '부실 논란'에 휩싸였던 서울시내 가로판매대에서 이번 장마 기간에 또다시 비가 새는 등 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서울시와 서울시가판점총연합에 따르면 지난달 말~이달 초 장마 기간에 동대문구 등 서울시내 구청 2~3곳에 '비가 샌다'는 가로판매대 상인들의 민원 여러 건이 접수돼 시 도로행정과에 보고됐다.

상인들은 '서울시가 방수용으로 뒤늦게 만든 철판 가림막이 제 기능을 못하는 곳에 설치됐거나, 실리콘 등 마감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08~2009년 디자인 서울 사업의 하나로 시 소유물인 2천500여개의 가로판매대를 2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모두 표준형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신형 가판대가 설계상 문제로 내부에 비가 새는 등 문제가 생기자 뒤늦게 가림막을 설치하는 등 보수를 한 바 있다.

또 지난해에는 일부 단열재가 빠지는 등 신형 가판대 수백 곳에서 부실 제작 사실이 드러나 제작사 대표가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서울시가판점총연합 나주봉 회장은 "또다시 비가 샌다는 것은 하자 보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시는 규정상 준공일로부터 1년이 지나면 사후관리(AS)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라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시는 AS 기간 문제가 있는 데다 전체 가판대에 비해 민원을 제기한 가판대 수가 적고 원인도 규명되지 않은 만큼 시 차원에서 당장 대책을 내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운영자가 관리 과정에서 실수해서 비가 새는 것일 수도 있다"며 "(상인들이) 일단 구청과 협의를 해서 하자가 있었는지 원인 규명을 해야 한다. 이후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 회장은 "지난번에도 시는 하자 보수에 대해 상인 운영자 대표와 아무 논의를 하지 않았다"며 "시가 가판대 교체 후 비싼 도로점용료를 받아서 이익을 보면서 관리에 소홀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또 비 새는 서울 가판대…‘부실 논란’
    • 입력 2011-07-11 06:21:56
    연합뉴스
지난 4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의 한 도로변에 자리잡은 자신의 가로판매대로 출근한 김명애(55.여)씨는 뜻밖의 광경에 깜짝 놀랐다. 일요일인 전날 서울에 100mm 이상의 비가 내리면서 가판대 모서리 부분에 빗물이 새 벽과 물건들이 흥건히 젖어 있었기 때문이다. 음료수 병은 군데군데 쓰러지고, 종이 상자들은 통째로 버려야 할 지경이었다. 서울 전역에 또다시 비가 내린 8일 김씨는 가판대를 찾은 기자에게 빗물받이용으로 놓아둔 우유갑과 플라스틱병을 들어 보이며 "혹시 누전이라도 될까 봐 걱정이 태산"이라고 토로했다. 방수 설계 문제와 단열재 누락 등으로 수차례 '부실 논란'에 휩싸였던 서울시내 가로판매대에서 이번 장마 기간에 또다시 비가 새는 등 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서울시와 서울시가판점총연합에 따르면 지난달 말~이달 초 장마 기간에 동대문구 등 서울시내 구청 2~3곳에 '비가 샌다'는 가로판매대 상인들의 민원 여러 건이 접수돼 시 도로행정과에 보고됐다. 상인들은 '서울시가 방수용으로 뒤늦게 만든 철판 가림막이 제 기능을 못하는 곳에 설치됐거나, 실리콘 등 마감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08~2009년 디자인 서울 사업의 하나로 시 소유물인 2천500여개의 가로판매대를 2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모두 표준형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신형 가판대가 설계상 문제로 내부에 비가 새는 등 문제가 생기자 뒤늦게 가림막을 설치하는 등 보수를 한 바 있다. 또 지난해에는 일부 단열재가 빠지는 등 신형 가판대 수백 곳에서 부실 제작 사실이 드러나 제작사 대표가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서울시가판점총연합 나주봉 회장은 "또다시 비가 샌다는 것은 하자 보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시는 규정상 준공일로부터 1년이 지나면 사후관리(AS)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라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시는 AS 기간 문제가 있는 데다 전체 가판대에 비해 민원을 제기한 가판대 수가 적고 원인도 규명되지 않은 만큼 시 차원에서 당장 대책을 내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운영자가 관리 과정에서 실수해서 비가 새는 것일 수도 있다"며 "(상인들이) 일단 구청과 협의를 해서 하자가 있었는지 원인 규명을 해야 한다. 이후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 회장은 "지난번에도 시는 하자 보수에 대해 상인 운영자 대표와 아무 논의를 하지 않았다"며 "시가 가판대 교체 후 비싼 도로점용료를 받아서 이익을 보면서 관리에 소홀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